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
꿈꾸는 어린이와 현실적인 어른의 대비
아기염소의 옆집에는 염소 아저씨가 삽니다. 염소 아저씨는 아기염소가 심은 나무가 자라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며 아기염소에게 이것저것 가르침을 줍니다. 잎을 맺을 때, 꽃을 피울 때, 열매를 맺을 때, 염소 아저씨가 해 준 말은 아기염소가 새로운 희망을 품는 데 도움을 줍니다. 잎이 아니라면 꽃을 기다려 보도록, 꽃도 아니라면 열매를 기다려 보도록, 열매도 아니라면 뿌리를 기다려 보도록 말이죠. 하지만 마지막 뿌리까지 쓸모 없다는 게 밝혀지자, 염소 아저씨와 아기염소는 상반된 입장을 보입니다. 염소 아저씨 “자, 그런 도움도 안 되는 나무는 얼른 갖다 버려. 아님 태워 버리든지.” 아기염소 “아니, 나 버리지 않을 거예요. 내 나무인걸요.” 여태껏 경험한 대로, 늘 지켜온 대로, 기성세대의 시각을 지닌 염소 아저씨는 먹을 수 없는 나무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나무에 대한 ‘꿈과 바람’을 버리지 않은 아기염소에게 나무는 아직도 너무나 소중한 대상입니다. 곧, 염소 아저씨와 아기염소의 상반된 태도는 기존 질서에 순응하는 어른의 시각과 새로운 것을 열망하는 어린이의 시각을 대변합니다. 새로운 것을 꿈꾸는 어린이의 눈에는 어른은 보지 못하는 것들이 보입니다. 거미줄에 걸린 신기한 씨, 붉은 저녁놀을 받아 새빨갛게 타오르는 나무, 밤하늘에 반짝이는 마른 나무 등.. 이런 어린이의 동심은 마침내 하늘을 나는 마법까지 불러옵니다. 하늘을 날게 된 어린이의 동심은 일상과 고정관념에 굳어 버린 어른에게로 향합니다. 어른들에게 이 놀라운 마법을 알려 주고 싶은 것이지요. 그래서 하늘을 나는 빗자루에 탄 아기염소는 가장 먼저 이렇게 소리칩니다. 빗자루야, 빗자루야. 마법의 빗자루야. 지금 당장 염소 아저씨네 집으로 가자. 올망졸망 따사로운 구로이 켄의 그림 이 책은 평소 파스텔과 색연필, 크레용으로 따뜻하면서 정교한 그림 세계를 펼치는 구로이 켄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사람이 아닌 염소를 주인공으로 의인화해서 표현했는데, 동글동글 귀여우면서도 동작의 자연스러움을 더해서 어색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 책은 아기염소와 염소 아저씨 등장 인물이 이렇게 딱 둘뿐이지만, 화면은 농가의 일상을 나타내는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합니다. 농가에서 자라는 작물의 변화로 자연스럽게 사계절의 시간을 표현했습니다. 아기염소는 나무에 물을 주고, 가지치기를 하고, 열매를 따고, 나무를 뽑아 내는 상황마다 이에 걸맞는 소품과 의상으로 사실감을 더했습니다. 옆집에 사는 염소 아저씨 역시 작물을 재배하고 농사 일을 하는 장면을 실감나게 표현해서 생생함이 느껴지고요. 이 책은 전체적으로 파스텔 계통의 색조로 채색되어서 잔잔하면서도 따사롭습니다. 아기염소의 감정에 따라 화면 크기에 변화를 주어, 독자도 그 마음에 공감하며 책을 볼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특히 빗자루를 타고 밤하늘을 나는 아기염소의 모습을 화면 가득 파란 밤하늘에 담아냄으로써, 활기차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극대화한 점이 눈에 띕니다. 마지막에 빗자루를 옆에 안고 침대에서 잠든 아기염소. 밤하늘을 여행한 뒤 피곤함에 곤히 잠들었을까요? 아니면 아직도 꿈속에서 신나게 밤하늘을 여행 중일까요? 독자들을 상상하게 만드는 흐뭇한 장면으로 끝을 맺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