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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조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다 제2조 매물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제3조 돈에는 선악이 없다 제4조 기회와 위기는 동시에 찾아온다 제5조 모든 것을 돈으로 살 수는 없다 외전 계약과 맹세는 세 번 재고한 후 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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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도 않았다. 우리 종족 여자들 평균 수명이 마흔인데 내 어머니같이 라샨 족의 피가 진했던 분은 서른을 가까스로 넘기고 돌아가셨으니 내 수명도 대략 그 정도일 거다. 앞으로 대략 십 년에서 십오 년. 이 정도니 이렇게 짧은 인생, 한순간이라도 살 만했다 싶은 순간은 있어야 하잖아.”
“우리, 약혼 한번 해볼래요? 진짜 하자는 건 아니에요. 위장으로 하자는 거지. 그쪽이 밀려오는 혼담 때문에 곤란해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건 나도 마찬가지니 상부상조하자는 거지요. 물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언제든지 말해요. 내가 그 사람한테 사정 설명 다 하고 깨끗하게 약혼 해지할 테니까.” “좀 적당히 하지!” 확 내지른 목소리는 순간 움찔할 정도로 박력이 있었다. “감정을, 인생을 도구 삼아 거래에 쓰자고? 뉴슈, 그건 소꿉놀이도, 천재적인 상업적 발상도 아니야, 그건.” “떼 가십시오.” 등 뒤를 가리키며 다짜고짜 내뱉은 말은 영주 상대로는 건방지다고도 할 수 있었지만 헤이신에게는 지금 그걸 따지고 있을 심적 여유가 없었다. 등 뒤의 짐은 무거웠고, 귀찮았으며, 진은 그의 의형義兄이었다. 그리고 기대했던 대로 진은 금방이라도 기절할 듯 뒷목을 부여잡으며 절규했다. “라이 메이린, 너 지금 뭐하고 있는 거냐―!” 그러나 반쯤은 예상했던 대로 등 뒤의 짐은 그 호통에 위축되는 기색 하나 없이 오히려 생긋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아, 오라버니. 오늘도 공사다망하십니다.” “너너너너넌 대체 무슨 계집애가 그렇게 채신머리없이 사내 등에 찰싹……! 헤, 헤이신, 미안하다, 내 누이가 좀 낯가림이 없어서―너, 지금 당장 내려오라니깐!” “싫은데? 이 사람은 분명히 달라붙을 테면 어디 한번 달라붙어보라고 했어. 상호 합의가 있었다고.” “너…… 너…… 너, 대체 왜 그래……! 미쳤어……? 드디어 정신이 나갔냐?” 독심술이라도 한 듯 헤이신이 묻고 싶었던 것을 물어봐주는 질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일상을 완전히 초토화시킨 여자는 아직까지도 그의 등에서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은 채 쿡쿡 웃었다. “정신이 나갔냐니. 오라버니, 나는 오라버니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했던 것뿐이야.” “내가 대체 언제―” “오라버니, 정식으로 소개합니다.” 황당하다는 듯 반문하려는 영주의 말을 낭랑한 목소리로 끊으며 등 뒤의 꼴통이 선언했다. “오늘부터 내가 평생의 낭군님으로 모시기로 한 센란 상단의 상단주, 샤오-헤이신이십니다!” 그 말에 드디어 참지 못하고 헤이신이 폭발했다. “돈을 억 단위로 준다 해도 원숭이 사육 따윌 할까 보냐!”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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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결혼도 출산도 하고 싶지 않아!
돛대 셋 달린 범선을 타고 중앙해를 누빈다 라비린스에서 만나는 박소연의 동양풍 판타지 로맨스 박소연 작가의 동양풍 판타지 로맨스. 예스24의 e연재를 통해 이미 많은 독자에게 인기를 얻은 이 작품을 1년 여의 개정 작업을 거쳐 단행본으로 출간한다. 여성이 단명하는 내력을 가진 종족의 명맥을 잇기 위해 18세에 혼인해야 하는 라샨 족 소녀 라이 메이린. 하지만 결혼도, 출산도 질색인 메이린이 절대 사랑에 빠질 수 없을 것 같은 결벽증 상인 리 헤이신을 만나 바다를 배경으로 펼치는 유쾌한 로맨스다. 코믹하고 발랄한 필치로 정의나 복수, 사랑과 같은 진지한 주제를 가볍게 풀어나간다. 내가 이 세상에 없을 때, 홀로 남은 사람이 내 기억 때문에 고통스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집채만 한 바다뱀을 혼자 잡을 수 있는 괴력, 뼈가 부러져도 그냥 두면 다시 붙는 말도 안 되는(?) 재생력을 누리는 대신 짧은 수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라샨 족 소녀 메이린. 여성이 단명하는 탓에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그렇기에 라샨 족 여성은 종족의 명맥을 잇기 위해 18세에 혼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메이린은 혼인도, 출산도 싫고 사랑은 더더욱 하고 싶지 않다. 명도 짧은데 나중에 홀로 남을 사랑하는 이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오래 버티지 못하고 따라가버린 아버지처럼 되게 할 수는 없다. 그런데 라샨 족의 족장이자 차이얼진의 영주인 오빠 라이 진은 그건 그거고 의무는 의무라며 바보 천치 얼간이를 한 다스씩 늘어놓고는 빨리 고르라며 재촉한다. 메이린, 가출, 아니 ‘혼인에서 탈출’을 계획하다가 우연히 ‘절대 사랑에 빠질 것 같지 않은’ 성격 파탄자 리 헤이신을 만난다. 일단 이 사람하고 혼인하기로 정해두면, 오라버니의 잔소리도 틀어막을 수 있고, 이 사람이 거느린 상단에 속한 ‘돛대 세 개쯤 달린 잘빠진 횡범선’에 올라 중앙해를 누빌 수도 있다. 여차하면 돌아오지 않으면 되고. 게다가 이렇게 성격 더러운 사람이라면 서로 사랑하게 될 일은 절대 없을 테니 그야말로 일석삼조다. 그런데 이 사람, 지참금으로 헤이룬 만의 독점 진주 교역권을 준다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더니 누가 상인 아니랄까봐 일 년 안에 일만 냥을 다섯 배로 불려놓지 않으면 약혼을 없던 일로 하겠다며 계약서를 들이미는데……. * 라이 메이린, 17세 라샨 족 소녀 족장이자 영주인 라이 진의 여동생. 열한 살에 라샨 군도 동쪽 바다에 출몰하는 집채만 한 바다뱀을 혼자 때려잡은 괴력의 소유자. 라샨 군도의 자치권을 얻는 대가로 신유국에 볼모로 잡혀가 5년이나 썩다 왔건만, 원망스러운 오라버니는 단명하는 라샨 족 여인의 의무라며 ‘바보 천치 얼간이 한 다스’ 중 하나를 골라 혼인하고 애까지 낳으라 한다. 그러니 가출이라도 할 수밖에. * 리 헤이신, 센란 상단의 주인 더러운 성격이 평판을 깎아먹는 미남자. 어린 나이에 엄청난 상재를 발휘해 거대 상단을 이끌고 있다. 그런데 하필, 처음 상단을 차릴 때 돈을 빌린 사람이 그 원숭이의 오라버니라니. 라이 진의 의뢰라면 어떤 것이든 받아들이겠지만, 이건 좀 아니다. * 여신현,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아름다운 사람 밝은 대낮에 햇빛 아래에서 보나, 한밤중에 달빛 아래에서 보나 아름다운 남자. 한밤중에도 별을 보며 귀신같이 항로를 잡는 센란 상단의 제월족 별잡이. 짐승처럼 사냥당하며 노예로 팔리곤 했던 종족의 비극적인 역사를 무거운 짐처럼 지고 있다. 무슨 일 때문인지 갑자기 사라지곤 한다. * 차이얼진, 라샨 군도의 항구도시 ‘중앙해 무역의 꽃’이라지만 실상은 나라라 칭할 수도 없는 자치령. 각 대륙에서 온 온갖 진귀한 물자가 오가는 이곳에 배후를 알 수 없는 검은 돈이 사람을 홀리는 붉은 꽃을 앞장세워 손을 뻗친다. 라샨 족의 거점 차이얼진에서 퍼져나간 풍랑이 중앙해 일대를 요동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