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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UNG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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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지난 작업들과 달리 나에게 가까이, 그리고 익숙한 대상으로부터 왔다. 그 익숙함은 기다림이고 나와 사물의 은밀한 소통이다. 익숙함은 다시 생각의 비움으로 낯설음이 된다. 비움은 사진 속 흰 여백처럼 사물을 꿈꾸게 만든다." _이정진, 2005
이정진 작가의 'Thing' 연작은 일상 사물을 확대 촬영한 사진을 직접 제작한 한지에 흑백으로 프린트한 작품이다. 작가는 명상적 촬영 과정을 통해 대상의 본질만을 남기고 모든 부수적인 요소를 비워간다. 배경과 그림자도 제거되며 형태는 단순화되는 대신 자신의 감정과 깊은 내면의 메시지가 빈 공간을 채우고 있다. 특히, 먹빛 사물 주변의 흰 여백은 동양화나 서예의 '비움'의 미학을 반영하며, 이 비움을 통해 사물은 새로운 의미를 얻는 것이다. 작가는 바라봄을 통해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과 존재를 탐구하고 표현하는 예술적 역할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Thing' 시리즈는 풍경 위주의 작업을 보여주는 작가의 작품세계에서 독특하고 고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작업의 생명력이 20년이 지난 지금 한지와 수제 전통 제본을 통해 기품 있는 오브제로 탄생했다. 작가의 더미북이 닻과의 협업을 통해 한국적 재료와 물성을 지닌 'Thing'이 된 이 책은, 그 자체가 아름다운 존재감을 지닌 아티스트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