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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와 함께 춤을
첫 번째 콩깍지 천천히 자라서 더 사랑스러운 아이 새 사람 천천히 자라는 아이 콩깍지 사랑 민서야, 안녕 안녕 해봐 목욕 가는 날 엄마를 위해서라면 참된 시작 도라지꽃 흔들리는 날에는 상수의 장애인등록증 들꽃, 장애아의 엄마들 두 번째 콩깍지 시골이면 어때, 참 좋은 홍성 버스 시간이 지 맘대로여 화신슈퍼 뱀에 대한 오해 모두가 주인공인 잔치 작은 마음 만국기, 김밥, 솜사탕 참 좋은 가을날 쌍둥엄마 평화가 있는 집 아줌마, 스텝 밟어! 세 번째 콩깍지 내가 부르는 노래가 제맛 경상도 아내, 충청도 남편 양말을 갤 때마다 상사화 필 무렵 하나님의 숲 자전거 선생님 나의 노래 미안하다, 일순아 그 섬에 가고 싶다 봄날은 흘러 어디로 가는가 들꽃 앨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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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할머니 한분이 민해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물어봅니다.
“민해야, 우리 아가. 너는 어디서 왔느냐?” 할머니의 손은 거칠고 투박합니다. 팔십 년 세월 이 세상의 것을 만져본 손입니다. 민해의 손은 작고 야들야들합니다. 앞으로 팔십 년 세월 세상의 것을 만져보게 될 손입니다. 두 사람의 손을 보고 있자니 삶의 두 끄트머리를 함께 보는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할머니 물음이 마음에 다가와 걸립니다. 민해는 어디서 왔으며, 나는 어디서 왔으며, 할머니는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 ---〈새사람〉 엄마는 아이의 몸이 자라나도록 돕지만, 아이는 엄마의 영혼을 키우는지도 모릅니다. 아이의 자람과 움직임 하나하나를 지켜보면, 아이는 삶을 다시 가르치는 선생님이 됩니다. 저는 민서를 키우며 세상을 더 깊게 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장애아가 아니라, 세상에 둘도 없는 내 아이로 받아들이고 잘 키우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을 때, 제 영혼도 갓 태어난 아이가 되어 세상을 향해 새로 서 있을 수 있었습니다. ---〈참된 시작〉 장애인들이 사랑을 받기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잘못입니다.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들은 잘 압니다. 그 아이들이 주위의 비장애인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나눠주고 있는지, 또 나눠주고 싶어 하는지를……. 장애아로부터 소중하고 귀한 사랑을 받아 본 그 엄마들이 세상에 작고 작은, 그러나 참 따뜻하고 힘 있는 사랑을 들꽃처럼 다시 퍼뜨리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들꽃, 장애아의 엄마들〉 시간이 들어야 제맛 나는 음식들이 그뿐이겠습니까? 깻잎장아찌가 그렇고 고춧잎 김치가 그렇고 마늘장아찌와 마늘쫑장아찌가 그렇고 오이지가 그렇고 게장이 그렇습니다. 시골 아낙들이 때 맞춰 나는 찬거리들을 한번에 다 먹어치우는 것이 아니라 짬짬이 간장에, 액젓에, 소금물에, 갖은 양념에 재워 두고 삭혀 두어, 일 년 내내 질리지 않는 밥상을 만드는 바로 그 일에는, 시간이 가장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참 좋은 가을날〉 하나님의 숲은 제게 많은 위로를 줍니다. 한때 저는 사람의 숲에서, 일의 숲에서, 글자의 숲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길을 잃고 들여다보니 제 속엔 상처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알았던 하나님은, 그래서 제게 가장 필요한 것을 주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을 조용히 되돌아보게 하고, 그 시간이 지닌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만드는, 은유의 솔숲을 주신 것입니다. 그 숲에서 저는 예전의 허섭스레기 같은 기억들을 꺼내어 멀리 날려 보냅니다. 그런 날엔, 솔바람 소리는 때때로 파도 소리 같아서 먼먼 바다에 다다라 시름을 날려버리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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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살면서 길을 잃어버리니까
느닷없이 결혼하고 예고없이 장애 아이를 낳고 준비없이 시골에 들어간 마음 여린 엄마의 행복한 성장일기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거 아닌가요?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고 나이 들어가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난다. 살면서 잊어버리기 쉬운 것은 누구나 지금 이 인생을 처음 살고 있다는 거다. 부모에게, 아이에게, 친구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서툴 수밖에 없다. 잘못된 길을 선택할 수도 있고 상처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수줍고 평범한 학생시절을 보냈다. 20대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취직해서 회사 생활을 했고, 대도시인 서울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최신 패션이나 유행을 좇는 글도 썼다. 하지만 맞지 않는 옷이었나 보다. 30대에 접어들면서 눈물이 많아졌다는 말을 들어보면 그 마음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도시에서 자신보다 돈이 먼저인 시간을 보내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허전함은 약도 소용없는 감기처럼 계절에 따라 반복해서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친구다. 그렇지만 늘 삶은 우리에게 뜻밖의 문제와 행운을 건넨다. 저자는 취재차 찾아간 사람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고 다운증후군 아이를 낳으면서 그때까지와는 조금 다른 길을 걷게 된다. 그것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깊은 마음을 따라가는, 준비하고 의도하진 않았지만 의미 있는 길이었다. 우리 아이는 다운증후군이 있습니다 처음 아이를 낳았을 때 저자는 많은 것을 원망하고 슬퍼했다.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막막했을 것이다. 다운증후군, 장애라는 단어는 엄마와 아빠를 비롯한 온 가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처럼 사회적인 뒷받침이 부족한 곳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저자는 이 시기를 ‘눈물의 골짜기’라고 부른다. 엄마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고 생각한 민서였다. 누구보다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아이인 민서는 다른 사람에게 먼저 미소를 보냈고, 장애아라는 딱딱한 시선으로 아이를 바라보던 사람들의 마음까지 녹였다. 아이가 주는 감동과 기쁨은 장애라는 울타리도 간단히 넘을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사람들이 장애를 진단하고 정상에서 격리하는 생각과 행동은 때로는 기계적으로 이뤄진다. 어른들의 구별 짓는 마음과 시선을, 저자는 민서와 공중목욕탕을 다니면서 더 실감하게 된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부러움의 시선도 느낀다. 주변 사람들을 신경 쓰느라 맘껏 함께 다니지 못하는 장애 가족들도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 몸과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을 서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저자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남편과 함께 다운학교를 세우고 싶은 꿈을 가지게 되었고, 그 꿈을 바탕으로 홍성에 장애아동 치료센터가 세워지는 데 힘을 보탰다. 진짜 시골 인심은 시골 사람 아니면 몰라요 민서 엄마와 아빠가 장애인 운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 마을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민서를 어르고 달래준 홍성의 이웃 어른들이 아니었다면 지금 많은 부부들이 그렇듯이 육아에 지쳐서 친구를 만나는 시간도 내기 어려울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 여러 사람이 관심을 가져주면서 민서는 다른 다운증후군 아이들보다 더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저자는 마을에서 다운증후군을 가진 채 부모나 마을 사람들에게 별다른 보살핌 없이 자란 한 청년의 경우도 보게 된다. 그 청년에게 더 많은 관심과 교육이 있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면서 저자는 더 많은 장애인들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사람들이다. 아이를 낳고 시골에 살면서 저자는 이웃의 소중함을 몸으로 체험한다. 작은 반찬도 나누고 서로 보탬이 되고 의지가 되어준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어쩌면 도시는 삭막하고 시골은 따뜻하다는 단순한 비교가 아니라 저자가 얼마나 그런 사람들이 필요했는지, 또 그만큼 이웃들을 챙겼는지 알 수 있다. 아이를 키우며 비로소 어른이 되었습니다 수줍고 생각 많던 도시 처녀가 시골에서 이웃들과 무람없이 어울리고 먼저 손을 내밀 줄 아는 엄마가 되었다. 누구보다 사랑이 많고 또 필요한 민서 때문이다. 민서를 키우면서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자기 안에 있는 어린 아이를 만난다. 우리는 종종 작고 연약한 아이였을 때 받았던 상처와 기억으로 힘들고, 어쩌면 그걸 잘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 버거워 한다. 자신도 스스로가 왜 힘든지 잘 모를 때가 있는 것이다. 부모가 되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더 많아진다. 아이를 키우면서 어느새 생각이 깊어진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어쩌면 살면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많은 일들이 저마다 다른 의미로 우리를 키워주는 경험이고 기회가 아닐까.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고 생각하면 그만큼 자신이 성장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알려준다. 민서가 엄마에게 그러했듯이 이 책이 독자들에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