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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가 사라졌다
어떤 시간은 길기도, 짧기도 하다 가슴속에 떨어진 물방울 하나 10336 10325 10324 10310 10334 #1 까를 다리 위의 연인 #2 이브의 입맞춤 10304 10312 10336 10322 해후 루벤스의 여인 언덕 위의 풍경 크리스마스 쿠키 그의 비너스 진실 게임 그리고, 남은 진실 작가의 말 |
Lee Geum-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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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가 사라졌다.
첫 문장은 그렇게 시작했다. 수행평가 과제물이 아니었다. (…) 이상한 일이었다. 수행평가 과제하는 것도 징징거리는 아이들이 누가 시키지도 않은 글을 자발적으로 쓰다니. 봄이를 주인공으로 해서 릴레이 소설이라도 쓴 걸까? 시험이 얼마나 남았다고 이 짓들인지 모르겠지만 봄이가 등장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글은 흥미를 강하게 유발시켰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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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가 무단결석을 한 지 나흘이 되었다. 결석 첫 날, 담임 선생님이 집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봄이네 가족은 모두 출장 간 아빠를 따라 외국에 가 있다. 물론 봄이는 가족들에게는 학교에 잘 다니는 것처럼 안심시켜 놓았다. 결석 넷째 날, 평소보다 더 신경이 곤두서 있던 담임 선생님은 야간 자율 학습 감독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책상 위에 누군가 두고 간 글 뭉치를 발견한다. 처음에는 수행평가 과제물로, 나중에는 은성이가 공모전 응모를 위해 쓴 소설로 생각했던 그 글들은 봄이가 결석하기까지 반 아이들과 봄이 사이에서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을 가감 없이 적어 놓은 것이었다. 늘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무엇인가 즐겁게 떠드는 봄이의 모습만을 기억하고 있던 담임 선생님은, 글을 통해 몸에 맞는 교복이 없을 정도로 뚱뚱한 몸집을 가진 봄이에게 정말로 멋진 대학생 남자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외모지상주의, 질투, 허영심, 상대적 우월감과 계산적인 인간관계 등 반 아이들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인간의 미묘한 심리와 그 심리가 표출된 집단따돌림의 표적이었던 봄이를 생각하며, 봄이가 혼자 바라보았을 캄캄한 복도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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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활동은 27년간 이렇게 기복 없이 꾸준하지만, 작품 그 자체는 답습이 없는 이금이 작가가 이번에는 청소년소설 『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이하 『우인소』)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읽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우인소』는 우선 화자가 청소년이 아닌 교사인 것부터가 색다르다. 액자 형식은 이미 익숙한 구도이지만, 누가 쓴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액자 속의 글이 다른 청소년소설에서는 찾기 어려운 묘한 긴장감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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