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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적인 이야기꾼 ‘ 이주홍 동화의 세계’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주홍은 1906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1987년 작고하셨다. 1925년 ‘신소년’지에 동화 ‘뱀새끼의 무도’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와 60여 년 동안 동화, 소년소설, 동요, 수필,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문학적 재능을 발휘하면서 수많은 작품을 써 오셨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특히 작가적 재능이 가장 잘 나타나고 있는 것은 동화와 소년소설의 영역이라고 평가받는다.
아동문학가 이오덕은 이주홍의 아동문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선생의 소년소설이나 동화를 읽으면 …… 우선 재미에 끌려 독자들은 책을 놓지 못하게 된다. 그저 덮어 놓고 재미가 있는데, 그 재미라는 것은 저절로 웃음이 나와 참을 수 없는 그런 것이 대부분이다. ……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런 작품들이 저속한 유행물에 젖은 아이들의 취미에 맞추어 다만 얕은 웃음을 주기 위해 씌어진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웃음을 창조한 근원에는 작가의 깊은 철학적 통찰과 지혜로운 문학적 의도가 있는 것이다. 선생의 작품에서 주제의 깊이와 구성의 묘함이 그의 역사에 대한 신념과 문학적 재질에서 오는 것이라면, 그 문장의 주조를 이루는 풍자와 해학과 기지 같은 것은 아동에 대한 사랑과 신뢰, 아동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그 리얼리즘의 바탕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 <못나도 울엄마, 창작과비평사, 해설> 위 글에서도 보여지듯이 이주홍 동화의 세계에는 다른 작품들에서는 보기 힘든 문학적 재미가 담겨 있으며, 그 재미는 아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작가의 문학적 재능이 꽃을 피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세 편의 동화에도 이러한 이주홍 동화의 특색이 잘 담겨 있다. 큰소리를 땅땅 치고 내려갔지만, 우연히 만난 장난감 ‘북 치는 곰’에게 홀딱 반해 자기의 임무(?)를 잊어버린 똘똘이는, 비록 동화에서는 야광귀로 등장하지만 어린아이의 모습 그대로이다. 전래로 내려오던 ‘야광귀’ 이야기를 이렇듯 재치가 넘치는 이야기로 꾸며 낼 수 있었던 것도 똘똘이의 캐릭터에서 드러나듯 어린아이의 성정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은행잎 하나>에는 나무둥치와 나뭇잎이 의인화된 엄마와 아이가 등장한다. 아이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엄마를 떠나지만 결국 다시 엄마에게로 돌아오고 아이는 그 속에서 따뜻함과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낀다. 가을 하늘에 날려가는 은행나뭇잎 하나, 그리고 나무 둥치 팬 구멍 속에 자리잡은 은행나뭇잎을 통해 형상화한 문학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우체통>에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가 등장한다. 호기심과 그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상상력을 발동하는 모습,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 “아이, 아버지가 이걸 왜 돌려 보냈을까. 맛이 없든가 보이. 아이그 참 미안해서.”라고 대사를 하는 부분에서는 절로 웃음이 피어나지만 동시에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있다. 순박한 동심의 세계가 우체통을 매개로 한 사건 속에서 감동과 재미를 한껏 느끼게 해 주는 동화이다. 이주홍 동화의 세계 속에서 아이들은 재미가 감동이 함께 담긴 동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