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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초상
생화학자 박노동 교수의 에스프리
박노동
문학들 201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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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_04


●――Ⅰ

지극한 비밀_13
회상_14
기름집 노인_16
인터러뱅_19
자감과 타감 사이에서_24
등잔불_29
어머니의 원단_33
고삽재_37
서답터_42
발자국_50
글쓰기에 대하여_53
자유에 부쳐_56
잡초_60
할머니의 노래_63
노인_68
백수(白壽)에 부쳐_71
고엽(枯葉)의 미학_75
조락(助落)_79
신귀거래사_82
그늘에 대하여_87

●――Ⅱ

찰라의 환희_93
언어의 밑그림_94
아버지의 회초리_96
거울 앞에서_99
스스로 도왔다_102
귀소본능_108
복순이_111
안개 속에서_114
길에 대하여_117
사랑_121
목련꽃_123
이건 하느님 뜻인데_127
빛과 어둠 사이로_130
수능, 그 통과의례_138
비우기_142
눈_145
하늘눈_148
땅이 사람을 냈으니_151
황홀한 그늘로_155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_158
가족_161

●――Ⅲ

단풍_165
동그란 음악_166
농대의 가을을 찾아서_170
태평양의 물 한 방울_173
한국사 시험_176
감나무의 세모(歲暮)_180
구두끈을 풀어 매며_183
양성 교대_186
귀여운 악마_189
포장마차에서_192
맹인 부부_196
생각이냐 죽음이냐_198
과묵에 대하여_202
컴퓨터시대의 백락_205
IT시대의 언어 유전자_208
입시 추위 소고_211
인물사진_215
청소_219
자동출입통제장치_221
손님_223

●――Ⅳ

친밀성, 접촉성, 친화도_227
타지마할 _228
시간의 획득_230
명백한 것_231
아래를 내려다보다_232
바라나시_234
마니카르니카_235
웃는 거지가 더 번다_236
줄지 않는 줄_237
마흔 시간의 버스 여행_238
알라하바드의 길_240
우수리스크의 왕버들_242
몽당연필 끼우개_251
길바닥 도배_254
히라노 교수_256
투명 유리통_262
소요유의 세계_265
재활용의 경제학_270
신사의 계절_274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_276
궁금하다_279

●――Ⅴ

코사마 야요이_285
불꽃_286
원고지_288
물고기의 개똥철학_290
복 있는 사람_293
연꽃 시간_296
밧줄_298
지구의 날에_300
천지는 비정하다_302
게으름 예찬_304
공평한 자산_306
비밀이 없는 사람_308
오동_310
친구_312
사람과 짐승의 차이_313
흑즉시공(黑卽是空)_315
평화 그리고 통일_318
창조론 진화론_320
최고의 순간_321
드들강_322
더 많은 시간을_323
사분지일_324
철저한 죽음_326
영웅 존 글렌_327
변화와 개혁_329
몹쓸 세대 차이_331
내가 없으면_333
시냇물이 흘러 쌓이며_334

저자 소개 1

전남 광양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래시동인지 「마침내 새가 되어」에 「돌감나무」 외 5편이 게재되어 등단하였으며, 사래시동인 회장이다. 전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장, 한국응용생명화학회장, 한국키틴키토산학회장, 농촌진흥청혁신추진공동단장, 과학기술부 글루코사민당류소재 국가지정연구실 단장, 전국농림기술개발연구사업단장협의회장, 농림수산식품과학기술위원회 위원,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정년 후 우간다 나카송골라 소재 Livingstone Farms의 농장장으로 일하였다. 현재 전
전남 광양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래시동인지 「마침내 새가 되어」에 「돌감나무」 외 5편이 게재되어 등단하였으며, 사래시동인 회장이다. 전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장, 한국응용생명화학회장, 한국키틴키토산학회장, 농촌진흥청혁신추진공동단장, 과학기술부 글루코사민당류소재 국가지정연구실 단장, 전국농림기술개발연구사업단장협의회장, 농림수산식품과학기술위원회 위원,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정년 후 우간다 나카송골라 소재 Livingstone Farms의 농장장으로 일하였다. 현재 전남대학교 명예교수이며 중국 청도농업대학교 객좌교수로 있다. 시집 『검돌베개 고요쯤에』와 산문집 『존재의 초상』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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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3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153*224*30mm
ISBN13
9788992680967

책 속으로

의문부호 ‘?’와 감탄부호 ‘!’를 조합한 ‘?!’을 인터러뱅(Interrobang)이라고 한다. 의심과 놀라움, 분노와 연민, 환희와 두려움, 사랑과 배신이 교차하고 혼재된 감정을 나타내고자 억지로 조합해 낸 부호다. (...) 내 일생은 의문부호투성이였다. 불가사의였다 ?! - 의문부호의 구부러진 허리를 반듯이 펴면 드디어 감탄부호가 될 것 같았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구부러진 것은 결코 퍼지지 않을 것이며 몽둥이는 구부러지지 않을 것이다.
--- p.22-23

한 그루 나무나 한 포기 풀이 생존을 위하여 터득한 지혜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중 근래 관심을 끄는 것이 식물 상호 간의 타감작용(他減作用)이다. 이웃과 경쟁하면서 살아야 하는 한계를 달리 극복하지 못하고, 소위 타감물질을 미량 생산하여 이웃의 생육을 정교하게 억제함으로써 양분과 햇볕과 공간을 유리하게 확보하는 현상을 일컫는 것이니, 어찌 놀라운 지혜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식물 사회학자들은 이외에 식물에는 자신이 만들어낸 물질 때문에 오히려 해를 입는 자감작용(自減作用)이 작동하여 타감과 균형을 맞춘다는 것을 밝혀냈다.(...) 딤즈데일 목사가 숨을 거두자 더 이상 원수 갚을 일이 없어진 칠링워스가 곧 비참하게 눈을 감게 되었다는 『주홍글씨』의 이야기는 인간 사회에서도 자감작용의 작동한다는 증좌가 아닌가.
나는 이제껏 타감과 자감이라는 위험한 강안(江岸) 사이를 항해하여 왔다. 잘난 체 하며 남을 겁박하고 고초를 끼치는 것은 타감의 스킬라(Scylla) 바위에 부딪혀 나 또한 난파당할 위험이 있었고, 그렇다고 기도 펴지 못하고 움츠린 채 생애를 헤엄치는 것은 자감의 카리브디스(Charybdis) 소용돌이에 휘말려들고 말 위험이 있었던 것이다. 나의 뱃길은 두렵고 험난하였다.
--- p., 24-27

나는 격물의 지경에 피어 있는 대지의 꽃을 본다. 생명과 비생명에 구속되지 아니하는 강인하고 높은 자유로써 대지의 꽃을 바라본다.
살아있음이 자유이며 가치다. 나를 자유롭게 할 것이 무엇인가. 영원한 살림의 지경까지 인도하는 것은 무엇인가. 대지의 자유를 간구하고 있는 나는 과연 살아있는가.
가난과 실패와 추악함과 고통과 거짓과 질병과 상황 속에 내 삶은 처박혀 있었다. 그러나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이것들까지 보듬고 쓰러지려는 자유, 이것이 나의 자유였다.
내가 두 발로 대지를 딛고 서 있는 한 세계는 존재한다.
--- p. 58-59

그늘이 내 영혼과 육체를 치유하고 윤택하게 하였다. 그늘은 곧 생명이며 갈망이었다. 그러므로 나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산고 끝에 아이가 태어나듯 고통과 시련 끝에 아름다운 영혼이 탄생한다고 믿는 탓이다. 그늘 속에서 내 영혼은 오히려 치유 받고 평화를 맛본다.
그늘이 편하다. 평화를 누리나니.
--- p. 90

빛의 세계가 이상하게 일을 벌였다. 은행잎이 눈물처럼 노랗게 떨어져 내렸다. 지난봄 올려 세웠던 슬픈 깃발이 마침내 쓰러졌다. 나는 발가벗겨진 채 혼자 걸어서 앞으로 갔다. 잎사귀는 눈물처럼 시간의 입 안으로 흘러들었다.
나는 가을 안개 속을 걸었다. 그리고 시간 속으로 걸어 나왔다. 내 병은 나았는가, 깊어졌는가.

--- p. 116

추천평

박노동 교수의 수필은 산문이면서 시적이다. 바로 산문시 그것이다. 그리고 처세훈이 담겨 있다. 에피그램이다. 또 남도의 서정이 애향심과 함께 토박이 말도 절묘하게 어우러져, 박교수의 글에는 매화 향기도 짙게 배어 있다. 그의 품격과 무관하지 않다. 2002년 박교수와의 첫 상면은 광주의 어느 다방에서였다, 한마디로 박물군자였다. 이번 산문집 『존재의 초상』은 바로 이러한 그의 품향을 들여다볼 수 있다. 향기 그윽하다.
최승범 (시인,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옛길과 새길, 타감(他減)과 자감(自減) 사이를 오가는 학자이자 시인으로서(막힘없는 관통[豁然貫通]_의 에스프리로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자세를 견지해 온 박노동 교수는 이러한 철리(哲理)를 그의 글쓰기의 근본으로 삼고 있다. 그는 윤리적 당위라기보다 생의 필연적 본성으로서 자기 긍정과 참 자아에 근거하여 한낱 스쳐 가는 풍경이나 피치 못할 생의 곤경 속에서도 어김없이 자유의지와 비상본능, 인간애와 신의 사랑을 확인한다. 기름집 노인의 한 마디를 평생의 등불로 삼았던 그는 이제 양명학적 동심(童心)과 니체적 초인의식을 바탕으로 어느덧 대지적 삶의 평원을 백지의 종교로 삼은 예지와 혜안의 스승이 되어 있다.

임동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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