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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지리산 무지개여!
격동기를 살아낸 한민족의 이야기
정일남
페스트북 202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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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일본 식민지로 전락

1 조선, 일본의 식민지가 되다
2 민족의 자각
3 일본으로 끌려가다
4 아버지를 찾아 일본으로
5 내 고향, 제주도
6 방랑
7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8 광복과 혼란
9 남쪽 지방에서의 진통

제2부 나가자, 우물 밖 세상으로!


10 예수병원이여 안녕
11 베트남 파병
12 서독 가는 간호사
13 전쟁포로 김요한
14 간호사의 서독 출국
15 대학졸업자 광부
16 루르광산에서의 다짐
17 재회
18 대학원 진학
19 갈림길에서

감사의 글
작가 인터뷰

저자 소개 1

한남대 화학과 졸업 후 미국 선교사들의 도움과 지원으로 1970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북텍사스대학에서 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6년 KIST(한국 과학기술연구원)의 해외 유치 과학자로 귀국하여 평생 화학 연구에 헌신했다. 2004년 정년 퇴임 후 벤처 기업 JSI실리콘(주)를 설립하여 20여 년간 연구 시약 제조 및 판매 사업을 이끌었다. 과학자로서 실생활에 유용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일생을 바치는 한편, 삶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면서 종교와 문학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이 소설은 내면의 고민과 탐색 끝에 탄생한 첫 작품이다. 정일남 작가는 대한민국의 격동적인 근현대
한남대 화학과 졸업 후 미국 선교사들의 도움과 지원으로 1970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북텍사스대학에서 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6년 KIST(한국 과학기술연구원)의 해외 유치 과학자로 귀국하여 평생 화학 연구에 헌신했다. 2004년 정년 퇴임 후 벤처 기업 JSI실리콘(주)를 설립하여 20여 년간 연구 시약 제조 및 판매 사업을 이끌었다.

과학자로서 실생활에 유용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일생을 바치는 한편, 삶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면서 종교와 문학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이 소설은 내면의 고민과 탐색 끝에 탄생한 첫 작품이다. 정일남 작가는 대한민국의 격동적인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한 개인의 삶을 가감 없이 그려냄으로써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의 한 조각을 보여주고자 한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7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320g | 152*224*15mm
ISBN13
9791169298483

책 속으로

조선왕조 500여 년은 다른 나라 왕조의 300여 년에 비하면 꽤 길었다. 그 오랜 기간 안정을 누렸었으나, 수많은 대외적인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조선 후기에는 쇄국정책으로 외부와의 교류를 차단하여 내부의 허약함을 감추었다. 프랑스, 미국, 일본의 배들이 들어와 통상하기를 원했으나 단호히 거부했다. 고종 때, 정권을 잡은 대원군은 외국과 화친하는 것은 곧 매국이라는 내용을 담은 척화비를 전국 여러 곳에 세웠다. 그 시절 국민의 대다수가 농민인데 잘못된 농업정책으로 과중한 세금과 지주들의 수탈로 백성은 굶주렸다. 국가재정은 빈약해서 강력한 군대를 유지할 수도 없었다. 약점을 감추고 숨는다고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었다.
--- p.19

일본 순사는 기다렸다는 듯 오른손으로 정태수 왼쪽 뺨을 힘껏 갈겼다. 강력한 순사의 손에 코를 맞았는지 붉은 코피가 쏟아졌다. 피를 보면 누구나 흥분한다. 맞는 사람도 때리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순사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명치에도 주먹을 날렸다. 명치를 맞은 그는 배를 움켜쥐고 땅바닥에 나가떨어져서 뒹굴었다. 순사는 다시 그의 엉덩이를 구둣발로 차고 허벅지를 짓밟았다. “옘병할, 왜 때려!” 태수는 분노와 모멸감에 이를 악물었다. 어른이 된 뒤에 누구와 싸워 본 적이 없다. 누구에게 맞거나 누구를 때린 적도 없다. 한참 후에 숨을 돌린 태수는 악을 한 번 크게 쓰고 상체를 부르르 떨었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벌떡 일어났다. 젊고 농사일로 다져진 그의 단단한 팔에는 힘이 있었다. 순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한 번 갈겨버리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러나 그는 알았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순사에게는 공권력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기가 있다는 것을. 저항했다간 공무집행방해죄라는 더 큰 폭력이 기다릴 게 뻔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는 분했다. 누가 그를 부당하게 당하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는가?
--- p.50

매일같이 내려가는 지하 500미터 아래 막장은 탄가루가 난무한 곳이었다. 습도는 높고 체온과 비슷한 온도 때문에 땀으로 온몸과 옷이 젖었다. 안전장비를 착용하면 불편했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착용하나마나 별 의미가 없었다. 결국 광부들은 거추장스러운 안전장비를 벗어 던지고 팬티만 입은 채 작업했다. 광부들에게 제공되는 양식이라고는 매끼 소금으로 간을 맞춘 콩과 수수로 된 주먹밥 한 덩이가 전부였다. 싱싱한 채소를 먹은 기억이 아득했다. 잘 숙성된 김치를 먹고 싶었다. 가끔 단무지 조각이 나왔다. 그 양이 너무 적어 감질나기만 했다. 일본인들이 전통적으로 먹거리가 부족해서 식사량이 적어서 왜소한 몸을 가진 것 같았다. 왜놈이라고 깔보던 민족이 아니었던가. 굶주림 속에서도 지하 막장에서 탄을 캐는 작업을 날마다 계속했다.
--- p.80

이주 열차는 눈보라가 몰아치는 시베리아에서 눈 속을 뚫고 흰 황야를 달리고 또 달렸다. 30일이나 그렇게 달리더니 노모시비르스크역에 도착했다. 이곳은 모스코바로 가는 길과 카자흐스탄으로 가는 갈림길이었다. 판수가 탄 열차는 방향을 틀어 카자흐스탄으로 향했다. 10여 일을 더 달리던 이주 열차는 카자흐스탄의 우스토베역에 도착하여 판수 가족을 포함한 10만 명을 하차시켰다. 나머지 7만 명은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하는 열차를 타고 계속해서 달려갔다. 가축을 실어 나르는 열차로 9월 9일에 블라디보스토크역을 출발하여 10월 19일 카자흐스탄의 우스토베역에 도착한 것이었다. 무려 40일이나 걸린 지옥 같은 여정이었다. 너무나 가혹한 고행이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오는 도중에 1만~2만 명의 사망자가 나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 p.138

좌우 진영은 타협은커녕 1946년 3.1절 기념행사를 따로 거행할 정도로 대립이 심해졌다. 행사 후에 두 진영이 각자 별도로 시가를 시위하다가 서로 충돌하여 부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물가 상승으로 생활이 어려워서 각급 노조가 파업하고 시위하면 공권력이 이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나곤 했다. 특히 일제가 시행하던 곡물 공출제를 미군이 그대로 시행하자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다. 많은 사람은 일본의 식민지에서 미국의 식민지가 된 것처럼 느꼈다. 대도시인 부산과 대구에서의 파업은 대규모였는데, 노조원도 진압하는 경찰도 부상을 입었다. 부산의 철도 파업은 규모 면에서 가장 컸다. “미국 제국주의 반대!” “착취 반대!” “부당해고 반대!” 이런 구호를 외치며 시위대는 거리를 메우면서 시위했고 군중의 호응을 얻었다. 공산주의 진영은 시위를 부추기고 사회 혼란을 틈타 자기 세력을 확장하는 데 열을 올렸다. 시위에 가담한 자가 다치면 시위군중이 더 크게 불어나고 경찰이 해산을 유도하다가 다치면 더 큰 보복을 가했다. 그렇게 파업과 시위는 타지방으로 번졌다. 특히 제주도에서 그 양상이 가장 격렬했다.
--- p.168

엄마, 저 서독 파견 간호사로 출국해요. 고향과 고국, 그리고 엄마를 떠나 먼 곳으로 가려니 마음이 참 무겁고 착잡해요. 하지만 슬프다고 말하진 않을게요. 제 선택이니까요. 무엇보다도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떠나보내야 할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실지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요. 하지만 엄마, 저는 예수병원에서 미국 선교사와 함께 근무하면서 늘 궁금했어요. 그들은 어떻게 해서 잘 살며 우리를 도울 수 있을까? 왜 우리는 다른 나라를 돕지 못하고 도움을 받는 형편인가 의문이었고요. 해외의 형편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너무 적지 않아요? 해외에 나다니는 사람도 아주 드물고요.
--- p.236


이 책을 쓰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겪어온 근현대사의 의미를 정리하면서 제 인생을 돌아보고 싶었어요. 평생 과학기술 분야에 몸담고 살다가 80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삶을 되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저는 일제강점기 말에 태어나 해방, 6.25 전쟁, 학생 시위와 쿠데타까지, 격동의 시기를 직접 경험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가난으로 고생도 했지만, 어렵게 화학을 공부해 미국에서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죠. 이후 연구 논문 발표를 위해 세계 여러 나라를 방문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는 왜 선진국들처럼 잘 살지 못할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생각과 더불어 개인적인 경험들을 한데 엮어보고자 난생처음으로 소설 집필에 도전했습니다.
--- 「작가 인터뷰」 중에서

이번 소설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룬 발전이 결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님을, 개개인의 수많은 노력과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또한, 지나온 역사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거나 바로잡아야 할 부분들을 함께 성찰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작가 인터뷰」 중에서

지리산 민요, 유관순 열사의 노래, 맹호부대 군가 등 인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소재로 노래를 활용하셨어요. 이러한 음악적 요소들을 사용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현장감이 느껴지는 소설을 쓰고 싶어서 대화를 많이 활용했는데, 잘못하면 이야기가 늘어질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노래나 시와 같은 함축적인 형태로 의미와 감정을 함께 전달하면서 독자들에게 더욱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덕분에 특정 시대의 정서와 시대정신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 「작가 인터뷰」 중에서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본업이 소설가가 아니기 때문에 혹여나 전문 소설가분들께 누가 되지는 않을까 조심스러운 마음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제 책이 독자분들께 조금이나마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습니다.

--- 「작가 인터뷰」 중에서

출판사 리뷰

정일남 작가의 소설을 읽는 동안 독자는 한 인간의 삶을 따라가며 우리 민족의 깊은 상처와 놀라운 회복력을 함께 경험한다. 또한 일제강점기부터 독립운동, 전쟁과 분단, 해외 이주와 산업화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의 굽이치는 질곡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이 소설이 특히 빛나는 지점은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위대한 영웅의 서사로 풀어내는 대신, 지리산 자락에서 소작농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민초들의 시선으로 담아낸다는 점이다. 이름 없는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 고통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생의 의지가 담긴 이 묵직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는 쉬이 잊히지 않는다. 한 문장, 한 장면마다 겹겹이 쌓인 시간의 밀도는 독자를 긴 호흡으로 이끌며, 결국 그들의 삶을 깊이 응시하고 그 곁에 함께 서게 만든다. 이 소설이 그 시대를 살며 고통받았던 모든 이들을 위로하는 동시에, 마침내 살아남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따뜻한 위로로 가닿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페스트북 편집부

추천평

이 소설은 전북 남원의 평범한 농부 정태수와 그 가족의 3대에 걸친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조명한다. 일제강점기 강제노역과 위안부 문제, 한국전쟁과 해방기 이념 대립, 제주 4.3사건, 베트남 전쟁 파병, 파독 광부·간호사 이야기까지 우리 역사의 질곡을 담고 있다.

『반갑다, 지리산 무지개여!』는 공적인 역사에서 배제된 인물들의 삶을 견인하여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마주하게 한다.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결국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간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치열한 삶과 희망을 품은 인생 서사이기도 하다. - 손혜숙 (한남대 교수, 문학평론가)
이 작품은 지리산 자락, 한 시골 마을의 정태수 부부와 그들의 3대에 이르는 자손과 이웃들이 구한말로부터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해방, 분단과 6.25 전쟁, 5.16 군사쿠데타, 유신 그리고 산업화에 이르기까지 험난한 세월을 어떻게 살아왔고 극복했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독자들은 슬프지만 감내해야만 했던 한민족의 역사를 만나게 된다. 위대한 인물들이 아닌 내 가족과 친지들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작가의 눈에 투영되어 우리 모두의 이야기임을 알려준다. 이를 통해 잊히고 퇴색되어 가는 지난 이야기를 현실로 되살려 널리 알리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 정영근 (서울대학교 명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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