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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말
제1장 민족사회학: 정의, 주제, 방법론 제1절 고전적 사회학에 대한 개요 사회학의 기본 개념: 일반 개념 및 특정 개념|사회계층과 사회집단|극장의 은유|사회에서 파생된 인간 제2절 ‘민족’ 개념의 소개 ‘민족’ 및 동의어들의 어원론|민족의 정의|열린 공동체로서 민족|민족성의 정의|러시아 학계에서 민족 이론: 레프 구밀레프의 민족형성론|율리안 블라디미로비치 브롬리의 민족 이론|해외의 민족사회학|민족과 인종|민족과 국민|민족과 사회|코이논으로서 민족|민족의 전체형태성 제3절 개념으로서의 민족과 현상으로서의 민족 민족사회학의 주제와 대상|우리가 거부해야 할 민족사회학의 정의|현상으로서의 민족과 현상학적 방법|민족의 사례 : 현대 체첸|민족사회학의 주요 규칙 : 민족의 다원성과 그 분류|민족과 생활세계|민족 공간의 사례: 레즈긴족 제2장 민족사회학의 근본 개념, 도구, 방법 제1절 민족사회학의 기본 개념(사회의 유형) 민족사회학의 개념과 용어|동의어의 문제|민족사회학의 기본적인 용어와 개념의 구조|정체성과 정체성 확인|민족 정체성 확인: 도 카모(Do Kamo)|민족의 내부 구조: 가족,혈통, 일족|민족과 혈통-정체성: 쌍둥이 신화|민족사회학적 범주로서 나로드|나로드는 민족의 첫 번째 파생물이다|나로드의 세 가지 창조 형태: 국가, 종교, 문명|민족과 나로드 관계의 가역성|나로드노스트는 민족사회학의 범주가 아니다|국민 : 민족의 두 번째 파생물|국민과 가역성|국민자격은 민족사회학적 범주가 아니다|민족사회학적 개념으로서 시민사회|시민사회의 가역성|시민사회의 절정으로서 범지구사회|탈사회와 탈근대성의 사회학 제2절 민족사회학의 도구적 개념 스테레오타입-민족 스테레오타입|태도 : 민족의 태도|동화|민족 보전|문화변용|통합|복잡한 사회에 민족사회학적 방법의 적용 가능성 제3장 민족사회학 방법론의 이론적 패러다임 제1절 근원주의 민족 현상을 해석하는 기본적 방법|근원주의 접근법의 핵심|다양한 형태의 근원주의|생물사회적 접근법|진화론: 허버트 스펜서|인종이론|인종주의|인간 게놈 연구의 인종주의적 측면|인종 및 생물학적 접근법에 대한 비판|문화 근원주의 제2절 구성주의 고전적 구성주의: 어네스트 겔너, 베네딕트 앤더슨, 에릭 홉스봄|구성주의 적정성과 한계|앤서니 스미스의 민족상징주의 제3절 도구주의 도구주의의 출현|전략으로서 민족|도구적 영속론|상황적 영속론|도구주의 접근법 등장의 역사적 맥락|도구주의의 적절성과 한계|도구주의와 나로드의 사회학|결론 제4장 다른 나라의 민족사회학 제1절 독일의 민족사회학, 문화 서클, 민족심리학 ‘민족사회학’이라는 용어|요하네스 고트프리트 헤르더: 신의 뜻으로서 나로드|요하네스 고틀리프 피히테|요한 야코프 바흐오펜|아돌프 바스티안: 원질사고와 나로드 사고|프리드리히 라첼: 인류지리학과 민족학|로베르트 그래브너: 민족학의 방법|빌헬름 슈미트: 원시유일신론|레오 프로베니우스: 텔루리즘, 흐토니즘, 파이데우마|루트비히 굼플로비치: 민족의 투쟁|프란츠 오펜하이머: 민족 갈등의 결과로 나타난 국가|알렉산더 뤼스토프: 근본 유형으로서 유목민과 농민|막스 베버: 민족의 정의|페르디난트 퇴니스: 게마인샤프트와 게젤샤프트|베르너 좀바르트: 영웅과 상인|모리츠 라자루스: 나로드 정신|빌헬름 분트: 나로드 심리학|알프레드 피어칸트: 민족현상학|지그문트 프로이트: 원시 질서에서 부친 살해|칼 구스타프 융: 집단 무의식|리하르트 투른발트: 민족사회학 지식의 체계화|자연 나로드의 ‘삶의 이미지’: 민족의 유형론|단순한 사회의 가족과 경제|서로 다른 형태의 차별화된 사회에서 국가, 문화, 권리|투른발트 연구의 민족사회학적 중요성|빌헬름 뮐만: 민족, 나로드, 민족중심주의|게오르크 엘베르트: 민족 갈등과 ‘폭력의 시장’ 제2절 미국의 민족사회학, 문화인류학, 종교사, 민족방법론 용어 설명|루이스 모건 : 고대 사회|윌리엄 섬너 : 민속과 관습|윌리엄 토머스: 발달된 문화를 가진 문명사회의 민족지학|프란츠 보아스: 문화인류학의 창시자|앨프리드 크로버 : 문화적 패턴과 초유기체|로버트 로이: 역사적 특정론|루스 베네딕트: 문화적 패턴의 구현|어브램 카디너: 기본인격|랠프 린턴: 지위와 역할|코라 듀 보이스: 최빈인격의 구조|에드워드 사피어 : 언어의 번역 불가능성 가설|클라이드 클럭혼 : 가치 지향의 방법|클리퍼드 기어츠: 상징인류학|클라크 위슬러: 문화영역|마거릿 미드: 아동-자본주의자, 유물론자, 냉소론자|그레고리 베이트슨: 단조로운 과정에 대한 비판|멜빌 헤르스코비츠: ‘기본인격’으로서의 미국 흑인|로버트 레드필드 : 민속사회|폴 라딘 : 트릭스터의 인물상|미르체아 엘리아데: 영원한 복귀|해럴드 가핑클: 민족방법론과 민족사회학|매킴 매리어트: 오늘날 미국의 민족사회학|로널드 인덴: 민족사회학에서 식민주의 클리셰의 붕괴를 위하여|미국 문화인류학의 개요 제3절 영국의 민족사회학, 사회인류학, 기능주의, 진화론 영국의 진화론|에드워드 타일러: 문화와 애니미즘의 진화론적 행로|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신성한 왕의 상징|브로니슬라프 말리노프스키: 기능주의와 사회인류학|앨프리드 래드클리프 브라운: 사회 구조|마이어 포르테스: 아프리카 부족의 사회학|에드워드 에반 에반스 프리처드: 문화의 번역|맥스 글럭먼: 사회적 역동성|에드먼드 리치: 굼사/굼라오|어네스트 겔너: 아그라리아에서 인더스트리아까지|베네딕트 앤더슨: 상상된 공동체로서 국민|존 브로일리: 국가의 자율성|엘리 케두리: 국민주의 근절|앤서니 스미스: 민족상징주의|앤서니 기든스: 민족사회학은 이중해석학이다|영국의 사회인류학, 국민 연구 및 민족사회학의 개요 제4절 프랑스의 민족사회학, 고전사회학, 구조인류학 에밀 뒤르켐: 사회적 사실 및 신성과 세속의 이분법|마르셀 모스: 선물의 사회학|앙리 위베르: 종교 시간의 사회학|뤼시앵 레비 브륄: 신비로운 참여|마르셀 그리올: 도곤의 신화|모리스 린하르트 : 고대 사회의 인격과 신화|마르셀 그라네 : 중국 사회|클로드 레비스트로스: 민족사회학의 핵심 인물|문화의 평등 : 구조인류학|이진 부호|친족관계의 원초적 구조|제한된 교환|일반화된 교환|성별 관계와 그 규모의 원자 구조|소시움에서 모계와 부계|교차사촌 및 병렬사촌 체제|루이 뒤몽: 위계적 인간과 전체론|조르주 뒤메질: 3기능 이론|알기르다스 그레마스: 의미의 사회학과 민족기호학의 대상|앙드레 르루아 구랑: 기술과 민족성|로제 바스티드: 브라질 사회의 민족사회학적 표식|질베르 뒤랑: 상상력의 인류학적 구조|피에르 부르디외: 참여 민족사회학|요약: 민족 분석과 탈민족 분석 제5장 러시아의 민족사회학 제1절 러시아 민족학의 전 단계 러시아 역사학과 민족지학의 기원|초기 친슬라브파 : 키레옙스키, 호먀코프, 악사코프, 사마린|후기 친슬라브파: 다닐렙스키|레온티예프: 사회의 세 가지 유형|라만스키: 그리스-슬라브 문화와 중간 세계|러시아 민족지학|러시아의 ‘나로드니크’와 민족사회학 수립에서의 역할|민족에 관한 러시아의 고전사회학자들|인문학 패러다임으로서 유라시아주의: 민족과 문화의 다원성|러시아 민족사회학의 문턱에 관하여 제2절 체계적 학문으로서 러시아 민족학의 수립 민족학의 수립과 세르게이 미하일로비치 시로코고로프의 역할|‘민족’ 개념과 학문으로서 민족학의 도입|사회조직|문화의 균형이론 : 민족 균형의 계수|민족과 주기|민족과 환경|민족 간 상호작용의 유형|민족과 전쟁|심리정신적 복합체와 샤머니즘|시로코고로프가 제시한 민족 연구의 주안점|시로코고로프의 민족학과 민족사회학|레프 구밀레프: 민족학의 새로운 단계|구밀레프의 민족에 대한 정의와 모호성|열정성과 그 변형들|민족 발생의 단계|민족의 척도|유라시아의 미지의 역사|구밀레프의 용어와 민족사회학 분류: 수정과 대응|소련의 구조주의: 블라디미르 야코블레비치 프로프|뱌체슬라프 이바노프, 블라디미르 토포로프: 문헌학과 인류학의 구조주의 연구|소비에트 민족지학과 민족의 역사|소비에트 민족학: 율리안 블라디미로비치 브롬리|오늘날 민족사회학의 제도화 옮긴이의 말 / 찾아보기 |
Aleksandr Du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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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 지식인과 뉴라이트는 ‘민족과 민족주의’를 전체주의, 가부장주의, 개발주의에 의한 환경 파괴 등과 동의어로 취급한다. 이들의 파급력은 대중에게는 별 볼 일 없지만 지식사회에서는 막강하다. 문화계를 장악한 이들은 마치 표지판이 세워진 길목의 cctv처럼 국민의 민족 관념을 감시하고 지도 편달하려 한다. 그러나 결론적인 말을 먼저 한다면 우리 앞에 오고 있는 다극화 시대와 함께 포스트의 유행도 헌옷으로 처리될 일만 남았다. 전문가들이 직업상 그리고 인정욕구에서 원어 ‘nation’을 역사적, 사회적으로 분석, 검토하고 연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흔들릴 수 없는 것은 언어는 그 서식처에 기반한다는 사실이다. 민족과 민족주의란 말은 100여 년 동안 이 땅의 공동체에 뿌리내렸다. 개념어의 사전적 정의가 아니라 뿌리의 이 언어를 중심으로 개념과 쓰임을 재정의해야 한다. 전자는 도우미로서 큰 역할을 할수록 좋다. 그러나 이 뿌리가 흔들리면 모든 게 다 흔들리고 이 뿌리가 뽑히면 모든 게 다 뽑힌다.
--- 「기획자의 말」 중에서 그래서 민족사회학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 미국 문화인류학의 창시자 프란츠 보아스는 에스키모-이누이트 원정대에서 썼던 편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종종 스스로 묻곤 한다. ‘발전된’ 사회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미개인’의 사회보다 우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의 풍습에 대한 연구를 거듭할수록 내가 이해하게 되는 것은 우리가 마치 위에 서서 그들을 폄하할 수 있는 어떠한 권리도 없다는 단순한 사실이다. 우리 눈에 아무리 터무니없어 보일지라도, 그들의 형식과 성향을 심판할 수 있는 권리는 우리에게 없다. 우리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그들보다 훨씬 더 나쁠 수 있다….” 민족을 분류할 때 유일하게 올바른 형태는 ‘단순-복잡’ 척도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동시에, ‘단순’과 ‘복잡’의 개념은 어떤 식으로라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으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 이 두 가지는 현상 기술을 기본으로 하는 중립적 상수다. ‘단순한 사회’와 ‘복잡한 사회’가 존재한다. 이 중 어느 하나가 다른 것보다 우월하다든지 혹은 열등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들은 그저 다를 뿐이다. --- 「제1장 “민족사회학: 정의, 주제, 방법론”」 중에서 학문의 한 분야로서 민족사회학은 생물사회학적 접근도, 더 중요하게는 인종적 접근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민족사회학은 인간 현상으로서의 민족과 민족의 파생물인 사회, 즉 동물적, 물질적 구성 요소 어느 것도 지배적이거나 결정적이지 않은 ‘인간 사회’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민족사회학은 ‘하위 사회’와 ‘상위 사회’, ‘더 발전된’과 ‘덜 발전된’, ‘보다 완벽한’과 ‘덜 완벽한’ 같은 용어들을 사용하는 사회 분석을 거부한다. 우리는 서로 다른 유형의 사회와 다른 형태의 사회적 과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는 과거 사회를 비교하고 다른 사회들의 성향을 밝혀낼 수 있지만, 이 모든 것은 도덕적 평가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사회의 역사가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지향점을 우리가 알고 있다는 확신도 가지면 안 된다. 사회의 역사는 가역적이다. 민족사회학 분석의 기본 패러다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근원주의는 오로지 문화적인 접근이다. --- 「제3장 “민족사회학 방법론의 이론적 패러다임”」 중에서 민족사회학은 19세기 학문을 지배했던 유물론적 세계관의 ‘원칙’을 하나의 가설에 불과한 것으로 무시한다. 유물론의 긍정적인 내용은 거의 모두 소진되었다. 만일 고대 사회와 그 ‘민족지학적 복합체’의 역량을 다른 것들과 동등하고 진정한 사회학적 패러다임으로 기꺼이 인정하고자 한다면, 민족 단위(단순한 사회)가 객체도 물질도 물질적 의존성도 전혀 알지 못하고, 심지어 이 관념과 거의 동일한 것들도 민족의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 만일에, 이를테면 어떤 민족이 이주하는 이유가 과거에 비옥했던 목초지가 사막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데 이주에 대한 이들 부족의 설명이 부적절한 허튼소리라고 거부한다면(예를 들어, 사악한 영혼의 죽음의 신 에를릭이 천상의 신 텡그리를 희생시켰다고 분노하며 이주 이유를 설명하는 경우), 우리도 ‘야만인’과 ‘미개인’보다 무한한 우월성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면서 식민주의자, 인종주의자, 제국주의자와 별반 다르지 않게 행동할 것이다. 연구 대상인 민족에게 아리스토텔레스와 다윈이 누구인지를 설명하는 대신, 민족사회학자는 에를릭이 누구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완전하고 공평한 상호성만이 성숙한 문화들의 대화를 위한 기초가 될 수 있으며, 이것이 민족사회학의 학문적 영역이다. --- 「제5장 “러시아의 민족사회학”」 중에서 민족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인류의 중대한 과제이다. 20세기가 끝나 갈 무렵 탈냉전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 민족 문제가 분출하면서 참혹한 비극을 낳았다. 이후 잠잠해지는 듯했지만, 민족 문제는 갈등의 불씨로 여전히 지속되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유럽과 캅카스, 중동,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분쟁과 비극적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 또한 민족 문제와 결부된 것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우리도 여전히 분단된 상황에서 한 민족 두 국가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지식과 학문의 상당 부분은 서구에서 지대한 영향을 받았고, 이에 시각 또한 매우 서구적인 것이 사실이다. 두긴의 민족사회학은 민족에 대한 서구 중심적인 연구에 대한 하나의 도전장이다. 그러나 공격적이기보다는 인간 사회의 핵심 주제인 민족을 이해할 수 있는 지평을 넓히려는 새로운 시도이다. 이 책이 민족과 민족 문제를 이해하는 데에 새로운 접근과 시각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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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민족”을 이야기하는가
이 책의 번역, 출판을 기획하게 된 것은 아주 오랜 시간 우리나라에서 ‘민족’이라는 용어가 ‘국민’이라는 용어와 뒤바뀌어 사용되면서 각종 혼란이 야기된 데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이는 일본 메이지 시대 지식인이 독일 법학자의 책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Nation=국민, Volk=민족”으로 번역해야 하는 것을 그 반대로 잘못 옮긴 데서 비롯되었다. 이 오역이 125년 전 이 땅에 들어온 이래 수많은 혼란이 일어났다. 특히 1990년대 이래 신자유주의가 위력을 발휘하면서부터 민족에 대한 폄훼가 본격화됐다. 가장 끔찍한 것으로는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민족주의=가부장주의의 도식하에 매도당한 일이다. 더불어 식민지시대 독립운동사 전체가 위기에 처하게 됐다. 지구상 가장 많은 민족(190개 이상)이 가장 평화롭게 살고 있는 러시아 대륙의 민족사회학자 알렉산드르 두긴이 서구 이론들을 비교하면서 체계화한 ethnos(민족) 개념은 우리가 맞고 있는 민족의 위기를 풀어 갈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보편적 민족은 존재하지 않는다. 민족은 항상 구체적이다.” 알렉산드르 두긴은 러시아에서 ‘민족’이라는 용어를 도입하여 학문적으로 처음 사용한 세르게이 시로코고로프의 민족 정의를 빌려, 민족의 기본적인 특성을 정의한다. 이에 따르면 민족 정의에서 중요한 것은, 각각의 민족이 특정 전통과 관습과 도덕적 관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관습과 삶의 방식 및 전통 등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성으로 특정 민족의 성격이 형성되고, 따라서 개별 민족마다 서로 다른 특징을 보여 준다. ‘보편적 민족’이란 표현은 어떠한 의미도 가질 수 없으며, 다원성에 대해 반대할 수 있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 범지구적 민족을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민족은 항상 구체적이고 개별적이다. 누군가는 범지구적 소시움(socium)을 인위적으로 사회학적, 정치적 구조물로 말할 수는 있지만, 범지구적 민족을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시움을 범지구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 상상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하겠지만, 민족은 항상 구체적이고 개별적이다. 도덕의 중심과 마찬가지로 민족의 중심에는 항상 특정한 가치체계의 주장이 존재한다._본문 33~34쪽 ‘더 발전된’, ‘덜 발전된’ 사회는 없다 저자 두긴은 민족 분류와 개념 정의에 있어, 그 어떤 위계적인 평가도 거부한다. 특히 민족사회학에서는 인종적, 인종주의적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사회는 복잡하고 뒤얽힌 모습부터 단순하고 원시적인 모습까지 다양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민족은 단순한 사회이다. 본질적으로 특정한 지리적 영역과 유기적으로(자연적으로) 결합되어 있고 공동의 도덕, 관습, 상징체계를 통해 하나로 묶여 있다. 두긴에 의하면 인간 사회는 우월한 사회도 열등한 사회도 없으며, 개별 사회에서 나타나는 행위나 의식 혹은 말도 그 사회의 맥락 속에서만 이해할 수 있을 뿐 다른 사회의 시각에서는 왜곡될 수밖에 없다. “학문의 한 분야로서 민족사회학은 생물사회학적 접근도, 더 중요하게는 인종적 접근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민족사회학은 인간 현상으로서의 민족과 민족의 파생물인 사회, 즉 동물적, 물질적 구성 요소 어느 것도 지배적이거나 결정적이지 않은 ‘인간 사회’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민족사회학은 ‘하위 사회’와 ‘상위 사회’, ‘더 발전된’과 ‘덜 발전된’, ‘보다 완벽한’과 ‘덜 완벽한’ 같은 용어들을 사용하는 사회 분석을 거부한다.”_본문 141쪽 서구화가 역사의 진보는 아니다 두긴은 다양한 인간 공동체의 모습을 이해할 때 두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태고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여러 가지 형태의 사회를 이루고 살았는데, 이들 사회가 역사적으로 서로 결합되어 있으며 연속적이라는 시각이다. 네이션이 과거와는 단절된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라는 서구적 입장과는 다르다. 둘째, 역사의 보편적 발전 경로를 거부하며, 인간 사회 또한 한 가지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는다고 본다. 인간 사회는 역사 흐름에 따라 복잡한 사회로 변모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단순한 사회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단순한 사회로 간다고 해서 퇴보가 아니며 복잡성이 높아진다고 해서 진보가 아니다. 두긴은 유럽과 미국의 현대 서구사회, 서구의 기술과 가치가 세계 여타의 부분에 대해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는 경직된 확신, 서구와 다르다는 것을 후진성, 저발전, 열등을 나타내는 것처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세계 여러 나라 주요 학자들의 연구와 구체적인 역사를 들어 그와 같은 관점이 성립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