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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4
포스트잇 ...9 다닥다닥 풍경...10 망양로...13 광안대교...14 나도 바람개비...19 아오자이 소녀들...21 마요르 광장...22 꽁지머리 두 남자...25 깔 맞춤...27 미장센...30 목이 길어 슬픈...32 바간도 ‘help me’...36 바간의 꽃...38 망고 파는 가게...41 ‘갈레’ 가는 버스...43 세렌디피티...45 다고바...49 아난다 존자...51 동화 속 아이...54 꼬마 사진사...57 토르소...59 산 마르코 광장의 사진가...61 한 점의 명화...65 자전거 탄 여자...69 밀포드 트레킹...71 알라신도 모를...84 빨래하는 여인들...86 Royal Orchid Hotel...90 모로코 할머니...93 담벼락 꼬마...95 포토존...97 아날로그 키...99 노란 셔츠 할아버지...102 호브스 굽는 장인...106 자화상...110 내 이름은 빨강...113 피르스트의 하이킹...115 이게 뭐지?...117 어떡하지...119 네들리의 초상...122 노브고로드의 기도 ...125 성 소피아 사원의 수도사...128 금빛 돔...131 수즈달의 돔...133 르 토르네 수도원...35 벨몬트 안데안 익스플로러...138 마추픽추...142 모라이 가는 길...144 티티카카 호수...147 버킷 리스트였을까...149 기차의 무덤...150 멋진 엔딩...153 네니 레스토랑...157 슈톨퍼슈타인...160 뤼벡...164 밤베르크 가는 기차...167 그림 앞 두 사람...168 비행...173 지은이 소개...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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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을 멈췄다. 눈길을 잡은 것은 가게 유리창에 붙여진 메모였다. ‘3월 8일부터 3월 16일까지 신혼여행 갑니다. 3월 17일부터 정 상 영 업 합니다. 죄송합니다.’ 가게를 닫게 된 주인장의 이런 사정을 보자, 싱긋 웃음이 나왔다. 손 글씨를 써서 친절하게 자신의 근황을 알리고 있었다. 결혼했다고 동네방네 단골손님들에겐 에고 패고 자랑하고픈 마음이 담겨있었다.
남잘까? 여잘까? 남자 쪽이 더 가까웠다. 결혼했다는 저 기쁨이 저렇게 밖으로 터져 나와 메아리로 들리는 것은 마치 전쟁터에서 승리한 함성처럼 들린다. 오랜 기다림과 어려움 끝에 결혼으로 골인한 성취감이 필체에서 느껴진다. 어디로 밀월을 떠났을까? 일정이 끝나면 돌아와 더 열심히 살겠다는 즐거운 결의도 묻어있다. 이웃들도 지나가는 나그네들도 ‘신혼여행’이라는 이 갑작스러운 문구를 만나면서, 문득 환기되는 것들이 바람처럼 스쳐가리라. 감천문화마을을 처음 찾은 나 같은 이방인에게도 그 기쁨이 닿았다. --- 「포스트잇」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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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망고 파는 가게』는 바쁜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순간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발견하게 해주는 보물 같은 포토에세이입니다. 작가 박영란은 거창한 풍경이나 특별한 사건이 아닌, 기도하는 남자, 빨래하는 여인들, 길을 걷는 뒷모습 등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 평범함 속에서 작가는 "붙잡지 않았으면 영영 사라졌을 소소하고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깊은 애착을 드러냅니다. 독자 여러분도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며, 잊고 살았던 주변의 온기와 애틋함을 다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여행의 기록을 넘어, 이 에세이는 결국 작가 자신의 '시선의 원형'을 찾아가는 진솔한 고백록입니다. 사진 수업의 첫 출사에서 만났던 '나도 바람개비'가 된 아이의 모습에서 자신의 시선의 근원을 찾았다고 말하는 것처럼, 박영란 작가는 모든 피사체에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보냅니다. 『망고 파는 가게』를 읽는 것은 단순히 사진과 글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너 시선이 포착한 것에 대한 이유와 진실이 뭐냐고" 묻는 작가의 물음에 스스로 답하며, 자기 안의 따뜻한 감정을 되살리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