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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수요일
제루샤 애벗 양이 키다리 아저씨께 보내는 편지 |
Jean webster, Alice Jane Chandler Webster,앨리스 제인 첸들러 웹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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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 좋고, 절 대학에 보내 주신 아저씨도 좋습니다. 무지무지 행복하고, 순간순간이 너무 신나서 잠을 못 이룰 정도예요. 이곳에서의 생활이 존 그리어 고아원의 일상과 얼마나 다른지 상상도 못하실 거예요. 전 세상에 이런 곳이 있는 줄 꿈에도 몰랐어요. 여자 대학에 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안됐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니까요.
제 방은 북서쪽 모퉁이에 있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아주 멋져요. 열여덟 살이 될 때까지 스무 명이나 되는 아이들과 복작대며 한 방을 써와서인지 혼자 있는 고요함이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처음으로 제루샤 애벗이라는 여자아이를 제대로 알 기회를 얻은 것 같아요. 왠지 그 아이가 좋아질 것 같네요. 아저씨는 어떠세요? 아저씨는 나이가 아주 많나요, 조금 많나요? 완전 대머리세요? 아니면 약간 대머리세요? 아저씨 모습을 떠올리는 건 기하학 정리만큼이나 애매모호해요. 키 큰 부자에다 여자아이들을 싫어하면서도 꽤나 건방진 한 여자아이한테만은 더할 수 없이 너그러운 아저씨는 대체 어떻게 생기셨나요? 아저씨, 제 생각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상상력이 아닐까 싶어요. 상상력이 있어야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거든요. 그래야 친절한 마음과 연민과 이해심을 가지게 되니까요. 아저씨는 제가 좋아할 수 있는 단 한 사람인데,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분이세요. 아저씬 제가 만들어 낸 가상의 존재일 뿐이죠. 실제 모습은 제 상상과 전혀 다를지도 몰라요. 하지만 제가 아파서 진료소에 입원해 있을 때 딱 한 번 카드를 보내 주셨죠. 전 지금도 절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기분이 들 때마다 그 카드를 꺼내 몇 번이고 읽어 본답니다. 스티븐슨의 생각이 정말 멋지지 않나요? 세상은 수많은 것들로 가득 차 있으니 사람은 누구나 왕처럼 행복해야 한다. 정말 그래요. 세상은 행복으로 가득 차 있고, 가볼 곳도 많으니 자신에게 찾아오는 기회를 붙잡기만 하면 되는 거죠. 비결을 바로 유연한 사고예요. 특히나 시골에는 즐길 거리가 아주 많거든요. 어디나 걸어 다닐 수 있고, 어떤 풍경도 감상할 수 있고, 어느 개울에서든 물장구를 칠 수 있어요. 정작 중요한 건 엄청난 즐거움보다는 작은 것에서 즐거움을 찾아내는 자세랍니다. 전 행복해지는 진짜 비결을 알아냈어요. 바로 현재를 사는 거예요. 과거에 얽매여 평생을 후회하며 산다거나 미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최대의 행복을 찾아내는 거죠. 전 자신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여자아이들을 많이 알아요. 그 애들은 행복에 익숙해진 나머지 행복을 느끼는 감각이 무뎌져 버렸지만, 전 매 순간 제가 행복하다는 사실을 온전히 느낀답니다. 그리고 아무리 속상한 일이 생겨도 그 사실을 잊지 않을 거예요. 그 일을 재미있는 경험이라 여기고,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내가 어떤 하늘을 이고 있든, 나에게는 모든 운명과 맞설 용기가 있다.’는 말처럼. 전 그가 그립고, 그립고, 또 그리워요. 온 세상이 텅 빈 것 같고 마음이 아파요. 그분이 곁에 없으니 아름다운 달빛도 원망스러워요. 어쩌면 아저씨도 누군가를 사랑해 봤을 테니 이런 제 마음을 아시려나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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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명작을 다시 읽는 즐거움,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열 번째 책
가슴 떨리는 첫사랑의 기억, 이 모든 것들을 담고 있는 한 권의 책 『키다리 아저씨』가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열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아련한 옛사랑을 추억하게 하는 책으로 편지라는 형식을 빌려 들려주는 이 발랄한 아가씨의 이야기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깨달으며 점차 성숙해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탁월한 글솜씨를 지닌 고아 소녀 제루샤 애벗이 그녀의 재능을 눈여겨 본 후견인의 도움으로 대학 생활을 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100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연애편지 고아 소녀와 부잣집 도련님의 사랑이라는 흔하디흔한 설정에도 이 작품이 오랜 시간 사랑을 받고 있는 건, 주인공들이 지니고 있는 특별한 매력 때문이다.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긍정적으로 이겨내며 남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행복한 소녀 주디. 이 발랄한 소녀의 후견인을 자처한 베일에 가려진 미스터리한 인물 키다리 아저씨. 이들의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누군가의 연애편지를 훔쳐보는 기분, 이 책은 가슴 떨리는 설렘을 선사한다. 새로운 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행복, 정체를 알 수 없는 마음씨 좋은 후견인에 대한 궁금증, 자신의 편지에 답장을 해주지 않는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원망, 저비스 도련님을 향한 첫사랑의 감정까지. 자신의 마음을 투명하게 담아낸 편지들을 읽어나가다 보면 이 솔직한 아가씨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빛과 이야기를 담은 따뜻한 일러스트 『빨간머리 앤』의 서정적인 일러스트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김지혁 작가와 『키다리 아저씨』가 만났다. 주디와 키다리 아저씨의 순수한 사랑은 작가의 시선이 오롯이 담긴 일러스트로 더욱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여느 일러스트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자연의 빛을 포착한 그림들은 이 책의 주인공 주디처럼 무척이나 따뜻하고 경쾌하다. 또한 작가의 빛나는 상상력으로 그려낸 주디의 기숙사 방, 록윌로우 농장의 시골 풍경, 주디와 키다리 아저씨의 운명적 만남 등은 이 책의 백미로 손꼽힐 만큼 세밀하고 아름답다. 아련한 추억을 선물하는 책 이 책은 오래도록 곁에 두고 읽고 싶은 책이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고, 어른이 되었음이 서글퍼 질 때마다 꺼내 읽는 것만으로도 작은 위로가 되는 오래된 사진첩 같은 책이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보았을 첫사랑의 기억을 되살려 주는 작품으로 아련한 추억에 젖고 싶은 이들에게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