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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영국 카네기상 수상작 . 폭풍우가 심한 날 밤 주인공 소녀가 출산이 임박한 언니를 위해 멀리 떨어진 읍내까지 도움을 청하러 가는 과정을 통해 어린 소녀가 마음속 두려움을 극복해 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북유럽 신화의 전문가로 알려진 작가 케빈 크로슬리홀런드는 영국 고전 시가를 전공한 학자이자 오랫동안 어린이 책을 펴낸 전문 편집자이며 영미권에서는 영국 등 고대 유럽의 설화들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개작한 작품들로 잘 알려진 작가다. 영국 카네기 상은 1936년 영국 도서관 협회에서 제정한 상으로 해마다 그해 영국에서 출간된 어린이 청소년 책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작품에 주어지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애니는 늪지대 근처 외딴집에 살고 있는 평범한 어린 소녀다. 친구들이 없으면 없는 대로 늪지대를 놀이터 삼아 혼자 놀 줄도 알지만 어둑어둑해지는 저녁 무렵엔 무서운 상상을 하다 혼자 놀라 집으로 뛰어오기도 한다. 그런 애니에게 폭풍이 치는 밤에 먼 길을 홀로 가야 하는 일이 생겼다. 심한 폭풍으로 전화선까지 끊긴 날 언니가 진통을 시작한 것이다. 애니는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갈 수 있는 사람은 저뿐이잖아요." 하고 스스로 혼자 읍내에 다녀오겠다고 나선다. 무섭고 가기 싫지만 언니와 아기를 위해 도움을 청하러 갈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애니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가 말을 타고 나타나 애니를 읍내까지 데려다준다. 애니는 읍내까지 무사히 도착한 후에야 그 정체불명의 남자에 대한 경계를 누그러뜨리지만 그 순간 그 남자는 자신이 애니가 가장 두려워했던 늪지대의 유령임을 밝히고 홀연히 떠난다. 애니가 가지고 있는 유령에 대한 공포는 누구나 한두 가지씩은 가지고 있었을 어린 시절의 무섬증 바로 그것이다. 작가는 애니가 그러한 무섬증을 이겨내는 과정을 배경과 심리의 치밀한 묘사를 통해서 생생하게 그려냈다. 음습한 늪지대의 풍경과 거세게 몰아치는 폭풍에 대한 섬세한 표현은 어린 독자들이 애니에게 깊숙이 감정 이입 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그 속에서 나를 도와주는 이 사람이 유령이 아닐까 의심하고 이내 그 의심에 대해 갈등하는 애니의 심리에 대한 빈틈없는 서술은 독자들에게 애니의 경험을 온전히 전달해 준다. 무엇보다 스스로의 선택으로 어려운 일에 나서고 자신이 가장 두려워했던 상황과 맞닥트리게 된 경험을 어린이 독자들 역시 함께 겪도록 해 주는 것이다. 그것은 앞으로 애니와 같은 경험을 겪게 될, 무섬증의 대상을 극복하고 하기 싫어도 꼭 해야만 하는 일과 만나게 될 어린 독자들에게 책을 통한 연습의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