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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뿐인 내 인생 이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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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옮긴이의 글
한국 독자에게 전하는 글

1. 아, 인생이란
덧없는 인생 / 아! 모르겠다 / 왜 강하게 살아가야 하나요? / 죽음으로 내몰리는 우리들

2. 인생, 사는 보람을 찾아서
인생의 길을 걷다 / ‘사는 보람’이란 /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것 / 여러 가지 사는 보람

3. 고통, 아우슈비츠의 사람들
내일이 없을 때조차 / 살아남아라 / 사랑에게 구원받다 / 한계상황에 닥쳤을 때 / 슬픔을 넘어서 / ‘질’의 문제 / 지구 차원에서 생각하다 / 아버지 없는 사회 /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

4. 일, 인생의 딜레마
아름다운 사브리나 / 늘어만 가는 여가 시간 / 일만 하는 당신, 미안하지 않은가 / 노동에 대한 강박 / 무의미한 노동 / 게으름에 대한 찬양 / 노는 인간을 권하다

5. 소유인가 존재인가
알몸의 디오게네스 / be의 시대로 / 마음의 시대로 / 소유의 고통 / 빠빠라기, 그대는 거짓말쟁이 / 가야 할 도는 ‘존재’ / 창조의 본능 / 창조적인 일을 하기 위해서

6. 네 삶을 정당화하라
생명의 가치 / 네 삶을 정당화하라 /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 / 절망은 죽음을 부른다 / 타이타닉호의 비극 / 전쟁을 이긴 콜베 신부 / 더 큰 가치를 얻기 위해

7. 네 자신을 실현하라
자아실현이란 무엇인가 / 인생은 예술이다 / 자아실현이라는 산마루 / 피아제 / 융 / 매슬로 / 호나이 / 로저스 / 자기 노래를 불러라 / 살고 싶은 대로 산다

8. 세월처럼 성숙하라
세월 속에 여물어 가는 마음 / 정체성의 위기 / 성숙의 조건들 / 자유인가 안정인가

9. 만나라, 사랑하라, 행복하라
진정한 삶은 만남이다 / 나와 당신 / 맑게 울리는 풍경처럼 / 내 안의 하늘나라 / 산다는 것은 멋지다 /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 / 사랑… / 행복에 대해 / 열등감을 넘어 행복으로 / 경제적 동물로 살 것인가 / 나를 필요로 하는 이를 위해 / 행복의 조건 / 행복은 내 안에

10. 쉰 이후, 진실의 꽃이어라
흰머리 더욱 헛되다 / 멋지게 살고 있는 노인들 / 사는 보람 대책 / 노인들의 생각 / 현명하게 나이 드는 법 / 여든에 연주하는 바흐 / 진실의 꽃 / 늙음을 준비하라 / 노인의 역할

11. 죽음을 어떻게 살 것인가
삶과 죽음은 하나다 / 죽음의 심리 과정 / 아이의 미소처럼 살아라 / 죽음은 멋진 선물 / 죽음을 이해하라 / 지금을 살다

12. 글을 맺으며
나의 사는 보람

후기
주

저자 소개

저자 : 고바야시 츠카사(少林 司)
1929년생으로 도쿄 대학교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조치 대학교 카운슬링연구소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면서, 컨설팅, 강의, 저술 작업도 함께 펼치고 있다. 또한 에스페란티스토로서 국제보조어 에스페란토의 보급에도 힘을 쏟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만남에 대하여』『사랑이란 무엇인가』『마음의 건강학 입문』『성격을 바꾸고 싶을 때 읽는 책』 등 다수가 있다.
역자 : 이종영
일본 고베 대학교 상학박사로 전 경북대학교 교수, 전 고베 대학교 객원교수 등을 지냈다. 국제적인 에스페란티스토로 세계에스페란토협회장을 지냈다. 주요 저서로는 『기업윤리』『에스페란토』 등 다수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5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03쪽 | 40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0907440

책 속으로

아, 인생이란
다음은 메이지 시대의 만담 작가 미나미 신지가 쓴 만담 중 하나이다. 도쿄 출신의 어떤 사람이 있었다. 그는 메밀국수를 좋아했는데, 국수를 먹을 때마다 이렇게 말하곤 했다. “메밀국수는 꼭 소쿠리에 담아 먹어야 제 맛이지. 또 면은 젓가락 끝에 돌돌 말아 국수 끝머리에만 국물을 묻혀 후룩후룩 먹어야 하네. 국물을 너무 많이 묻히면 메밀의 향기를 느낄 수 없거든. 메밀은 향기를 맛보는 음식이야. 국물에 풍덩 담가 먹으면 메밀이 울지.” 그러던 그가 병이 들었다. 내일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말을 들은 한 친구가 문병을 와서, “뭐 생각나는 거나 할말은 없나?” 하고 묻자, 그는 괴로운 숨을 몰아쉬며 이렇게 답했다. “이 세상 살다간 기념으로 단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국수 가락을 국물에 풍덩 담가 먹고 싶네.” 결코 속편하게 웃고 넘길 이야기가 아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 과연 몇이나 죽음 앞에서 후회 없이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 p.16~17

인생, 사는 보람을 찾아서
사람은 ‘살아갈 가치나 의미가 있다’고 느끼거나, 스스로가 ‘이 세상에 필요한 존재’라고 느낄 때 사는 보람을 가진다. 여기서 ‘필요하다’는 것은 산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이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일이다. 따라서 직업도 세상사 흐름이나 수입을 떠나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찾아야 한다. 살아 있는 목적을 자각하고, 살아야 할 필요성을 확신하고, 그 목표를 향해 전력을 다해 나아가는 사람, 특정한 과업이 주어졌다고 느끼는 사람, 즉 사명감으로 사는 사람이야말로 사는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다. 아무리 사회적 지위가 높아도, 목표를 향해 나가지 않으면 자기 자신에게 면목이 서지 않는다. 그런 이들은 바쁜 척만 할 뿐, 마음의 속삭임에 귀를 닫고, 스스로를 속이려 든다. --- p.40

살아남아라
사람은 다른 사람과는 다른 오직 혼자만의 길을 홀로 걸어가야 한다. “내 고민을 다른 누군가가 대신 해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야말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고통을 참고 낙관적인 시각을 가지되, 고통에서 도망치려 해서는 안 된다. 고통을 직시하고, 고민의 극한까지 다다라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깨달아야 한다. 그리하여 인생이 내게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고, 내 움직임을 바라고 있음을 믿어야 한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자신의 생명에 대해 중대한 책임을 느끼게 되면 스스로의 생명을 쉽게 포기할 수 없게 된다. 사람의 생명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의미가 있다. 심지어 고민과 죽음 속에서도 빛난다. 내 삶과 죽음 모두가 의미 있음을 알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 p.50~51

네 삶을 정당화하라
창조가치는 행동에 의해 실현되고, 체험가치는 세계(자연과 예술 등)를 수동적으로 수용할 때 나타난다. 특히 이 체험가치는 공동체 체험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어 연대성, 동료에 의한 체험 등을 들 수 있다. 물론 단순히 체험만으로도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예컨대 베토벤 교향곡을 듣고 감동하거나, 좋은 경치를 보고 아름답다고 느낄 때가 그렇다. 그럴 때 우리는 ‘이런 경치를 보다니, 이런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니 살아 있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창조성이 없거나 변변한 체험을 못해도 생명은 그 의미를 잃지 않는다. 아직 태도가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태도가치는 어떤 일이 운명처럼 불가피하게 닥칠 경우, 그것을 어떻게 수용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생명에 위협을 받을 때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다다랐을 때 그 십자가를 어떻게 지느냐, 엄청난 위기의 순간에 놓였을 때 얼마만큼의 용기를 보이느냐의 문제이다. 즉 인간의 생명은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의미가 있다. 의식이 있는 한, 그 인간은 태도가치에 대해 책임이 있다. --- p.136~137

쉰 이후, 진실의 꽃이어라
서른 이전이 젊음을 내세운 꽃이라면, 쉰 이후의 꽃은 ‘진실의 꽃’이다. 그리고 그 꽃의 아름다움은 젊음도 당해내지 못한다. 제아미는 또한 꽃 없는 꽃, 즉 시든 꽃의 아름다움을 논했다. “한 송이 꽃을 극찬할 때, 그 꽃이 시든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그 시듦은 꽃보다 우위의 것이다. 꽃이 시드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꽃피지 않은 초목이 시드는 건 그리 즐거운 일이 아니다. 꽃이 핀다는 것이 중요하듯이, 이후 그 시든 모양 또한 중요하다.” --- p.263

나이 들고, 병들고, 죽는 것은 인생의 의미를 깨우치도록 만든다. 나이가 들면 당연히 죽음이 찾아온다. 따라서 아무리 발버둥쳐도 피할 수 없다면 그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서둘지 말고 천천히, 시간과 경쟁하지 말고 순간을 즐기고, 고독을 느끼지 않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오랜 인생 경험에서 얻은 지혜가 빛나는 삶…. 이제 노인들은 주변 사람들의 죽음 속에서 쓸쓸함을 느끼고 몸도 쇠약해지지만, 점차 현세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욕심도, 얻을 것도 없는 해탈과 원숙의 경지에 이른다. --- p.263~264

죽음을 어떻게 살 것인가
죽음은 언젠가는 다가온다. 죽음은 인간을 소멸시킨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 인간은 그때서야 처음으로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해방되어, 자신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묵묵히 세상을 바라본다. 그러면 구름, 바람, 꽃과 햇살과 같은 모든 것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한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유리 같은 세상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따라서 죽음이란 이 세상이 무엇이었는가를 알 수 있는 마지막이자 최고의 기회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은 멋진 선물일 수 있다. --- p.282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만이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20세기 초 프랑스의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는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 소설을 통해 마음대로 죽지 못하는 고통과 상처를 상세하게 묘사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보고, 맛보고, 웃고, 울고, 놀라는 능력을 모두 상실한 사람이었다. 그에게 인생은 평지처럼 단조로운 것이었다. 항상 같은 과거, 같은 경험, 같은 생각 속에서 몇 천 년이고 몇 만 년이고 세상과 이별할 수 없다니…. 그는 때 되면 죽을 수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자신의 불멸을 저주했다. 그에게 인생은 빈통처럼 무의미했다. 라틴어 ‘finis'는 종말과 동시에 목적을 의미한다. 인간에게 죽음이 없으면 목적도 사라지고, 그 생명은 내용과 의미를 잃는다. 즉 종말을 의식해야만 미래의 목적을 인정하고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도 생긴다. 그 의지할 곳은 인간을 타락으로부터 구원하며, 이를 잃어버린 사람은 감동하는 법조차 잊어버리고 무의미한 삶을 살 수 있다.

--- p.284

출판사 리뷰

명함을 버렸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
이제 남이 아닌 당신의 인생을 노래하라!

“저는 아무개 회사의 아무개 부장입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명함이라는 작은 종이조각 안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명함을 버렸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 선뜻 답하지 못한다면 그는 분명 ‘역할과의 동일성 과잉’ 증상을 앓고 있을 것이다(본문 189~191쪽 참조). 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이 바로 자신의 가치이며 의미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당연히 안 좋은 의미다. 병이다.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알지 못한 채 외부로부터 주어진 모습에 갇혀버렸기 때문이다. 진정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명함이라는 틀을 깨버려야 한다. 회사 업무는 회사 업무, 나의 인생은 나의 인생! 이러한 분별이 있을 때, 인생 전체를 관망할 수 있고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누릴 수 있다. 그때라야, 인생이 자신에게 부여한 의미를 제대로 실현시킬 수 있다.
이 책은 인생의 허무함, 일의 강박, 사랑, 만남, 행복, 늙음, 죽음 등의 주제를 통해 ‘사는 보람’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일서(日書) 특유의 ‘얄팍한’ 이미지와 달리 정신분석학의 연구물 등 수많은 참고자료를 통해 그 깊이와 읽는 맛을 더하고 있다.

덧없는 인생
아무리 오래 살아도 헛되이 살면 죽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여든 백발이 되어 “이제 죽는구나. 그런데 난 지금까지 무얼 했지?” 하고 돌이킬 때, 후회 없이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 - 본문 중에서

구약성서의 전도서를 펴면 “헛되고 헛되다. 헛되고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 사람이 세상에서 아무리 수고한들, 무슨 보람이 있는가?(1장 2~3절)”라는 짙은 허무의 구절이 나온다.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 나오는 양심적인 공무원 이반의 삶을 보자. 아주 ‘건실한’ 삶을 살았지만, 결국 그의 인생은 허무하다. 아서 밀러의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에 나오는 주인공은 또 어떤가? 그는 집 살 때 진 빚을 갚기 위해 평생을 일하지만, “정작 내 집은 됐는데 함께 살 사람이 없구나” 하는 탄식만 남길 뿐이었다. 셰익스피어도 햄릿을 통해 이렇게 탄식했다. “먹고 잠자는 데 삶의 대부분을 쓴다면, 사람이란 대체 무엇인가? 짐승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이렇게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것은, 인생의 방향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사는 보람은 생각하지 않은 채, 기계처럼 일만 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사는 보람이란
심리학자 매슬로에 의하면 인간의 욕망은 점차 고차원적인 것을 원하게 되는데, 안전, 애정, 존경 등 기본적 욕구가 충족된 후에야 비로소 자아실현이나 의미에 대한 욕구가 생겨난다. 그래서 욕구의 최고 차원으로서의 사는 보람은 ‘내부의 가능성을 외부로 뻗치는 과정’, ‘살아가는 의미를 주는 것들’이 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일이 주는 보람’과 ‘놀이가 주는 보람’은 ‘사는 보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일하는 재미와 보람을 사는 재미와 보람으로 착각한다. 이러한 착각 속에서 평생을 살 때, 결국 허무한 종말이 찾아온다.

일, 인생의 딜레마
디오네게스는 자신이 들어가 잤던 나무통을 언덕 위로 옮겨서 아래로 굴리고, 또다시 언덕 위로 옮겨서 굴리는 일을 되풀이하기 시작했다. 그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한 과객이 “저… 실례지만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겁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모두들 바쁘게 일하는데 나만 자는 게 미안해서 그러오.” - 본문 중에서

저자는 일에 사는 보람을 걸고 있는 현 세태에 일침을 가한다. 일에 모든 걸 걸 때, 퇴직 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대두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도 굉장히 중요하다. 자신을 시험하고 자신을 살리고 싶은 욕구,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는 능력을 신장시키고 발휘하고 싶은 욕구를 일 속에서 풀어나가느냐 않느냐가 일이 사는 보람과 연결되느냐, 아니냐를 결정한다. 저자에 따르면 유럽인들은 ‘일하다’의 의미를 ‘마차를 끄는 말처럼 부지런한 것’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있어서 ‘일’이란 ‘냉정한 판단력, 특수한 기술, 기억력, 정리 능력, 표현력, 설득력, 자기주장 등을 최대한 살려 눈앞에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즉 창조의 일종인 것이다. 또한 저자는 철학자 허버트 마르쿠제의 말을 인용하면서, 일에 자신의 존재가치를 거는 것의 부당함을 말하고 있다. 우리의 존재가치는 일을 떠나서도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자식들이 일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서 키워야 한다. 일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건 정신병이다.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없을 때도 스스로를 가치 있다고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허버트 마르쿠제).”

쉰 이후, 진실의 꽃이어라
프로이트는 69세부터 83세까지 턱에 생긴 암 때문에 23차례나 수술을 받았지만 최후까지 저술 작업을 쉬지 않았다. 사법자제론을 주창한 법학자 올리버 웬들 홈스는 93세 생일에 플라톤의 책을 읽다가 축하를 전하러 온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왜 그 책을 읽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수양하기 위해서”라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미국의 민속화가 그랜드마 모제스는 67세부터 그림을 그려 80세 때 처음으로 개인전을 개최했고, 이후 수많은 명작들을 남겼다. 인상파의 창시자 모네가 그 유명한 연꽃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도 60세가 넘어서였다. 존 스튜어트 밀은 70세 때 그리스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보는 바와 같이 노년은 여생(餘生)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도 ‘시작하다’의 참뜻만 잊지 않으면 멋진 일이다(마틴 부버).” 저자는 또한 예술을 꽃에 비유했던 제아미의 말을 빌어 인생을 꽃에 비유한다. 즉 서른 이전이 젊음을 내세운 꽃이라면, 쉰 이후의 꽃은 ‘진실의 꽃’이다. 그리고 그 꽃의 아름다움은 젊음도 감당해내지 못한다. “한 송이 꽃을 극찬할 때, 그 꽃이 시든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그 시듦은 꽃보다 우위의 것이다. 꽃이 시드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꽃피지 않은 초목이 시드는 건 그리 즐거운 일이 아니다. 꽃이 핀다는 것이 중요하듯이, 이후 그 시든 모양 또한 중요하다(제아미).”

죽음을 어떻게 살 것인가
“죽음은 인생의 알프스 산에서 최후에 맞서는 암벽과 같다(하이데거).” 인간에게 죽음은 마지막 성장과정이며, 정상에 서느냐 마느냐의 분기점이다. 비록 몸은 재가 될지언정 그의 영혼은 영원히 누군가의 마음속에 간직된다. - 본문 중에서

빅토르 위고의 『사형수 최후의 날』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인간은 집행일자가 확정되지 않았을 뿐 누구나 사형수다. 아무리 도망쳐도 죽음만큼은 피할 수 없으므로 죽음을 인정하고 생과 사의 문제를 솔직히 논의해야 한다. 저자는 생과 사의 연결성을 지적하면서 결국 우리는 잘 죽기 위해서 잘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업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로 꽃피우는 것이야말로 잘 사는 것이고, 잘 죽을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이라고 말한다. 마치 “아이가 (자신의 모든 능력인) 미소로 어머니를 기쁘게 해주듯이” 말이다.

나의 사는 보람
저자는 마지막 12장에서 자신의 사는 보람을 이렇게 설명한다. “나는 정신과 의사지만,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만 진찰과 강의를 했고, 나머지 시간을 통해 셜록 홈즈에 관해 68권의 책을 썼다. 또한 플루트 연주와 사진 촬영, 여행 등을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일하는 보람’이나 ‘노는 보람’이라 생각할 뿐, 사는 보람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나의 사는 보람에는 가장 먼저 사랑이 포함된다. 또한 음악과 책, 사람 등 많은 것과의 만남을 통해 지금의 사는 보람이 유지된다. 또한 창조가치와 체험가치도 내 사는 보람의 일부이다. 무엇을 만들거나 아름다운 그림을 볼 때면 살아 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고, 그래서 돈과는 관계없이 1952년부터 근 50년간이나 사이토 히데카즈라는 평화주의자에 대한 논픽션을 쓰고 있다. 그간 들어간 취재비만 해도 수백 만 엔이 넘고, 원고도 6000매가 넘어섰지만, 아직도 완성되지 않았다. 또한 정신의학사전이 한 권도 없다는 것을 알고, 지난 35년간 친구와 사전을 편찬해왔다. 콘사이스 영어사전 정도 되는 분량을 현재 아홉 번째 교정을 보고 있는데, 아마 곧 완성될 예정이다. 그렇다. 이 두 가지는 ‘일’도 아니고 ‘놀이’도 아니다. 순전히 좋아하는 것을 함으로써 능력을 신장시키는 자아실현의 일종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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