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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이 터도 햇살은 따사롭지 않다
2. 여전히 새벽 3. 하루의 시작과 끝 4. 손가락 사이사이 부는 바람 5. 창가로 지는 달 6. 느린 걸음 7.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고 8. 무뎌진 흉내를 낸다는 건 9. 소금 결정이 박힌 듯 10. 시린 건 비단 내린 눈 때문만은 아니었다 11. 연기는 흩어지고 12. 이슬을 머금은 아침 13. 숨을 참아 보는 연습 14.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 15. 부서지는 햇빛이 16. 읊기를 여러 번 17. 뒤에서 불러 보는 18. 타래에서 한 올 19. 어딘가에서 훈풍이 20. 무덥지만은 않은 고온의 계절 21. 그러니까 이젠 22. 길을 돌아 자리로 23. 우리가 사는 계절에 바람이 나부끼면 24. 너와 내가 사랑을 한다는 일 Epilogue. 낭만 열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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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날 도와줘요?”
영인에겐 언제나 ‘왜’가 버릇처럼 붙었다. “왜 그렇게 물어?” “그냥…….” “난 네가 좋아. 좋으니까 뭐든 해주고 싶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선에서.” 그리고 이어지는 서현의 미소는 여과 없는 진심이었다. 진심이 잔뜩 묻어나 있는 다정한 말투와 따뜻한 웃음에 얼음장같이 차가웠던 영인의 마음 끝에서도 물방울이 생겨났다. 좀 더 기대도 될까, 좀 더 의지해도 될까. 이 아저씨는 조금 다를까. “나도 아저씨가 좋아요.” “뭐?” “좋아졌어요, 아주 많이.” 영인의 눈도 이만 서현과 마주했다. “고마워요, 발 걸어 줘서.” 싱긋, 영인의 눈이 초승달 모양처럼 예쁘게도 휘어졌다. 반면 서현의 마음은 두둥실 보름달이 떠오른 것처럼 동그랗게 가득 찼다. “나 너한테 뽀뽀하면 나쁜 놈인 건가? 뭐, 범죄자 비슷한 그런 거 되는 건가?” “뽀뽀하려고요?” “어, 지금.” 생각을 오래 할 수가 없었다. 괜히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면서 잔뜩 어색하고 간지러워진 이 분위기를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 걸까 고민하는 순간, 서현의 입술이 빠르게 영인의 입술 위로 포개어졌다. 가볍게 쪽,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그 입술의 촉감이 찰나였지만 아주 생생하고 제법 부드러웠다. 영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깜빡였다. 두 볼은 아까보다 더욱 발그레 붉어졌다. 꼭 잘 익은 복숭아처럼.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