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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 (큰글자도서)
우주 불평등 시대를 항해하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긴박한 질문들
최은정
갈매나무 202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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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우주는 중립적이지 않다

Part.1 궤도를 향한 도전 : 우주 다중거점을 확보하라

1. 지구 궤도는 보이지 않는 전쟁터
세계는 왜 ‘정지궤도’를 탐하는가?
하늘 너머는 공공재일까 공유재일까?
지속 가능성의 과학, 궤도역학

2. 달, 인류 꿈의 전초기지
“우리는 달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시스루나, 우주 자산의 중심축
감시 체계 없는 달 궤도는 안전한가

3. 화성, 그 너머 심우주를 향하여
화성까지 가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행성과 행성 사이, 소행성 채굴 쟁탈전
위험과 불안 속 화성 궤도 지키기

Off the Record 대한민국 우주발사체 누리호에 얽힌 뒷이야기

Part.2 우주 불평등에서 우주 전쟁까지 : 과열 경쟁 속 평화를 지켜라

4. 우주 불평등 : 개발은 과연 모두에게 좋은가?
시대에 따른 우주공간 의미 변천사
우주까지 뻗어나간 독점과 식민지
기술과 정보의 사다리 걷어차기

5. 우주의 평화적 이용 : 다자간 공평한 공존은 가능한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모호한 정의
우주안보의 변화, 스타워즈에서 골든돔으로

6. 우주상황인식 : 쏘아 올린 우주물체는 안전한가?
쓰고 버려지는 우주 쓰레기의 공격
혼잡해지는 우주를 감시하고 관측하기

7. 우주영역인식 : 극단적 패권 다툼을 통제할 수 있는가?
‘우주군’은 SF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우주전’의 일부였다?
국가 내 합동을 넘어 국가 간 연합으로

Off the Record 미국 반덴버그우주군기지 훈련에 참여한 뒷이야기

Part.3 이미 시작된 우주 대항해 시대 :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비하라

8. 지구 중심 관점에서 벗어나자
전혀 다른 시간과 에너지 체계가 있다
인간의 사고방식을 뒤흔드는 발견들

9. 우주교통관리 : 우주 거주를 도울 안전 운행을 위하여
통제를 벗어난 우주물체, 어떻게 관리할까?
회피기동, 누가 규제하고 책임질까?

10. 제도적 공백을 무사히 지나가기
국제 우주법 체계를 마련하는 길
우주를 항해하는 미래 인류를 위한 안내서

Off the Record 우주위험감시센터에서 북한 만리경을 바라본 뒷이야기

에필로그 속도보다 방향, 독점보다 협력을 꿈꾸며

참고자료
추천의 말

저자 소개 1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센터장. 지속 가능한 우주개발을 꿈꾸는 우주과학자로서,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의 추락과 충돌, 소행성 충돌 등 우주로부터의 위험을 예측하고 분석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천문대기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천문우주학과에서 인공위성 충돌 위험 연구로 석사학위를, 인공위성 궤도 결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는 아리랑 2호 등 인공위성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를, 쎄트렉아이㈜에서는 두바이위성 등 해외로 수출하는 인공위성을 개발하는 우주공학자로 일했다. 현재는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센터장으로 국가 우주 위험 대비를 위한 연구개발의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센터장. 지속 가능한 우주개발을 꿈꾸는 우주과학자로서,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의 추락과 충돌, 소행성 충돌 등 우주로부터의 위험을 예측하고 분석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천문대기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천문우주학과에서 인공위성 충돌 위험 연구로 석사학위를, 인공위성 궤도 결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는 아리랑 2호 등 인공위성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를, 쎄트렉아이㈜에서는 두바이위성 등 해외로 수출하는 인공위성을 개발하는 우주공학자로 일했다. 현재는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센터장으로 국가 우주 위험 대비를 위한 연구개발의 중추를 맡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 공공우주전문위원회 위원과 기초연구진흥협의회 위원, 우주과학회 학술이사 등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 매년 유엔 외기권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위원회에 한국 대표단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우주 쓰레기가 온다』 등이 있다.

우주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지켜보면서, 우주의 평화적 이용과 장기 지속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해보게 되었다. 단발성 탐사를 넘어 거주 공간으로서 우주를 탐색하고 있는 지금, 우주개발의 불평등한 면을 직시하면서도 ‘모두를 위한 우주’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를 썼다. 지구위 우주의 평화를 지키며 지속 가능한 우주활동을 해나가는 데 더 많은 이가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술과 강연, 방송 등 다방면에서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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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182*273*30mm
ISBN13
9791124226032

책 속으로

이 책은 국가 차원을 넘어 민간이 우주를 향할 정도로 기술이 고도화된 시대에, 우주에서 불평등과 전쟁이 현실화되고 있음에도 우주를 경제와 산업 측면으로만 조망하는 흐름을 비판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우주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주 전쟁이라고 하면 〈스타워즈〉 같은 공상과학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사실 우주에서의 경쟁 구도는 이미 가시화되었다. 우주 전쟁도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최근 뉴스만 보더라도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 군사 패권을 놓고 우주공간에서 첨단 감시·정찰위성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지 않은가?
---pp.5-6 「프롤로그」 중에서

더 넓은 우주를 향한 인류의 계획에서 소행성 탐사는 매우 중요하다. 달이나 화성에 영구적인 인류 거주지를 세우려는 우주기관이나 민간기업은 소행성에서 과학적 연구와 자원 획득의 중요한 기회를 잡으려 하고 있다. 우주 자원을 추출할 수 있다면 지구에서 자원을 발사할 필요가 없어지고, 이는 우주에서의 장기 거주를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p.109 3장

우주개발은 분명 인류 전체의 과학적·기술적 쾌거이나, 권력 공간을 재편하는 과정으로서 세계질서의 구조적 불평등이나 기술 접근의 편향성, 우주 자원의 선점과 같은 방식으로 감시와 통제의 위계를 강화하기도 한다. (…) 현재 인공위성을 하나라도 발사한 나라 가운데 100여 개 이상은 자국 발사체가 없어서 타국의 발사 서비스에 의존해야 하고, 인공위성 제작 기술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이는 단지 기술 격차의 문제라기보다 주권의 외주화에 가깝다.
---pp.143-144 4장

국제등록이 완료된 궤도와 주파수는 제원(諸員)에 변동이 없는 경우 영구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갖는다. 신규 위성망의 유해 간섭으로부터 보호받는 기술적 조정 활동도 위성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지속된다. 사실상 먼저 점한 궤도는 해당 국가의 전파 자원으로 간주되는 셈이다. 즉 우선 신청주의 원칙에 따라 일찍 등록한 국가가 먼저 점유한다. 이론상으로는 공정한 제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선진국들이 1980~1990년대에 집중적으로 등록하면서 궤도 독점화가 고착화되었다.
---pp.157-158 4장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지점은 우주개발의 양면성이다.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차량용 네비게이션을 가능케 한 항법위성은 군사용 정밀위치정보위성에서 시작된 것이다. 걸프전에서 인공위성은 전략 요충지에 정밀위치 정보를 제공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전에서 지상 통신망이 끊어졌을 때 우주 인터넷 통신은 실시간으로 전쟁의 실상을 알렸다. 지진이나 쓰나미, 홍수 같은 자연재해 대처에 필수적인 지구관측위성도 활용에 따라서는 군사용 초정밀정찰위성이 된다.
---p.170 5장

최근 들어 능동적제거 기술은 환경적 측면보다 우주안보 측면에서 국방 기술의 하나로 접근되고 있다. 능동적제거 기술이 타국의 인공위성을 고의적으로 제거하는 기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는 데 있어서 명확한 책임과 의도를 드러내줄 제도의 마련이 필요해진다. 우주물체가 서로 가까이 날아갈 때 정치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우주에서의 책임 있는 행동을 다루는 규범도 마찬가지다.
---p.194 6장

우주에서의 전파 교란의 대표적 사례는 위치를 나타내는 GPS 신호를 방해해서 항공기·선박·군사작전의 위치 정보를 교란하는 것이다. GPS 위성 신호는 지구에 도달하면서 세기가 약해지는데, 이 취약점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방식은 두 가지다. GPS 수신기가 위치 파악에 사용하는 위성 신호보다 강한 교란 전파를 의도적으로 송출하여 수신기가 잘못된 위치 정보를 받거나 작동하지 않도록 만드는 재밍과 거짓 GPS 신호를 생성하여 수신기가 잘못된 시각과 위치를 도출하도록 유도하는 스푸핑이다.
---p.220 7장

인간은 오랫동안 지구에서 지구의 물리적 조건에 최적화하여 진화했다. 우주로 이주하거나 거주 공간을 확장하는 순간, 인간은 이 전제를 상실한다. 이를테면, 달에 거주하는 우주 주민은 지구 기준의 국적을 따를 것인가? 우주 주민으로서 무국적 상태가 되는 것인가? 또 주소와 재산권은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p.257 8장

기동 능력이 없는 파편이나 잔해물 같은 우주 쓰레기와 충돌할 위험에서는 언제나 능동 위성이 회피기동의 주체가 되는데, 이는 곧 운용 중인 위성에 더 많은 책임이 부과된다는 뜻이다. 회피기동은 연료를 소모하기 때문에 남은 임무 기간이나 위성 수명에 영향을 준다. 거기다가 궤도 수정에 따른 임무 지연에서 발생하는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더 선진적이고 협조적인 주체가 더 많은 부담을 지는 구조다.
---p.271 9장

한국천문연구원 우주물체감시실의 대형 스크린에는 추락 위험이 있는 우주물체 후보군들과 우리나라 위성에 근접하는 우주물체들,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용하는 인공위성들의 이동 궤적이 미세한 점으로 표시된다. 우주 전쟁의 핵심요소는 이 스크린 위 정보의 신뢰도와 정확도이다. 내가 속한 우주위험감시센터는 그러한 정보를 생성하고 리드타임(lead time)을 줄이는 임무를 맡는다.
---p.293 「Off the Record」 중에서

오늘날 우주에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우리에게는 우주 기술뿐만 아니라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먼저 차지한 자의 권력’을 ‘먼저 잘 운영하는 자의 책임과 보상’으로 바꾸는 규칙, 즉 상호운용을 충족한 운영자에게 인센티브가 돌아가는 제도가 우주라는 신대륙을 약탈의 무대가 아닌 공존의 인프라로 만들 것이다.

---pp.301-302 「에필로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인류 문명의 미래, 우주는 왜 패권 다툼과 권력 고착화의 공간이 되었는가?
우주와 공존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불편하지만 진보적인 이야기들!

* 우주 선진국들이 선점한 궤도에 진입하는 방법은?
* 우주 기술 격차는 어떻게 현실에 영향을 줄까?
* 〈스타워즈〉 같은 우주 전쟁이 정말 벌어질까?
* 우주 인터넷의 혜택은 누가 받는가?
* 채굴한 우주 자원은 누구 소유일까?

2022년 2월 전면전으로 번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과거의 전쟁과는 달랐다. 왜일까? 우주에서의 공격 행위가 지상을 위협하며, 21세기 우주안보가 곧 국가안보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의 사회 인프라와 정부 관리 시스템을 무력화할 목적으로 러시아가 수행한 위성 통신망 해킹 공격은 ‘소프트킬’의 전형을 보여주며, 우주에서의 사이버전이 어떻게 우리 삶에 실질적 파괴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우주 전쟁’이라고 하면 〈스타워즈〉 같은 공상과학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우주 위협은 더 이상 SF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이 2019년 우주군을 창설하고, 2023년 발표한 〈우주영역인식 교리〉에서 “외기권을 (…) 전장의 영역으로 고려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것도, 기존의 우주인식 관점에 머물러서는 안전보장이 불가능한 현실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2025년 5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역사상 최초로 우주공간에 무기를 배치하는 ‘골든돔’ 방어 체계를 선언하면서 항공과 해양, 땅과 같은 영역에 머물던 전장의 언어가 우주로 완전히 확장되었다. 중국이 이에 대응하여 세계 어디서든 자국을 향해 발사될 수 있는 미사일을 추적하는 ‘중국판 골든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우주 군비 경쟁은 본격적 서막을 열었다.

인류가 최초로 달에 착륙했을 때, 우리는 그들을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사람들”이라고 부르며 상상이 실현된 것에 열광했다. 하지만 개발의 역사 속에서 우주는 중립적인 공간이었던 적이 없다. 냉전 시기 누가 먼저 달에 착륙하는지를 두고 군비 경쟁을 펼치던 우주개발 1세대부터, 민간 우주기업의 대거 진입으로 혁신과 혼란이 가속화한 우주개발 3세대까지, 우주는 늘 가치가 개입하는 공간이자 이익관계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공간이었다.

우주개발의 장기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여러 문제 가운데서도, 저자는 특히 ‘우주 불평등’ 문제에 천착한다. 우주에서 벌어지는 독점과 그에 따른 불평등의 연쇄는 구조와 제도의 문제에 기원하기에 해결이 어려운 데다 이미 많은 부분에서 고착화되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가 상상해온 우주와 우리가 실제로 나아갈 우주 사이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 알아야 할 문제들을 하나씩 짚는다. 이를테면 궤도 점유권을 보장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의 ‘국제주파수등록원부’는 과연 공정한가? 누가 ‘먼저’ 위성(및 주파수 할당)을 등록했는지를 기준으로 권리를 부여하는 국제주파수등록원부는 이론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선진국들이 1980~1990년대에 이미 궤도를 독점해서 후발 위성망이 들어설 공간조차 희소한 상황이다. 진입을 원하는 후발 위성망은 기존 슬롯 간섭 여부를 입증하여 선발 위성망으로부터 조정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우주상황인식 시스템이 없는 개발도상국은 증명 자체가 어렵다. 실제로 현재 지구 궤도로 발사된 2만 2,000여 개의 인공위성 중 90퍼센트 이상이 미국과 러시아, 유럽, 중국의 위성이다.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릴 기술도 마찬가지다. 미국·중국·러시아·유럽·인도·일본을 제외한 대다수의 국가가 자국 발사체가 없어서 타국 발사 서비스에 의존하고, 인공위성 제작도 대부분 수입한다. 우주발사체, 그중에서도 GPS는 항공·해운·통신·금융·전력망 등 한 나라의 사회기반시설을 책임지기에 우주 기술 종속은 기술 격차의 문제라기보다 주권의 외주화에 가깝다. 기후변화·재난재해·정찰 같은 정보를 타국의 지구관측위성에 제공받아야 하는 경우, 기술 종속은 우리 삶의 위협으로 직결된다.

국제 우주조약은 우주를 인류의 공동유산으로 정의하고 우주의 혜택을 배분할 것을 명시하며, 우주를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고도 규정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우주 기술이 민군 겸용(dual-use)이라 책임 소재를 묻기 어려운 데다 권고 수준에 머무르는 탓에 구속력이 없다. 우주 관련 기술은 앞으로 더 정교해질 터이므로, ‘지금’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주는 지금보다도 더 혼잡하고 경쟁적이며 대립적인 공간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주 불평등은 추상적인 도덕 문제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우주 정의는 단순한 규범 문제에 머무르지 않는다. “우주라는 신대륙을 약탈의 무대가 아닌 공존의 인프라로” 만들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시급한 이유다.

지구, 달, 화성 : 우주 다중 거점을 확보하라!
현장의 최전선에 선 우주과학자를 통해 듣는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현주소

최은정 센터장은 누리호 3차 발사 당시 국제우주정거장에 보급품을 전달하는 소유즈 우주선과의 충돌 위험을 분석한 과학자이자, 2014년부터 유엔 ‘외기권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위원회’에 한국 대표단으로 참여하고 있는 인물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책에 담아 우주개발 추격 국가로서 우리나라가 어디까지 왔으며 우주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점차 확산하는 우주 위험에 국내적으로, 또 국제협력 차원에서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는지 현장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들려준다. 이는 곧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현주소와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한계들을 업계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의 시선으로 되짚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3년 북한이 만리경을 발사한 당일의 상황을 따라가보자. 저자의 말에 따르면 “우주 전쟁은 총성이 아닌 경보음으로 시작한다.” 한국천문연구원 우주물체감시실의 대형 스크린에는 우리나라 주변에 떠 있는 우주물체들이 미세한 점으로 표시된다. 북한이 만리경 1호를 발사하고 나서도 저자가 속한 우주위험감시센터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우주물체 감시 네트워크 아울넷(OWL-Net)으로 궤도 변화를 관측했다. “우주전은 거대한 파괴가 아니라 작은 속도증분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우주에서의 위험이 정치적 위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우주위험감시센터는 ‘기술 데이터’를 담당하는 자리에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미국 연합우주작전센터 우주상황인식 연합훈련에 참가한 경험을 통해 저자는 ‘전략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계해주는 공동대응’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정보 자체가 하나의 무기이며, 정확성과 투명성이 정보의 핵심”인 지금, 우리나라의 우주 전략이 독자적 정보 획득과 다국적 상호운용성을 갖춰야 함을 깨달았다는 저자의 말은, 우리나라 우주상황인식 전략과 개발 방향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 1부에서는 저자의 경험담 외에도 여러 장치를 소환하여 달, 화성 등 우주에 다층적으로 접근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제2차 세계대전 전후 달 탐사를 두고 미국과 소련이 벌인 경쟁에서 시작해, 최근 부활한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 계획’까지 우주개발의 역사를 조망하는 것은 물론, 인류의 우주탐사를 가능하게 한 로켓과학과 궤도역학을 ‘지속 가능성’ 차원에서 재해석하기도 한다. 임무 종료 후 대기 저항을 활용하여 위성을 대기권으로 떨어뜨리는 방법부터, 인공위성 간 충돌 위험이 생겼을 때 회피기동을 설계하는 방법까지, 저자 자신이 과거 인공위성 개발자로 일해오면서 지속 가능한 우주에 ‘과학’이 빠질 수 없음을 통감했기 때문일 터다. 같은 맥락에서 저자는 세계 각국과 민간기업이 정지궤도(3만 5,786킬로미터) 공간에 진입하려고 그토록 경쟁적으로 돌입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저궤도(고도 500~2,000킬로미터)와 중궤도(2,000~3만 5,786킬로미터) 등 지구 바깥 여러 궤도의 특징을 짚기도 한다. 앞으로 우주선이 화성이나 소행성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궤도 천이 방식(호만전이궤도, 탄도포획궤도 등)을 소개하는 것도 물론이다.

결국 이 책에서 전반적으로 다루는 기술·지식 변천사는 어떻게 지구 중력의 한계를 벗어나 우주로 나아갈지를 더 구체적으로 꿈꿔볼 수 있도록 청사진을 제시해주는 셈이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이 말했듯 “상상력 없이 갈 수 있는 곳은 없다.” 자명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동시에 인간이 도달한 과학적 성취를 접하는 일은 우주를 상상하기를 멈추지 않는 용기를 준다.

이미 시작된 우주 대항해 시대,
지구 중심 관점에서 벗어나 ‘우주 문명’ 패러다임으로

이제 우주는 단순히 ‘도달 가능한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그토록 힘겹게 연구하고 어마어마한 자본을 투입하면서도 세계가 우주탐사를 지속하는 이유는 ‘거주 가능한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 중심 문명’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뜻이며, 동시에 새로운 우주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지구의 24시간제는 우주에서도 유효한가? 화석 연료를 주축으로 돌아가는 지구의 에너지 체계를 우주에서 적용할 수 있을까? 저자가 시간 체계와 에너지 전환 문제를 주요하게 다루는 이유는, ‘몸이 감지하는 세계’를 기준으로 사고하는 존재로서 인간의 ‘나’에 관한 인식 또한 우주에서 변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우주에서는 국적을 어떻게 나눌지, 주소와 재산권은 어떻게 정의할지, 무중력 상태에 어떻게 적응할지 등 여러 문제가 패러다임 재정립을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우주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에서 제도적 공백 문제는 빠질 수 없는 주요한 이슈다. 각 국가가 자체적으로 우주법을 마련해 활동하고, 단일 프레임워크를 수립하지 못한 상태로는 평화로운 우주, 지속 가능한 우주를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주에서의 방어적 움직임을 공격으로 오해하는 등 상대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할 수 없는 우주 활동은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도 있기에, 우주에서의 책임 있는 행동을 명문화하는 거버넌스와 제도는 결국 우주 불평등과 우주 전쟁이라는 책의 2부에서 주요하게 다룬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지구 질서를 복제한 채 확장한 우주는, 분명 우리가 꿈꾼 미래는 아닐 것이다. 무분별한 확장과 탐사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는 역사가 알려준다. 이 책은 우주로 나아가길 포기할 수 없고, 또 가야만 하는 시대에 지금의 우주개발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되돌아보게 하며, ‘모두를 위한 우주’로 항해하기 위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가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이유는 우주개발을 비판하고 중단하자고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오히려 앞으로 우리가 우주로 나아갈 미래에 어쩌면 ‘이상적’으로 보일지도 모르는 길로 향하는 유의미한 로드맵을 제안하기 위함이다.
우주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다. “우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가깝다.”(제76회 국제우주대회 중에서) 이미 시작된 우주 대항해 시대, 우리가 겪을 변화와 발전이 어떻게 인류 역사를 바꾸고 새 시대를 선도해나갈지,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우주에 관한 어떤 상상력이 필요한지, 지속 가능한 우주 항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보자고 저자는 청한다.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지배와 독점에서 벗어나 모두 함께 우주를 항해하는 공동의 미래”를 만드는 논의가 시작되기를 바란다.

추천평

우주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금세 잊힌다. 하지만 실제 우주에는 온갖 역학이 얽히고설켜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최은정 센터장은 현재 우주에서 가장 필요한 논의를 촉발하고자 늘 현장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해 왔다.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는 우주개발의 이면에 감춰진 우주 불평등 시대를 항해하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들을 던진다. 개인의 차원부터 제도적 정립과 국제적 협력까지, 현장 전문가인 저자만의 인사이트와 해법이 빛을 발한다. ‘우주 대항해 시대’를 열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 손영종 (연세대학교 교학부총장, 천문우주학과 교수)
저자가 근무하는 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는 우주 궤도에서 매일매일 실제 벌어지는 일들을 가장 먼저 확인하는 곳이다.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우주개발과 탐사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우주는 모든 이들에게 공정하게 열려 있는 공간 같지만, 무궁무진한 가능성 이면의 현실은 혹독하다. 저자는 우주개발 이면에 감춰진 우주 불평등과 우주안보 문제를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례를 엮어 첨예하게 전개한다. 이 책이 가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우주 지속 가능성의 길을 모색하기를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방향성을 논의하는 데 꼭 참고해야 할 자료다. 이 책 출간을 계기로 관련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길 기대한다. - 한재흥 (카이스트 우주연구원 원장, 항공우주학과 교수)
우주는 이제 외면할 수 없는 현실 그 자체가 되었다. 우리는 그야말로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 동시대적인 삶을 살아가려면 지구 중심적 사고 체계에서 벗어나는 일이 시급하다. 《모두를 위한 우주는 없다》는 우주에 전략적으로 접근하여 인식의 좌표 변환이 일어나도록 이끄는 뇌 회로 재배치 가이드북이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넘나드는 우주 패러다임의 변화를 온몸으로 경험할 것이다. 이 책은 말하자면 우주라는 현실의 역사와 현재와 미래를 함께 만나는 시공간이다. - 이명현 (천문학자, 과학책방 ‘갈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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