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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도 아플 때가 있어요
강나루
시와사람사 202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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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1 할아버지, 어딜 가셨나
세탁기 · 18
할머니의 다리미질 · 20
가족 · 22
다짐 · 24
머리카락 · 26
노래하는 할아버지 · 27
할머니는 나를 귀찮게 해 · 28
할아버지의 의자 · 30
할아버지, 어딜 가셨나 · 32
아이가 된 할머니 · 34
신발 · 35

2 산과 강이 울고 있어요
약오르지 · 38
사라진 스님 · 40
산과 강이 울고 있어요 · 42
풍경화를 그리는 하느님 · 44
사람들은 자꾸만 길을 내요 · 46
해님도 아플 때가 있어요 · 48
폭포는 소리의 어머니 · 50
개발자국 · 52
산불 · 53
물 · 54

3 봄날, 오후 세 시 무렵
처음 자전거 탄 날 · 58
봄날, 오후 세 시 무렵 · 60
눈을 밟으면 · 62
부활절 · 64
큰 그릇 · 65
만국기처럼 · 66
연과 물고기처럼 · 68
연 · 70
수도 · 72
바다도 감정이 있다 · 74

4 아이를 찾고 있어요
아이를 찾고 있어요 · 78
큰 산 · 80
들밥 · 82
빈 저수지 · 84
어느 날 갑자기 · 86
우리나라 이야기꾼 · 88
옛날 이야기책을 읽고 · 90
1년의 자식들 · 92
문무대왕 · 96

| 작품론 |
생의 본질을 깨우쳐주는 생각하는 동시 /강경호 · 100

저자 소개 1

1989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태어났다. 조선대학교 국어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신대학교 대학원 한국어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2020년에 [아동문학세상]에 동시등단, [에세이스트]에 수필등단, [시와사람]에 시 등단했다. 현재 [시와사람] 편집장이며, 저서로는 시집 『감자가 눈을 뜰 때』, 에세이집 『낮은 대문이 내게 건네는 말』, 동시집 『백화점에 여우가 나타났어요』, 연구서 『휴머니즘과 자연의 수사학』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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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38g | 153*210*8mm
ISBN13
9788956658001

책 속으로

세탁기

세탁기는 평등해요
가난한 사람의 옷
잘 사는 사람의 옷
얼굴이 잘 생긴 사람의 옷
못 생긴 사람의 옷
따지지 않는

세탁기는 사랑이어요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의 옷
사이가 좋은 사람의 옷
마음씨가 나쁜 사람의 옷
마음씨가 착한 사람의 옷
가리지 않는

세탁기는 하나가 되게 해요
서로 손을 붙잡게 해요
서로 껴안게 해요
한바탕 춤을 추게 해요
모두가 깨끗한 마음이 되게
구석구석 씻겨줘요.

할머니의 다리미질


친구들과 놀다 묻은
흙투성이의 바지
놀이터에서 씨름하다 구겨진
주름투성이의 옷을
김이 씩씩 나는 다리미를 들고
할머니가 쓱쓱 펴요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쓸쓸해지신
할머니 마음 속의 주름
고생하시다가 생긴
이마의 주름은 관두고

독감에 걸려 자리에 누워
얼굴을 찡그릴 때
할머니의 따스한 다리미가
밤새 이마를 문지르시자
내 이마의 주름이 펴져요.

가족

우리집 현관에
엄마 아빠 신발과
나와 동생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어요

우리집 빨래줄에
엄마 아빠 옷과
나와 동생의 옷이
사이좋게 펄럭이고 있어요

다짐


일기장에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동생과 싸우지 않고
친구들과 잘 지내겠다는 다짐
한두 번이 아니다

수학여행 가서
부모님께 쓴 편지에도
집 떠나 보니 가족이 소중하다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 효도하겠다고
착한 아들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때는 진심이었는데
오늘 학교에서
부모님께 쓰는 편지에
또 다시,
착한 사람이 되겠다고 쓰려다가
자꾸만 어기는 약속 때문에
마음 속으로만 다짐했다.

머리카락


머리카락을 보면
마음이 보여요

씩씩한 오빠는
푸른 머리카락
꿈이 많은 언니는
붉은 머리카락
병아리처럼 착한 동생은
노란 머리카락
점잖은 나는 생머리
찰랑찰랑 검은 머리카락

언제나 기도만 하시는
마음씨 좋은 우리 할머니는
새하얀 머리카락.

노래하는 할아버지


흘러간 노래도 잘 부르고
찬송가도 잘 부르셨던
우리 할아버지
돌아가신 후에는
노래 부를 수 없어 어쩌나

할아버지가 평생 일구신
선산에는
노래방도 없고
교회 성가대도 없는데
우리 할아버지 심심해서 어쩌나

어쩌면 새가 되어
노래 경연도 하고
성가대도 만들어
하루 종일 새들과 지저귀시겠지.

할머니는 나를 귀찮게 해


가난하게 살았던 할머니는
사람을 보면
무조건 음식을 내미신다

장사꾼이 와도
거지가 와도
밥 먹고 가라고 하신다

할머니가 내민 음식을
다 받아먹은 아빠는
자주 배탈이 나신다

내가 공부하고 있을 때도
할머니는 음식을 내미시지만
아빠처럼 배탈나기 싫어
도망을 간다

그래도 할머니는
쫓아다니면서
내 입에 음식을 들이미신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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