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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_ 집은 의미의 나무가 자라는 철학의 숲 6
들어가는 글_ 집은 당신의 또 다른 인격이다 10 1. 창문_ 삶을 담고 있는 액자 20 2. 책_ 영혼이 있는 가구 32 3. 식당_ 다이닝 룸의 존재 이유 40 4. 부엌_ 집주인의 취향을 드러내는 대변인 50 5. 계단_ 계단과 더불어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우다 60 6. 지하실과 다락_ 예리한 반성을 이끌어 내는 성찰의 공간 68 7. 침실_ 꿈꿀 권리가 보장되는, 가장 사적이고 소중한 공간 76 8. 옷장_ 변치 않는 기준점, 옷장의 심리학 86 9. 욕실_ 인간의 욕망을 정직하게 반영하는 공간 92 10. 서재_ 일과 여가 사이를 오가는 작은 일탈 102 11. 베란다_ 나이 들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 112 12. 현관문_ 문지방을 건너는 것을 허락하는 마음 120 13. 홀_ 한때는 홀 자체가 집이었다 128 14. 거실_ 집의 얼굴, 거실의 아이러니 136 15. 벽난로_ 행복한 집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풍경 144 16. 문 손잡이_ 건물과의 악수 153 17. 문_ 열고 싶은 문, 닫고 싶은 문 162 18. 오두막_ 위안이 필요한 중년들의 도피처 172 19. 수영장_ 집에 수영장을 들일 때 주의할 점 180 20. 지붕_ 배트맨과 스파이더맨 슈퍼영웅들의 거점 186 21. 울타리_ 둘은 다투었고, 그다음 울타리를 쳤다 192 22. 거울_ 내면을 살피는 장치 198 23. 조명_ 길고 외로운 밤을 지루하지 않게 206 24. 바닥_ 우리 삶이 연출되고 있는 무대 212 25. 벽_ 삶을 닮은 벽 218 26. 복도_ 바쁜 이들을 위한 삶의 쉼표 228 27. 천장_ 천장 덕분에 우리의 영혼은 하늘을 열망하게 되었다 234 맺는 글_ 산다는 건 집에 흔적을 남기는 일 241 |
Edwin Heathc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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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각의 공간을 합치면 집주인의 삶의 방식이 지도처럼 그려진다. 여행자가 어디를 돌아다녔는지 보여주는 여권 도장처럼 거주자가 어떤 생활을 하는지, 어떤 취향인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다. 한마디로 집은 거주자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우리가 집과 맺고 있는 결속 방식은 대단히 특별한 것이다!” _14p
내가 처음으로 뉴욕의 아파트에 머물던 시절이 떠오른다. 아파트의 여기저기에 불이 켜지면 타인의 삶이 내 눈앞에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끝없이 이어졌고, 나는 최면에 걸린 듯 그 장면들을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그곳에는 조용히 앉아 식사하는 부부, 다투는 사람, TV를 보는 사람, 머리를 손질하거나 화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각각의 집에 설치된 창문은 삶을 담은 하나의 액자처럼 보였다._21P 책은 벽돌과 마찬가지로 건축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다. 나는 이 사실을 책이 없는 집을 방문하고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집에 책이 없다는 사실은 내게 충격적이었고 오싹한 느낌마저 들었다. 책이 없는 집이라니! 단 한 권의 책도 없었다. 내부 장식은 과도하다 싶을 만큼 완벽했지만 책의 부재로 집은 미완성의 느낌을 주었고 심지어 집이 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느낌은 일종의 상실감이었다. _33P 영화 [시민 케인]에서는 매일 아침마나 신문을 읽으며 식사를 하는 대부호가 나온다. 식탁의 맞은편 끝에는 나날이 냉담해지는 그의 아내가 앉아 있다. 이 장면은 미셸 아자나비슈스의 영화 [아티스트]에도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 식탁 장면은 욕구불만과 무감각해진 일상의 반복을 나타내는 장치 혹은 결혼생활의 불만족을 드러내는 도구로 쓰인다. _45~46p 루이 14세에게 침실은 궁의 의식을 치르는 중요한 장소였다. 베르사유 궁전의 많은 시종이 몰려와 그를 깨우고 눕히는 ‘르베(기상의식)’와 ‘쿠셰(취침의식)’ 예식을 진행한 것이다. 시종들은 마치 고대 종교의 우상숭배 의식이라도 하듯 그의 기상과 취침에 경의를 표했다. _79p 앞으로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난다면 서재는 더 이상 사치가 아니라 노동과 휴식 사이에 적절한 선을 긋는 필수품이 될 것이다. 서재의 문을 닫는 순간 당신은 자유로워진다. _111P 최근 영국에서는 오두막이 중년을 위한 도피처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군대처럼 엄격한 요구로 가득 찬 세상에서 중년 남성은 자신만의 위안과 고독을 원하고 있고, 오두막은 그런 바람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_175P “샘과 클리프는 한때 친구였다. 어느 날 둘은 술을 마시다가 서로 다퉜다. 그러자 샘은 울타리를 쳤고, 클리프도 울타리를 쳤다." 카버의 단편소설 [나는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볼 수 있었다]에 드러나듯 울타리는 분열과 긴장의 상징이자 신중함과 적대감의 표현이다. _193p 바닥 덕분에 우리가 땅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면, 천장 덕분에 우리의 영혼은 하늘을 열망할 수 있었다. _242p (조명이 발명되기 전) 일상의 리듬은 계절과 태양에 의해 좌우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가구는 이동이 가능한 형태로 만들었다. 해가 질 무렵의 마지막 빛을 쬐기 위해 의자를 창문 근처로 쉽게 옮겨야 했기 때문이다. _207p 오래된 집은 대부분 우리가 집주인이 되기 이전에 그곳에서 살다 간 여러 타인의 삶을 간직하고 있다. 오래된 집은 일상의 드라마와 환희를 목격했고 변덕스런 인테리어의 유행을 감내했으며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봤다(아마 사람이 죽는 것도 지켜봤으리라). _243p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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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건 집에 흔적을 남기는 일, 집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이자 삶의 역사다
* 삶을 창조하는 공간, 집을 철학하다
에드윈 헤스코트는 ‘당신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라는 질문과 함께 이 책을 시작한다. 그는 집이 자산이라는 인식을 부정하지 않는다. 우리를 쉼 없이 노동하게 만드는 것은 내 집 마련이라는 강박관념이며, 직장에 발목이 잡히도록 하는 것 역시 주택담보대출이라는 사실도 인정한다. 그러나 그런 의미를 넘어 집과 인간이 맺고 있는 결속이 얼마나 강력한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집을 자산 가치가 아닌 삶을 창조하는 공간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그 시작으로 그는 27개 삶의 공간의 의미와 역사를 에드워드 호퍼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히치콕의 영화, 도스토옙스키와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을 빗대어 흥미롭게 설명한다. * 27개 삶의 공간을 통해 살펴보는 현대인의 삶 이 책은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집의 변천사를 다룬다. 하인들의 영역이었던 부엌이 어떻게 해서 삶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 사생활이란 개념이 없었을 때 침실과 욕실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대화가 사라진 시대 거실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욕실과 변기는 누구에 의해 분리되었는지 등에 대한 새로운 정보로 가득하다. 한편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도 담고 있다. 일예로 영국에서 오두막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위안이 필요한 중년들이 혼자만의 도피처로 오두막이란 공간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거실 편에서는 현대인의 쓸쓸한 삶의 풍경을 읽을 수 있다. 거실의 또 다른 이름인 ‘응접실parlour’은 ‘말하다’라는 뜻을 지닌 프랑스어 ‘parler’에서 나온 단어이다. 그런데 영국과 미국의 50%가 넘는 가족이 식탁에 모여 앉아 식사를 하기 보다는 텔레비전 앞에서 따로 식사를 할 정도로 대화를 잃어버린 것이 현실이다. 대화를 잃어버린 시대, 가장 화려하게 꾸며져 덩그러니 놓여있는 거실 풍경은 쓸쓸한 인생을 대변한다. * 삶의 공간을 살펴보는 것은 삶을 돌아보는 것과 같다 자신이 살 집을 마음으로 설계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니 요즘에는 자신이 살 집을 직접 설계하는 시대다. 그 순간은 가상일지라도 무척 행복하다. 애들 방을 어떻게 꾸밀까? 나만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벽난로는 꼭 놓고야 말겠어! 작은 텃밭이 있으면 좋을 텐데… 이와 같은 집에 대한 바람들에 이 책은 인문학적인 이유와 근거를 만들어 준다. 내가 살고 싶은 집은 내가 살고 싶은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 정말 맞는 말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이 막막하다면 ‘어떤 집에서 살 것인가?’를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 그러면 자신이 맞이하고 싶은 아침, 가족과 하고 싶은 일들, 휴일의 풍경이 구체화될 것이다. 이 책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