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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 시간이 온 모양입니다.
2. 장미 문신 3. 신더스 4. 독배 5. 엘레판트 맨 6. 에쿠우스 7. 사로잡힌 영혼 8. 동지섣달 꽃 본 듯이 9. 숨은 물 10. 우리가 서로를 알지 못했던 시간 11. 메디아 환타지 12. 이디푸스와의 여행 13. 오이디푸스 3부작 14. 안티고네 15. 그곳에 간 적이 있다 16. 인간 리어 17. 내마 18. 햄릿 1999 19. 햄릿 프로젝트 20. 봄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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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으로 가득 찬 사람들을 만나는 행복, 그들과 뒹굴면서
온갖 치부를 다 드러내놓고 웃어넘기는 정직한 행복 화를 내거나 미워해도 사람과의 만남이 정겨운 그리운 연극 .... . 개막 때의 짜릿한 전율 관객의 환호에 돌아버릴 것 같은 쾌감 막 내린 후의 실신 그리고 오랜 동안의 고독을 무대는 내게 선사한다. 내기 살아있는 동안 나와 함께 더불어 사는 사람들과 이렇게 뜨거운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연극 말고 어디 있을까? 내가 죽으면 나의 연극은 사라진다, 살아서 살아 있는 만큼 뜨겁게 살 수 있는 방법으로 연극만 한 게 또 어디 있겠는가? 연극은 그래서 생명의 예술이다. 살아 있는 배우의 육신과 그의 호흡 하나하나에 우리의 오감은 충동을 겪는다. 그리고 그때 그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그것이 연극의 매력이다. 살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들을 공유하며 사는 것, 바로 연극 철학이다. --- p.92~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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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필자소개 / 소문난 잠꾸러기에 게으름뱅이, 그러나 실험적이며 도발적인 여자
그녀는 잠꾸러기다. 낮 12시가 되어야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먹을 것, 심지어 입는 것까지 동료나 단원들, 남편과 친정 엄마가 챙겨줘야 버티는 나사가 빠진 여자다. 공과금 영수증 하나 변변히 챙기지 못해 몇 개월씩 한꺼번에 연체료를 물기 일쑤이고 보면 천하에 없는 게으름뱅이가 분명하다. 있을 땐 부자이고 없을 땐 거지인 여자, 일년 내내 부자와 거지 사이를 오가며 그래도 희희낙락 즐거운 여자. 현실과 비현실을, 일상과 작업을 구분하지 못하고 대충 버벅거리며 사는 불구의 여자. 그러나 작업에 부딪히면 무섭게 빠져드는 여자, 몇날 며칠이고 밤을 지새는 여자. 그녀의 무대는 힘이 넘친다. 실험적이며 도발적이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무대에는 팬이 많다. 한국을 이끄는 100인에도 선정되었고 한국의 웬만한 연극상도 휩쓸었다. 국제무대에서도 명성을 날렸던 여자, 그녀가 바로 김아라다. #2. 제목 설명 / 막이 내리면 그를 잊어야 한다. 그래서 바람둥이로 살아야 하는 여자 그녀는 무대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녀는 스스로도 “내가 연극이고 무대가 현실 같다”고 한다. “내가 나비이고 나비가 나이런가”라고 한 장자의 말과 여러모로 닮아 있다. 그녀는 연극 속에서 남의 인생을 산다. 그 사람처럼 먹고 입고 자고 걷고 생각하고 말하고 쓰고 화내고 욕하고 웃는다. 그녀는 연극 속에서 햄릿이되기도 하고, 이오카스테가 되기도 하고, 내마가 되기도 하고, 다이사트가 되기도 하고, 알런이 되기도 하고, 트레브즈 박사가 되기도 하고, 엘레판트 맨이 되기도 하고, 세라피나가 되기도 하고, 오이디푸스가 되기도 하고, 리어가 되기도 하고, 안티고네가 되기도 하고, 장승업이 되기도 하고, 광주시민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막이 내리면 그를 잊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을 버리고 오직 그만을 지독하게 사랑한 끝에 만들어낸 그를 잊어야 한다고 한다. 그가 누군지 기억할 필요도 없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의 답은 간단하다.‘다시 새로운 그를 만나기 위해서'다. 새로운 그를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바람둥이로 살아야 하는 여자. 그녀는 여전히 관객의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각인된 문신으로 그를 새겨 놓고 다시 새로운 그를 찾아 떠난다. #3. 책의 내용 / 19편의 무대와 73편의 세상이야기 혹은 '나는 연극이고 무대가 진실이다' 그녀는 한때 시인이 되고 싶었다. 바닷가를 맴돌며 원고지 가득 모래알처럼 반짝이는 아름다운 시어들을 채워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그녀의 삶에 끼어 든 연극 한편이 그녀의 운명을 바꾸고 말았다. 연극영화과를 들어가고 연극유학을 떠나고….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시인이었다. 그녀는 원고지 대신 무대 위에 시를 썼다. 그녀의 무대는 바닷가 모래알처럼 반짝이는 언어들로 가득 채워졌다. 그녀는 무대 위에 아름다운 시어들을 뿌리는 음유시인이었다. 이 책은 아름다운 언어를 무대 위에 뿌리는 음유시인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녀가 지금까지 연출한 19편의 무대와 그 무대 위에서 만난 일상과 사랑과 추억에 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자신과 무대와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철학자의 그것을 닮아 있기도 하고, 평범한 딸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그것을 닮아 있기도 하고, 사랑에 빠진 여인의 그것을 닮아 있기도 하고, 부조리에 저항하는 투사의 그것을 담아 있기도 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무대를 통해 그녀가 맺은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들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그녀는 그녀의 무대에 오른 배우나 작가, 스태프들을 지독하게도 사랑했다. 때론 스캔들에 휩싸일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그녀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연극이 끝나기 전에 모두 그녀의 포로가 되고 만다. 그녀를 통해 처음으로 연극 무대를 만난 <메디아 환타지>의 강수연과 홍경연, <신더스>의 송영창, <사로잡힌 영혼>의 신구와 김재건, <햄릿 1999>의 권성덕과 유인촌과 이혜영, <오이디푸스 3부작>의 남명렬, <햄릿 프로젝트>의 김형태, <독배>의 이호재와 손숙, <엘레판트맨>의 정보석, <숨은물>의 지춘성과 방은진, <에쿠우스>의 최민식이 그랬다. 작가 이강백과 장정일이, 문화 평론가 조병준, 베를린 세계문화의 집 요하네스 오덴탈 박사, 일본의 무대감독 호리 도시카주, 덴마크 여자 이바, 가수 장사익, 작곡가 임동창, 젊은 나이에 저 세상으로 간 국립극단 배우 김명환이 그랬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쓴 시처럼 살다 간 기형도가 그랬고, 집도 절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무명시인 터빈이 그랬고, 응생이라고도 하고 응칠이라고도 하고 팔푼이라고도 한 쓰레기 치우는 남자도 그랬고, 학창시절에 받은 러브레터 한 장을 여지껏 간직하고 있는 서소문 아줌마가 그랬고, 호숫가 맞은 편에 살고 있는 허리 굽은 홍씨 할머니가 그랬다. 또한 이 책에는 천사같은 딸 가람이, 천방지축 철없는 여자가 터트리는 사고 연발의 인생을 늘 말없는 선비의 모습으로 바라봐 주는 남편 김진해, 친정 어머니 김진자, 극단 무천 식구들의 모습이 소묘처럼 담겨 있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은 무대 위에 있든 일상에 있든 추억에 있든 모두 연극과 관련을 맺는다. 읽는 사람마저 그녀의 삶이 무대인지 무대가 그녀의 삶인지 헷갈릴 정도다. 그녀가 연출한 19편의 무대와 그것으로부터 파생된 73편의 세상이야기가 읽는 사람을 사로잡는다. 그녀의 무대가 그랬던 것처럼. #4. 필자의 말/이제 시간이 온 모양입니다. 일상은 풍경으로 서있고 무대 위에는 진한 삶의 표정들과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한 몽상가의 삶이 무대 위의 시간을 채웠지만 막이 내리면 그 모든 것들은 사라져 버립니다. 언제나 시작과 끝을 반복할 뿐입니다. 충동과 격정이 아니라면 움직이지 못했던 시간들, 뭔가 많은 이야기를 세상에다 대고 한 것 같지만 정작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듯 정적뿐인 시간들이 흘러갑니다. 때로 몰려오는 상념 한 자락을 붙들고 조금씩 정리를 했던 글들, 그 메모장을 끼고 혼자 축배를 듭니다. 이제 넘쳐나는 서가를 비우고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추억 속에 채워야 할 시간이 온 모양입니다. 1986년 여름부터 2000년 여름까지, 내가 했던 작업의 단상들을 골라 묶습니다. 무대를 함께 가꿔온 분들에게는 엽서 한 장을 띄우는 가벼운 기분으로, 15년 동안 창고 같은 연습실에서 사느라 마음을 내비치지 못한 분들에게는 러브레터를 띄우는 마음입니다. #5. 기획자의 말 / 그 자그만 몸 어디에서 그런 정열이 쏟아져 나올까? <봄날> 광주 공연을 마치고 죽산에서 쉬고 있는 그녀를 찾아가 책을 내자고 제안할 때까지만 해도 사실 대필을 생각했었다. 유사 도서들이 으레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대필을 정중히 거절했다. 그리고 그 동안 써 놓은 수십 권의 메모장을 보여주었다. 연극을 하면서 틈틈이 메모해 둔 그 노트에는 엉망으로 갈겨 쓴 글자들이 빼곡이 들어 있었다.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반짝이는 언어들이었다. 무대와, 일상과, 추억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간간이 시도 적혀 있었다. 그리고 한 나절 동안 그녀는 전국의 백일장을 휩쓸었던 문학소녀 시절을 이야기해 주었다. 여수의 바닷가며 서울의 거리를 헤매고 다니던 그 이야기였다. 그 때부터 그녀는 문학소녀로 되돌아갔다. 그녀는 곧바로 다락방으로 올라가 노트북을 켰고 그로부터 한 달 후 그녀는 원고지 800매 분량의 원고가 담긴 디스켓을 보내왔다. 원고를 쓰느라 매일 같이 날을 샜다는 후문과 함께. 교열이며 교정이 필요 없는 원고였다. 기대 이상이었다. 단숨에 800매를 독파했다. 잔잔하면서도 그 안에 집채만한 파도를 숨기고 있는 바다 같은 문장들이었다. 게다가 제목은 물론이고 표지디자인, 사진배치까지 꼼꼼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 더 이상 손 볼 것이 없었다. 다만 분량이 너무 많아 150매 정도를 줄였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곧바로 세계연극제에 초청을 받아 독일로 떠났고 돌아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