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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따뜻한 사람
2. 뻐꾸기의 시간 속에서 3. 가죽나무는 부드럽다 4. 섬 5. 객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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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아.
이제 너의 축복의 날도 아주 가까이에 다가와 있다. 그러는 것과 비례해서, 나는 시간이 갈수록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곳을, 이미 우리의 노후를 보낼 제2의 고향으로 단단히 점찍어 두었다. 그래서 집주인에게도 넌지시 이 '빈집'을 팔지 않겠느냐고 운을 떼어놓았으며, 거의 반쯤은 내락을 얻어놓은 상태이다. 너의 엄마도 물론 찬성이야. 처음에 별로 내키지 않은 듯 시큰둥한 기색이었다만, 이고 죽정리를 두어 번 다녀간 뒤론 그 얼굴이 조금씩 펴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오히려 더 적극적이란다. 네가 시집가고 나면, 질곡의 도회지 생활을 미련없이 청산하자고. 저 푸른 대지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지는 못할망정, 더 늦기 전에 둘 다의 꿈이었던, 그리던 시골생활을 새롭게 해보자고. 넌 아마 우리가 벌써 어울리잖는 노인 티를 낸다고 은근한 불만도 싹틀 게다만, 아냐, 세월은 정말 금방이야. 화살보다도 더 빠르단다. 화살이 날아가는 건 눈에 보이기라도 하지만, 시간은 아예 눈에 보이지도 않잖니? 네가 아이 낳고 살다보면 어느 사이 이 말을 실감하게 될 날이 올 게다. --- p. 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