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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여인의 사랑
AI 인간과 사랑이 가능할까?
황현욱
한솜미디어 202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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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글머리에/ 4

운명/ 10
베르너 증후군/ 16
사랑의 도피/ 23
사라진 지현/ 30
바이오 AI 과학자/ 34
유랑/ 38
AI인간 지현/ 46
AI지현의 고뇌/ 56
리셋(reset)/ 66
거울 속의 그녀/ 72
여인의 방황/ 76
미련/ 87
신기한 진주/ 95
드러나는 실체/ 102
상봉/ 114
사랑과 혼돈/ 127
큰 나무 언덕의 착각/ 135
쉽지 않은 흔적/ 146
밝혀지는 관계/ 155
AI지현의 실체/ 164
실족사/ 171
완전체 가족/ 176
연기/ 188
재회/ 201
제2 AI지현/ 215
질투의 끝/ 222
비로소 싹트는 사랑/ 235

부록 |단편 소설| - 여인의 거울/ 254

저자 소개 1

Jason Huang,황주상

한국외국어대학 및 Los Angeles City College 졸업하였다. 2021년부터 미국 LA에서 소설/시나리오 freelancer로 활동 중이다. 장편 영문소설 3권 『GOD FREE』, 『변태/Metamorphosis』, 『통로/Path Finder』를 출간하였고, 단편소설 『눈물 많은 남자』, 『엄니는 아배를』을 썼다. 한국문학예술 / 단편소설 『뻐꾸기』 2016년 등단하였고, 2006년 세계 온라인 문학상 (영문 시 부문 / My Old Black Friend) 금상, 2018년 Los Angeles City College 문학상 (영문 2등, 단편소설/쌈과 키스)
한국외국어대학 및 Los Angeles City College 졸업하였다. 2021년부터 미국 LA에서 소설/시나리오 freelancer로 활동 중이다. 장편 영문소설 3권 『GOD FREE』, 『변태/Metamorphosis』, 『통로/Path Finder』를 출간하였고, 단편소설 『눈물 많은 남자』, 『엄니는 아배를』을 썼다. 한국문학예술 / 단편소설 『뻐꾸기』 2016년 등단하였고, 2006년 세계 온라인 문학상 (영문 시 부문 / My Old Black Friend) 금상, 2018년 Los Angeles City College 문학상 (영문 2등, 단편소설/쌈과 키스)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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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148*210*30mm
ISBN13
9788959595983

책 속으로

이야기는 현태와 지현이 헤어진 후 13년이 지난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사람들이 두리번거리며 게이트를 나오는 사이로 지현과 아빠가 나왔다. 마치 고국의 냄새라도 맡는 듯 심호흡을 하는 지현은 감회가 새롭다. 하지만 지현아빠 표정은 그리 밝지가 못하다.

마중선 바깥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지켜보던 현태가 그들을 발견하고 ‘지현아’하고 환하게 웃으며 다가오자 지현이 반갑게 뛰어 갔다. 아빠가 쫓아가 잡아 세우는데 웃으며 오던 현태가 어린 중학생으로 바뀌고 돌아보는 지현 역시 어릴 적 모습이다. 잡았던 팔을 놓으며 그냥 계속 가라는 손짓하는 아빠 눈에 생소한 웃음이 번진다.

뭔가의 생각에 빠져 멍하니 서있던 지현을 돌아보며 ‘지현아 빨리 와.’ 하는 아빠 소리에 지현이 걸음을 옮기는데 마중객들 사이에 현태가 없다.

정류장에 멈춰 있는 시내버스 안에서 지현이 물끄러미 바깥을 바라보고 있다가 놀라며 출발하는 버스의 창 뒤쪽으로 고개를 젖혀 내밀며 무언가 확인하려 한다. 정류장에 서 있는 현태, 무슨 느낌이 왔던지 고개를 들다가 지현과 눈이 마주친다. 순간 지현 고개 돌려 버리고 현태 안타깝게 뛰어오며 ‘지현아, 지현아’ 부르고 손짓을 한다. 버스 뒤를 따르다 현태가 끝내 넘어지고 승객들 ‘아휴, 저를 어째. 넘어졌네. 다쳤겠는데….’하며 애드리브 친다. 못 본 척 하던 지현이 놀라 돌아다보고는,

“기사 아저씨 차 좀 세워 주세요. 사람이 다쳤어요. 현태야, 현태야.”

버스가 멈추고 바삐 내린 지현이 현태에게 뛰어가서 부둥켜안는다. 지현의 품에 안겨 지현을 올려 보는 현태, 눈물을 글썽이며 빙긋 미소를 지었다.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

지현의 어리는 눈물 속에 반가움이 번지지만 많이 피로해 보이는 얼굴이다.
멀리 큰 나무가 보이는 언덕, 현태와 지현이 올라가고 있다. 모습은 먼데 두 사람의 말소리가 들린다.

“현태야, 너 여기에 나랑 다시 올 거라 생각한 적 있어?”
“그럼, 입 밖에 내어 말한 적은 없지만 그게 나의 소원이었는데….”
“소원?”
“응. 비록 우리 어릴 때 타임캡슐이라며 묻었던 것이야. 만나기로 한 날 네가 오지 않아 꺼내 버렸지만 그때도 나는 언젠가 너랑 이곳에 다시 올 수 있기를 저 나무에게 빌었는걸.”

13년 전, 지현 집 앞에서 중학생 현태가 중년 여인과 얘기하고 있다.

“그 집 온 가족이 이민 갔어. 우리가 이사 온 게 지지난주니까 아마도 그 시간쯤이었겠네. 하던 일이 잘못되어서 급하게 갔다고 하던데….”

풀이 죽어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돌아서는 현태의 두 눈에 눈물이 고이다가 흘러내린다.

지현과 현태가 올라오면서 보이던 큰 나무에 기대어 앉아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언덕 끝으로 이어진 파란 잔디밭, 두 사람 그리고 그들이 기대어 앉아 있는 나무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가까운 곳에서 뻐꾸기 소리가 들렸다.

“현태야, 사실 나도 그날 여기 왔었어, 늦게 왔었지만 말이야.”
“그래에? 그럼 내가 남긴 메모 못 봤어? 늦게라도 오면 연락하라고 메모 남겼었는데….”
“봤어. 하지만 전화를 할 수가 없었어.”

현태, 말없이 물끄러미 지현을 바라보기만 하는데 사랑이 가득한 눈에 ‘왜 그랬냐?’는 질문이 서렸다.

“그때 우리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결정했고 공교롭게도 그날 저녁 비행기로 떠나게 되어 있었기에 네게 영영 이별이라고 통보할 자신이 없었어.”

인천공항 출국장. 어린 지현과 지현 부모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는 뒷모습 보이고 지현이 아쉬워 자꾸 뒤를 돌아본다. 하지만 아무도 올 리가 없고. 조금 뒤 비행기는 날아올라 멀어지는 장면이 보였다.

지현이 옛 생각에 빠져 멍하니 먼 하늘을 바라보고 있고 그런 지현을 사랑스럽게 보고 있는 현태,

“아주 완전히 안돌아 오려고 했던 거야?”
“응, 아빠 사업이 풍비박산이 나서 야반도주하듯 떠났던 것이라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가 않았어.”
“마음이 정말 많이 힘들고 아팠겠다.”
“아냐, 미국 가서 첨엔 좀 그랬는데 우리 가족 모두 생면부지 타국에서 살아내느라고 힘든 걸 느낄 겨를도 없었어. 그렇다고 아주 생고생만 한 것은 아니고. 나만 좀 힘들어 했던 것 같아.”

현태가 장난기 배인 밝은 표정을 지으며 묻는다.

“왜? 내가 보고 싶어서? 연락을 하지 그랬어? 그럼 내가 단숨에 달려가서 마음을 매만져 주고 달래 주었을 텐데….”
“맞아, 네 생각 많이 한 것도 사실이야. 그런데 그때가 나의 사춘기고 반항기였었나 봐.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난 후 마음 둘 곳이 없어서 괜히 아빠한테 몹쓸 짓을 많이 했거든.”

미국 LA, 10대 지현이 머리를 빨갛고 파랗게 브리지를 넣은 채 복장이 요란하다. 클럽에서 춤을 추다가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는데 아빠가 들어와 잡으면 뿌리치고 달아난다. 옆 사람들, 아빠에게 낯선 시선을 보내며 비웃고 달아나던 지현은 숨어서 아빠를 훔쳐본다. 마스카라가 번지는 눈에 눈물이 어린다.

생각에 젖어 있는 지현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현태가 위로하듯 지현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네 말대로 사춘기 반항으로 어깃장을 놓았던 것이지만 이제라도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는 건 그때를 추억하는 것이잖아? 어느 책에선가 읽었는데 사춘기 때 방황을 많이 한 사람들이 오히려 잘되는 경우가 더 많대.”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고 너무 늦게 돌아와서. 난 정말 꿈만 같아. 널 다시 만나게 될 줄은 정말 꿈도 못 꿨거든.”
“그때 전화를 해 주어야 했어. 그럼 나도 그렇게나 방황하지는 않았을 텐데….”
“방황이라니? 너 범생이었잖아?”
“그랬지, 네가 내 옆에 있었을 때까지는….”

교무실, 현태가 불려와 담임 앞에 서 있다.

“현태야, 너 어떻게 된 일이냐? 성적이 이게 뭐냐? 벌써 내리 다섯 번을 하락일세잖아? 중간도 못가는 반 등수를 보고 누가 널 중학에서 수석을 했던 놈이라 믿겠어? 너 여태 그 이민 갔다는 여자애를 못 잊었다는 게 사실이야?”
“예, 보고 싶어 죽겠어요.”

기가 막히는 선생님, 출석부를 높이 들어 내려칠 기세로 ‘아이쿠, 이걸 확’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내려놓는데 옆을 지나던 다른 선생님이 ‘잘해 임마, 선생님 애 그만 태우고’하며 현태 머리를 쥐어박고 간다.

현태 얘기를 들으며 큰 나무에 기댄 채 지현이 바라보고 있다. 지현의 현태를 바라보는 시선이 여간 고맙고 미안한 게 아니다. 슬며시 현태 어깨에 머리를 기대어 누이는 지현에게 머리를 돌려 지현을 보며 현태가 물었다.

“지현아, 우리 오늘 타임캡슐 묻으면 언제 꺼낼 거야?
지현이 흠칫하며 잠시 말이 없다.
“그냥 영원히 묻어 두는 건 어때?”

지현이 애써 덤덤한 표정으로 현태에게 물었다.

“그건 안 되지. 그러지 말고 너처럼 예쁜 딸이, 난 첫째가 딸이면 좋겠지만 딸 아들 구별 말고 첫째가 스무 살이 될 때 함께 꺼내 보기로 하자. 어때?”

지현이 말없이 미소 짓다가 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제 묻을까, 타임캡슐?”

지현이 힘차게 ‘그래’하며 그때까지의 생각을 털어내듯 벌떡 일어나 가방 속의 캡슐을 꺼냈다. 작고 투명한 공 안에 접은 종이, 액세서리 몇 개가 들었고 채워진 자물쇠에 열쇠 두 개가 달려 있는 게 보였다. 현태가 지현을 바라보며 밝게 웃다가 지현이 땅을 팔 도구를 꺼내자 같이 거든다.
(이하 생략)

--- 「운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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