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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 살
2. 사격개시 3. 멀리서 부르는 소리 4. 1박 2일 5. 불나방 6. 퇴직 7. 독백 8. 도시의 불빛 9. 황사현상 10. 단 추 |
崔星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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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누워 있다. 침대의 하얀 시트 위에. 건강하였을 적에는 아무리 고달픈 육신일망정 오고 싶지도 거들떠보기 싫던 곳에 너는 갇혀 있다. 네 아내는 네 옆에 엎드려 자고 있다. 너는 식물인간임이 분명하다.
밖에 어두움이 꽉 찰수록 실내는 형광등 불빛으로 더욱 파리하다. 천장에서 내려다본 하얀 시트의 침대들은 즐비하다. 침대들 사이사이로 간호하는 사람들도 밤이 이슥해지면 환자와 같이 잠을 잔다. 출입문 바로 옆, 환자의 신음 소리를 불규칙적으로나마 듣고 있는 너도 식물인간이다. 그렇다, 이 방에 들어온 환자는 확실히 죽음에 절어있어 마치 소금에 절인 파김치와도 흡사하다. 바깥 날씨는 쌩하다. 바깥보다 더 써늘한 기운이 음산하게 감도는 이방도 아직은 너의 이승이다. 그렇지만 활발하게 육신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널따란 중환자실로 들어가는 순간, 주춤해진다. 그리고 이내 두리번거리다가 자신이 찾는 환자를 발견하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 숨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병 오는 사람들과 아내마저 너와 아무런 대화를 주고받지는 못한다. 창백한 피부 색깔과는 달리 누런 링거 액이 방울방울 투명한 비닐 줄을 따라 육신 속으로 들어간다. 너는 가끔 일그러진 얼굴을 펴지만, 알아차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머리맡 왼쪽에서는 가습기의 허연 물 연기가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pp.147-1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