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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국에서 읽어야 할 이유
1) ‘노년-데뷔’가 던지는 질문-누가, 언제, 무엇을 쓸 수 있는가 한국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돌봄과 가사, 퇴직 이후의 삶을 둘러싼 질문은 더이상 주변부가 아니다. 《가을 정원》은 ‘생의 말년에 시작된 창작’이 사회적 상상력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보여준다. 주방이라는 생활의 현장과 글쓰기의 현장이 겹쳐질 때, 문학은 삶을 미화하지 않으면서도 생을 구원한다. 이는 ‘나도 쓸 수 있다’는 독자의 잠재적 욕망을 깨운다. 2) 모녀·여성의 생활사-한국 근현대 가족사의 기억과 공명 한국 독자에게도 전쟁, 가난, 산업화와 이주, 교육을 통한 계급 이동은 낯설지 않다. 《가을 정원》의 어머니·딸 서사는 한국 근현대 가족사와 깊이 공명한다. 특히 돌봄과 교육, 가사노동의 젠더화 문제를 애틋하게, 그러나 냉정하게 드러낸다. 이 책은 ‘삶을 버티는 일의 품격’이 무엇인지 묻는다. 3) 생활의 언어로 복원한 역사-‘보통 사람의 역사 쓰기’ 교본 과장 없는 산문, 냄새와 감촉으로 기억을 호출하는 문장, 장면의 힘으로 진실에 접근하는 태도. 《가을 정원》은 연구자·기록자·저널리스트에게도 배울 점이 많다. 세대 간 대화가 어려운 시대, 이 소설은 ‘말로 이어지는 역사’의 실천적 모형을 보여준다. “이야기는 들려주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故事不??述就是不存在的”).” 《가을 정원》은 거대한 시대를 정면으로 재현하지 않는다. 대신 전족을 했던 외할머니의 작은 발, 극장 입장료 20전을 찾아 뒤지던 밤, 대나무 트럭 위에서 졸음을 참던 아이의 어지럼 같은 장면들을 정성껏 쌓아 올린다. 그 장면들이 겹겹이 쌓일 때, 역사란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문학은 결국 ‘기억의 기술’이며, 이 소설은 그 기술이 얼마나 겸손하고도 강인할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부모의 인생을 다시 듣고, 자신의 삶을 다시 쓰는 일, 그 출발점에 《가을 정원》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