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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둘레길 전체 지도 걷고 싶은 북한산 둘레길 5대 S자길 프롤로그 소나무숲길 순례길 흰구름길 북한산은 '산'이 아니다 솔샘길 명상길 평창마을길 카메라 렌즈와 함께 걷다 옛성길 구름정원길 북한산 둘레길 전망대 바로가기 마실길 내시묘역길 704번 버스를 타고 시골길의 정취를 느껴보자 효자마을길 충의길 낯선 북한산 둘레길 쉽게 가기 우이령길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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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같은 곳을 보지는 않았다. 그는 봉우리에 집중했고, 난 무덤에 집착했다. 사진을 찍는 그의 눈이 좀 더 먼 거리에서 둘레길을 보았다면, 난 좀 더 세심하고 세밀한 눈으로 길과 마을, 그리고 거기서 살다간 사람들의 흔적을 찾았다.
우리는 이 길에서 20년 동안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많이 나눴다. 평범한 듯 보이는 길에서도 의미를 찾으려 애썼고, 도심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카메라에 담았다.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사진을 좋아하고 삶에 지친 이들이 몇 번씩 같은 길을 걸으면서 새로운 눈을 갖게 된 것이다. 이 여행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불꽃처럼 살았던 이십대를 거쳐 세상 풍파에 돛 하나 매단 채 사십대의 파도를 넘고 있는 우리. 현실의 고단함에서 벗어나 훌훌 떠나고 싶은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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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숲길은 기분이 울적할 때 걸으면 좋다. 친구와 화해하고 싶을 때 이 길에서 만나도 좋다. 숲은 우리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지친 몸을 회복시켜 준다. 답답하고 우울한 도시인에게 숲이야말로 자연이 주는 최고의 치유 공간인 셈이다. 볕이 좋은 오후라면 시집이라도 한 권 들고 걷고 싶다. 걷다가 만나는 벤치에 앉아 나직이 소리 내어 시를 읽고 싶다. 아랫배가 볼록하도록 양껏 숨도 들이마시고 우두둑 소리가 나게 목도 돌려보고 싶다. 갈증이 나면 소나무숲길에 있는 만고강산 약수터에서 숨도 안 쉬고 벌컥벌컥 물을 들이켜고 싶다.
--- p.33-34 막걸리를 한 모금 마신다. 직접 빚은 누룩막걸리 맛은 어떨까? 인공의 맛이 가미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맛이라고나 할까. 시중에서 파는 단맛이 강한 막걸리와 달리 약간 텁텁한 느낌이 오히려 좋다. 술맛은 빚는 사람을 따라간다는데 꾸밈없고 소박한 맛이 주인을 똑 닮았다. 김치도 밭에서 손수 기른 배추며 채소로 담근다고 한다. 지난번 왔을 때 마당 가득 썰고 있던 무가 바로 이 깍두기구나 생각하니 오독오독 씹을 때마다 반갑다. 직접 만든 손두부 맛도 빼놓을 수 없다. 따뜻한 두부에 차가운 김치 한 조각을 올려 쏘옥 밀어 넣으면 입안 가득 행복이 춤을 춘다. --- p.70-71 솔샘길의 절반은 성북생태체험관을 중심으로 산책로와 생태숲을 둘러볼 수 있는 구간이고 나머지는 정릉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소나무가 많고 맑은 샘이 흘러 '솔샘松泉'이라 불렀다는 솔샘길은 마치 잘 조성된 정원과도 같다. 자연과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이 있어 아이와 함께 걷는다면 더 좋다. 아이들이 야생화와 친해질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솔샘길에는 특별한 숲이 있다. 길 위쪽에 있어 놓치기 쉬운 잣나무숲이 그것이다. 둘레길 중 최악이라 평가받는 솔샘길은 이 때문에 그 가치를 다시 매겨야 할 것이다. 다른 구간과 이어 걷지 않고 솔샘길만 둘러본다면 간편한 차림도 괜찮다. --- p.115 조선왕조 최초의 왕비를 위해 지어진 흥천사는 조선의 마지막 왕비인 순정효황후純貞孝皇后(1894~1966)가 한국전쟁 때 피난생활을 한 곳이기도 하다. 순정효황후 윤씨는 순종의 계비다. 친일파들이 순종에게 합방 조약에 날인할 것을 강요할 때 옥새를 치마 속에 감추고 내놓지 않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1966년 낙선재에서 삶을 마감할 때까지 스러져가는 왕조의 마지막을 온몸으로 지탱한 비운의 마지막 왕비였다. --- p.167 평창마을길을 걷다 만나는 작은 사찰들도 지나치지 말고 둘러보자. 겉은 평범해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야, 이런 곳도 있네'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다소 밋밋할 수도 있는 여정에 여유와 휴식을 줄 뿐만 아니라 상큼한 청량음료가 되어 줄 것이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해원사 입구에서 국수를 팔더니 오늘은 없다. 이번엔 꼭 먹고 싶었는데……. 해원사는 발걸음을 어디로 옮겨도 구석구석 예쁘지 않은 데가 없다. 군데군데 흰 눈을 깔고 솔잎을 살살 뿌려 놓은 전각 기와에 오후의 햇살이 잠시 머문다. 세월의 무게를 못 이겨 약간 기운 듯한 석탑 주위를 바람이 돈다. --- p.183-186 ≪세조실록≫에는 "돌이란 것은 산맥의 골절이므로 도성의 산등성이 내면뿐만 아니라 삼각산 보현봉을 포함한 주산主山 모두에서 벌석(돌을 채취함)을 엄격히 금지하고 이를 어기는 자는 위제율(임금의 명을 위반한 자를 다스리는 법)로 다스리게 하였다"라는 기록이 있다. 조상들은 돌 하나 나무 한 그루 베는 것조차 엄격히 통제해 산과 자연을 보호했다. 그들이 관광과 개발이라는 이유로 국립공원 산봉우리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것을 보면 과연 뭐라 할지 답답한 노릇이다. --- p.219 우이령길은 둘레길 구간 중 가장 길고 오래 걸리는 구간이다. 그런데 실제로 걸어보면 그다지 힘들다거나 오래 걸린다는 생각이 안 든다. 아마도 40여 년간이나 일반인에게 개방이 안 된 미지의 숲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우이령길은 한국전쟁 때 양주와 파주 사람들의 피난길로, 김신조 사건 이후로는 군부대와 전투경찰의 주둔지로 쓰인 전쟁과 분단의 상흔을 가진 숲이다. 전체 구간에는 곱고 굵은 모래가 깔려있다. 우이령길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맨발로 숲길 걷기는 도심에서 느끼지 못하는 이색적인 경험이다. 석굴암에서 바라보는 상장능선도 놓치지 말자. --- p.3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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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걷기만 하는 둘레길 여행은 그만!
깨알같이 숨어 있는 북한산의 역사 알기
면적 대비 가장 많은 탐방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북한산 국립공원은 서울 수도권 시민이 사랑하는 도심 속 천혜의 자연이자 소중한 유산이다. 우리나라 등산객 중 4분의 1이 찾는 북한산은 이제 낮게 두른 산책로로 만나는 대표적인 둘레길 명소가 됐다. 봉우리를 정복하는 수직형 등반 대신 수평형 걷기가, 땀 흘리는 행군 대신 역사문화 유적을 체험하는 탐방이 대세다. 북한산 둘레길은 다양한 동식물을 비롯해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유적이 풍부해 휴식과 생태, 학습을 바라는 걷기의 욕구를 만족시켜 준다. 「북한산 둘레길에서 숨은 서울 찾기」는 산책과 걷기여행의 대표 장소인 북한산 둘레길에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간다. 수도 서울이 품고 있던 오랜 역사와 북한산에 얽힌 이야깃거리가 둘레길 탐방을 풍부하게 만든다. 북한산의 원래 이름과 유래를 따로 살피는 것은 물론 순례길에서는 독립투사들의 업적과 발자취를, 흰구름길에서는 화계사와 흥선대원군의 인연을, 명상길에서는 정릉에 묻힌 왕비를, 평창마을길에서는 김신조 사건을 되살리는 등 고려 시대부터 근현대사에 이르는 옛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가족, 친구, 연인과 걷는 북한산 둘레길 길라잡이 봉우리로 통하는 길과 보석 같은 숨은 맛집 대공개! 천천히 걸으며 아이들에게 들려줄 만한 역사 이야기가 이 책의 한 축이라면 전망대와 사찰, 공원과 약수터 등 북한산 둘레길 구석구석의 소개와 정보도 빠짐없이 실려 있다. 가족끼리 천천히 걸으면 적합한 구간, 둘레길을 산책하다가 북한산 봉우리로 향하는 정규 등산로로 가는 길, 연인과 근사한 야경을 보고 싶을 때 선택해야 할 전망대와 가장 쉽게 가는 방법, 울고 싶을 때 혼자 걸을 만한 구간 등 상황에 따라 둘레길을 제대로 느끼는 방법을 안내한다. 애초 이름난 북한산 등반로 정규 코스의 맛집들 대신 일부 코스에서 아는 사람만 안다는 맛집이 등장한다. 길을 잃고 헤매다 우연히 발견한 느낌의 신비로운 맛집에선 오래된 솥에서 끓인 국밥과 구수한 막걸리가 기다리고 있다. 둘레길 위에서 만나는 자연과 유적, 사람 이야기를 따라가며 서울을 내려다보면, 분주하고 차가운 도시였던 서울이 포근하고 다정하게 여겨질 것이다. 몸은 사십 대지만 마음은 이팔청춘, 산 만난 남자들의 미소만발 유유자적 동행기 주로 글을 쓴 갈매기와 사진을 찍은 배트는 대학에서 만난 이십 년 지기다. 전문직 독신남과 철없는 노총각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며 정반대의 외모와 식성을 갖고 있지만, 산과 둘레길을 좋아하는 것만큼은 궁합이 맞는 엉뚱한 콤비. 역사 연구를 했던 갈매기가 자못 진지하게 옛 자취를 좇으며 감상에 잠기고, 십 년 경력의 사진가 배트가 신비로운 풍광의 사진 앞에서 낮은 자세로 자연을 칭송하다가도, 이내 썰렁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저질 체력에 신음하는 가장 보통의 두 남자 이야기다. 숲이 주는 편안함과 숨은 서울 마을의 전망,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친근한 웃음, 고단함을 달래주는 둘레길 주변의 맛난 음식, 낙엽만 무성하던 독립유공자 묘역의 적막함, 휑하니 찬바람만 불던 재개발 지역의 쓸쓸함, 눈이 온 뒤에야 더 선명해지던 숲길. 두 남자의 글과 사진으로 북한산 둘레길을 걷다 보면, 우리가 사랑해야 할 북한산 둘레길의 모든 것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