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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프롤로그 밤하늘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1. 4월, 곰 두 마리 2. 5월, 헤르쿨레스자리 3. 6월, 태양 4. 7월, 바이어의 동물원 5. 8월, 라카유의 산 6. 9월, 은하수 7. 10월, 오리온자리 8. 11월, 유성 9. 12월, 카시오페이아 왕비 10. 1월, 차와 별 11. 2월, 이아손과 아르고호 원정대 12. 3월, 점성술과 황도대 에필로그 늘 새로운 발견이 일어나는 밤하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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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과학을 알면 더 즐거워지는 천체 관측
수많은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바다처럼 우리에게 경이감을 불러일으킨다. 도시의 밝은 불빛에 방해를 받지 않는 들이나 산, 사막, 바닷가에서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누구나 경이로운 감정에 쉽게 빠져든다. 광대한 우주 전체가(적어도 맨눈으로 보이는 우주 전체가) 바로 우리 눈앞에 펼쳐져 있다! 밤하늘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하지만 밤하늘의 역사와 과학을 좀 안다면, 밤하늘을 감상하는 일이 더 즐거워질 것이다. 천체 관측은 여러 가지 면에서 눈으로 보는 역사와 비슷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밤하늘의 별들을 볼 때 우리는 과거를 본다. 밤하늘에서 길을 찾는 데 사용하는 패턴(별자리)은 오늘날의 연구에서 나온 게 아니라, 고대 문화 사람들이 만든 이야기에서 나왔다. 그리고 각각의 별에 대한 지식은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동안 축적된 연구와 이야기에서 나온 것이다. 게다가 우리가 지금 보는 별의 모습은 그 빛이 별을 떠나던 때의 모습이다. 지금 현재 그 별의 모습이 어떤지는 우리가 볼 수도 알 수도 없다. 예를 들어 알데바란은 65광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보는 알데바란은 실제로는 65년 전의 모습이다. --- p. 11 실용적인 밤하늘 오늘날 우리는 밤하늘을 보기에 아름답고, 탐구할 만한 가치가 있고, (그리고 신문에 실리는 수많은 별자리 운세를 감안한다면) 미래에 대해 뭔가를 알려 주는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볼 때 밤하늘은 이보다 훨씬 구체적인 효용이 있었다. 밤하늘은 달력과 시계를 만들고 조정하며, 땅 위와 바다에서 항행을 하고, 진단과 치료를 돕는 데 이용되었다. 고대 문화는 밤하늘에서 본 것을 바탕으로 지구와 하늘과 인류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설명하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나중에는 신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가라고 가르쳤으며, 세상의 만물을 어떻게 만들어 냈는가에 관한 이야기도 밤하늘과 관련지어 지어냈다. 오늘날 천문학자들은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우주를 관측하고, 개개의 별과 별들의 집단을 자세히 살펴본 결과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 과학적 설명을 내놓는다. 그런 질문에는 별은 어떤 물질로 이루어져 있는가, 별은 어떻게 탄생하고 어떻게 종말을 맞이하는가, 별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등이 있다. 이 모든 것은 우리 자신과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큰 도움을 준다. --- p.14~15 깜깜한 밤하늘을 위해 나는 줄곧 도시에서 살아왔다. 도시에서는 별을 보기가 무척 어려운데, 거리의 불빛뿐만 아니라, 높은 건물과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조명이 아주 밝은 별 몇 개만 빼고 나머지 별들의 빛을 집어삼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에서는 아주 맑은 날 밤에도 극히 일부 별만 볼 수 있다. 천문학자들과 환경 단체들은 광공해光公害 문제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성과는 미미하다. 하지만 도시의 밝은 불빛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방법들이 있다. 예를 들면, 유럽 북방 천문대의 다양한 천체 망원경이 설치돼 있는 카나리아 제도의 테네리페 섬과 라팔마 섬에서는 천문학자의 어두운 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시행되고 있다. 가로등은 거리만 비추고 하늘을 비추지 않도록 반드시 아래쪽을 향해 설치해야 한다. 게다가 광고판 같은 옥외 조명을 규제하는 법도 있다. 그런데 어두운 밤은 단지 천문학자에게만 좋은 게 아니다. 환경운동가들도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있다는 측면에서 어두운 하늘을 좋아한다. 또, 환한 밤은 곤충과 새를 비롯한 동물의 생체 시계에도 영향을 미쳐 포식 동물의 공격에 취약하게 함으로써 생태계의 균형을 깰 수 있다. --- p.24 하나의 별처럼 보이는 두 개의 별 이중성은 얼핏 보기에는 하나의 별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실제로는 2개의 별로 이루어진 별이다. 이중성은 쌍성과 광학적 이중성이라는 두 종류가 있다. 쌍성은 중력에 붙들려 서로의 주위를 도는 한 쌍의 별을 말한다. 광학적 이중성은 지구에서 볼 때에는 서로 가까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몇 광년 이상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의 중력에 붙들려 있지 않은 두 별을 말한다. 최초의 쌍성은 큰곰자리에서 발견된 미자르이다. 이탈리아의 예수회 소속 천문학자 조반니 바티스타 리치올리Giovanni Battista Riccioli는 1650년에 미자르가 쌍성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망원경으로 이별을 관측하던 리치올리는 미자르가 실제로는 서로의 주위를 도는 두 별이란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1650년 이전에도 미자르가 이웃 별인 알코르와 아주 바짝 붙어 있는 이중성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 이중성의 특별한 아름다움은 망원경 없이도 두 별로 이루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봄철의 성도를 참고해 하늘을 바라보면서 큰곰자리의 냄비 부분에 해당하는 부분을 찾아보라. 그 손잡이 끝에서 두 번째 별이 바로 미자르이다. 시력이 좋은 사람은 미자르 바로 옆에 약간 더 희미한 알코르가 바짝 붙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랍 사람들에게 ‘말과 기수’로 알려진 이 한 쌍의 별은 전통적으로 시력 검사용으로 쓰였다. 알코르를 볼 수 있는 사람은 시력이 아주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 p. 50~51 달이 별을 가릴 때 레굴루스는 밤하늘에서 아주 밝은 별이다. 이 때문에 달 또는 가끔 행성이 지나가면서 레굴루스를 가리는 ‘엄폐掩蔽, occultation’ 현상이 눈길을 끈다. 레굴루스는 황도대에서 가장 밝은 별이다. 황도대는 하늘에서 태양과 달과 행성들이 발견되는 장소인데, 이 천체들은 나머지 별들보다 우리에게서 훨씬 더 가깝다. 레굴루스는 하늘의 이 띠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달이나 다른 행성에 가려지는 엄폐가 일어날 수 있다. 사실, 레굴루스는 달에 의한 엄폐가 약 28일마다 한 번씩 일어날 정도로 자주 일어난다. 엄폐는 약 한 시간 동안 계속되는데, 지구에서 이것을 볼 수 있는 장소는 매번 달라진다. 행성에 의한 엄폐는 이보다 훨씬 드물게 일어난다. 행성에 의한 레굴루스의 엄폐는 1959년에 금성이 레굴루스를 가릴 때 일어났다. 다음번 엄폐도 금성 때문에 일어날 텐데, 2044년에 가서야 일어날 것이다. 레굴루스 외에 다른 별도 달이나 행성에 가려지는 현상을 맨눈으로 볼 수 있다. 행성 역시 달이나 다른 행성에 가려져 엄폐가 일어난다. --- p.64 그리스 신화에서 생겨난 별자리 바다뱀자리는 헤라클레스 이야기에서 머리가 여러 개 달린 괴물로 나왔지만,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까마귀가 아폴론에게 가져 온 바다뱀으로 나온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아폴론은 아버지 제우스에게 제물을 바치려고 까마귀에게 컵을 주면서 어느 샘에 가서 물을 떠 오라고 시켰다. 하지만 도중에 까마귀는 샘물 주위에 자신이 좋아하는 무화과나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까마귀는 무화과가 익기까지 기다렸다가 그것을 먹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나자, 까마귀는 거짓 핑계를 대기로 했다. 그래서 바다뱀을 한 마리 잡아서 아폴론에게 가져가 바다뱀이 샘물을 가로막고 있어서 늦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양신이자 예술의 수호신이며 예언 능력이 있는 아폴론은 까마귀의 거짓말을 알아챘다. 그래서 까마귀의 핑계를 받아들이지 않고, 까마귀와 바다뱀과 컵을 하늘로 던져 버렸다. 그래서 하늘에 까마귀자리와 바다뱀자리와 컵자리가 나란히 생겼다고 한다. --- p. 73 우리도 유성 폭풍을 목격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유성우는 그 복사점 ― 유성들이 그곳에서 날아오는 것처럼 보이는 지점 ― 이 하늘 높이 떠 있을 때 가장 잘 볼 수 있다. 사실, 여러분이 시간당 수천 개의 유성이 떨어지는 광경을 볼 가능성은 극히 낮다(적어도 향후 몇 년 안에는). 왜냐하면, 유성우의 규모가 주기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1833년에 유성 폭풍(시간당 유성이 1000개를 넘은 유성우)이 일어났고, 1866년과 1966년에도 비슷한 유성 폭풍이 일어났지만, 다른 해들에는 그런 걸 볼 수 없었다. 운이 나쁜 해에는 극대기에도 시간당 겨우 10여 개만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니 유성우 관측 계획을 짤 때에는 극대기가 언제인지, 그리고 그때 나타나는 유성우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천체 관측에서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적은데, 특히 날씨라는 변수가 아주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항상 대안으로 다른 계획을 세워 두는 게 좋다. --- p.199~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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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여행하는 십대를 위한 안내서
누군가는 단순히 날씨를 확인하기 위해서 또 누군가는 피로에 지친 눈을 쉬게 하고 싶어 하늘을 본다. 또 세상을 떠난 누군가를 추억하고 싶을 때 하늘을 본다는 이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대체 뭘 위해 이렇게 살고 있나 싶을 때 가끔씩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늘을 얼마나 자주 올려다보느냐는 질문은 곧 당신이 얼마나 정신없이 살고 있냐는 뜻으로 통하니까. 하늘을 보는 일은 이렇게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하늘색이라고 일컫는 색으로 보이는 밝을 때의 하늘 말고, 푸르거나 검은 밤하늘은 어떤가. 캄캄한 밤하늘, 별이 떠 있는 밤하늘은 한낮의 하늘과는 또 다르다. 밤하늘은 낭만과 호기심을 낳는다. 별빛이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고 미소 지어 본 적 있는 이들은 아마 잘 알 것이다. 별밤만이 전해주는 특별한 정서와 힘이 있다는 것을. 이러한 밤하늘을 더 풍성하게 빛내 주는 게 있다. 바로 ‘이야기’다. 물론 그 이야기를 모른다고 해서 밤하늘을 보는 일이 특유의 매력을 잃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밤하늘이 품은 과학, 역사, 신화 등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알고 관측하는 천체는 한층 더 재미나게 다가오지 않을까. 낭만적인 밤하늘을 더욱더 신비롭고 과학적이며 역사적인 것으로 만들어줄 이야기를 바로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저자 에밀리 윈터번(Emily Winterburn)은 밤하늘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또 그것들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그리스 신화와 관련이 있는 별자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혜성이나 유성우는 어떻게 발견되었으며 옛날 사람들과 다른 문화권에서는 이 천체들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천문학과 점성술은 어떤 관계를 맺어 왔을까? 관측 장비의 발전은 천체 연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더 넓은 공간과 더 멀리 있는 것들에 대해 다양한 궁금증을 지녀본 이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이 책은 충실하고 재미있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월별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말하자면 각 달(月)과 관련 있는 주제를 바탕으로 일 년 동안의 밤하늘을 살펴보는 식이다. 그 시작은 4월부터다. “천체 관측과 그 유산을 다루는 책이므로 북반구에서 춘분이 막 지난 시점인 4월을 일 년의 시작으로 잡는 게 적절해 보인다”라는 것이 저자의 부연 설명이다. 그러한 이유로 저자는 1부에 해당하는 ‘4월, 곰 두 마리’를 통해 4월의 밤하늘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큰곰자리와 북극성(작은곰자리의 끝부분)에 대한 이야기부터 펼쳐 보인다. 4월에 잘 보이는 별들을 언급하며 별의 실시등급, 별의 생애, 핵융합 반응 등에 대한 상식도 짚고 넘어갈 것이다. ‘5월, 헤르쿨레스자리’에서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클레스의 열두 가지 과제와 관련이 있는 별자리를 소개하며 성운과 성단에 대한 정보도 보다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6월, 태양’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유일하게 낮에 볼 수 있는 별인 태양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 더불어 흑점 주기, 일식 등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7월, 바이어의 동물원’에서는 남반구에서 잘 보이는 별자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지에서는 밤하늘을 어떻게 관측하고 해석했는지 알아볼 수 있을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8월, 라카유의 산’에서는 별들의 목록의 만들고 새로운 별자리를 만들기도 했던 프랑스의 천문학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근대과학기술, 미술 등이 별자리와 맺은 관계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9월, 은하수’에서는 그리스 신화는 물론이고 다양한 문화의 유산에서 특별하게 해석되어온 은하수에 대한 내용이 펼쳐진다. 큰곰자리와 함께 북반구에서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별자리인 오리온자리에 얽힌 이야기는 ‘10월, 오리온자리’에서, 그리고 특별한 소원과 관계있을 것만 같은 유성에 대한 내용은 ‘11월, 유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12월, 카시오페이아 왕비’에서는 카시오페이아자리와 같은 별자리에 얽힌 신화뿐만 아니라, 천체와 관련하여 이슬람교, 기독교, 유대교 등의 종교에서 발견되거나 추측할 수 있는 정보도 다룬다. ‘1월, 차와 별’에서는 특히 ‘관측’에 관한 역사를 엿볼 수 있다. 1830년대에 영국의 천문학자 존 허셜이 손님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천체를 관측했던 모임은 과연 오늘날의 천체 관측 동아리와 어떻게 달랐는지 알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2월, 이아손과 아르고호 원정대’에서는 천체 관측에 필요한 천체망원경의 제작에 관한 역사 등을 살펴본다. 별자리란 말을 들었을 때 별자리 운세부터 떠올리는 독자라면 ‘3월, 점성술과 황도대’의 이야기에 주목할 만하다. 천문학과 점성술이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함께 발전해온 역사를 자못 신선하게 기술한다.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는 별, 우리가 탐험해야 할 우주가 바로 저기에 있다 별은 날마다 떠 있다. 좀 더 잘 보이고 안 보이고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밤하늘도 매일같이 볼 수 있다. 물론 잘 알고 있다. 별을 보는 것이 쉽지 않고, 밤하늘을 매일 보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을. 심지어 늘 떠 있는 그것들을 보는 일이 이제는 특별한 이벤트처럼 취급되는 것을. 그러나 밤하늘을 조금 더 가깝게 느끼기가 결코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흔히들 생각하듯이 밤하늘을 관측하기 위해 반드시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지도 않다. 바로 저기 보이는 밤하늘을 그저 바라보고, 살펴보고, 즐기면 된다. 이 책의 저자 에밀리 윈터번은 별을 보는 것이 힘들고 특별한 일이 아님을 강조한다. 별을 보기 위해 누군가는 어둠이 깔린 시각에 공부나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하늘을 올려다볼 수도 있고, 혹은 집에서 조용하게 창밖을 내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꼭 청정한 환경을 자랑하는 벽지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니다. 혼잡하고 오염된 도시에서도 자세히 살펴본다면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는 별이 있다. 예를 들어 때와 날씨를 잘 맞춘다면 북반구에서는 큰곰자리, 남반구에서는 남십자자리 같은 별자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별이 태어나는 성운인 오리온성운마저도 대개는 아주 흐릿한 반점처럼 보일지언정 맨눈으로 보는 게 가능하다. 은하수, 일식, 유성우 등 관측 가능 시기만 미리 알아둔다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우리는 이미 꽤 알고 있지만, 이에 대한 더욱 깊이 있는 설명을 읽다 보면 천체를 두 눈으로 보는 일에 아마 더 큰 호기심을 느끼게 될 것이다. 맨눈으로도 잘 보이는 천체에 대해 설명하며 저자는 실용적인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8월에 볼 수 있는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관측 계획을 세울 때에는 날씨라는 변수를 명심해 소풍이나 야영 등의 다른 계획을 세워둘 만하다고 언급하거나 태양 관측용 필터를 구입할 때 확인해야 할 점에 대해 세심하게 알려주는 대목이 그 예다. 가끔씩 ‘천체 쇼’의 장관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이러한 저자의 팁도 꽤 반갑게 여길 것이다. ‘헤일-밥 혜성’은 1995년 앨런 헤일(Alan Hale)과 토머스 밥(Thomas Bopp)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런데 천문학 박사과정을 마친 앨런 헤일과 달리 토머스 밥은 건축 자재 공장에서 관리자로 일했던 아마추어 천체 관측자였다. 사실 헤일-밥 혜성 외에도 아마추어 관측자에 의해 발견된 혜성은 꽤나 많다. 말하자면 혜성을 발견하는 일마저도 남다른 천문학자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밤하늘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 모두에게 열려 있는 밤하늘을 보고 천체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는 이들은 자연스레 천문학적 지식을 더 얻고 싶어질 텐데, 이 책은 밤하늘에서 보게 되는 것을 해석하는 방법과 천문학적 지식도 알기 쉽고도 깊이 있게 전달한다. 별들은 항상 다른 별들과 함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움직이는 쪽은 별이 아니라, 지구와 우리 자신이라는 것, 혜성은 몇 개월 동안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지고 위성은 수십 분 간격으로 나타났다 사라진다는 것, 오리온성운에서 별들뿐만 아니라 외부 태양계까지도 태어나고 있다는 사실 같은 우주의 비밀에 대해 새로이 읽다 보면 맑은 날 밤하늘을 좀 더 기다리게 될지도 모른다. 역사 속의 별 vs. 별 속의 역사 ‘초저녁 잠이 많아서’, ‘광공해(光公害)가 극심한 지역에 살기 때문에’ 등등 갖가지 이유로 천체 관측, 별자리 찾기 등은 왠지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이 책을 통해 역사 속의 별, 별 속의 역사에 우선 주목해보는 게 어떨까. 값비싼 천체 망원경 대신 옛날 사람들이 별을 해석했던 이야기가, 성도(星圖)에 나온 것과 똑같은 별자리를 찾는 대신 잘 보이는 별과 관련된 역사를 알아보는 것이 밤하늘의 별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저자는 천체 관측이 눈으로 보는 역사와 비슷한 것이라고 말한다. 별자리는 최근의 연구가 아닌 고대 사람들이 만든 이야기에서 나온 것이며, 별을 보는 행위는 그 자체로 인류의 역사에서 큰 의미를 지녀 왔다. 고대의 사람들은 별과 행성이 뜨고 지는 것을 보고 시간을 읽고 계절 변화를 감지했으며 홍수를 예측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별 보기가 중요한 일상적 행위였던 것이다. 특히 망망대해나 사막, 황야 등에 있는 사람들에게 별은 거의 유일한 표지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관측 대상이었다. 그런가 하면 18세기에는 전문 천문학이 곧 항해에 도움을 주는 실용적인 천문학을 의미했으며, 신대륙 탐험의 역사는 천체 관측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예컨대 18세기에 하와이제도와 오스트레일리아 동해안, 뉴질랜드 등을 탐험한 제임스 쿡(James Cook)이 태평양 탐험의 항해에 나선 공식적 이유도 바로 ‘금성의 일면 통과 관측’이었다고 전해진다. 새로운 땅을 발견하기 위해 나선 유럽의 탐험가들 중에 별자리를 기록하고 성도나 천구의를 제작한 이들도 있었던 사실을 봐도 별 관측은 그 자체로 세계사에서 큰 의미를 가져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별자리라는 말에서 천문학보다 점성술을 먼저 떠올리는 이들을 주목시킬 만한 내용을 다루는 데에도 상당한 지면을 할애한다. 역사적으로 하늘에 큰 사건이나 군주의 운명에 관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믿음은 꽤 오랫동안 이어졌다. 그리고 어떤 시기에는 천문학이 점성술과 함께 성장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대 그리스 시대의 ‘천문학자’인 프톨레마이오스도 자신의 저서 《테트라비블로스》에서 점성술을 정당화하는 근거를 제시하려고 시도한 바 있다. 달이 조수에 영향을 미치고 태양은 계절 변화, 기후, 식물의 생장에 영향을 미치니 천체가 사람의 성격과 건강과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당연하지 않겠냐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오늘날 ‘의학의 아버지’로 통하는 히포크라테스마저 행성이 우리 몸의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그는 행성들이 황도대의 어느 별자리에 있느냐에 따라 그 별자리와 관련이 있는 몸의 부위에서 그 행성과 관련이 있는 원소의 힘이 강화되거나 약화된다고 보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행성들의 운동에 관한 ‘케플러 법칙’으로 유명한 요하네스 케플러는 별점을 잘 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고 한다. 물론 지금도 농사를 위해, 날씨를 예측하기 위해, 배의 항로를 읽기 위해 별을 본다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별을 보는 것, 별에 대한 역사를 아는 것은 여전히 흥미롭다. 저자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별을 보는 것은 마치 우리와 함께 돌아다니는, 살아 있는 박물관을 가진 것과 같다. 그리고 그곳에 전시된 작품들은 인간이자 세계 일부인 우리 자신에 대해 소중한 비밀을 알려준다.” 문과와 이과의 감성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과학 교양서 밤하늘과 관련된 지식과 이야기는 별의 수만큼이나 다양하지 않을까. 고대로부터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밤하늘에서 본 것을 바탕으로 지구와 인류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지어냈던 것으로 미루어보건대, 밤하늘은 단지 우주의 비밀만 숨어 있는 공간이 아니다. 별을 해석한 신화, 행성이 떠 있는 우주에 대한 지식 등을 고루 발견할 수 있는 광대한 영역이 바로 밤하늘이다. 이 책은 각 달에 볼 수 있는 별자리와 그 별자리를 이루는 별들을 비롯해 별과 관련된 그리스 신화, 천문학사의 의미 있는 발견, 과학자들에 관한 뒷얘기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룸으로써 밤하늘에 대한 호기심을 다각도로 자극한다. 가령 밤하늘에서 비교적 찾기 쉬운 별인 목동자리의 아르크투루스에 대한 설명은 자연스럽게 실시 등급과 별의 생애, 그리고 별을 분류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로 이어진다. 우주 공간에 먼지와 가스가 모여 구름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는 성운 속에서 물질들이 중력에 끌려 밀도가 높은 덩어리로 뭉치면 별이 태어난다. 원시별이 물질을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중력 때문에 수축하면서 뜨거워지면 마침내 중심부에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그리고 원시별은 핵융합 반응을 거치면서 주계열성, 적색 거성, 초거성 등으로 변한다. 생애의 마지막에 이른 별은 바깥층이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는데 퍼져 나간 물질들은 결국 성운이 되며 그 성운에서 다시 별들이 태어난다. 이러한 별의 생애에 대한 설명을 접하고 나면 독자들은 다시 아르크투루스 근처의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에 있는 두 곰이 제우스의 바람기 때문에 하늘로 올라가게 되었다는 그리스 신화를 만날 수 있다. 이와 같이 우주의 비밀을 말해주는 천문학 지식을 접하다가 어느새 신화나 역사적 사실을 읽을 수 있도록 한 구성은 특히 문과와 이과의 감성을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취하고 싶은 독자들의 욕구를 만족시켜 줄 만하다. 한편 은하수를 다루는 장에서는 각 문화권에서 은하수를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인의 이야기나 메소포타미아 신화, 중국의 전설 등에서는 은하수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또 서구 지성사에서 갈릴레이, 칸트, 윌리엄 허셜 등이 은하수를 어떻게 해석했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방대한 분야의 지식을 종횡무진 접하면서 독자들은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추천의 글 학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은 고개 들어 밤하늘을 볼까, 고개 숙여 아스팔트를 볼까. 별보다 휘황찬란한 간판들에 눈을 먼저 빼앗길까. 《십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밤하늘 이야기》는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별자리를 계절 속에 담아내고 있다. 계절이 흐르면서 별자리는 인간 상상력의 신화와 만나고, 천문학과 만난다. 역사의 계절 속에서 별에 대한 인간의 탐구도 깊어 간다. 별이 만들어낸 신화와 과학이 만나는 지점에서 아이들은 무슨 꿈을 꾸고 무슨 별자리를 만들어낼까. 밤하늘 보면서 가다듬어 나갈 꿈으로 별자리 하나 가져 보길 바란다. -민성혜(이대부속중학교 국어교사 / 《소설이 묻고 과학이 답하다》 저자) 밤하늘에서 별자리와 별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별자리는 누가 만들었을까? 천문학은 어떻게 점성술과 갈라섰을까? 오늘날의 천문학이 탄생하기까지 어떤 사람들의 발견과 노력이 있었을까? 우주에는 어떤 기묘한 천체들이 있을까? 이 책은 밤하늘에서 별자리를 찾고 천체를 관측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별자리에 얽힌 신화와 전설, 천문학의 역사, 우주의 비밀을 알려 준다. -이충호(옮긴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