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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전편 『KGB 스파이 유리』에서1. 포섭2 . 재회3. 아이코4 . 파견5 . 마카오6. 예레나7. 밀수8. 9.9절9. 576kg10. 소환11. 신년12. 위조13. 위축14. 사스15.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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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어머니는 중환자실로 옮기셨다. 식사는 콧속 호스로 하고 있었고, 마사지를 자주 하고 안마기로 근육을 움직여서 혈액순환을 도와주고 있었지만 다리는 접히고 오그라들고 있었다. 어머니는 손을 움직일 틈만 나면 불편한 콧속 호스를 뽑아내려 했다. 이렇게는 더 살지 않겠다고 고통만 연장시키는 연명을 거부하시는 것 같았다. 몸을 아예 움직이지 못하게 두 손목을 병상 가드레일에 끈으로 묶어 놓고 있었다. 말기의 병상은 참혹한 형틀이었다. 이게 십자가가 아니면 무엇이 십자가이겠는가? 이제는 패혈증과 폐렴 증세가 수시로 찾아오고 있어 이것을 피해 내는 것이 생명 연장이었다.그 중환자실의 병상에는 모두가 수주일 내로 또는 길어 봐야 몇 달 내로 임종하실 분들이었다. 어머니를 찾아다니던 몇 달 동안에 맞은편 병상도 옆 병상도 환자들이 자꾸 바뀌고 있었고 또 어머니를 찾아가서 옆에 서 있는 사이에도 옆에서 건너편에서 돌아가시는 분이 있었다. 유리의 눈에는 그 병실 환자들의 얼굴들 모두가 연옥 영혼들처럼 보였다. 어느 밤 꿈속에서는 얼굴도 이름도 모를 수십 명 잿빛의 얼굴들이 유리를 향해 무리로 앉아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 모든 얼굴들이 흑백도 아닌 화장한 유골의 회색이었고 어둡고 초라한 모습이었다. 자신들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갈망하는 연옥 영혼들 같았다. 그 꿈은 잊히지도 않고 생생하게 새겨져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 「2. 재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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