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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제1장 과잉 금융, 무너지는 금융 공공성 · 은행이 돈 많이 버는 사회는 위험하다 · 가계부채 증가로 누가 이익을 얻는가? · 은행에서 50만 원을 못 빌리는 사람들 · 새마을금고 사태가 일깨운 금융 공공성 제2장 금융은 정치다 · 금융투자소득세보다 금융거래세가 낫다 · 문재인 정부, 세금으로 집값 잡으려다 실패 · · 공적자금을 통한 부실 금융기관 구제의 딜레마 · 중국 봉쇄를 부추기는 투키디데스 함정론 · 우경화로 대선 패배한 미국 민주당, 한국은? 제3장 금융은 규제다 ·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금융감독 · 사모펀드가 온통 지배하는 세상 · BIS 비율 8%, 금융 이익을 지키는 숫자 · 은행의 자산금융 규제해야 가계부채 문제 해결 제4장 금융이 키우는 불평등 · 밸류업, 한물 간 신자유주의 프로그램 · 부의 집중을 부채질하는 가상자산 · 다주택자에게 혜택 돌아가는 특례보금자리론 · 국민 지원금, 그리고 돈 풀면 물가 오른다는 신화 제5장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성은 허구 ·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성 따위는 없다 · 노동자를 옥죄는 물가안정목표제 · 노동조합은 정책금리 인하를 요구해야 하는가? · 부동산 투기와 중앙은행 책임: 이와타-오키나 논쟁 부록 · 한국 금융 현실과 대안으로서 금융 민주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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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 이해관계가 부딪치는 영역이고 따라서 정치와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금융은 일반적으로 전문가 영역으로 간주되어 정치와 별 관련이 없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그렇지 않다. 금융부문이야말로 중요한 정치 영역을 이룬다.
--- p.9 금융자산의 가격은 어떤 자연법칙에 따라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이해들의 대립과 조정으로 성립하는 금융 정책에 의해 결정되는 면이 강하다. 그러므로 금융은 매우 정치적인 성격을 갖는 것이다. --- p.10 중앙은행은 중립적이거나 독립적인 주체가 아니며 오히려 정치적인 행위자에 가깝다.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정책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는 달리 전문가들이 정밀한 모델을 통해 계산해 내는 수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은 여러 이해의 각축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독립적일 수 없다. --- p.13 은행업은 기술적인 업무처리를 통해서 사회 전체의 간접비용을 줄이고 필요 준비금을 절약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화폐자본이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가게 하여 부가가치의 생산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은행이 직접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 p.25 어떤 산업이, 사회가 기대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이익을 낸다는 것은 가당찮은 일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은행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은행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한다면 사회적인 평균보다 더 높은 이익률 수준을 장기간 누릴 수는 없다. --- p.30 우리나라에서도 가계부채가 증가한 원인의 하나는 금융기관의 영업 행태 변화와 관련이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대형 상업은행 대부분은 외국자본의 손으로 넘어갔는데, 이 은행들은 금융기관이 가져야 하는 공공성을 무시하고 오로지 상업성과 수익성만을 강조하는 영업 행태를 보였다. 은행들은 기업대출보다 개인대출에, 개인대출 가운데서는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에 주력했다. --- p.43 우리나라의 한국은행법 제75조는 정부가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은행에 국채를 인수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문화한 이 조항을 살려서 정부는 국채를 한국은행에 인수시키고 그 돈을 바탕으로 저소득, 저신용 계층에 대한 정책금융을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 p.63 금융기관들이 개인을 신용점수로 줄 세우기 해서 신용점수가 낮은 청년이나 저소득층을 금융 문턱 밖으로 쫓아내면 금융산업으로서는 단기적으로 이익일지 모르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노동력 유지에 문제가 생긴다는 점에서 사회이익과 개별 금융산업의 이익에 틈새를 만들어낸다. --- p.73 증권거래세 폐지에 따라 고빈도 매매 기술을 활용한 투기 거래가 증가하면 케인스의 표현대로 투기의 거품 위에 기업이 놓이는 상황이 생겨날 수 있다. 그런 거래는 장기에 걸친 안정적인 투자나 일자리를 감소시킬 수 있고 이 때문에 자본시장 발전에도 역행할 수 있다. 투기 거래의 증가는 장기적으로 주가의 상승이 아니라 오히려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 p.91 금융정책의 결정은 여러 계급·계층의 이해가 가장 날카롭게 부딪치는 곳이다. 거기에서 금리와 화폐량 수준이 결정된다. 이렇게 본다면 집값 안정을 바라는 계급·계층의 이해를 정치 과정을 통해 통화정책에 반영시키지 못한다면 부동산 가격 안정은 절대로 이뤄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 p.96 구제금융을 받은 은행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대중에게 책임을 지는 공공은행으로 전환함으로써 은행 산업의 본질을 회복하고 나아가 소상공인, 서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제안은 대형 은행들의 공공성이 사라지고 서민금융과 지역금융이 무너진 우리나라의 현실에도 시사점을 준다. --- p.120 가벼운(light-touch) 규제 감독은 금융 세력의 목소리가 커진 시대의 금융감독 이데올로기를 대변한다. 이와 같은 이데올로기가 지배하고 또 이것이 정책에 반영되면서 실제로 여러 나라에서는 금융감독 기능이 점차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 규율에 대한 과신이나 리스크 관리기법에 대한 예찬은 금융감독 기구로 하여금 위험에 대한 예방적 개입을 어렵게 했다. --- p.160 사모펀드의 적대적 M&A 위협이 경영진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자본주의 경쟁을 작동시킨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러한 경쟁의 일차적인 효과는 노동자들의 임금 삭감, 일자리 감소로 나타난다. 여기에 더해서 사모펀드가 관여한 공공부문에서는 공공성 약화, 요금 인상 등이 나타난다. --- p.177 금융부문의 부의 효과는 실물부문의 낙수 효과와 짝을 이루는데, 둘 모두 이를 증명하는 경험적 증거가 별로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더라도 부의 효과가 생길지 의문이다. 예를 들어 건물 가격이 오르면 건물주는 부의 효과 때문에 소비를 늘리겠지만 임대료를 지급하는 세입자는 오른 임대료를 마련하기 위해 소비를 줄여야 한다. 사회 전체로 봐서 어느 쪽이 클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 p.214 인위적인 주가 상승은 배당의 증가에 따른 임금 인하 압력, 하청업체에 대한 단가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경제적으로도 인위적인 주가 상승은 경제 발전에 좋은 영향을 주기는커녕 금융불안정만 키운다. 그런 점에서 관이 주도하여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밸류업은 주주라는 특정 계층에게는 틀림없이 이익을 가져다주겠지만 국민 절대다수에게는 오히려 큰 짐을 지운다. --- p.220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자산의 본질이 점차 드러나면서 진보주의자들의 태도도 달라지고 있다. 진보주의자들은 규제 철폐, 국가의 권위 부정, 자유 지상주의라는 보수주의에 맥이 닿아 있는 비트코인 아이디어가 시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 p.237 통화주의의 본질은 자본주의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 예컨대 불황, 실업, 물가 상승과 같은 것들을 노동계급의 희생을 바탕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데에 있다. 그런 점에서 통화주의는 가치 중립적이라기보다는 계급 편향적이다. 통화주의가 권고하는 정책들, 곧 사회적인 성격의 공공지출 삭감, 감세, 건전 재정 등은 노동자·서민의 희생과 협상력 약화를 내용으로 삼는다. --- p.253 중앙은행이 자산가 계층의 이익을 보호하는 쪽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으면서 동시에 불평등을 비롯한 여러 사회 문제의 해결에 나서도록 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의 정치적인 독립이라는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앙은행 독립성을 대하는 시각을 교정하는 것이야말로 진보 금융을 찾아 나서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 p.267 2008년 위기 이후에는 중앙은행 독립성이 불평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2021년에 세계은행이 발간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불평등이 크게 증가한 데에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자리 잡고 있었다. --- p.271 중앙은행 물가안정목표제는 자산가와 자본가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능하도록 짜인 제도적인 장치이고 신자유주의의 기둥 가운데 하나이다. 중앙은행이 다수의 이익을 위해 기능하도록 이끌려면 먼저 중앙은행의 목표를 더 넓혀야 한다.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이라는 좁은 틀을 벗어나서 고용 확대, 불평등 완화와 같은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 p.290 금리 인하 요구는 노동조합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상황별로 금리 인하가 노동자에게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 만약 중앙은행이 실업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고금리 정책을 활용하려고 한다면 그때는 노동조합은 그러한 시도를 좌절시켜야 할 것이다. 양적완화처럼 순전히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에 목적이 있는 저금리 정책에 대해서라면 노동조합은 다른 판단을 해야 한다. --- p.304 금융은 자본주의 경제의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금융의 성장이 자본주의 경제의 발전에 순기능만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화폐자본은 재생산과 관련을 맺는 분야로 배분될 수도 있지만 순전히 금융시장에서 청구권 자산의 거래를 뒷받침하는 부문으로 흘러 들어갈 수도 있다. 금융부문으로 흘러간 화폐자본이 생산부문과 연계를 맺지 못하고 계속 거기에서만 머물면서 순환한다면 금융자산의 규모는 커지겠지만 그것이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 p.329 금융 민주주의에 대한 이론적 논의나 역사적인 경험은 금융 민주주의의 실현이 자본과 노동, 금융자본과 실물자본 사이의 힘의 균형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 p.345 노동세력은 금융 정책에 개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오늘날 금융은 일상생활 곳곳을 깊이 파고들고 있다. 그런데 현대의 복잡한 금융을 이해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노동 세력이 금융 의제에 개입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 --- p.3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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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징
○ 이 책은 “진보금융 찾기”라는 코너명으로 언론에 기고한 평론 형식의 글을 모은 것이다. 기고문들은 금융과 관련된 여러 이슈를 다루지만 그럼에도 글들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진보금융이다. ○ 진보금융이라는 개념이 명확하게 규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는 대체로 금융자본이나 부유층보다 노동자나 서민에게 유리한 금융정책을 진보금융으로 간주했다. 이는 금융이 어떻게 기능하느냐에 따라 특정 계층에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음을 전제한다. ○ 이 책은 금융이라는 다소 전문적인 영역을 다루지만 대부분 시사적인 내용이어서 생소하지는 않으며, 일반 비전문가 독자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대학생 독자가 소화할 수 있는 수준). 금융의 사회적인 역할, 금융의 공공적인 역할, 금융 규제, 금융과 정치의 관계, 중앙은행의 기능 등을 교양수준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은 이 책을 안내서로서 읽을 수 있다. ○ 진보 활동가, 정치인, 금융업 종사자들은 이 책에서 금융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시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주류의 시각은 금융의 순기능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금융은 이중적인 속성을 가지며 순기능뿐만 아니라 역기능도 갖는다. 이 책은 금융의 역기능과 그 역기능을 줄이는 정책적 과제에 대해 주로 관심을 둔다. ◈ 책의 핵심 메시지 ○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금융이 중립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의 성장은 모든 사람들과 모든 분야에 골고루 혜택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 금융의 성장이 특정한 계층에게는 유리하지만 다른 계층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금융의 과도한 성장은 금융부문에 이익을 가져다주겠지만 산업부문의 발전에 걸림돌 역할을 할 수도 있고 기타 여러 문제를 낳을 수도 있다. ○ 이는 금융이 정치적이라는 명제와 연결된다. 금융이 중립적이지 않고 계층별로 다르게 영향을 주므로 금융 분야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이해는 날카롭게 대립한다. 이러한 이해관계의 대립은 정치의 영역에서 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금융은 정치의 영역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 그렇지만 금융은 보통 전문가 영역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금융이 어려운 분야이고 따라서 학습과 경험을 통해 이해를 넓혀가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이 전문가 영역으로 넘어가버리면 금융은 특정한 계층(부유층과 금융세력)의 이익에 봉사하기 쉽다. 금융기관에 집중된 사회의 신용을 소수가 독점하여 자산을 늘리는 데 사용한다면 이는 금융 투기, 부동산 가격 거품의 형성, 금융자산 불평등의 심화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 다수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금융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금융이 정치의 영역에서 더 활발하게 다뤄져야 한다. 특히 진보를 지향하는 활동가, 정치인들은 금융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금융 이슈나 금융정책이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되는 순간 금융은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을 확대재생산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 누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 ○ 모든 사물은 다양한 측면을 갖는다.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여러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금융도 여러 측면을 가지며 따라서 그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주류 이론은 금융을 바라보는 한 측면만을 제공한다. 그러나 금융 현상을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금융의 다른 측면을 비판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바로 금융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보여준다. ○ 금융은 이중적 속성을 갖는다. 금융은 기본적으로 생산적인 부문을 지원하면서 자본의 원활한 축적을 보장한다. 그러나 비생산적인 부문과 연루될 때 금융은 여러 문제를 낳기도 한다. 부유층의 대출 독점과 이를 통한 부동산 투기, 자산 불평등, 금융 배제,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른 금융 위기는 그런 사례들이다. ○ 우리가 금융 현상을 바라볼 때 보통은 좋은 측면에만 주목한다. 그렇지만 금융 현상을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금융이 나쁜 측면도 갖는다는 사실도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은 금융이 어떤 역기능을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완화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 금융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기를 바라는 진보 활동가, 정책입안자, 시민들은 금융의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을 모두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금융의 갖는 역기능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 책의 개요 ○ 이 책은 진보적인 금융이 어떤 것인가를 개념적으로 규정하는 데에 목표를 둔다. 여러 이슈들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진보금융 개념에 대한 윤곽을 그릴 수 있게 한다. 이 책은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는데, 각각 금융 공공성, 금융과 정치, 금융 규제, 금융과 불평등, 중앙은행 독립성이라는 키워드를 다룬다. ○ 이 책은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제1장, 금융기관은 상업성뿐만 아니라 공공성을 가져야 한다. 제2장, 금융은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가 날카롭게 대립하는 부문으로서 정치의 영역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제3장, 금융기관은 기본적으로 규제에 의해 움직이는 부문이다. 제4장, 금융은 과도하게 성장하면 사회의 불평등을 키울 수 있다. 제5장, 중앙은행은 선입견과는 달리 독립적이거나 중립적이지 않으며 특정 계층의 이해에 편향되어 있다. ○ 다섯 개의 장은 금융의 과잉 성장, 또는 금융자산의 과잉 축적이라는 키워드로 압축하여 재정리할 수 있다. 금융의 성장은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하면서 금융거래를 자주 하는 세력에게 유리하다. 따라서 금융 세력은 되도록 금융을 성장시키려고 한다. 금융 세력은 금융 공공성이나 금융 규제·감독은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여기면서 금융정책이 그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설계되도록 목소리를 높인다. 또한 이들은 사회의 금융 자원을 독점하여 자산을 늘리는 데 활용한다. ○ 그렇다면 금융이 성장한다는 것은 어떤 함의를 갖는가? 금융의 성장은 양면성을 갖는다. 금융의 성장은 사회의 재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와 달리 금융의 성장은 오히려 생산적인 부문의 성장을 억누를 수도 있다. ○ 금융이 생산적인 부문, 또는 사회적으로 유용한 부문과 연계를 맺으면서 성장한다면, 이는 사회에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그럴 때는 사회의 생산 능력은 향상되고 고용도 늘 것이다. 한마디로 그때의 금융은 사회가 기대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 금융은 비생산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유용성이 거의 없는 부문과 연계를 맺으면서 성장할 수도 있다. 그 대표적인 분야가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부동산 대출이다. 부동산 대출은 사회에 특별한 이익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 이때, 금융 자원은 사회적으로 낭비되겠지만 금융부문만은 성장할 수 있다. ○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이후 금융 성장의 많은 부분은 부동산 거래 증가와 관련이 깊다. 이 부문으로 자금이 많이 흘러가면 이는 부동산 가격 상승, 추가적인 담보대출의 증가, 금융의 양적 성장으로 이어진다. 그렇지만 이러한 금융의 성장은 은행들에게는 많은 수익을 가져다 주겠지만, 자산 불평등의 심화, 금융 배제의 확대, 나아가 잠재적인 생산 능력의 위축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 진보금융의 핵심은 결국 생산적인 부문에 대한 금융 확대, 비생산적인 부문에 대한 금융 억제로 요약할 수 있다. 사회의 금융 자원이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흐르는 것을 차단하는 것과 자산금융 중심으로 굳은 현재의 금융을 생산금융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진보금융의 중요한 내용을 이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