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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즈버그, 오하이오
괴상한 사람들에 관한 책 양장
셔우드 앤더슨 저 / 한명남 역
해토 200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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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괴상한 사람들에 관한 책


작은 종이 뭉치
어머니
철학자
아무도 모르는 일
신앙심, 4부작 이야기
아이디어 사나이
모험
덕망
생각하는 사람
탠디
하느님의 힘
여교사
고독
자각
괴짜
말하지 않은 거짓말
음주
죽음
성장
출발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저자 소개

저자 : 셔우드 앤더슨 (Sherwood Anderson, 1876~1941)
마크 트웨인, 셔우드 앤더슨, 어니스트 헤밍웨이로 이어지는 미국 문학사에 새로운 문체의 중흥을 담당했던 작가로서, 당시 미국 문학에 반기를 들어 인간 생활의 저 밑바닥을 탐색하는 데 정진했으며, 또 그렇게 해서 얻은 인간 본성의 비밀을 단순하고도 소박한 문장으로 이어나갔다.
1876년 오하이오 주의 캠든에서 가난한 마구상의 아들로 태어난 셔우드 앤더슨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일찍부터 세상에 나가 닥치는 대로 일하였다. 후에 사업가로서 성공을 거두지만 늘 자아를 찾고자 번민했던 그는 30대 중반에 시카고로 가서 작가 생활을 시작하였다.
시카고 르네상스라는 혁신적인 문예 활동의 영향을 받아 몇몇 잡지에 시와 단편을 발표하는 한편, 1916년에 첫 장편소설인 『허풍선이 맥퍼슨의 아들』을 출간하였다. 1919년 앤더슨은 고루한 도덕률에 얽매여 있고 산업주의의 부산물인 물질추구의 속물근성에 뿌리박고 있던 자신의 고향 마을을 배경으로 마을 주민들의 고독감을 주제로 한 『와인즈버그, 오하이오』를 발표함으로써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가난한 백인』『달걀의 승리』『말과 사람들』『숲속에서의 죽음』『어두운 웃음』『회고록』등이 있다.
역자 : 한명남
한명남은 중앙대학교 학생처장, 외국어대학 학장을 역임하고 현재 동교 외국어교육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유미적 태도〉 〈아서 밀러의 사회극 연구〉〈유진 오닐의 고해와 화해〉 등의 역서와 저서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12월 23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71쪽 | 542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0978134

책 속으로

목사의 영혼 속에서 하나의 갈등이 일어났다. 자신의 설교가 케이트 스위프트의 귀에 들려서 그 설교를 통해 그녀의 영혼 속으로 파고들어가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침대 위에 하얗게 그리고 조용히 누워 있는 그녀의 자태를 다시 보고 싶어졌다. 여러 생각들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한 어느 일요일 아침,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거리로 나갔다. 메인 스트리트를 따라가다가 오래된 리치먼드네 집 근처에서 걸음을 멈추고는 돌 하나를 집어 들고 종탑의 그 방으로 달려갔다. 돌로 유리창의 한구석을 깨뜨린 후 문을 닫아걸고 책상 앞에 앉아 성서를 펴놓고 기다렸다. 케이트 스위프트 방 창문의 커튼이 열리자 그 구멍을 통해 그녀의 침대가 바로 내다보였지만, 그녀는 거기 없었다. 그녀 또한 일어나 산책을 나가고 없었으며, 커튼을 연 사람은 엘리자베스 스위프트 아주머니였다.
목사는 ‘훔쳐보려던’ 관능적 욕망에서 해방되자 너무나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릴 뻔했다.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얼떨결에 창 구멍을 막는 것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유리창 한구석의 깨진 곳은, 꼼짝 않고 서서 황홀한 눈초리로 예수의 얼굴을 주시하고 있는 한 소년의 발꿈치 부분이었다. --- p.205,206 〈하느님의 힘〉 중에서


엘머 카울리는 컴컴한 정거장 플랫폼의 삐걱이고 있는 기차 옆에서 분에 못 이겨 펄펄 뛰었다. 불빛이 허공으로 튀어오르며 그의 눈앞에서 어지럽게 춤을 추었다. 그는 호주머니에서 십 달러짜리 두 개를 꺼내서 조지 윌러드의 손에 쑤셔넣었다. “이걸 받아.” 그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에겐 소용없어. 그걸 우리 아버지에게 좀 전해줘. 난 그걸 훔쳤어.” 격노에 못 이겨 씩씩거리며 그는 몸을 홱 돌렸고 그의 기다란 두 팔을 허공을 향해 허우적거렸다. 그를 꼭 붙잡고 있는 두 손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처럼, 그는 조지 윌러드의 가슴을 때리고 목을 치고 입을 쥐어박으며 난타를 거듭했다. 젊은 신문기자는 그 연타의 무서운 힘에 놀라서, 거의 의식을 잃고 플랫폼 위에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엘머는 지나가는 기차 위로 부리나케 뛰어올라 열차의 지붕 위를 달려 무개차 바닥으로 뛰어내리더니, 엎드려서 어둠 속에 쓰러진 사나이를 뒤돌아보았다. 자부심으로 가슴이 뿌듯해졌다. “난 놈에게 본때를 보여준 셈이지. 난 그렇게 괴짜는 아냐. 내가 괴짜가 아니라는 것을 놈에게 보여준 셈이야.”--- p.284,286 〈괴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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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미국 문학지 〈다이얼〉이 수여한 문학상의 첫 번째 수상자
마크 트웨인과 헤밍웨이의 가교 역할, 미국 문학사에 새로운 문체의 중흥을 이끌다
셔우드 앤더슨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지만, 미국의 권위 있는 문학지 〈다이얼The Dial〉이 해마다 문학상을 수여하기 시작했을 때 첫 수상자가 앤더슨이고 두 번째 수상자가 T. S. 엘리엇이었을 만큼 대단한 작가이다.
마크 트웨인, 셔우드 앤더슨, 어니스트 헤밍웨이로 이어지는 미국 문학사에서 새로운 문체의 중흥을 이끈 그는 당시 미국 문학이 종래의 형식과 스타일에 얽매여서 인간 생활의 표면만을 그리려고 한 것에 반기를 들어 저 밑바닥을 탐색하는 데 정진했으며, 또 그렇게 해서 얻은 인간 본성의 비밀을 마크 트웨인처럼 단순하고도 소박한 문장으로 서술하였다. 이는 헤밍웨이, 포크너, 스타인벡을 비롯한 미국 현대 작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사랑을 상실한 사람들에 관한 우화
셔우드 앤더슨이 1915년과 1916년 시카고에서 광고 일을 하는 동안 썼던 단편들의 모음집인 『와인즈버그, 오하이오』는 죽은 나무토막, 뒤틀린 괴짜들, 고상하고 가련한 인간 패배자들이 난무하는 고향 마을 풍경을 묘사한 사랑을 상실한 사람들의 우화이다.
자신의 고향을 배경으로 만든 가상의 공간 와인즈버그는 조그마한 시골마을이다. 이야기는 19세기 말, 석유램프와 양초, 말과 마차의 시대에 일어난다. 청교도적인 도덕률과 원리주의가 사회 전반에 깔려 있었지만 산업주의에 입각한 20세기의 물질문명이 급속하게 뒤좇고 있던 시대이기도 했다. 조용한 농업시대에서 소란한 공업시대로 변모하던 격동기였던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청교도주의로 인하여 욕망을 내면 깊숙이 감추어야만 했고, 물질문명으로 인하여 인간성이 병들고 고독의 껍질 속에 갇혀서 점점 그로테스크해져 갔다.
앤더슨은 『와인즈버그, 오하이오』를 통해 외관상으로는 고요한 표면 아래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본능을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는 괴상한 사람들을 감정적이고 성(性)적인 좌절에 의해 영혼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숨어버린 사람들이라고 말하였다. 『와인즈버그, 오하이오』의 등장인물들은 성적으로 뒤틀리고 그로테스크한 인간이 된 채 사회에서 고립되어 쓸쓸한 생활을 하고 있다. 정신적인 불구자로 그려지는 그들은 생의 치명적인 실패로, 또는 인격을 확장하고 사랑을 나타내려는 노력의 실패로 건강한 정신을 박탈당하고 얼어붙은 방어태세로 살아간다. 편집증, 성벽, 동성애, 광신, 여성 혐오증, 어눌한 말투, 훔쳐보기 등의 증상은 그들이 정상적인 인간관계에서 위축되었다는 표시이다.

“사람들을 괴상하게 만든 것은 바로 진리들이었다. 어떤 한 사람이 여러 진리 중 하나를 취해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고 그 진리에 맞춰 살아가려고 하는 순간, 그는 괴상한 인물로 변하며 그가 껴안았던 진리는 허위로 변한다.”
― 13쪽, 〈괴상한 사람들에 관한 책〉중에서

이 문장은 괴상한 사람들이란 진리를 찾으려고 애썼던 사람들이라는 의미심장한 개념을 암시해준다.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단순히 그들의 잘못으로 인해서 초래된 것이 아니라 진리를 향한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24개의 독립된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장편소설
앤더슨이 와인즈버그 단편들을 〈매시즈The Masses〉〈세븐 아츠The Seven Arts〉〈리틀 리뷰The Little Review〉 등의 문예지에 실을 때는 각 단편들이 독자적으로 취급되도록 의도했다. 하지만 모든 단편들의 배후에는 하나의 장편소설로 묶일 수 있는 일관된 개념이 분명히 존재한다. 『와인즈버그, 오하이오』의 단편들은 하나의 배경, 순환되는 인물, 일관된 분위기, 지배적인 테마 등으로 통일되어 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와인즈버그 이글〉 신문사의 기자인 18살의 조지 윌러드와 친밀한 관계를 맺으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젊고, 순진하고, 호기심 많고, 정력적이고, 감수성이 예민하고, 동정심이 많은 조지 윌러드를 와인즈버그 읍을 상징하고 대표하는 인물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괴상한 사람들은 윌러드가 자신들을 다시 인간 세계로 받아들여줄 신의 허가증을 가져오는 사자이며, 공동사회의 관습을 회복시켜줌으로써 그들을 결합시켜줄 젊은 사제라고 생각한다. 『와인즈버그, 오하이오』의 지배적인 분위기는 오해, 고독, 불안, 불만, 그리고 환멸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을에는 진정한 공동체의 의미가 없다. 가까이 있을지라도 모든 주민들은 근본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해방되기를 꿈꾼다. 하지만 괴상한 사람들은 조지 윌러드를 통해서도, 마을로부터의 탈출을 통해서도 자신들의 희망을 이루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와인즈버그, 오하이오』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작품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부드러운 포용성이다. 작가와 소재 사이에는 놀라울 정도로 공정한 관계가 성립되고 있다. 어떤 인물도, 아무리 괴상한 사람일지라도 함부로 다루어지지 않는다. 책의 궁극적인 통일성은 감각의 통일성이며, 온정에 대한 확신이며, 와인즈버그 마을의 낙오된 기인들을 겸허한 포옹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태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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