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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프롤로그
제1장 틀려도 괜찮아, 삶은 즉흥이니까 · 파리의 하늘 밑, 센 강 위로 흐르던 재즈의 선율 · 즉흥의 시대, 재즈로 말하다 · 삶을 스캔하고, 스캣하라 · 빈 마디의 힘 · 삶의 ‘결정적 순간’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기 · 끝이란 없다 제2장 일상, 재즈가 되는 순간들 · 모둠전 부치며 느끼는 재즈의 맛 · 명태는 재즈다 · 재즈적 인간 연암 박지원과 패츠 월러 · 낭만을 꿈꾸는 시대… 그러나 ‘여운 없음’ ·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건축, 그리고 얼어붙은 음악 제3장 사유는 때때로 음악처럼 흐른다 · 이것은 재즈가 아니다, 이것은 · 니체의 글 속에는 재즈의 운율이 있다 · 침묵의 작곡가 바흐는 ‘재즈의 조상’ · 한국인은 왜 바흐 음악에 더 감동받을까 · ‘퐁당’과 ‘첨벙’ 사이 · 느리고, 여리게, 조금 더 낮게 · 둥글게~둥글게~즉흥의 만다라 제4장 모든 예술은 재즈를 닮았다 · 인트로가 사라진 세상 · 재즈를 그린 화가들: 마티스, 몬드리안, 세코토 · 바야흐로 반음의 세상 · 누벨바그 영화에 녹아든 재즈적 발상 · 천년 달빛에 젖은 재즈 · 봉선화 꽃잎, 재즈로 피어나다 제5장 나만의 엇박자로 걷는 우아함 · 더 가볍고 자유롭게, ‘알렉산더 테크닉’ · 보이스가 뿌리라면 보이싱은 가지와 잎, 보컬은 꽃 · 음치는 없다, 음의 차이만 있을 뿐 · 오프비트, 엇박자의 숭고한 저항 · 세상에서 가장 작은 비잔티움, 재즈 · 패션, 재즈를 입다 감사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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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재즈의 역사나 명반을 분석하는 해설서가 아니다. 이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 즉 ‘재즈적 시선’에 대한 이야기다. 정해진 악보를 넘어 낯선 흐름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 타인의 연주에 귀 기울이며 나의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실수와 오류를 삶의 자연스러운 변주로 받아들이는 태도 말이다.
--- p.7 재즈는 한마디로 ‘기꺼이!’의 예술이다. 낯선 세계에 기꺼이 발을 들여놓겠다는 다짐이다. 칼 융의 말처럼 매 순간 희열을 갖고 삶을 축복처럼 살기 위해서라도, 모든 것을 기꺼이 맞아야 한다. --- p.8 스캣은 내 안에 내재해 있던 뮤즈다. 그 뮤즈가 연주자의 스캣으로 쏟아진다. 최고의 몰입으로 빛처럼 쏟아지는 소리. --- p.33 이 텅 빈 카오스의 공간은 연주자에게 있어 결정적 자유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상상의 유토피아다. --- p.38 빈 마디. 이것은 다름 아닌 삶이라는 ‘텅 빈 서판(Tabula Rasa)’이다. 살아 있는 한 연주든 일상이든 마디와 서판을 채워나가야 한다. 비우고 채우기, 때로 채우고 비우기. 그 지난한 선택은 각자의 몫이고 운명이다. --- pp.37-38 명태의 가공과 소멸을 통한 생성은 끊임없는 파괴와 창조의 과정을 거치는 재즈의 본질과 닮았다. 소멸을 통해 명태는 ‘깊은 맛’을, 재즈는 ‘자유와 해방’을 보여준다. (중략) 전통적이고 토속적인 명태가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이미지의 재즈와 닮아 있는 것은 명태의 본질이 너무 유연해서 하나의 정체성으로 고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 pp.67-68 명태는 세상에서 가장 ‘댄디한 생선’이다. --- p.67 내가 생각하는 연암의 위대함은 그의 기질이 너무나 ‘재즈적’이라는 사실이다. 경직된 성리학적 질서 속에서 상황을 유머로 재해석하는 즉흥성, 기존 문법을 거부하는 파격적인 문장은 그의 열린 시선과 자유로운 의식 세계를 반영한다. --- p.77 낭만은 설렘이다. 설렘은 상상하고, 기대하며, 꿈꾸게 한다. 설렘은 기다릴 수 있을 때 기쁨이 배가 된다. --- p.81 바흐 음악이 ‘완벽한 구조 속의 감정’이라면 재즈는 ‘감정 속에 녹아든 질서’다. 통제된 열정과 해방된 감정. 그것은 곧 투명하고 유동적인 아름다운 균형을 이룬다. --- p.130 질서(구조)와 감정(선율)의 균형에서 인간의 본질을 가장 정교하게 표현한 음악을 만들어낸 것이다. 바흐! 그는 과거에서 온 미래다. --- p.132 나무들은 늘 서로에게 귀 기울인다. 작은 벌레가 움직이는 소리, 새들의 날갯짓 하나에도 주의를 흩트리는 법이 없다. (중략) 나무들은 서로에게 귀 기울이는 법을 잊지 않았다. 서로에게 연결되고 진화하기 위해서. --- pp.140-141 인트로는 음악, 시, 소설, 수상소감, 연설뿐만 아니라 카톡 메시지, 친구와 만나서 나누는 첫인사, 그 모든 일상의 모든 영역을 망라하는 양식이다. (중략) 글을 쓰기 시작하는 바로 그 시점, 말문을 여는 그 순간, 나의 모든 세계가 보여진다. 매일의 인사, 매일의 카톡, 말을 건넬 때의 제스처와 표정, 이 모든 게 오늘의 나를 이룬다. 이것이 삶이고, 예술이다. --- pp.162-163 목소리의 근원은 의식이다. 그 안에는 각자의 고유 진동이, 자기표현이 자리하고 있다. --- p.220 각자의 목소리에는 자기 기원이 있다. 자기만의 개성과 역사, 기억과 경험이 담겨 있으므로 모두가 지향하는 목표에서 벗어나 개성이 드러나는 소리를 깊이 연구해야 한다. 몸과 마음을 이완하고 자기의 소리를 인식해야 한다. 음정은 그다음이다. 잘 듣게 되면 잘 따라 하게 된다. 음치는 없다. 음의 차이만 있을 뿐. --- p.231 온비트에서 오프비트로 나아가고자 하는 용기, 이제까지의 내가 가지고 있던 온비트의 리듬을 내려놓고 오프비트를 과감히 선택해보는 것, 그것이 나에 대한 진정한 저항인지도 모른다. 아프로-아메리칸이 창조한 오프비트는 다름 아닌 ‘숭고한’ 저항이었다. --- p.239 비트를 벗어난 리듬을 타기 위해서는 리듬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본질적인 의미에서 세계를 바꾸는 것은 사실이나 감정이 아니라 리듬이다. 사운드로서의 리듬이 아닌 내 안의 리듬, 관념의 리듬, 사고의 리듬이다. --- p.239 자기를 아는 사람만이 시크할 수 있다. 나에 대한 진정한 위트. 시크하다는 건 ‘하나의 수확’이다. --- p.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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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틀린 음은 없다, 그저 낯선 장소에 놓였을 뿐”
실수와 공백마저 예술로 승화시키는 재즈의 연금술 “재즈에서 틀린 음은 없다”는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재즈가 작동하는 치열한 원리를 담고 있다. 저자는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이 공연 중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을 때 마일즈 데이비스가 그 ‘틀린 음’에 맞춰 순식간에 새로운 코드를 연주해냄으로써 그 실수를 ‘가장 놀라운 화음’으로 뒤바꾼 극적인 일화를 소개한다. 이처럼 재즈에서 실수란 지우개로 지워야 할 오답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을 빚어내기 위해 거치게 되는 ‘필연적 과정’이다. 저자는 우리의 삶 또한 이와 같아서, 낯선 길로 들어서는 두려움과 실수의 순간이야말로 타인과 깊이 연결되고 삶의 지평이 확장되는 ‘결정적 순간’임을 일깨운다. 나아가 악보 위 ‘빈 마디’에 담긴 철학적 의미를 주목한다. 재즈 연주자에게 빈 마디는 황급히 채워야 할 결핍이 아니라 정해진 멜로디를 벗어나 자신만의 서사를 써 내려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이다. 색소폰 연주자 조슈아 레드맨이 “재즈는 연약함에 대한 음악”이라고 정의했듯이, 무엇을 연주할지 모르는 채 무대에 올라 자신의 약함을 기꺼이 드러내고 타인의 소리에 온전히 귀 기울일 때 비로소 진정한 소통과 자유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결국 저자가 전하는 재즈의 핵심은 ‘기꺼이!’의 정신이다. 정해진 악보가 사라진 막막한 순간, 두려움에 주저앉기보다 낯선 흐름을 기꺼이 환대할 때 삶은 비로소 축복이 된다. 즉흥연주가 독주가 아닌 ‘대화’인 것처럼, 삶 또한 나만의 독백이 아니라 타인과 끊임없이 주고받음 속에 존재한다. 이 책은 불확실한 미래를 불안해하는 우리에게 “당신의 연주는 틀리지 않았다”라는 단단한 믿음을 건네며, 서로의 숨소리와 리듬에 온전히 귀 기울이는 ‘경청’이야말로 나를 지키고 세상과 연결되는 가장 아름다운 화음임을 일깨운다. · 명태전에서 비밥을, 니체에게서 스윙을 듣다 인문학과 예술, 일상을 넘나드는 풍성한 ‘재즈적 사유’ 이 책의 백미는 음악을 넘어 일상과 인문학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저자의 독창적인 ‘재즈적 사유’에 있다. 저자의 시선이 닿으면 밥상 위의 반찬도, 딱딱한 철학책도 모두 흥겨운 재즈가 된다. 가령 저자는 명태가 건조 방식에 따라 동태, 북어, 황태, 코다리, 노가리로 이름을 바꾸며 변신하는 과정에서 재즈의 ‘변주(Variation)’를 읽어낸다. 하나의 식재료가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환경에 따라 전혀 다른 맛과 질감으로 재탄생하듯, 하나의 테마가 연주자의 해석에 따라 수만 가지 곡으로 변하는 재즈의 원리를 밥상 위에서 포착해낸 것이다. 이러한 통찰은 시공간을 넘어 역사 속 인물들에게로 이어진다. 기존 문법을 파괴하고 문장 부호마저 리듬처럼 사용했던 니체의 글쓰기에서는 자유분방한 재즈의 운율을, 점잖은 양반 사회에서 파격적인 문체와 해학으로 시대를 풍자했던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는 비밥Bebop의 저항 정신을 발견한다. 또한 차가운 직선과 원색으로 뉴욕의 역동성을 표현한 몬드리안의 〈브로드웨이 부기우기〉에서 뜨거운 재즈 리듬을 찾아내고, 840번이나 같은 멜로디를 반복해야 하는 에릭 사티의 〈짜증Vexations〉에서는 지루함을 넘어 몰입으로 나아가는 수행의 미학을 읽어낸다. 바흐의 대위법이 재즈의 뼈대가 되고, 허난설헌의 한 맺힌 시가 현대의 재즈 선율과 만나는 경이로운 순간을 통해, 예술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삶 곳곳에 숨 쉬고 있음을 증명해 보인다. 나아가 저자의 시선은 건축과 영화의 영역으로까지 거침없이 뻗어 나간다. ‘장식은 죄악’이라며 건축의 본질을 추구했던 아돌프 로스의 미니멀리즘에서 군더더기를 덜어낸 쿨 재즈의 담백함을 보고, 흔들리는 카메라와 점프 컷으로 영화의 관습을 깬 장 뤽 고다르의 누벨바그 영화에서 정해진 형식을 거부하는 재즈의 실험 정신을 읽어낸다. 건축의 견고한 구조 속에 숨겨진 빛과 그림자, 영화의 컷과 컷 사이의 호흡마저도 저자에게는 모두 세상과 소통하는 재즈의 리듬이다. 모든 예술이, 삶의 모든 순간이 실은 ‘재즈’라는 하나의 거대한 흐름 속에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다. · 남들의 속도가 아닌 나만의 엇박자로 걷는 우아함 세상이 정해놓은 ‘정박(On-beat)’에 맞춰 모두가 똑같은 속도로 행진할 때, 재즈는 엇박자(Off-beat)의 미학을 추구한다. 보통의 음악이 1박과 3박에 강세를 둔다면, 재즈는 약박인 2박과 4박을 강조함으로써 기묘한 긴장과 역동적인 스윙을 만들어낸다. 저자는 세상이 요구하는 속도나 성공의 기준에 휩쓸리지 않고, 조금 서툴더라도 자신만의 호흡과 리듬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삶의 진정한 ‘우아함’이자 ‘숭고한 저항’이라고 이야기한다. 남과 다른 박자로 걷는 것은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고유한 춤을 추기 위한 도움닫기인 셈이다. 이러한 철학은 단순히 마음가짐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몸의 긴장을 풀고 고유의 리듬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알렉산더 테크닉’을 소개한다. 구부정한 자세로 심장병을 앓던 조지 버나드 쇼가 이를 통해 “잘못된 것을 멈추면 올바른 것은 저절로 이루어진다”라는 이치를 깨닫고 건강을 회복했듯이, 삶에서도 힘을 빼고 ‘잠시 멈춤’을 실천할 때 비로소 억눌려 있던 진짜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는 것이다. 나만의 템포로 걷는 자유로운 엇박자의 춤이 필요한 이유다. 이러한 엇박자의 미학은 비단 재즈에만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판소리의 엇모리장단이나 굿거리장단에서도 이 친숙한 자유의 리듬을 발견한다. 12박의 자진모리 속에 슬쩍 끼어든 엇모리가 긴장과 이완을 주무르며 소리에 생명력을 불어넣듯이 삶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발휘되는 ‘유연한 비틀기’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반전의 묘미가 된다. 나아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정권의 살벌한 감시하에서도 목숨을 걸고 스윙 댄스를 추었던 독일의 ‘스윙 유겐트’에게 엇박자의 스텝은 단순한 춤이 아닌 자유를 향한 숭고한 저항이었음을 상기시킨다. 이 책은 우리에게 획일화된 세상의 정박자에 무조건 순응하지 말고, 나만의 고유한 엇박자로 춤추듯 살아갈 것을 주문한다. 그것은 결코 비뚤어진 걸음이 아니라 가장 나답게 걷는 자유의 스텝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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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재즈는 어느 문화권에서 주도할까? 결국 창의력 싸움이다. 이는 음악 이전, 소리가 피어나는 침묵으로부터 비롯되는 사유思惟의 영역이다. 21세기를 마감할 때가 되면 인류의 재즈는 어떤 모습일까? 임미성을 주목하는 이유다. - 김진묵 (재즈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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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성의 글은 재즈 같다. 재즈처럼 쉽고 편안하다. 재즈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게 글을 쓴다. 어떤 때는 명태 같고 어떤 때는 고대의 시나 시조 같다. 그녀가 지닌 다각도의 글재주가 비로소 ‘재즈’하기를. 그리하여 많은 사람에게 재즈처럼 편하고 자유롭게 읽히기를! - 오동진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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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글에서 숨이 흐르고, 그 숨이 맑아지면서 우리의 목소리에 빛이 켜진다. 파리의 하늘과 센강의 재즈처럼, 우리의 하루도 보이지 않는 리듬으로 피어난다. - 박미산 (시인,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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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가수 임미성의 글은 세상의 새로운 풍경들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예술과 인문이 통섭하는 멋진 연주회로 펼쳐진다. 그녀가 변주한 다양한 색깔의 연주회를 마음껏 누리시기를. - 고영림 (제주프랑스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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