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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귀, 퀴리의 골수
우리는 왜 죽은 사람을 전시하고 소유할까?
번역서
Vital Org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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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작하며: 역사적 인물의 신체에 숨겨진 비밀

1장_대의를 위해 희생한 에밀리 데이비슨의 머리뼈
2장_셰익스피어와 단리 경의 잃어버린 머리뼈
3장_전시되길 원한 제러미 벤담의 머리
4장_아인슈타인의 도둑맞은 두뇌
5장_점자의 아버지, 루이 브라유의 눈썹
6장_시대를 초월한 프리다 칼로의 눈썹
7장_튀코 브라헤의 놋쇠로 만든 코
8장_최초의 교정기를 낀 마리 앙투아네트의 치아
9장_카를로스 2세의 그 유명한 ‘합스부르크 턱’
10장_최초의 여성 극지 탐험가 프론치셰바의 잇몸
11장_전쟁을 일으킨 로버트 젱킨스의 귀
12장_올버니 공작의 죽음을 부른 혈액
13장_전쟁을 일으킨 빌헬름 2세의 왼팔
14장_소독제의 발명을 이끈 빅토리아 여왕의 겨드랑이
15장_위생의 역사를 바꾼 제멜바이스의 손
16장_하늘을 향해 치켜세운 갈릴레오의 중지
17장_로버트 1세와 퍼시 셸리의 심장 순례
18장_세상을 바꿔놓은 아이젠하워의 심장
19장_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라인홀트 메스너의 폐
20장_알렉시스 세인트 마틴의 구멍 뚫린 위
21장_약속을 지킨 잭 케루악의 간
22장_죽다가 살아난 패니 버니의 가슴
23장_걸어 다니는 종합병원, 루이 14세의 엉덩이
24장_일기에 적은 새뮤얼 피프스의 방광 수술
25장_방사능에 죽어간 마리 퀴리의 골수
26장_아일랜드의 거인, 찰스 번의 뼈
27장_책의 장정이 된 윌리엄 버크의 피부
28장_일란성 쌍둥이 형제 리처드와 로널드의 신장
29장_앨프레드 대왕을 죽음으로 내몬 창자
30장_만천하에 공개된 나폴레옹의 음경
31장_아돌프 히틀러의 실종된 고환
32장_생명과학을 바꾼 헨리에타 랙스의 세포
33장_영국 공군 최고 조종사, 더글러스 베이더의 다리
34장_제임스 2세의 산산조각이 난 대퇴골
35장_남극에서 끝내 못 돌아온 오츠 대위의 발
36장_금빛 연꽃을 닮은 요낭의 발가락
37장_에이즈에 걸린 프레디 머큐리의 백혈구

끝내며: 전시되는 시체들
감사의 말
주요 참고 문헌

저자 소개 2

수지 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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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생물학자로서 수련해온 저자는 시험관 속의 벌레보다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이야기하며 보내기 위해 임상의학 분야로 전향했다. 전염병, 혈액학, 외상 및 정형외과를 포함한 다양한 의학 전문 분야에서 수련의로 활동했으며, 인체와 의학의 역사에 매혹되어 현대사 석사 학위 과정도 마쳤다. 항상 유혈이 낭자한 역사의 세세한 이야기를 주시하는 저자는 인간의 삶과 죽음에서 인체가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2025년 3월 기준 59만 명이 넘는 틱톡(TikTok) 팔로워와 활발히 소통하고 있으며, 2023년 틱톡 북 어워드에서 ‘올해의 작가’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영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KBS 서강방송아카데미 번역 작가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출판 번역 에이전시 베네트랜스 전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마지막 잎새』, 『월마트 이펙트』, 『그들의 생각은 어떻게 실현됐을까』,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소통의 심리학』,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여자는 왜 완벽하려고 애쓸까』, 『시간 여행』, 『크리스털 세계』, 『파친코 1, 2』, 『완벽한 그녀의 마지막 여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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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516g | 145*210*20mm
ISBN13
9791142313608

책 속으로

우리는 인간의 유해(遺骸)를 공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유해가 존중받기를 바라듯 타인의 유해도 존엄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때로는 사소한 호기심만으로도 유골을 파내고, 마치 해변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돌멩이처럼 전시해왔다. 식민지에서 훔쳐 온 신체 부위는 미라로 만들어 박물관 뒷방의 먼지 쌓인 선반에 올려놓는다. 전 세계 교회에서는 성인(聖人)의 미라를 전시한다. 몇몇 신체 부위는 트로피와 전리품으로 보관해두거나 저녁 식탁에서 관심을 보이는 손님에게 기념품으로 나눠주었다. 나폴레옹의 음경을 진열장에 전시해놓을 수 있다면 마다할 사람이 과연 있을까?
--- p.6

수백 년 동안 한 교회 지하실에서 다른 유골들과 동떨어진 채 놓여 있던 머리뼈가 하나 있었다. 이것이 오래전부터 다름 아닌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머리뼈라고 알려져 왔다.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묻힌 곳에서 24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 나타난 이 머리뼈가,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생활의 크나큰 일부가 된 연극과 소네트를 창작해낸 남자의 것일 수도 있었다. 골상학자들에게는 모든 머리뼈 중에서도 단연 셰익스피어의 머리뼈가 가장 흥미로울 것이다. 골상학자들은 머리의 울퉁불퉁한 부위를 연구하는 유사 과학이 성격 유형 및 지능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믿었다. 바로 이 때문에 18세기와 19세기에는 머리뼈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특히 유명하고 재능 있는 음악가와 작가의 머리뼈가 인기였다. 작가이자 정치 홍보물 제작자인 조너선 스위프트(Jonathan Swift)의 머리뼈도 도난당했는데 훔쳐달라고 의뢰한 사람까지 있을 정도였다. 작곡가 하이든과 베토벤의 머리뼈도 무덤에서 도난당했다.
--- p.27

마리의 치아를 교정하는 작업은 피에르 라브란(Pierre Laveran)이라는 유명한 치과 의사가 맡았다. 피에르는 다른 유명한 치과 의사가 발명한 장치를 사용했다. 치과 의사 피에르 포샤르(Pierre Fauchard)가 고안한 치열궁확대선(bandeau)이라는 교정기였다. 이름만 들어도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장치다. 이 말굽 모양의 아치형 금속이 마리의 입 안에 들어갔다. 이 장치의 작은 구멍을 통과하는 금 철사가 마리의 치아를 단단하게 휘감아 구강 악궁과 치아를 바로잡아주었다. 이 철사는 몇 달에 걸쳐서 점점 더 팽팽하게 조여들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여왕에 걸맞은 완벽한 미소를 갖게 될 때까지 치아 교정은 계속되었다. 수그러들 줄 모르는 고통이 얼마나 지독했겠는가. 마리는 열네 살이 되어 치아가 훨씬 고르게 자리 잡았을 때 미래의 남편 루이 16세를 만났다. 그 지독한 고통을 겪고도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어쩌면 프랑스 황태자와 약혼한다는 사실에 미소 지을 힘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 p.79

빅토리아 여왕의 겨드랑이에 문제가 생기기 겨우 10년 전인 1861년 프랑스 화학자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가 세균 이론을 창시했다. 미생물이 질병을 유발한다는 파스퇴르의 개념이 그 당시의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그전까지만 해도 부패한 공기(독기)가 질병을 퍼뜨린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부패 물질이 공기를 치명적인 입자로 가득 채운다는 이론이었다. 수천 년 전에 고대 그리스인들이 이에 관한 글을 쓴 이후로 주변에 떠도는 악취로 독기를 식별해냈다. 시설이 좋은 병원은 독기가 빠져나가도록 매일 창문을 열고 환기했다. 이게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는 시발점이었지만 병원은 여전히 위험한 곳이었다. 환자가 수술 후에 사망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자 그런 현상을 병원증(hospitalism, 처음에는 시설이나 병원의 위생 문제를 의미하다가 나중에는 집단적 수용 생활로 나타나는 심신 장애를 의미하는 용어로 바뀜-옮긴이)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 p.125

패니의 유방암 투병기는 읽기가 조금 힘들더라도 매우 흥미롭다. 현재는 영국 도서관(British Library)에 소장되어 있다. 당시에는 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 탓에 유방암 말기로 고생했던 다른 여성들의 이야기는 알 길이 없다. 유방암에 걸리면 보통 끔찍한 곰팡이가 피부를 뚫고 들어가 성장하면서 악취를 풍기는 분비물이 새어 나온다. 특히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여성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다. 심지어는 현대의 런던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전이를 막는 치료법도 널리 보급되어 있다.
--- p.196

1980년대에 퀴리의 대학교 실험실에서는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퀴리의 누렇게 변한 선 그림과 숫자 표, 영감의 순간이 기록된 공책은 여전히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어서 다루기가 매우 위험하다. 마리 퀴리의 골수는 역사 속에서 제자리를 찾아냈다. 그 희생은 방사능이 어떻게 작용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밝혀내려고 애썼던 퀴리의 노력을 상징한다. 퀴리가 ‘아름다운 라듐’이라 불렀던 물질이 퀴리의 세포를 파괴하기 시작한 이후로, 퀴리의 골수는 전 세계에서 살아남은 수많은 생명 대신 그 대가를 치렀다.
--- p.216

아이슬란드에는 동물과 인간의 몸속 기관에 모든 공간을 할애하는 박물관이 있다. 그곳에는 절이고 박제되고 전시된 온갖 표본들이 우리를 기쁘게도 하고 불안하게도 한다. 그와 같은 박물관은 전 세계에서 하나뿐이라고 하는데 음경에 계속 집착하는 인간의 성향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다. 모든 사람이 그런 전시물에 흥미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음경을 나타내는 모든 형상, 특히 박물관에 전시된 전시물을 해로운 남성성의 상징이라 생각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성장해야 한다. ‘음경 강박’과 ‘권력욕’이라는 두 문구는 정기적으로 함께 등장하는 것 같다. 나폴레옹의 음경에 관해 말하자면, 그 진귀한 음경을 훔치고 소유하려는 욕구의 궁극적 근원은 생식능력이나 성교, 자극이 아니라 권력이다. 래티머 박사의 음산한 수집품을 뒤져본다면 아돌프 히틀러의 사라진 고환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 p.255

출판사 리뷰

“아인슈타인의 뇌는 무엇이 달랐을까?”

머리에서부터 발가락까지,
인간의 신체 부위를 향한 욕망은 끝이 없다!


머리에서 발가락까지 인간의 신체 부위를 향한 욕망은 오늘날에도 이어져 오고 있다. 물론 이제는 전시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신체 부위를 파내지는 않지만, 그런 관행은 다른 이유로 계속되고 있다. 뼈 거래상과 혈액 농장주, 장기 매매자는 경제적 이득을 얻으려고 신체 부위를 사고팔고 있으며, 인체를 매매하는 암시장인 ‘레드마켓(Red Market)’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저자인 수지 에지는 『고흐의 귀, 퀴리의 골수』에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사람들의 신체와 관련된 이야기에 주목한다. 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저자는 유명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신체적 특징이나 질병, 사후에 일어난 신체 부위 도난 사건 등을 추적하면서 그것이 사회문화적으로 어떤 의미를 내포하는지 분석한다. 그리고 그러한 과거사가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인간의 신체가 여전히 욕망의 대상인 이유는 무엇인지 함께 풀어내고 있다.

우리는 왜 타인의 신체를 욕망하고 터부시하는가?
나와 다른 것에 대한 혐오와 숭배의 시선


저자는 이 책에서 18세기와 19세기까지만 해도 허락 없이 시체에서 신체 일부를 떼어내거나, 뼈를 말리거나, 내장을 절여 보관하는 일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한다. 당시 의료진은 아픈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인체 연구에 열중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유해를 연구 샘플이나 해부하고 나누고 전시할 고기와 뼈 정도로 여겼다는 것이다. 또한 신체 부위를 실어 나르는 사람은 의료진만이 아니었다. 유럽의 부유층은 이국땅을 여행하면서 원주민의 유해를 보물이나 골동품처럼 수집했고, 원주민의 신체 부위는 전 세계로 운반되었다. 마치 사냥감의 머리를 웅장한 저택의 벽에 걸어두듯이 원주민의 유해를 진열장에 전시했다. 유럽의 부유층은 원주민을 자신과 동등한 사람이 아닌 일종의 전리품처럼 취급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는 한편, 낯선 대상에 대한 혐오와 조롱을 날것으로 드러냈다.

인체에 대한 우리의 욕망은 삶과 죽음에 관계없이 뻗어 있다. 아인슈타인이 죽은 후 그의 뇌는 여러 조각으로 나뉘었다. 후대 사람들은 아인슈타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의 천재성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혹은 일반인과의 특별한 차이점을 찾기 위해, 그 비밀을 소유하기 위해 아인슈타인의 뇌를 해부했다. ‘호텐토트의 비너스’로 알려진 코이코이족 여성 ‘사라 바트만’의 이야기는 타자에 대한 혐오의 시선을 그대로 보여준다. 저자는 19세기 초 끌려온 아프리카 여성들이 유럽 전역에서 전시되었다고 밝히면서, 사라 바트만의 사례를 소개한다. 바트만은 엉덩이에 다량의 지방이 쌓이는 둔부지방경화증을 보였는데, 바트만의 종족 내에서는 흔한 증상이었지만 유럽에서는 이를 조롱하고 희화화하며 구경거리로 삼았다. 1815년 바트만이 사망했을 때도 학대는 계속되었고 그녀의 뇌와 뼈, 성기가 파리의 한 박물관에서 보존된 채 전시되기까지 했다.

수지 에지는 이 책에서 의학적이고 사회문화적인 시각에서 여러 사례를 분석하면서 인간의 욕망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타자를 대하는 숭배와 혐오의 시선을 함께 이야기한다. 저자의 말처럼 모든 역사적 이야기를 21세기의 도덕관으로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살아 있거나 죽은 인간의 신체 부위를 훔치고 팔고, 〈인체 신비전〉이라는 형태로 진열하는 행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인간의 행동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이 책을 통해 그 답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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