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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 시인의 말 5
추억이 머물러 있는 그곳에 125 작품해설 135 제Ⅰ부 봄 움트는 봄빛 13 왜가리를 닮고 싶다 14 대공원 길 16 두만강은 흐른다 17 봄날이 그립다 20 상자 텃밭 22 행복한 봄날 23 밥물이 잦아들 때 25 칡넝쿨의 슬픔 26 봄을 삼킨 산불 28 제2부 여름 무자비한 계절의 횡포 31 대자연의 선물 32 어어리 상사리 34 저 푸른 새들처럼 36 왕송호수의 연꽃 38 너럭바위에 걸터앉아 40 극기 훈련 골프 42 일상 한오라기 걸치고 44 용궁리 백송 나무 46 고향 마당 제3부 가을 단풍 모자이크 53 신우대꽃 곁에서 1 55 알밤 따라 오는 세월의 오솔길 57 추사 고택 뜨락에서 59 선명한 실핏줄 62 세월의 오솔길 64 신우대꽃 곁에서 2 66 환상의 숲 곶자왈 68 황새 부부 70 만경대의 눈 72 제Ⅰ부 겨울 숨이 모인 쉼의 정원 77 세한도의 빛 78 블레드 호수 80 어머니의 눈빛 82 양재천 오리 가족 84 오일장 가던 길 86 겨울 이야기 88 추억의 썰매 90 한경면 곶자왈 환상 숲 2 92 겨울날의 속삭임 94 홍시 품은 까치 96 제Ⅰ부 기타 그곳에 가면 101 과천의 풍경 103 시작 104 세미원의 미소 106 뜸부기 같은 사랑 108 만경대를 펼쳐 보다 110 몽골의 그리움 112 침묵 속의 자유 114 외손녀와 소통 116 그리움 저편에서 119 스마트폰의 노예 120 낯선 곳의 쉼표 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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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단 한 뭉치 물 댄 논에 던져 놓고
듬성듬성 꽂으며 농부들 곱사춤 흥을 돋우니 어어리 상사리! 우렁이 배 밀며 새끼들 우르르 참붕어 파닥이니 은빛 곱구나 샛바람 불어오니 벼꽃 떨어질라 어어리 상사리! 황금 들판에 고개 떨군 벼 이삭 따르륵 메뚜기떼 볏단 한 움큼 돌리니 와룽 와룽 와룽개 돈다 어어리 상사리! --- 「어어리 상사리」 중에서 일상 한오라기 걸치고 성경책을 펼쳐 읽는다 사랑의 언어에 밑줄을 그으며 『마귀의 궤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으라』 젊은 날 뇌리에 스쳐 간 문장들이마음에 스민다 『가시 돋친 말을 피하라 인간관계로 결핍을 메우려 하지만 자칫하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흰 도화지 위에 쓰고 다시 읽고 음미한다. 책꽂이엔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쌓여간다 잠을 설친 밤의 흔적 시인지 수필인지 알 수 없는 기록들 소중한 추억들이 파닥인다 지리산 천왕봉 오르던 그 힘겨운 시간처럼 나의 삶을 쓰고 또 고친다 목표한 고지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괜찮은 시인이 되겠지 --- 「일상 한오라기 걸치고」 중에서 뒷동산에서 알밤 줍던 새파란 어린 시절 주운 밤 깎아 주시던 아빠 달콤한 맛 날아가는 산새처럼 아득한 전설이 서려 있다 새로 이엉 올린 노란 지붕 위로 저녁연기 풀풀 날리던 고향마을 가을바람 잎 떨구고 매달린 홍시 길가 서걱거리는 갈대의 속삭임 가을 들판에 고개 숙인 벼 이삭 파란 하늘을 날으는 고추잠자리들 벼 줄기 사이로 톡톡거리며 메뚜기들 한가로이 뛰놀고 석양에 끼룩거리던 갈매기 떼 행길가 코스모스 하늘거리고 세월의 뒤안길에 묻힌 추억들이 촉촉이 배어 나온다. --- 「세월의 오솔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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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옥의 제4시집 《몽골 초원의 눈빛》은 단순한 여행의 기록을 넘어 시인의 인생과 자연, 신앙과 예술 그리고 이에 딸린 가족사를 아우르며 서정의 언어 세계를 통합적으로 펼쳐낸 도록이다. 전경옥 시인의 이 같은 서정적 여정에는 개인의 역사와 신앙에서 우러난 삶의 궁극적 성찰 또한 담고 있다.
시인은 ‘삶의 회고와 신앙의 시학’을 지향하면서 아름다운 무늬를 짜듯 시어를 엮어내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여행 시의 성격을 띠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신앙과 더불어 자연과 인간에게 몸 바쳐온 시인의 그간의 세월에 대한 ‘영혼의 순례록’이라 할 수 있다. 몽골 초원, 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 말레이시아 골프장, 과천 만경대, 제주 숨도 정원 등등 현실적 지명이 잇따라 등장하지만, 이들은 시인의 내면을 비추는 한 부분 한 부분의 풍경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전경옥의 언어는 화려하기보다는 담백, 절제되어 있으며 감정의 폭발 대신 조용한 직시와 명상적 어조로 자신만의 세계를 펼치고 있다. 이 시집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공간의 확장과 정서의 통합’이라는 점이다. 몽골의 대자연, 블레드 호수의 고요, 추사 고택의 정적, 월정역의 분단 등등의 풍경이 하나의 통일된 시적 의식으로 엮어져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외국의 풍경과 한국의 산하를 별개로 보지 않고 지구적 생명감 내지는 색채감으로 연대하여 자신만의 시적 평원을 응시하고 있다. 시인의 시선은 언제나 따뜻한 인간의 체온을 유지하려 한다. 전쟁과 분단에서 야기된 상흔, 자연 속에 자행된 파괴, 생태계의 훼손 등을 목도 하면서 비탄에 머무르지 않고 이에 따른 회복과 희망의 가능성을 노래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시는 ‘탄식의 시’라기보다는 ‘위로의 시’, ‘절망에 침잠하기보다는 몸을 일으키는’ ‘회복과 희망에 나아가는 시’를 지향하고 있다. 시집의 마지막을 장식한 「신우대꽃 곁에서」는 신앙적 시선을 견지하는 한편으로 삶과 죽음, 죄와 구원을 제시하고 있다. - 김종 (시인, 화가, 서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