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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18년 동안 우리나라에 외국인노동자들이 가장 많다는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무료상담을 했다. 이때가 그의 나이 60세. 그가 외국인노동자들을 대리해 떼인 돈을 받아준 게 무려 236억 원 정도이다. 그는 왜 60세에 이런 새로운 인생을 살기 시작했을까? 그 이전에는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이 회고록은 그의 말대로 “그동안 완전히 망했고, 고되게 일해 온” 이야기다.그는 심각한 이야기를 유쾌하고 명랑하게 풀어내는 재주가 있다. 아무나 못 하는 재주다. 그런데 유쾌하고 명랑한 문장 속에서 심연보다 더 깊은 비극과 아픔과 쓰라림을 느끼게 하는 더 뛰어난 재주가 있다. 그의 인생 이야기를 읽으면 순간순간 책을 놓고 그 비감함을 다스리느라 한참 먼 산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그는 일부러 이렇게 회고록을 쓴 것이 아니라 원래 그렇게 글을 쓴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자신을 정의했고 그렇게 인생을 기록했다.머리말에서 이렇게 밝힌다.“이 책은 일반적인 회고록과 서술 방식이 좀 다르다. 요새 독자들은 그럴싸한 말들로 자기 삶을 은근히 기리는 그런 이야기에는 별 관심이 없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나에 대해 깊은 연구를 하거나 각별한 애정을 가진 분이라면 그래도 꾹 참고 앙앙불락 읽겠지만, 뭐 그럴 사람은 별로 없기도 하고.일단 재미나게 쓴다. 재미있다고 진실에서 먼 것도 아니고, 진지하다고 진실에 더 가까운 것도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다. 진실은 자비롭지 않다는 말은 있지만 ‘진실은 재미롭지 않다’는 말은 못 들어 봤으니까.”그는 처음에 회고록 집필을 경기를 일으킬 만큼 반대했다. 그러나 “써 봐. 너의 인생이 그리 만만한 인생이 아니야”라는 지인의 말에 용기를 냈다. 어느 인생인들 만만한 것이 있겠나만 한윤수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떻게 이런 시간을 견뎌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고난의 시간을 마치 뒤에 커다란 빽이라도 가진 듯 유희하며 관조했다는 것이다. 타인이 함부로 그의 인생을 논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대단한 여유와 단단한 자존감은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는 60세에 목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인생의 꽃다운 나이를 지지리도 고생하면서 보내고 말년은 또 외국인 노동자들 인권을 위해 지지리도 고생하면서 보냈다. 이는 진정 그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하나님이 찬란한 그의 마지막 순간을 위해 빌드업해 놓은 인생이 아닐까?한윤수는 신에게 “왜 나였냐고 묻고 싶었다. 그러나 짐작은 간다”라고 말한다.“나는 도시에서만 살아온 완전 도시 출신인데, 아무 관련도 없는 경기도 고양군 신도읍 오금리, 농촌에 들어가서 23년, 또 아무 연고도 없는 화성 땅 공장 지대에 와서 18년, 도합 40여 년 동안 광야를 헤매고 다니며, 이런 표현을 써서 대단히 죄송하지만, 솔직히, 별 지랄을 다 하고 다녔다.이거 보통 미련한 사람이 아니면 못 한다. 일단 심술과 고집이 세고 악질이어야 한다. 물론 나는 거기에 최적화된 인간이었다. 어려서부터 부모 말을 안 들었고, 선생님한테도 고분고분하지 않았으며, 군대나 회사에서도 윗사람 말을 안 듣고 반항하기 일쑤였다.그러나 이것만 가지고 40년을 버틸 수는 없다. 꾸준히 세월을 끌고 갈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나는 그것이 연민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불쌍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불쌍한 사람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신은 이런 나를 올가미를 씌워서 농촌으로 보냈다가, 공장 지대로 보냈다가, 한 것이 아닐까 하고 짐작만 해 볼 뿐이다.이 책은 미사여구로 포장한 인생이 아니다. 한윤수 식의 유행어, 비속어가 섞인 맨 피부와도 같은 인생의 기록이다. 장황한 묘사도 없고 자랑하는 에피소드도 없다. 65개의 꼭지로 이루어진 재미난 에세이 같다. 책을 잡으면 그저 단숨에 읽어 버릴 만큼 맛깔나고 재미나고 눈물겹다. 회고록을 이렇게도 쓸 수 있다는 것을, 이런 회고록도 깊고 묵직한 인생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을, 오히려 그래서 더욱 감동이 깊어진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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