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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중고-상] 그래서 우리는 계속 읽는다
책세상 2016.01.20.
원서
So We Read On
판매자
탱자나무441
판매자 평가 5 21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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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_ 9
1. 물 그리고 물, 어디에나 _ 41
2. “야망과 성공의 땅에서” _ 103
3. 랩소디 인 누아르 _ 163
4. 중서부 싸구려 작가와 그의 걸작 _ 205
5. “물 위에 제 이름을 쓴 사람, 여기 잠들다” _ 271
6.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_ 329
감사의 말 _ 377 / 참고문헌 _ 383 / 후주 _ 404 / 찾아보기 _ 413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28쪽 | 568g | 140*209*30mm
ISBN13
9791159310461

책 속으로

나는 30년 동안 신간 도서의 서평을 썼다.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1925년의 과거로 돌아갔다고 상상한다면, 솔직히 스크리브너스에서 보낸 책 봉투를 뜯어서 《위대한 개츠비》라는 얇은 소설을 봤을 때 나의 첫 반응은 이랬을지도 모른다. ‘오, 또 피츠제럴드야. 책은 얄팍한데, 제목은 또 뭐라는 거지.’ 소설 서평을 쓸 때면 보통 50페이지까지 본다. 그때까지 이야기에서 괜찮다 싶은 무언가(배경이든 인물이든, 이야기든, 화자의 목소리든)가 나를 붙잡지 않으면, 나는 다른 서평 후보로 넘어간다.《개츠비》의 경우 50페이지쯤 읽은 다음 닉의 목소리에 빠졌을 것이다. 적어도 나는 이렇게 믿고 싶지만, 누가 알겠는가. 문학적으로 뛰어난 작품을 알아보는 일은 사실 우발적이다. --- p.255∼256

나는 문학 작품은 실력대로 대접받게 된다고 믿는다. 뛰어난 작가는 끝내 드러나게 마련이라고. 그러나 ‘끝내’라는 말이 문제다. 실력대로 대접받는 일에 기한이 정해진 건 아니다. --- p.266

“책이 절판되지 않고 계속 나왔으면 좋겠어. 스코티가 친구들한테 아빠가 작가라고 말해놨는데 책을 구할 수 없다면 한동안 이상하지 않을까. 25센트짜리 책으로 인쇄되어서라도 《개츠비》가 계속 사람들의 시야에 있길 바라. ‘그래도 안 되면 이 책은 인기가 없는 거지.’ 그런데 잘될 가능성이 ‘있긴 할까?’ 부당한 일이야. 그렇게나 정성을 쏟았는데. 지금도 이미 내 인지가 붙은 책은 미국 소설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어. 단지 ‘작은’ 규모로만, 나는 작가야.” --- p. 268∼269

1919년 젤다가 스콧에게 준, 글씨가 새겨진 은제 휴대용 병. 피츠제럴드의 지팡이. 헤밍웨이가 피츠제럴드에게 증정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한 부. 피츠제럴드의 (사인 없는!) 스크리브너스와의 《위대한 개츠비》계약서. 와우! 와우! 와우! 나는 악명 높은 문학 여행자들처럼 행동한다. 진짜를 손에 쥘 때는 부정할 수 없는 전율이 흐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츠제럴드는 이디스 워턴, 제임스 조이스, 이사도라 덩컨처럼 본인이 숭배한 작가들과 예술가 앞에서 끊임없이 무릎을 꿇으며 진짜 멋없는 문화광처럼 행동했는데, 내가 왜 눈치를 봐야 하는가. --- p.316∼317

이 작품은 계급 문제와 “벌기와 쓰기”의 궁극적인 공허를 다루는 가장 위대하고 위대한 미국 소설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흔히 (그리고 실수로) 1920년대에 자리 잡기 시작한 소비사회를 찬양하는 소설로 회상한다.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이런 식으로 《개츠비》를 읽는 문화적 방식은, 이 소설이 던지는 질문들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미국적 성공을 이룬 뒤 치러야 할 대가에 관해 던지는 허를 찌르는 질문들 말이다. --- p.361

《위대한 개츠비》에는 나 또한 이해하지 못한, 이해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은 위대하다. 내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에 중요한 뭔가가 있으리라. 내가 이해를 못하니 독자로서 내가 실패한 것 같다거나 작가로서 피츠제럴드가 실패한 게 아니다. 예를 들어, 나는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여섯 페이지 반을 정말 완전히 만족스럽게 읽어 내리지는 못한 것 같다. 비평가 조너선 야들리는 이 소설을 일고여덟 번 읽고 마지막 부분이 “미국 문학을 통틀어 가장 아름답고, 진실하다”고 말했다. 나는 피츠제럴드의 목표를 일부 이해하지만, 더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츠비》를 또 읽어야 한다. --- p.372

《위대한 개츠비》를 처음 읽고 나면, 우리는 언제까지고 그 책을 다시 읽게 된다. 마지막 여섯 페이지 반, 특히 마지막 두 단락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베토벤 9번 교향곡이나 〈헤이, 주드〉를 두 번 들을 때 겪는 일과 비슷하다. 작품의 끝에 뭔가 특별한 게 있다는 걸 아는 것이다.

--- p.374∼375

출판사 리뷰

《위대한 개츠비》의 열성팬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미국 영문학자가
소설을 읽는다는 것, 소설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뜨겁고 유머러스하게 보여주는 독서 에세이


2016년 1월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검색창에 ‘위대한 개츠비’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단행본 134건, 학위논문 50건을 포함해 총 1,122건의 자료 항목들이 화면을 채운다. 보통 한 해 50만 부쯤 팔리는 소설책 《위대한 개츠비》는 “전 세계적으로 약 2천5백만 부가 팔렸고 42개 국어로 번역되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동명의 영화가 개봉되었던 2013년에는 판매량이 무려 세 배로 뛰었다고 한다. 미국 전체 책 판매량으로는 2위를 기록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고등학생 필독 도서로 부동의 1위로 꼽힌다.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가르치고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프레시 에어〉에서 책을 소개하고 있는 모린 코리건은 자타공인 《위대한 개츠비》의 열성팬이다. 이미 이 작품을 쉰 번도 넘게 읽었고, 전국을 돌며 이 작품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으며, 책 전문을 7시간에 걸쳐 소리 내어 읽는 공연 〈개츠〉를 관람하기 위해 추수감사절 전날 바쁜 시간을 쪼개 새벽 버스 여행을 감행하기도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 역시 처음 읽었을 때에는 이렇게까지 이 작품을 좋아하게 될 줄 전혀 몰랐다고 고백한다.

미국의 재즈 시대와 ‘잃어버린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가 1925년에 처음 《위대한 개츠비》를 발표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도 모린 코리건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 무관심했다. 〈뉴욕 월드〉지에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최근작은 실패작”이라는 서평이 실렸고, 초판 20,870부가 소진되고 나서 찍은 재쇄 3천 부의 일부는 피츠제럴드가 1940년 12월 21일에 사망할 때까지 여전히 출판사 창고에 남아 있었다. 《위대한 개츠비》는 거의 완전히 잊혔다가 수십 년이 지난 1950∼1960년에 갑자기 부활해 수많은 연극, 영화, 드라마 시리즈로 재생산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가장 위대한 미국 소설로 떠올랐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읽는다》는 2차 세계대전과 미국 출판계의 ‘페이퍼백 혁명’, 텔레비전의 보급 등 미국의 역사적, 사회적 사건들의 영향으로 《위대한 개츠비》가 망각에서 빠져나와 미국 현대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히게 되는 여정을 끈질기게 추적하는, 오롯이 《위대한 개츠비》만을 위한 독서 에세이다. 저자 모린 코리건 스스로는 “가장 사랑하는 소설로 떠나는 개인적인 여행”이라고 표현한다. 시쳇말로 ‘오덕’이라 불리고도 남음직한 한 미국 영문학자가 F. 스콧 피츠제럴드에게 바치는 애정 어린 헌사로 가득한 이 책은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지만, 이 작품이 왜 훌륭한지, 왜 고전 목록에 오른 것인지 잘 이해할 수 없었던 이들에게 그 매력을 다각적으로 풍성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소설을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소설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뜨겁고 치밀한 방법으로 보여준다.

미국의 정체성과 가능성에 대해
직관적이지만 모순된 시적 언어를 쏟아내는
우아한 사기꾼 피츠제럴드와 그의 대표작 《위대한 개츠비》

“나는 2012년에 퓰리처상 소설 부문을 심사하러 들어갔었다. 세 심사위원이 보기에 《개츠비》는 북극성과도 같았다. 우리는 망루에 올라 《개츠비》가 해낸 불가능에 가까운 과업을 성취한 다른 소설이 없나 열심히 찾았다. 그 과업이란, 미국에 대해 큰 담론을 제시하면서도‘동시에’글을 아름답게 쓰는 것이었다.” (18쪽)

모린 코리건은 헛된 꿈을 좇다가 허망하게 죽고 만 불행한 사내가 나오는 아름답고 슬픈 사랑이야기로만 알려진 《위대한 개츠비》가 사실은 ‘계급’을 다룬 미국의 소설 중 가장 위대한 작품이라고 말한다. 주인공 제이 개츠비는 아메리칸드림을 진심으로 동경하고 벤저민 프랭클린처럼 목록을 작성해 끊임없이 자기 계발에 힘써 신분상승을 이루어낸다. 하지만 피츠제럴드는 개츠비가 행복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오히려 계급이라는 “보이지 않는 그물”에 걸려 추락하도록, 톰 뷰캐넌으로 대표되는 상류층들에게 조롱받고 무시당하도록, “남부 백인 소녀”의 화신인 데이지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없도록 만든다. 그럼으로써 아메리칸드림의 허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모린 코리건은 《위대한 개츠비》가 1차대전 이후 쓰인 신학적으로 회의적이고 오만한 걸작군에 속하며, 낭만적인 사랑에 대해서도 시니컬한 작품이라고 말한다. 신에 대한 믿음 대신 ‘광고’라는 새로운 우상이 등장하고, 사랑 대신 타인에게 마냥 무릎 꿇는 자아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피츠제럴드는 이러한 냉혹한 현실 인식을 서정적인 언어로 전달한다. 모린 코리건의 말에 따르면, 《위대한 개츠비》는 매우 드물게도 플롯이나 캐릭터가 아니라 ‘목소리’가 이끄는 소설이다. 독자들은 작중 인물인 닉 캐러웨이가 과거를 회상하는 독백을 통해 2년 전 여름에 있었던 일을 ‘듣는다’. 이를 위해 피츠제럴드는 미국의 일상적인 표현들을 살리면서도 시적이고 압축적인 문체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모린 코리건은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한다.

“소설의 마지막은 지금껏 미국에 대해 쓰인 글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문장으로 되어 있다. 개츠비가 명예를 잃고 몰락했으니 엄숙한 상황이기는 하나, 소설의 언어는 들떠 있다. 《개츠비》의 줄거리는 아메리칸드림이 신기루일 뿐이라고 넌지시 일러준다. 하지만 작가가 골라 쓴 단어들을 보면 그 유혹에 저항하기 어렵다. 《개츠비》는 양쪽 모두에 걸쳐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은 미국 고등학생들이 빨리 읽어치우기 딱 좋은 분량의 다른 책들과 사실 거리가 멀다. 미국의 정체성과 가능성에 대해 직관적이지만 모순된 시적 언어를 쏟아내는 우아한 사기꾼이다.” (21~22쪽)

“인생이 무한하다면…”
애정과 사심으로 충만한 소설 읽기의 실제

그러나 이 책의 진정한 백미는 문학비평의 바깥에 서서, 사랑의 콩깍지가 씐 눈으로 《위대한 개츠비》의 매력을 이야기하는 부분들에 있다. 저자 코리건은 보물을 찾아내듯 《위대한 개츠비》에 숨어 있는 놀라운 점들을 발굴해낸다. 이를테면 개츠비가 데이지와의 재회를 앞두고 “뒷문으로 도망쳤다가 현관으로 돌아와 격식을 차리고 문을 두드리는” 대목을 언급하며 이 장면 묘사가 얼마나 익살스러운지 감탄한다. 그러고는 이 재회 장면이 전체 189쪽 분량의 이 책에서 91쪽, 즉 거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음을 지적하며 이 작품이 얼마나 정교하게 짜여 있는지 또 감탄하는 식이다. 심지어는 4장 시작 부분의 파티 참석자 명단 속에 ‘코리건 부부’라고 자기 이름이 등장한다며 “마치 이 소설이 나의 지적 허세를 꿰뚫어보고 나를 찾아낸 것 같았다”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진정한 덕후는 부지런해야 하는 법. 모린 코리건은 책상 앞에 앉아서 책만 들여다보지 않는다. 그녀는 ‘더 알기 위해’ 작품 속에 배경으로 등장하는 롱아일랜드 해협으로 개츠비 보트 투어를 떠나고, 연극 [개츠]에서 닉 캐러웨이 역을 맡은 배우 스콧 셰퍼드를 만나 의견을 듣기도 한다. 《위대한 개츠비》가 처음으로 부활한 기념비적인 순간을 찾아 국회도서관 지하 서고의 진중문고 선집과 미국 문학 선집 코너를 헤매는가 하면, 처음 그 소설을 접한 고등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모교를 방문하기까지 한다.

코리건의 ‘사심’은 이 책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피츠제럴드가 어린 시절에 교우 관계에 어려움을 겪었던 일화를 이야기하면서 “과거로 돌아가 젊은 F. 스콧 피츠제럴드에게 ‘진정하고, 차분하게 처신하라’고 텔레파시로라도 말해주고 싶다”고 끼어드는가 하면, 피츠제럴드가 이사도라 덩컨이나 이디스 워턴 앞에 무릎 꿇었던 일화를 전하면서는 프랭크 오하라가 쓴 〈시(라나 터너가 쓰러졌다!)〉의 마지막 구절, “오, 라나 터너, 우리는 당신을 사랑해요. 일어나세요”를 떠올리기도 한다. 피츠제럴드와 젤다가 처음 만난 순간을 이야기할 때는, 델모어 슈바르츠의 단편 〈책임은 꿈으로부터〉에서 화자가 부모의 연애사를 비추는 스크린을 향해 외치는 것처럼 “결혼하지 마요. 마음을 고쳐먹기에 늦지 않았어요, 둘 다”라고 외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코리건은 온라인 사이트 월드캣에 ‘위대한 개츠비’를 조건 검색했을 때 자료가 250종이 뜬다며, 이렇게 중얼거리기도 한다. “인생이 무한하다면 좋을 텐데.”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또 읽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이제 지겹지 않아?”라고 질문하는 지인들에게 정직하게, “아니”라고 대답한다는 모린 코리건. 책의 제목 ‘그래서 우리는 계속 읽는다’조차 《위대한 개츠비》의 마지막 문장에서 따온 그녀가 심지어 이런 다짐으로 이 책을 끝맺을 때는 두 손 두 발 다 들고 싶어진다.

“나는 아직도 충분히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더 열심히 보고 더 빈틈없이 읽고 싶기 때문에, 1년쯤의 시간이 흐르도록 내버려두고, 다시금 피할 수 없이 《개츠비》를 뽑아들게 될 것이다.” (376쪽)

그러나 모린 코리건을 흉내 내어 ‘사심을 담아서’ 말하자면, 이런 점들 때문에 이 책이 좋다. 그녀의 열정이 바이러스처럼 전염되어 읽는 이의 마음까지 뜨거워지고, 나까지 《위대한 개츠비》의 덕후가 되어버릴 것 같아서 이 책이 좋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저자의 사심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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