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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골똘히 아픔을 보면 죄다 사람의 얼굴 711월 1일 시 흔들 1111월 2일 잡문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달리기 1511월 3일 잡문 내가 오뱅이었던 때 1911월 4일 레시피 모두 다 아는, 누구나 다 하는 닭다리살구이 3111월 5일 단상 요즘 애들 버릇없어! 3711월 6일 잡문 1998년, 지상 최대의 우주 쇼 4511월 7일 시 그럼 안 오면 돼요 5511월 8일 잡문 녹두와 나비 5911월 9일 잡문 선생들 6911월 10일 잡문 손님들 8111월 11일 잡문 시라는 마음이 있다면 누구라도 좋았던 때 9111월 12일 시 예보 9711월 13일 단상 생일 10111월 14일 레시피 알아두면 제법 괜찮은 양념 10711월 15일 잡문 편지 11111월 16일 편지 P에게 11511월 17일 잡문 이남 중 차남 12311월 18일 잡문 돈통과 저금통 13111월 19일 시 스멀스물수몰 13911월 20일 일기 멀리 있는, 다시 없을 너에게 14311월 21일 잡문 인생, 벌꿀오소리처럼 14911월 22일 잡문 김치볶음밥은 위험해! 15711월 23일 시 추신―봄에 쓴 편지에 붙여 16311월 24일 편지 랑에게 16511월 25일 잡문 도무지 쓸모를 모를 기억 16911월 26일 잡문 무진장 17311월 27일 잡문과 레시피 딸기와 고슴도치 18311월 28일 편지 L에게 18911월 29일 잡문 토박이 19311월 30일 시 벽제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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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눈에 밟히는 건, 어쨌든 도리 없는 것나는 좋아진다, 함께라는 말이1학년 6반, 2학년 7반, 3학년 1반, 4학년 9반(171쪽), 교실의 크고도 무겁던 검붉은 나무 뒷문, 그 문을 힘겹게 열고 들어가는 작디작은 나(「선생들」). 그때의 그 길과 낮잠과 풍경 그리고 냄새를 소환해보면 허기졌던 그날의 내가 보인다(「무진장」). 삶은 관계의 실타래 같아서 묶음의 형태로 그 궤를 짐작할 수도 있기에 그것을 작고 단단한 얌체공처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는(121쪽) 그다. 그럼에도 눈에 밟히는 건, 어쨌든 도리 없는 것(「녹두와 나비」). 그렇게 어떤 존재가 눈과 마음에 들어와 우리는 가족이 되기도 한다. 조금 돌아가는 길이라도 한두 번 둘러보고 싶은 집들이 있다(「내가 오뱅이었던 때」). 무소식이 희소식인 양 잊고 살다가 목소리만 들어도 많은 걸 헤아릴 수 있는 사이. 첫마디가 모해용, 이면 별다를 게 없다는 뜻이고 형, 하면 나는 왜? 뭔데? 하며 조바심이 나는(「P에게」) 관계. 다시 불러도 애먼 곳을 한참 바라볼 뿐 대꾸하지 않는 그 무심함 속에 내 발끝에 매달린 고독은 따뜻하다. 나는 좋아진다, 함께라는 말이(62~63쪽). 중불과 약불 사이 그 정도로 익혀야 하는 닭다리살 구이(11월 4일 레시피)처럼 무례하지 않은 적당한 거리(191쪽), 보이나 가늠할 수 없는 거리(179쪽)가.애썼다는 말보다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마음이 왈칵 쏟아질 때가 있었다볕에 익어가는 짚풀처럼 오는 마른 가을. 고통을 많이 배우면 쉽게 용서하게 된다(「예보」). 여러 번의 겹칠에도 결국 어두운 일은 어려운 색으로만 보이는(46쪽) 겨울의 길목. 시인에게 행복은 찰나 같고 불행은 불가피한 것. 행복은 풀숲에 숨겨진 어린 날의 보물찾기, 그에게 보물이 적힌 그 쪽지가 발견될 확률은 거의 없었다. 어느 날엔 애썼다는 말보다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마음이 왈칵 쏟아질 때가 있었다(「멀리 있는, 다시 없을 너에게」). 돼지고기 김치찌개에 당면을 넣은 단순한 국. 엄마가 엄마의 엄마에게서 배운 국은 그리 특별하진 않았지만 밖에 나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시답잖은 핑계를 둘러대며 그만 일어나려고 하는 시인을 밥상머리에 주저앉히고 마는 엄마의 당면국(11월 22일 잡문). 어쩌면 이 아늑이 아련하게 비벼져 물컹물컹 입안에 담기는 순간, 그는 함부로 기도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일을 하며, 오직 자신을 믿으며 사랑을 게을리하지 않는 어른의 마음을 배웠던 건 아닐까(11월 24일 편지). 꼭 옳지 않다 해도 어떤 실수를, 한때의 그릇된 시간을 살포시 안아주는 마음(120쪽)을.자정을 알리며 자명종이 울렸다그러니까 꿈이라는 거지?다 큰 놈이 운다고방문을 크게 닫는 가족문이 열릴까,어째서 문은 다시 열릴까?말없이 나는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_「스멀스물수몰」 부분‘시의적절’ 시리즈를 소개합니다.시詩의 적절함으로 시의적절時宜適切하게!제철 음식 대신 제철 책 한 권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는 2025년에도 계속됩니다. 열두 명의 시인이 릴레이로 써나가는 열두 권의 책. 매일 한 편, 매달 한 권, 1년 365가지의 이야기. 시인에게 여름은 어떤 뜨거움이고 겨울은 어떤 기꺼움일까요. 시인은 1월 1일을 어찌 다루고 시의 12월 31일은 어떻게 다를까요. 하루도 빠짐없이, 맞춤하여 틀림없이, 매일매일을 시로 써가는 시인들의 일상을 엿봅니다. 시인들에게 저마다 꼭이고 딱인 ‘달’을 하나씩 맡아 자유로이 시 안팎을 놀아달라 부탁했습니다. 하루에 한 편의 글, 그러해서 달마다 서른 편이거나 서른한 편의 글이 쓰였습니다. (달력이 그러해서, 스물여덟 편 담긴 2월이 있기는 합니다.) 무엇보다 물론, 새로 쓴 시를 책의 기둥 삼았습니다. 더불어 시가 된 생각, 시로 만난 하루, 시를 향한 연서와 시와의 악전고투로 곁을 둘렀습니다. 요컨대 시집이면서 산문집이기도 합니다. 아무려나 분명한 것 하나, 시인에게 시 없는 하루는 없더라는 거지요.한 편 한 편 당연 길지 않은 분량이니 1일부터 31일까지, 하루에 한 편씩 가벼이 읽으면 딱이겠다 합니다. 열두 달 따라 읽으면 매일의 시가 책장 가득하겠습니다. 한 해가 시로 빼곡하겠습니다. 일력을 뜯듯 다이어리를 넘기듯 하루씩 읽어 흐르다보면 우리의 시계가 우리의 사계(四季)가 되어 있을 테지요. 그러니 언제 읽어도 좋은 책, 따라 읽으면 더 좋을 책!제철 음식만 있나, 제철 책도 있지,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기획입니다. 그 이름들 보노라면 달과 시인의 궁합 참으로 적절하다, 때(時)와 시(詩)의 만남 참말로 적절하다, 고개 끄덕이시라 믿습니다. 1월 1일의 일기가, 5월 5일의 시가, 12월 25일의 메모가 아침이면 문 두드리고 밤이면 머리맡 지킬 예정입니다. 그리 보면 이 글들 다 한 통의 편지 아니려나 합니다. 매일매일 시가 보낸 편지 한 통, 내용은 분명 사랑일 테지요.[ 2025 시의적절 라인업 ]1월 정끝별 / 2월 임경섭 / 3월 김용택 / 4월 이훤 / 5월 박세미 / 6월 이우성7월 박지일 / 8월 백은선 / 9월 유계영 / 10월 김연덕 / 11월 오병량 / 12월 고선경* 사정상 필자가 바뀔 수도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2025년 시의적절의 표지는 글과 사진을 다루는 작가 장우철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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