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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새싹 웃음
새벽 봄 새싹 새봄 기다리며 저녁놀 봄날 노을 봄비 잠자리 색연필 아침 봄밤 앵두 저녁 저수지 산새 제2부 햇살 놀이터 줄다리기 소꿉놀이 옥수수 저녁 바다 옹달샘 꽃대궐 여름 산에서 신발 시계 솜사탕 까치야 부러워 빨래가 기분 좋아 새들 떼지어 들풀 제3부 바람의 고향 고추잠자리 교문 기다리는 나무 할머니 홍시 꿈꾸는 오동나무에게 닮았어 가을 새 대파 문득 바람의 고향 마음의 문 열대야 한가위 달 제4부 꿈꽃 노래 겨울 물오리 달님을 걱정해 망보기 고드름 그림 나라 겨울 나무 눈사람 지우개 마음 어젯밤 비 잔소리 말망치 떼쓰는 매미 꿈꾼 겨울 강 제5부 기지개 켜는 친구들 꿈달맞이꽃 속내 아빠 신발 봄 오는 소리 꽃이불 풀밭 틈발바닥 하늘은 노래해 달력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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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로 자연의 얼굴을 만나요 -
광안리 바다 가까운 데 위치한 성 베네딕도 수녀원 은혜의 집에 하룻밤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뜻밖의 선물처럼 이해인 수녀님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수녀님의 맑고 유쾌한 웃음소리를 동시집 사이사이에 담아내고 싶은 꿈이 일었습니다. 이번 동시집은 오래 꿈꿔온 결실입니다. 동시집을 내는 동안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성장해온 기억을 더듬었습니다. 자연 풍경이 저를 키워줬다고 항상 생각합니다. 또 올해는 특수교사로서 전공과 학생들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동시를 창작하게 된 동기는 장애 학생들에게 우리 말과 글의 아름다움을 가르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래서 이번 동시집 출간도 그동안 만난 장애 학생들 덕분이라고 느끼기에 고맙습니다. 이번에 눈 맞추지 못한 풀꽃과 나무, 새, 이슬, 별, 구름, 하늘의 숨결은 나중에 다시 아름다운 노래로 탄생하겠지요. 하느님의 마음을 닮은 자연을 찬미하는 동안 동시의 종소리는 계속 울려 퍼질 것입니다. 2025년 시월 김양화 --- 「작가의 말」 중에서 들풀 의자에 앉고 싶은 들풀 한 포기 공원 벤치 틈 새로 가는 목 내밀고 기린 되어 하늘 본다. ------------- 봄비 한들한들 나무 팔 벌리게 하고 쏘옥쏘옥 새잎 얼굴 들게 하고 활짝활짝 꽃잎 피어나게 하고 데굴데굴 빗방울 미끄럼 타며 푸릇푸릇 내 마음 흔들어 깨워요. ---------- 지우개 마음 눈사람 스티커 더 많이 갖겠다고 동생에게 윽박질렀다. 언니가 양보할 줄 모른다고 꿀밤 같은 엄마의 꾸지람 들었다. 숙제 글씨마저 삐뚤빼뚤 써지는 저녁 한 글자, 두 글자 지우개로 지우며 사과해? 말아? 종잡을 수 없는 마음 눈발인 양 펄펄 흩날린다. -------------- 하늘은 노래해 구름 한 점 없는 봄하늘에선 해님 혼자 노래하고 구름 몰려와 비 온 날 여름 하늘은 양산처럼 무지개 펼치고 노래해. 밤 깊도록 풀벌레 우는 가을 하늘에선 은하수 꿈꾸며 노래하고 군고구마 내음 입맛 다시는 날 겨울 하늘은 함박눈 쌀가루처럼 뿌리며 노래해. ----------- 꿈 바람 씽씽 불어도 코스모스 끄떡없어. 내년에 꽃피울 까만 씨 품었으니까 찬바람 맞서 가슴 꼬옥 오므리지.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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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생명, 그리고 마음의 고향을 향한 노래
『기린 된 들풀』은 제목처럼 작고 평범한 존재의 내면에 깃든 ‘기린의 꿈’을 노래한다. 공원 벤치 틈새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들풀처럼, 세상의 모든 작고 낮은 생명들이 ‘고개를 들어 빛을 바라보는 순간’을 그려낸 시편들이다. 시집은 〈새싹 웃음〉, 〈햇살 놀이터〉, 〈바람의 고향〉, 〈꿈꽃 노래〉, 〈기지개 켜는 친구들〉 다섯 부로 구성되었다. 봄의 새벽과 들풀의 푸르름, 여름 바람과 빨래 냄새, 가을 홍시와 겨울 고드름까지 - 자연의 변화와 시간의 숨결 속에서 자라는 마음의 움직임을 통해 어린이의 감성과 성장의 모습을 투명하게 포착했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이번 동시집은 오래 꿈꿔온 결실입니다. 자연 풍경이 저를 키워줬다고 항상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마음을 닮은 자연을 찬미하는 동안 동시의 종소리는 계속 울려 퍼질 것입니다.” 특수교사이자 시인, ‘다른 빛의 아이들’에게 바치는 시 김양화 시인은 특수교육 현장에서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해온 교사다. 김양화 시인은 장애 학생들과 함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시집에서도 ‘다른 리듬으로 살아가는 존재들의 빛’을 따뜻하게 그려낸다. 동시 「지우개 마음」, 「틈」, 「안녕」 등에서는 다툼, 후회, 화해 같은 아이들의 일상 감정을 순수하게 풀어내며, ‘마음을 다시 쓰는 법’을 알려준다. 이 동시집에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섬세한 관찰뿐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눈’과 ‘자기 내면을 돌보는 언어’가 함께 담겨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자연 시집을 넘어, 성장과 공감의 시학(詩學)으로 읽힌다. ■ 서평 풀 한 포기가 기린이 되듯, 세상의 모든 생명은 스스로의 높이로 하늘을 향한다. 김양화의 동시는 그 ‘조용한 자람의 기적’을 포착한다. 햇살, 바람, 흙, 별, 그리고 마음의 틈새까지 작은 움직임 하나를 놓치지 않는다. 시인은 일상의 가장 작은 숨결에서 시의 온도를 끌어올린다. 『기린 된 들풀』은 자연의 언어로 쓰인 성장의 시학이며,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잊힌 감수성을 되살려주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