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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 현대시조의 기원과 종교 7
1장 | 현대시조 태동기, 민족의 가락에 불교를 싣다 29 - 일제강점기 시조 2장 | 전후의 혼란, 불교로 위로하다 61 - 1950년대 시조 3장 | 불교적 공존, 시조 문학 구축에 일익하다 95 - 1960년대 시조 4장 | 산업화 공간, 불교 시조의 서정화 131 - 1970년대 시조 5장 | 변혁의 방략, 깊어지는 불교 색채 169 - 1980년대 시조 6장 | 불교의 시선, 한국인 일상을 적시다 203 - 1990년대 시조 7장 | 다원적 심상, 시의식의 변화를 이끌다 241 - 2000년대 시조 8장 | 디지털 세대, 불교 미학의 다층성 271 - 2010년대 시조 결론 | 오래된 만남으로서의 시조 301 저자의 말 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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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론과 8장의 본론과 결론으로 구성돼 ‘현대시조 태동기’에서 ‘디지털 세대’까지 노래에서 분리된 시조가 정형의 율격과 내용을 갖춘 100여 년간의 현대시조의 많은 시조 시인과 풍부한 시조 작품을 실어 이 한 권의 평론집을 통해 현대 시조사와 시평뿐만 아니라 시조 작품 자체를 감상할 수 있는 장점도 겸한 평론집이다.
권성훈 교수의 평론집 『현대 시조의 불교 미학 탐구』는 일제 강점기에서 2010년까지 100여년 동안 현대시조에 나타난 불교적 사유를 150여 명의 시조 시인들을 통해 집중적으로 탐구한 저서이다. 종교학을 전공하고 기독교 모태 신앙을 가진 권성훈 교수는 이 책의 초고를 오현 스님 (조오현 시조 시인 1932~2018)과의 인연으로 쓰기 시작했다고 ‘저자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시詩’에 ‘말씀의 사원(言+寺)’이라는 의미가 함유된 것처럼, 시는 불가피하게 언어를 매개로 한다. 이 언어는 초월적인 말씀이 연원 하는 침묵, 사원의 고요함 속에서 펼쳐진다. 그렇지만 “종교는 언어 없이 존재할 수 없지만 시는 종교 없이 존재할 수 있다”라는 점에서, 종교에는 상징적 언어인 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친근성을 바탕으로 시조와 종교의 만남이 바로 불교 시조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시조 문학은 우리 민족이 겪어온 수많은 사건을 기록하며 정신적 성장과 문화적 발전을 거듭하는데 기여해 왔다. 또한 반만년 역사를 가진 공동체 속에서 외세의 시련이 강할수록 묵과하지 않고 문자를 통해 조국을 응원하며 민족을 위무해 온 불교 시조를 부인할 수 없다. 이 같은 시조는 체험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기록으로 남아서 당대를 증언한다. 그리고 민족의 언어로서 현재까지 변천해 오는 동안 불교 정신의 빛을 잃지 않고 가슴 깊이 파고든다. 그것은 호국적 관점에서 일제강점기 시대로부터 디지털 세대에 이르기까지 국난 속 풍전등화와 같이 꺼져가는 민족의식을 일깨워주는데 불교 정신이 함께 할 때 배가 되어왔다는 사실이다. 저자의 말 이 책은 기독교를 믿는 나에게 운명 같은 저서이다. 대학에 자리를 잡기 전인 10여 년 전으로 기억된다. 설악 무산 조오현 한글 선시 『이렇게 읽었다』(반디, 2015)를 편저자가 되어 출간하고 서울 남부터미널 부근에서 오현 스님을 뵈었을 때의 일이다. 스님께서는 불현듯 현대시조에 나타난 불교 의식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동안 시조 시인들이 불교적 사유를 가진 시조를 꾸준히 쓰고 있는데 그것을 학문적으로 정리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불교 시조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불교의식을 드러낸 작가론이나 작품론같이 지엽적인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스님의 말씀은 현대시조가 태동하고 난 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경향을 추적해가다가 보면 불교 시조의 ‘형식적 구성’과 ‘사유적 특질’을 시대마다 살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불교를 잘 모르는 데다가 더욱이 기독교 모태 신앙을 가진 나에게 하시는 스님의 주문이 선뜻 내키지는 않았지만, 일단은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 한번 해 보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다음 해에 학교에서 자리를 잡고 바쁘게 시간이 지나갔고 얼마 후 안타깝게도 스님의 임종 소식이 들려왔다. 그날 밤 나는 향을 피우고 설악산을 향해서 절을 올렸다. 밖에는 낙화 후 벚나무에 피어난 푸른 이파리들이 늦봄에 젖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봄비처럼 눈망울이 뜨거워지며 스님과의 인연도 밤 깊이 젖어 들어갔다. 다음 날 오전 수업을 마치고 설악산으로 가는 도중에 스님과 한 약속이 떠올랐다. 신흥사에 잠들어 계신 스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 오는 절간에서 불교평론 주간인 홍사성 선생님을 만났다. 홍 선생님은 오현 스님이 나에게 주신 것이 있다고 하면서 차나 한잔하고 가라고 하셨다. 차를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스님과 했던 약속을 말씀드렸다. 선생님은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은 채 고개만 끄덕이셨고 검은 뿔테 안경 너머로 의미심장한 기운만 맴돌았다. 그리고 2년 후 홍 선생님이 전화를 주셨다. 그때 나는 그것이 오현 스님의 선물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홍 선생님의 도움으로 『불교평론』에 2021년 3월부터 2년 동안 현대시조의 태동기와 개척기에서 디지털 세대, 불교 미학의 다원성에 이르기까지 8회에 걸쳐 ‘현대시조에 나타난 불교적 사유’에 대한 글을 쓸 수 있었다. 연재하는 동안 불교와 시조에 대하여 공부를 할 수 있었고, 학문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며 사유할 수 없는 영역을 사유하게 되었다. 특히 오현 스님과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오현 스님이 남기고 가는 발자취 중에 하나로, 오현 스님의 생기가 들어가 있는 문학사적 연구가 될 것이다. 나는 글을 썼지만, 나의 손을 움직인 것은 오현 스님이기 때문이다. 문학사적 연구는 텍스트가 필연적으로 선행되기에 연구는 창작을 선회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 책에 텍스트가 되어 준 모든 시조에게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