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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잠 / 김경희
어떤 날 / 김종현 천국만화방 / 김형진 홀릭 / 박금애 아라한 / 박달선 남자가 들어왔다 / 백도윤 씨크라멘 / 안미아 황금 더듬이 / 양미경 고독한 식사 / 윤희웅 개의 나날 / 이영희 그림자를 잃다 / 이정희 고해(告解) / 전명순 마이크로 / 최경숙 커피향이 퍼지면 그녀가 온다 / 황유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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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위기라는 말이 저명한 평론가의 유언처럼 심각하게 들려옵니다. 소설은 제 역할을 다했다는 말도 비상계엄 하의 포고령처럼 무겁게 떠돌고 있습니다. 그 소리가 우리의 귀를 후비고 들어와 앉아도 우리는 소설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소설 쓰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위기 없는 삶을 살아보지 못해서, 앞으로는 제 역할을 잘하고 싶어서 더욱 소설에 매달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나간 삶을 돌아볼 때, 시간은 우리의 심신 안으로 들어옴을 확실히 느낍니다. 우리에게 과거는 슬픔 덩어리이지만, 글 쓰는 순간순간은 즐거움입니다. 단어 하나하나로 과거를 잘 붙들어, 문장 한 줄 한 줄로 엮어나갈 때마다, 슬픔이 조금씩 녹아 없어짐을 확실히 느낍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콩쥐의 일감과도 같았습니다. 하염없이 문장을 써나가도 잘 보이지 않는 삶의 진실, 아이러니 없는 자신의 진면, 거울 같은 마음……. 자정을 넘긴 부엌 식탁에 불을 밝히고, 식구들 잠꼬대와 코고는 소리를 볼펜으로 누르며 새벽을 맞았습니다. 식구들과 못 나눈 대화와 모자란 잠을 이 소설집으로 보상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적어나갔습니다. 「황금 더듬이」. ‘소설탄생’의 두 번째 작품집 제목처럼 우리는 이번에 더듬이를 새로 장만했습니다. 황금으로 된 더듬이입니다. 오래도록 변치 않는 황금의 가치를 찾아내려는 우리의 의지입니다. 삶을 더듬을수록 선명하게 보이던 우리 자신의 모습이 이젠 덜 부끄럽습니다. ‘황금 더듬이’로 살펴낸 삶의 신비에 많이 동참하시어 모두 황금빛을 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여기 모인 소설들은 우리 시대를 온몸으로 겪어나가는 생활인이면서 작가, 시인들의 마음의 거울이다. 거울을 통해 바라보이는 모습이 지금 우리들이다. 삶의 편 편을 잘 말려서 애써 붙여놓은 모습이다. 「소설탄생」의 두 번째 작품집인데, 지은이들에게는 자랑스럽기도, 쓸쓸하기도, 부끄럽기도 할 것이다. 바로 이 시대의 우리 모습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