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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리스도는 왜 오른쪽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는가?
2. 꽃보다 아름다운 얼굴 3. 좌뇌와 우뇌가 보는 얼굴은 다르다 4. 아름다움을 느끼는 세포 5. 얼굴을 보는 두 가지 방식 6. 뉴런의 축복, 샤갈의 청색 7. 피카소와 김홍도에게 시지각을 배우다 8. 직선을 사랑하는 뉴런들 9. 형태를 맛보는 사람 10. 피카소, 이 한 장의 소묘 11. 부딪치는 색상 12. 고흐가 원했던 것 13. 르누아르의 선택, 움직임의 표현 14. 인상주의의 색감 만들기 15. 흐르는 강물처럼, 타오르는 불길처럼 - 옵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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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 반대편에 서 보기
-- 최세라(rasse@yes24.com)
외출에서 돌아 와 거꾸로 세워진 자신의 그림을 보고 반해 구상미술을 포기하고 추상미술로 선회한 칸딘스키, 인화 도중 조수의 실수로 빛에 노출되어 얻어진 만 레이의 ‘솔라리제이션’ 기법. 이런 ‘우연’이 주는 선물 속에는 어떤 미의 법칙이 숨어 있을까? 시대마다 달랐던 예술 기법들과 작품이 발현하는 심미적 느낌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최근 ‘신경미학’이라는 새로운 학회가 미국에서 출범되면서 뇌와 아름다움을 연결짓는 새로운 미학이 등장해 아름다움에 관한 기본 공식들을 찾아내고 있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세포나 기관이 따로 있다면야 논쟁의 시간은 훨씬 줄어들겠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멀리 예술작품에 갈 것도 없이 우리도 매일 수십번씩 미남과 추남을 구분해 내고, 예쁜 옷과 멋진 건물들을 찾아낸다. 그러나 기분은 좋아질지언정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었던 ‘미의 인식’에 관해 신경미학 학파(미술심리학자)들은 육체의 중추인 ‘뇌’와 ‘미(美)’을 짝지어 그럴듯한 공식들을 여럿 만들어 내고 있다. 가끔 아름다움은‘마음’에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우리의 구태의연함을 비웃기라고 하듯. 아름다운 여성의 얼굴에 반응하는 뇌의 부위는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마약을 복용하거나 돈을 볼 때 흥분하는 부위와 같다고 한다. 아름다움이 쾌감, 만족, 각성과 관련되어 있다면 이 기제를 자극하는무엇인가를 갖춘 예술작품도 아름답다고 인식된다.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저자는 많은 유명 회화들과 사진들을 근거 자료로 제출했다. 모두 똑같이 오른쪽으로 고개를 떨군 십자가의 그리스도, 묘한 미소를 띈 모나리자, 오른쪽 중심 그림의 편안함을 거부했던 고야, 궁극의 청색을 만들 수 있었던 샤갈의 비밀, 관객의 시선을 묘하게 조종한 고흐 등 대가들의 작품에 숨겨진 미의 법칙들을 끌어내 우리의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뇌의 반응을 통해 미의 규칙을 찾아가는 과정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이미 의도적으로 미를 만들어 낼 줄 알았던 거장들의 감각에 더욱 감탄하게 된다. 그들에게는 신이 내린 발달된 뇌와 특별한 호르몬, 말 잘 듣는 재주많은 손이 있었던 것 같다. 무척 마음에 드는 그림 앞에 행복한 표정으로 서 있다. 누군가 다가와서 이 그림이 왜 아름답냐고 묻는다. 이 때 “내 후뇌에 있는 청반에서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뉴런으로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또는 “원근법과 보색대비가 완벽하고, 공간배치가 우리의 우뇌와 좌뇌의 인식을 고려해 무척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한다면 이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남긴 마지막 고민은 놓치고 말았다. 알다가도 모를 것 같은 ‘아름다움’이라는 연모의 대상을 위해 조금씩 다가가고 있을 뿐인 신경미학은 연적인 ‘내적경험’과 어떻게 풀어가야할 지 아직 알지 못한다. 신경미학은 미술기법의 배후 원리를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표현할 수 있게 해 미술교육과 기업발전, 인간본성 이해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또한 시작 단계에 불과한 연구 성과들을 토대로 ‘총체적 아름다움’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걷고 있다. 인간 자신과 미에 대한 갈망과 호기심이 말라버리지 않는 한, 신경미학자들의 할 일은 더욱 쌓여만 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