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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수두룩하게 낯익은 얼굴
원로 신인 하얀·꽃·잎·점·지붕 아네모네 금천동 알밤 장수 몰입 죽(竹)부인 황사 교실 나무 포장마차 휴대폰 청개구리 아기 고라니 제천 장날 씨아부지 먼지값 제2부 얼근얼근 달려오는 새벽길 풍등 꼬시래기 초복 맥문동 선생 종이꽃 새벽길 언니 마음 호미신 콩 판 돈 자목련 까치 둥지 비름나물 단풍 얼굴 6월 장례 하늘로 간 안부 폭염 매실청 제3부 푸시킨의 시 구절을 옮겨 쓰며 김옥순 여사 숫돌 수행 간호사 한마디 순교 할머니 입추(立秋) 밥덩이 천사 술래 부부 추석 달아난 수세미 안보 제2터널 잘 가라 십이삼 조문 가는 길 제4부 마음의 지팡이 하나 독한 놈 옥수수의 힘 거룩한 로그아웃 호국원 고양이 살구 소동 뿌리의 힘 지렁이 칠월 복숭아 떨어진 감 플래카드 캐논 프린터 지팡이 선물 호랑나비 와룡 길거리 북카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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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여 년간 쓴 시들을 모아
첫 번째 시집을 엮습니다 작품 속에는 어머니와 아버지 가족을 소재로 한 시가 여러 편입니다 가을볕이 좋은 날 툇마루에 앉아 이 시집을 마중한다면 오래된 일들이 다 아름다워지고 첫 마음이 보이리라 믿습니다 --- 「시인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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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삶이 일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김올 시는 시난고난한 생활의 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버거운 일상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시인은 가족과 이웃에게 생의 활력을 불어넣으며 낙천적인 면모를 잃지 않는다. 그의 시가 바탕에 비애의 정서가 깔려 있음에도 회생과 긍정의 세계로 읽히는 것은, 이처럼 메마른 현실을 넘어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인의 감응력 때문이다. 특히 이 시집의 주요 소재인 가족 서사는 작품의 진정성을 배가시키며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전단지 돌리고/우윳값 받으며 악착같이 살아 내던”(「종이꽃」) 언니와 “저잣거리에서 호박을 팔고/술 한잔이 낙이었던”(「제천 장날」) 어머니를 어찌 시로 위로하지 않을 수 있으랴. “고통을 태우는 어무니 나비 될 준비를”(「6월 장례」) 지켜보는 것도, “산과 산의 허리를 뚫고 어둠 속으로 들어가 빛으로 나오는 폭염의 시간들”(「안보 제2터널」)을 견디는 것도 다 시인의 몫이다. 그러니 우리도 시인의 조각배에 낮달 같은 이야기를 싣고 은하수를 건너는 것을 아득히 지켜보면 된다. - 송찬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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