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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낙타와 바늘 구멍
2. 움베르토 에코의 부분 집합 3. 보석 상자 4. 화려한 외출 5. 권태, 혹은 전의에 관한 연구 6. 이방인 7. 자기가 살아났는지 의심스러워 부서진 영혼은 스스로를 믿을 수 없어한다 8. 동변상련 9. 감언이설 10. 세상 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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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마을 사람들을 밤에는 불면, 낮에는 수면의 동굴 속으로 몰아넣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나는 그것을 딱 꼬집어 이거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심증은 많은데 들이댈 물증이 없다'고나 할까요.
그 '심증'은 다분히 민통선 마을의 지형적 특수성과 관련한 것이었습니다. 큰 길을 사이에 두고 군대 막사처럼 2열 횡대로 늘어선 슬레이트 가옥과 황토 흙먼지가 풀썩이는 골목길. 이것들을 빼고나면 잡목숲, 억새밭, 황무지 언덕이 마을 주변의 전체 풍경이었습니다. 우리는 해가 뜨기 무섭게 종적을 감췄다가 해가 지기 무섭게 나타나 제각각의 홋수를 찾아들어가는 사람들이 지뢰가 터질지도 모르는 황무지 언덕과 잡목숲, 억새숲을 개간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손에 잡히지 않는 물증이라도 대라고 한다면 한 가지 댈 만한 것이 있습니다. '뛰면 5분, 걸으면 10분'이라고 외쳐 대던 대나 방송 소리가 바로 그것입니다. 윽박지르다가는 속삭이고, 그러다가 다시 얼르고 달래고 뺨치는 대남 방송 소리야말로 밤잠을 해치고 낮잠을 강요하는 대단한 위력을 지닌 것이었으니 말입니다. --- p.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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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의 민통선은 민간인출입통제선의 줄임말이며 민통선 사람들이란 민간인출입통제선 안쪽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총칭입니다. 민통선 마을은 일종의 정치적 선전 마을로 우리나라 휴전선을 따라 국지적으로 형성돼 있는데 이 작품 속의 이야기는 주로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의 대마리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6.25 당시 남북한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철의 삼각지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으며 금강산 가는 철로가 놓인 월정역, 노동당사 등은 현재 안보 관광지로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현재 남북이산가족 면회소를 설치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민통선 사람들』은 그런 현실에서 여전히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민통선 지역은 우선 소재적인 측면에서 대단히 흥미로운 요소를 많이 지니고 있습니다. 농사를 지을때는 흰옷을 입음으로써 우리 주민이라는것을 알려야 한다는 것, 농사를 짓다가 지뢰를 밟든 총을 맞든 보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무보상 조건 등등이 군사 문화의 단면을 함축하고 있는것이지요. 민통선은 또한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상징적인 요소입니다. 남북이 자국민의 삶의 질을 과시하기 위해 번드르한 집을 지어 그곳에서 농사를 짓고 살 수 있도록 한 것은 사실 농민을 위한것이 아니라 일종의 정치적 볼모 성격이 강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지금도 예외일 수 없을것입니다. 그런만큼 이들이 살아가는 양태는 소설적 탐구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것입니다. 이같은 정황을 감안,『민통선 사람들』은 관념적인 한편 복문 중심의 만연체를 지향해 재미있는 독서보다는 의미 있는 책읽기를 강요(?)하는것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