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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수 반송지 언덕에서 말을 달리니제2수 둥근 석양이 먼 데 나무에 떨어지고제3수 여울 오를 때는 흰 돌이 많고제4수 안개 낀 물가의 나무와 하늘제5수 외로운 배 꿈결같이 아득히 떠가니제6수 나루터 물 깊은 곳에제7수 돛을 달고 푸른 산으로 들어가니제8수 가벼운 바람이 가는 배에 머무니제9수 맑은 새벽 뱃사공들 모여들어제10수 거센 여울 바위는 고래 같아제11수 베개에 기대 거센 여울을 오르니제12수 강에서 자니 구름이 신발 아래 일어나고제13수 무시무시한 천오의 물줄기가제14수 나루터에는 물새 소리 시끌시끌제15수 주막 아래 노를 멈추니제16수 뱃사공은 푸른 물결을 넘나들고제17수 어부가 배를 몰아 나가는데제18수 동작나루에서 소금을 싣고제19수 돛을 펼쳐 치호로 들어가제20수 깊숙한 포구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제21수 창랑의 물에 발을 씻고제22수 안개 속에 나무들은 떠 있는 듯제23수 드넓은 강으로 외로운 배 들어가니제24수 깊은 밤 주막집이 환하고제25수 사방 숲에 벌레 소리 가득하고제26수 밤이 깊어 외로운 달이 솟고제27수 앞선 배와 뒤선 배가제28수 낙엽에 가을비 후드득 내리고제29수 푸른 대삿갓 반쯤 걸치고제30수 우르릉 쾅쾅 천둥이 치더니제31수 아침에는 세음만으로 올라가고제32수 상뢰와 하뢰는제33수 양후가 바야흐로 수레를 멈추니제34수 돛을 나란히 해서 서쪽 물가 출발해제35수 삐걱삐걱 노 저어 어디로 가나제36수 노끈을 감은 옛 검은제37수 짙은 안개 속 주막집 푸른 깃발제38수 우거진 녹음에 걸린 석양빛이제39수 찬 강물에 묻노니제40수 양근의 푸른 숲을 나서니제41수 하루 내내 안개 낀 강에서제42수 오늘 저녁은 어느 곳에서 자려나제43수 산골짝 숲에 어둠이 내리더니제44수 석양이 찬 상앗대에 머물 때제45수 강가의 풀은 푸르게 우거졌고제46수 연꽃 꺾어 은자의 허리띠를 만드니제47수 삼월에는 단양으로 올라가고제48수 강을 오를 때는 북풍을 바라고제49수 모르겠네, 어느 집 딸이제50수 맑은 아침 구름 낀 포구를 출발해제51수 백 길 드넓은 여량 폭포에는제52수 텅 빈 강에 이별의 정 가득한데제53수 이슬은 겹겹의 마름잎을 적시고제54수 축축한 안개가 가을 골짜기에 짙은데제55수 만고 세월 반야뢰는제56수 삐걱삐걱 노 젓는 배들 모여들더니제57수 나뭇잎 끌어안고 귀뚜라미 우는데제58수 아침에 청제산을 떠나제59수 버들 언덕 안개 짙은 곳에제60수 오랫동안 혼탁한 홍진에 물려제61수 대탄의 진목 여울은제62수 불타고 난 산골짜기 숲과제63수 들불은 강가 역참을 비추고제64수 저녁 빛은 나무 끝에서 일고제65수 둥둥 물 위에 뜬 마름은제66수 물안개가 하늘까지 가득 퍼지고제67수 비단을 짠 듯 푸른 들판에제68수 산골 기운이 푸른 하늘까지 서려 있고제69수 옛 골짝 구름 깊은 저곳에제70수 어두워진 강에는 원근 구분이 없는데제71수 분명 알겠네! 사방 고을에 비가 내려제72수 하얀 비단을 편 듯한 맑은 강이제73수 백장 누런 칡 밧줄로 당기고제74수 포구에는 다투어 배 타느라 떠들썩한데제75수 삐거덕삐거덕 새벽 노 젓는 소리제76수 여울 오를 때는 노를 쓰지 않고제77수 우뚝 백 척으로 솟은 돛단배제78수 맑은 강은 거울같이 깨끗한데제79수 휘장 걷고 강가 봉우리로 들어가니제80수 하늘 끝에 높은 강이제81수 풍향기 깃대 그림자 둘로 나뉘는데제82수 포구에는 구름이 막 모이고제83수 가련하구나! 저 강물은제84수 새벽 강물에 물오리 떼 어지럽고제85수 어느 날 금고자는제86수 소는 대울타리에서 울고제87수 이웃 배에서 나는 노랫소리 웃음소리제88수 나루터에 소를 몰고 가는 여인제89수 산골 논에는 찰벼를 많이 심고제90수 쩡쩡 나무하는 소리제91수 키 큰 버들 만여 그루제92수 강물에는 마름잎이 자랐고제93수 오월 가뭄에 보리가 나지 않고제94수 어젯밤 월계에 비 오니제95수 자욱하게 강 안개 끼고제96수 용문산 길에는 나무가 둘렀는데제97수 습한 구름 뭉쳐서 흘러가지 않으니제98수 새벽달 돛 앞에 머물면서제99수 산빛은 파사성 너머 보이고제100수 새벽 골짜기에 비가 막 그치자해설지은이에 대해옮긴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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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편의 파노라마, 붓 끝으로 그려낸 한강 뱃길의 모든 순간조선 후기 문인 김선(金?)이 남긴 100수의 연작시 《주행백수》는 한강 기행시의 새로운 지평을 연 선구적인 작품이다. 이전까지 몇 수의 단편에 그쳤던 한강 주행시(舟行詩)와 달리, 당나라 시를 본보기로 삼아 장편 연작 형식으로 한강 뱃길을 노래한 것은 그가 최초이며, 이후 정약용 같은 대문호들이 그의 뒤를 이었다.이 시집은 서울을 떠나 여주로 향하는 4~5일간의 뱃길 위에서 보고 겪은 모든 것을 생생하게 담아낸 한 폭의 거대한 파노라마다. 목숨을 걸고 넘어야 했던 험난한 여울의 역동적인 모습, 소금과 콩을 싣고 강을 오르내리는 상선들의 활기, 뱃사람들의 고된 노동과 강촌 주막의 낭만이 눈앞에 그려지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는 유적이나 인물 중심의 관념적인 기행시에서 벗어나, 오직 뱃길 위에서의 실제 경험에 집중했기에 가능한 성취다.하지만 김선은 단순히 바깥 풍경만을 그리지 않는다. 그의 시선은 자신의 내면 깊은 곳으로 향한다. 작품 전반에는 속세를 떠나 자연에 은둔하고 싶은 마음과 관직을 향한 미련 사이에서 갈등하는 ‘진퇴(進退)의 고민’이 짙게 배어 있다. 한강의 출렁이는 물결 위에서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고 미래를 고뇌하는 한 지식인의 고독한 성찰이 담겨 있다.《주행백수》는 조선 후기 한강의 풍경과 그곳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 그리고 한 인간의 깊은 번민을 총체적으로 담아낸 독보적인 기행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잊혔던 한강의 옛 모습을 발견하고, 시대를 초월하는 인생의 고민에 깊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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