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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터팬의 아내
2. 천국과 지옥 사이 3. 그들이 사는 법 4. 어제, 오늘, 그리고..... 5. 강간 6. 꿈은 꿈으로 끝나고 7. 딸아이가 더 예쁜 이유 8. 차에 대한 애착 9. 새로운 만남 10. 집착 그리고 선택 11. 탈출 12. 한사람 몫 13. 바다 위의 사연들 14. 회항 |
이경채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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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한번 남았다. 아-해."
"거짓말 아니지?" "그래. 빨리 아-해." 안방에선 오늘도 어김없이 아내와 아들 녀석이 밥그릇을 사이에 두고 입씨름 중이었다. 얼마 후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녀석은 밥을 사약 보듯 하였다. 그렇다고 군것질을 즐기는 편도 아니라 또래들에 비해 왜소했다. 어떻게든 한 숟갈이라도 더 먹여서 또래 아이들과 비등한 체격으로 만들려는 아내의 끈기도 만만치 않았다. 그것은 체격이 왜소한 그녀의 보상심리 같은 것이기도 했다. "이번 한 번만 먹고 절대 안 먹는다." 녀석은 아직 절반은 남아 있는 밥그릇을 흘끔 들여다보고 눈을 부라렸다. "그래, 유치원 늦겠다. 빨리 아-해." "그러면 약속해. 자 약속." 아내는 밥그릇을 내려놓고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녀석은 누운 그 상태로 발을 까딱거리며 손도장까지 찍었다. 그리고는 마치 큰 선심이라도 쓰듯 입을 벌렸다. 쯧쯧쯧! 벌렁 드러누워서 오만상을 찡그리며 밥을 씹는 아이, 그 곁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어떻게든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궁리를 하는 아내. 버럭 소리라도 질러서 버릇없는 녀석을 혼쭐내는게 아빠인 그의 책무겠지만 그는 슬그머니 외면했다. 아내는 물론 아이에게까지 큰소리칠 입장이 아닐뿐더러, 그냥 내버려둘 수밖에 없는 전죄가 생각났던 것이다. ---pp.125-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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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한번 남았다. 아-해."
"거짓말 아니지?" "그래. 빨리 아-해." 안방에선 오늘도 어김없이 아내와 아들 녀석이 밥그릇을 사이에 두고 입씨름 중이었다. 얼마 후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녀석은 밥을 사약 보듯 하였다. 그렇다고 군것질을 즐기는 편도 아니라 또래들에 비해 왜소했다. 어떻게든 한 숟갈이라도 더 먹여서 또래 아이들과 비등한 체격으로 만들려는 아내의 끈기도 만만치 않았다. 그것은 체격이 왜소한 그녀의 보상심리 같은 것이기도 했다. "이번 한 번만 먹고 절대 안 먹는다." 녀석은 아직 절반은 남아 있는 밥그릇을 흘끔 들여다보고 눈을 부라렸다. "그래, 유치원 늦겠다. 빨리 아-해." "그러면 약속해. 자 약속." 아내는 밥그릇을 내려놓고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녀석은 누운 그 상태로 발을 까딱거리며 손도장까지 찍었다. 그리고는 마치 큰 선심이라도 쓰듯 입을 벌렸다. 쯧쯧쯧! 벌렁 드러누워서 오만상을 찡그리며 밥을 씹는 아이, 그 곁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어떻게든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궁리를 하는 아내. 버럭 소리라도 질러서 버릇없는 녀석을 혼쭐내는게 아빠인 그의 책무겠지만 그는 슬그머니 외면했다. 아내는 물론 아이에게까지 큰소리칠 입장이 아닐뿐더러, 그냥 내버려둘 수밖에 없는 전죄가 생각났던 것이다. ---pp.125-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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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해직 선고로 혼란을 겪는 주인공 조재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강하고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안정된 직장과 단란한 가정생활, 따뜻한 보금자리를 가졌던 그가 하루아침에 사회의 낙오자가 된 까닭은 무엇을까? 금권주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그가 꿈꿀 수 있는 자유와 소망은 어쩌면 너무 멀리 있었는지 모른다. 삶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선택한 곳이 일확천금을 바라는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경마장이라는 사실은 소시민의 안타까운 희망을 대변하기도 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열심히 살아도 어느 날 다가온 시련을 버틸만한 힘을 제공하지 못한다. 주인공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무기력해지고 사회로부터 동떨어져 버린다. 그는 "낮에 뜨는 달"처럼 자기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달빛의 신비로움은 어둠 속에서 더욱 깊이지기 마련이다. 이런 달이 한낮에 떠 있는 것은 자아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주인공의 모습과 거의 흡사하다.
누구에게나 시련은 닥친다. 대량 실업 사태를 몰고왔던 IMF의 그림자가 또다시 우리의 겨울을 위협하고 있다. 경제를 뒤흔들고 사회를 혼란시킨 세력들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어려운 시대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것은 대다수 소시민들일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불시에 닥친 어려움을 피하기만 하려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대다수의 소시민들은 새로운 희망을 품고 살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조금은 부족해 보이는 우리의 주인공 조재명이 삶에 대한 의지를 찾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쩌면 바로 우리의 이웃의 모습일 수도 있다. 저마다 가슴에 한가지씩의 애환을 담고 살면서도 쉽게 삶을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사람들, 한없이 무기력해지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방황하는 수많은 남자들은 바로 내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일 수 있다. 이 소설은 소시민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한치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각박한 사회가 가진 어둠을 거짓없이 그려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