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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海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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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네가 너무 바빠 하늘을 볼 수 없을 때 나는 잠시 네 가슴에 내려앉아 하늘냄새를 파닥이는 작은 새가 되고 싶다. 사는 일의 무게로 네가 기쁨을 잃었을 때 나는 잠시 너의 창가에 앉아 노랫소리로 훼방을 놓는 고운 새가 되고 싶다. 모든 이를 다 불러모을 넓은 집은 내게 없어도 문득 너를 향한 그림움으로 다시 짓는 나의 집은, 부서져도 행복할 것 같은 자유의 빈집이다.
--- p.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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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고운 열매로
나를 먹여 주는 양식이 됨을 고맙게 깨닫는 긴긴 겨울밤 좋은 말도 아껴 쓰는 지혜를 칭찬을 두려워 하는 지혜를 신께 청하며 촛불 켜는 겨울밤 아침의 눈부신 말을 준비하는 벅찬 기쁨으로 나는 자면서도 깨어 있네. --- p.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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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상상 속의 문구점 주인이 될 때가 있습니다. 가게 이름은 누구라도 들어와서 원하는 물품들뿐 아니라 기쁨과 희망과 사랑도 담아 가는 '누구라도 문구점'이라 지으면 어떨까요? 실내에 항상 잔잔한 음악이 흐르게 하고 손님들이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계절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시들을 걸어 두겠습니다. 공간이 그다지 넓지 않더라도 작은 책상과 걸상을 한 모퉁이에 마련하여 향기로운 들꽃을 꽂아 두고, 때때로 손님들이 한 잔의 차를 마시며 정다운 이들에게 편지나 카드를 쓸 수 있도록 배려하는 친절을 베풀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에게 필요한 선물 상담도 해주고 삶과 문학을 이야기하는 좋은 벗과 이웃이 되고 싶습니다.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도, 그것을 팔거나 사용하는 사람들도 그 안에 사랑의 혼을 불어넣어야 빛이 나고 가치 있는 것임을 꼭 이야기해 주겠습니다.
--- p.147-1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