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시
고등학생 1. 반구대 암각회 2. 완두의 독 3. 간절곶 4. 하늘 셰이크 5. 그릇 6. 어머니의 모습 7. 감자 캐는 여름 8. 4학년 11반 안성일 9. 까치 등지 10. 봄비는 오다 11. 별똥별 12. 경로 잔치 13. 길 14. 물푸레나무 지팡이 15. 생선 장수 16. 해 17. 이씨 아저씨 18. 고등어 19. 고등학교 재학중 20. 바람개비 21. 버스는 간다 22. 시골 23. 빨간 식목일 24. 꿈꾸는 페달을 밟고 중학생 1. 개미 2. 피카츄 연필 3. 팝니다 4. 성탄절 5. 나무가 있다 6. 창문 닦는 아이 7. 네트워크 8. 아침 전쟁 9. 우리 동네 빈 오두막 10. 봄바람 11. 저무는 바람의 노래 12. 어머니 소설 고등학생 1. 허물어진 성터 2. 강아지풀 3. 봄 4. 빈소 5. 세모난 식탁 6. 초록 빗자루, 햇살가루한 움큼 뿌려주던 날 7. 문인이 되는 길 8. 도둑고양이 9. 숙모는 없다 10. 노인과 달 11. 벨꽃 냄새 12. 마이 엔트 메리 13. 기적 14. 곡예사 15. 어느 이름 멋진 사내 16. 휴대폰 중학생 1. 어느 화가의 자화상 2. 멈춰버린 모래시계 3. 우리에게도 내일의 태양은 뜨는가 4. 안개꽃 5. 하늘바라기 6. 상처받은 영혼들 7. 섬 소녀의 꿈 8. 누나 |
|
이렇게 잠들면 죽어버리지 않을까. 내 잠은 너무도 깊어. 한번 자면 깨어날 수 없을 것 같아서, 나는 얼마간 졸려서 견딜 수 없을지라도 쉽게 잠들지 않아. 그럴 적마다 기도하지. 잠에 대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도록, 나의 기도 속에는 온갖 어린 신이 등장하지만, 정말로 믿고 있는 어떠한 신도 그 속에 없어, 번번히 나의 의도와 사람들의 바람은 엇가렸고 나는 아무도 믿지 않아. 너의 학교 선생님이 우리 레스토랑으로 나를 찾아왔었다. 모든 사실을 다 전해들었지만 나는 아무것도 손 쓸 방도가 없었어. 그리고 오늘은 경기가 나빠지기만 하는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 일도 해고당했고, 돌아오는 길에는 애인에게서 혁명이 말썽을 부렸다는 말을 전해들었지. 그래, 이제 정말 견딜 수 없어.
메리의 독백은 길었다. 나는 그녀의 말을 거들고 싶었지만 그 말들이란 아무런 연관성이 없고 모호했다. 담임 선생님이 그녀를 찾아갔으리라고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비보를 직감한 그날 아침, 나는 빈 가방을 덜렁덜렁 메고 학교를 가는 척 집 밖으로 나갔드랬다. 나는 가방 속에 든 가정통신문 여러 장을 우유 보급소 앞의 슈퍼 쓰레기통에 버렸다. 음료수 박스를 나르던 슈퍼 주인은 내가 버린 가정통신문을 한 손으로 집어 꼼꼼히 읽어 내리더니, 곧 나의 담임선생님이 이 동네에서 나와 메리를 애타게 찾았었노라고 고했다. 그리고 고추 잎사귀처럼 야비하게 생긴 그는, 해서 자신이 메리의 경양식집을 알려주었다고도 말했다. 나는 청천벽력 사방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금방 정신을 추스렸다. 단지, 언젠가는 부딪혀야 할 일을 이르게 치루는 것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그러니까 깔끔하게 잘라말하면 메리에게 나쁜 일 서너 건이 동시에 터져버렸단 이야기다. 그것이 하루씩 말미를 두고 간헐적으로라도 일어났다면 메리가 오늘처럼 술이 머리끝까지 취해 마구잡이로 시비를 거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언젠가 일어날 어떤 일이 너무 이르게 일어난 것이라 치부하면 간단했다. --- p.282 |
|
나무들이 가녀린 손들을 맞잡은 사이로
밤마다 뜨거운 소리 한 자락 길게 남기며 떨어지는 별이 있다 세수 안한 새까만 하늘이 그의 손을 놓아버렸나 보다 어떤 것은 길게 흐르는 애상의 물줄기가 되어 어떤 것은 지상의 빛이 되어 차가운 밤 공기를 뜨겁게 훑어낸다 그가 지나간 자리는 그리움이 묻어나 절절하다 자신의 몸을 두 팔로 감싸안은 채 어떤 것은 빨간 지붕 위에 어떤 것은 우리 집 앞뜰에 돌담에 바삭바삭 소리를 내며 걸쳐져 있다 그리움마저 뜨거운 그가 그 뜨거운 자유가 나는 부럽다 --- p.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