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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문학대표소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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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6출간을 축하하며 | 우한용

121. 옥탑방, 동거의 시작
322. 자연의 조화
523. 베트남 엄마, 응이
724. 선생님, 메텔
925. 가족의 해체, 그리고 구성
1126. 학력 콤플렉스
1307. 새로운 시작 - 옥탑방을 떠나며

152해설 꿈꾸는 옥탑방, 그 꿈은 이루어진다 | 이병렬
165리뷰들 | 이채정 박선경 문성혁 최정란

저자 소개 1

이 책은 저의 첫 책입니다. 『서정문학』으로 등단했습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1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300g | 140*225*11mm
ISBN13
9791191155693

책 속으로

1. 옥탑방, 동거의 시작

“아오오오오- 아우우우우-”
뛰어나가 멈추게 할 만큼 길진 않았다. 아마 달이 밝았으리라. 독구는 꼭 보름달이 아니어도 달이 밝으면 울어댔다. 처음에는 이 소리가 아주 싫었다. 도둑이 와도 짖을 줄 모른다면서 늑대의 흉내를 낸다는 게 꼴같잖았다. 그래서 주둥이를 왼손으로 움켜쥐고 오른손 검지로 눈을 찌를 듯이 흔들어 가며 나무랐다. 알아듣는지 못 알아듣는지… 앞으로 또 이런 소리를 내면 혼을 내겠다고 몇 번이나 고함을 질렀다. 옆에 속옷 바람으로 따라 나온 미연이 크게 웃었다. 너무 주눅 들게 하진 말라고 했다. 이후론 창문만 열고 “인마, 조용히 안 해!”라고 외치곤 했는데, 잠깐은 조용했지만, 자신이 혼났던 걸 금세 잊고 꾸준히 그 “아오오오오- 아우우우우-” 울어댔고, 우리는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독구는 우리 개가 아니었다. 우린 독구의 주인을 알지 못했다.
집을 보러 다니던 날, 중개사 아주머니가 문뜩 물었다. “개 좋아하세요?” 난 대답을 망설였고 미연이 “네.”라고 했지만 목소리는 작았다. 중개사는 잠시 생각하더니 좋은 집이 있다며 앞장서 걸었다. 한참을 걷다가 멈춘, 굽어진 길의 언덕배기에서 어렵사리 입구를 찾아냈다. 폭은 좁고 높이는 나지막한 녹슨 철문이 계단을 숨기고 있었다. 2층 옥상까지 곧게 뻗은 계단, 가파르고 좁아서 셋은 헉헉대며 올랐다.
낡은 집이었다. 동네 자체가 낡아서 새집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아주머니는 계단을 오르면서도 옥탑방의 장단점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했다.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덥지만, 추운 건 난방하면 되고 더우면 에어컨을 틀면 된다고. 옥상 바닥의 복사열이 심해도 어차피 낮엔 일하러 가서 비어 있을 테니 문제없다고. 빨래는 잘 마를 거라고. 앞마당이 있는 셈이고 전망은 끝내주고 독립적이라고. 집세도 다른 집에 비해 아주 싼데 개가 한 마리 있다고.
‘개? 집을 세 얻는데 웬 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왕 여기까지 따라왔고 마음에 드는 집도 찾지 못했으니 한 번 보기나 하자는 생각이었다. 집도 수리한 지 얼마 안 돼서 깨끗하다고 했다. 그런데 개가 딸려있다니? 집을 빌리는 조건에 개를 돌봐야 한다는 얘기는 듣느니 처음이었다.
씨름선수 같기도 한 중개사 아주머니의 등에 말을 걸기는 쉽지 않았다. 우린 숨쉬기도 벅찼으니까.
갑작스러운 제안, 깨끗한 집과 저렴한 임대료에 개 한 마리가 호기심을 끌어서 고개를 갸웃하며 올라선 자그마한 옥상, 개가 먼저 보였다. 녹슨 다릿발 위에 우뚝 선 물탱크를 등지고 있었다. 그 아래 쪼그만 집은 팽팽한 쇠줄에 금방이라도 끌려올 것 같았다.
오른편으로 빨랫줄이 두 줄, 그 옆에 방갈로 같은 집이 보였다. 묘하게 정겨웠다. 우리가 살게 될 방이라 그랬는지 모르겠다.
개는 짖지 않았다. 꼬리는 흔들었지만 인상이 험상궂었다. 우리는 가까이 가지 못했다. 중개사 아주머니는 아무 경계심 없이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우리와 대화를 계속했다.
“이 개는 너무 순해요. 그래서 집을 지킬 수 없어요. 사람뿐 아니라 날벌레도… 하여튼 움직이는 건 전부 다 좋아해요.”
“그럼, 왜 기르는 거죠?”
난 퉁명스럽게 물었다. 보기엔 사나워 보이는데 순하다니. 우리를 기만하는 것처럼 생각됐다.
“그래서 기르는 거예요. 사납지 않으니까.” 중개사 아주머니는 진지했다. “누구라도 꼬릴 흔들며 반기니까요.”
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하려다 참았다. 이런 개를 집이라도 지킬 목적이 아니라면 키울 이유가 뭐냐고 따지고 싶었다.
“이 개 이름은 독구예요. 가끔, 방을 구하는 사람을 데리고 여길 방문할 때만 보는데 그냥 기분이 좋아져요. 아마 두 분이 개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금방 좋아하게 될 거예요. 어릴 때 발바리 안 키워봤어요?”
질문에 여운이 따랐다. ‘발바리? 흰 바탕에 고동색 점박이. 숙어진 귀가 앙증맞던 정말 순한 강아지. 오도카니 앉아서 졸다가도 재바르게 반기고…’ 내 회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냥, 키울 사람을 찾아서 주면 안 되나요?”
미연이 자신 없는 말투로 물었다. 개는 좋아하지만, 밥을 챙겨주고 똥을 치우고, 목욕도 시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님을 알았을 것이다.
“키우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당신들이 보내주면 돼요. 하지만 어려울 거예요. 너무 나이를 먹었어요. 집주인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골치만 아파하더니… 그렇게 10년도 넘었어요.”
중개사는 계속 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묘한 인연이었다. 우린 옥탑방에 이사 오면서 독구의 가족이 됐다.
중개사 아주머니의 말에 따르면 이 개의 원래 주인은 이제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이 옥탑방에 세 들어 살던 어느 아가씨가 기르던 개인데, 그 아가씨 이후로 계속 주인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처음 기르기 시작했던 아가씨가 부르던 이름은 독구가 아니었다. 아가씨가 도망치듯 떠나는 바람에 개의 이름조차 알려지지 못했는데, 이어 들어온 총각이 독구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개도 그 이름에 반응해서 독구로 정해졌다고 했다.
자신은 그 총각 이후 세입자는 다 기억한다고, 그때부터 이 집에서 나드는 사람들의 중개를 맡아왔다고 했다.
계약을 체결할 때 만난 집주인 할머니는 인상이 좋았다. 30년 전엔 자신이 이 주택의 2층에 세 들어 살았다며 열심히 살라고 웃었다.

2층에 세 든, 한 아저씨는 집의 이곳저곳을 수리했다. 아마 그런 조건으로 들어와서 오래 사는 듯했다. 그는 틈날 때마다 옥상에 올라와 난간대, 벽체의 갈라진 부분을 손봤고 옥탑방 창문에 코킹을 쏴서 비 새는 걸 막았다. 독구의 집도 이곳저곳 고쳐주었음은 물론이다.
우리가 이사 올 때도 많이 도와줬는데, 그동안 옥탑방을 거쳐 간 사람들에 대해 좋은 감정이 아니었다. 그들이 독구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말끝에 쌍욕을 퍼부었다.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그럴 수가 있냐고까지 나올 때, 아뿔싸! 우리가 이사를 잘못 왔구나, 후회도 했었다.
아저씨의 기억에 이 옥탑방엔 고약한 사람들이 살았다. 그중엔 아주 거칠고 사나운 인간도 있어서 발로 차고 줄넘기 줄을 휘둘러 다치게도 했단다. 그 짐승 같은 놈을 잊을 수 없는 게 자신이 통닭이나 족발 같은 걸 먹게 되면 조금 남겨서 독구에게 주었는데, 그걸 시비로 자신과 다퉜다고 했다. 똥도 많이 싸고 냄새도 심하다고. 아주 틀린 말 같진 않았다. 말끝에 그놈이 이사 간 날에 독구가 웃더라고 했다. 우린 웃을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밥과 물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았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비가 오면 최소한 밥그릇과 물그릇은 개집 안에 넣어주어야 하지 않겠냐고, 눈을 맞추며 물을 땐 가슴이 철렁하기도 했다. 자신은 자주 옥상에 올라와 보는 편인데, 한밤중에 비가 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아침부터, 한낮부터 내릴 때도 사료가 빗물에 둥둥 떠다니는 걸 자주 봤다고 했다. 물그릇도 빗물이 넘쳤는데, 아무리 개지만 빗물을 먹여서야 되겠냐고 목청을 높였다. 우린 겁먹었다.
개 때문에 욕먹지 말자는 내 말에 “독구는 전적으로 네가 책임져!”라고 미연이 퉁명스럽게 받았다. 난 그 말에 열심히 따랐고 노력했다.

독구는 정확한 종을 알 수 없었다. 털만 봐서는 ‘시베리안 허스키’ 비슷했지만, 꼬리는 섰는데 귀가 굽었고 몸피도 작았다. 너무나 궁금했던 난 사진까지 찍어 인터넷에 올려봤지만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했다. 짖지도 않고 너무 순하다고 하니까 된장을 먹여보라는 댓글이 많았는데, 처음엔 그 뜻을 몰랐다가 나중엔 분개했다.

보기엔 무섭지만 실은 순한 개라며 잘 지내보라고 했다. 중개사 아주머니는 월세를 정할 때, 사룟값을 뺀 금액이라고, 굶기면 계약위반, 월세를 덜 낸 거라고 웃으며 말했다. 개를 돌볼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을 찾겠다고 했다.
우린 독구와 같이 살기로 했다.

미연과 내가 만난 지 일 년쯤 되는 날, 우리가 미쳤던 날은 비바람이 세찼다. 바람이 얼굴을 때렸고 사위는 어두컴컴했다. 한껏 내려쓴 우산에 겨우 한두 발짝 앞을 볼 수 있었다.
한적한 곳을 좋아했지만 익숙한 건 싫어했던 나. 난 늘 새로운 약속 장소를 잡는 걸 좋아했다. 여기를 어떻게 알았냐고 미연이 물으면 그냥 웃었다. 이유를 설명하기가 궁색했다. 그냥 가보지 않은 곳을 찾았을 뿐이었다.
이날도 외진 카페에서 만났고 저녁 겸 한잔할 곳을 찾고 있었다. 걷다가 비바람에 쫓겨서 골목길로 접어들었는데 따뜻한 빛이 보였다. 활처럼 휜 골목에 그 식당만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어두워서 더 포근해 보였던, 오렌지빛을 골목으로 흘리던 그 나지막한 집은 간판이 없었다. 비가 새는지 지붕엔 천막의 끝자락이 나부끼고 기왓골들은 하나같이 빗물을 떨궜다가 날렸다가 했다. 옆으로 밀어서 여는 유리문엔 왕대포란 바랜 글씨가 삐딱했는데, 닫히는 쪽으로 문이 꽤 기울어 있어서 쉽게 열리지 않았다.
고개를 숙이고 들어선 남루한 식당. 빈 의자만 꿰찬 식탁 네 개는 을씨년스러웠지만, 무슨 요리를 만드는지 고소한 냄새는 따뜻했다.
희멀건 메뉴판은 글자들로 빼곡했는데, 제일 위쪽 큰 글씨가 ‘영구할매집’, 이 집의 상호를 말해주었고, 아래로 오징어볶음, 두루치기, 골뱅이무침, 굴파전, 두부김치, 계란말이 등이 쭉 이어졌다. 길쭉한 냉장고도 하나 서 있었는데, 소주가 위쪽, 가운데는 막걸리, 맨 아래엔 맥주가 한 병 보였다.
미연과 나는 식당의 네 벽을 빙 둘러 바라봤다. 천장과 바닥까지 몇 번을 둘러봤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푸근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이 집에 찾아들기까지의 과정이 무언가에 홀린 듯했다.
우리가 자리에 앉았지만, 손님을 맞을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주방을 어설프게 가린 가림막 너머로 인기척은 있었다. 우린 주인을 부르는 대신 손가락으로 메뉴판을 가리키며 무얼 먹을지 의논했다. 저녁 한 끼가 될 수 있을지 의심하면서 굴파전과 막걸리를 먹기로 했다.
‘영구할매’는 나타나지 않았고 말총머리의 할아버지가 주문을 받았다. 흰머리가 반 이상이라 회색으로 보였다. 작은 키지만 꼿꼿했고 조금 사나워 보인다고 해야 하나, 표정이 딱딱하고, 아무튼 친절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딱 필요한 만큼의 말로 주문을 받았다.
60대 중후반, 아니 70대 초반은 됨직한 할아버지가 주방으로 사라지고, 우린 대화를 계속했는데 강의 중의 속삭임이랄까, 떠들면 안 되는 장소에 있는 것처럼 소곤거려야 했다.
우리는 ‘영구할매’를 두고 이야기를 이어갔는데, 어느 순간부터 말총머리 할아버지와 동일 인물로 얘기되고 있었다. 그냥 막연한 호기심, 무료한 기다림을 메울 심심풀이였는데, 상상이 지나친 건지 마녀가 등장하는 판타지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할아버지가 주방에 들어서는 순간, ‘영구할매’로 변신하고 마법의 지팡이를 휘둘러 굴파전을 만든다. 코를 킁킁거려 냄새를 확인한 뒤, 다시 할아버지로 변해 음식을 들고 주방을 나온다.
이 그럴듯한 이야기가 완성될 즈음, 진짜로 할아버지가 알루미늄 쟁반에 막걸리와 반찬들, 굴파전의 향기까지 들고 우리 옆에 섰다. 마법을 썼다고 하기엔 좀 오래 걸린 후였다.
할아버지와 눈을 한 번 마주치고 현실로 돌아온 우리는 걸쭉한 흰 술을 보시기에 따랐다. 반쯤을 들이킨 후 마주 보고 인상을 한 번 찡그렸다. 파전을 간장 종지에 담갔다가 입에 넣고는 콧구멍을 벌름대며 웃었다. 걸쭉한 막걸리는 새금했고, 파전 속 굴은 약간 쿰쿰했는데, 매운 고추 양념장과 잘 어울려서인지 묘한 감칠맛이 돌았다.
우리에게 이날의 막걸리와 굴파전은 무슨 마약이나 최음제였다. 비바람은 시간을 막아 세웠고, 그 걸쭉함, 새금함, 절묘한 쿰쿰함의 감칠맛에 속절없이 취해버렸다.
미연은 술을 곧잘 마시는 편이었지만 막걸리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아침을 건너뛰었고 점심도 컵라면으로 때웠다는 미연은 허겁지겁 먹고 마셨다. 나도 맥주나 소주처럼 맑은 술 취향이라서 막걸리는 어쩌다 안주와의 구색-맞추기로 마시곤 했는데, 이날은 술술 잘 넘어갔다.
이 집에 손님은 우리 둘뿐이었다. 그 ‘영구할매’, 마법사 말총머리 할아버지가 그 집을 현실 세계에서 감춘 건지, 이 집이 술꾼들에게 별 인기가 없는지 계속 고요하기만 했다. 골목길에선 가끔 사람 소리도 들려왔는데 아득히 먼 곳에서 나는 소리 같았다. 미연과 내가 포만감과 술기운에 바로 서기도 어려울 때까지 아무도 우리를 방해하지 않았다.
표정을 읽기 어려운 얼굴로 내 신용카드를 받아 계산을 마친 할아버지는 우산을 건네주고 출입문도 열어주었다. 여전히 비바람이 씽씽 세차게 부는 골목길은 어둡고 삐뚜름했다. 우린 좌우의 판단도 흐릿했으나 그래도 차 소리가 크게 들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었다.

확신할 순 없지만, 그 말총머리 할아버지-우리의 ‘영구할매’-는 멀어져 가는 우릴 향해 마법의 주문을 걸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다면 이후 미연과 내가 맞닥뜨린 일들을 쉽게 설명할 방법이 없다.
우린 비틀댔지만, 큰길에 접어들었고 지하철역 쪽으로 방향도 잡았다. 우산은 내 손에서 잘 견디고 있었는데, 미연의 구두, 굽 낮은 펌프스였지만 비에 젖은 발은 제대로 걷지 못했다. 젖은 스타킹은 구두 속에서 자꾸 미끄덩거렸다. 딴 때 같았으면 내 팔에 거의 매달려 있는 미연 몸의 말랑거림, 물컹함에 행복했겠지만, 그날은 그렇지 않았다. 어서 빨리 이 힘든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다.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빈 차는커녕 택시를 보기도 힘들었다. 서서 기다리는 것도 고역이었다. 비바람은 계속 우리를 몰아붙여서 옷을 적시고 체온을 빼앗았다. 서 있는 게 더 힘들었다. 아직 지하철을 탈 수 있는 시간이라 계속 걸어 봤지만 역은 보이지도 않았다.

우린 포기했다.
막걸리와 굴파전의 최음(?) 효과는 미약했지만, 비바람과의 합동작전에는 손을 들고 말았다. 온몸이 덜덜 떨렸고 비바람에 맞서 걷는 일이 너무 괴로웠다. 쫓기듯 낡은 모텔로 들어섰는데 곧바로 사위가 조용해졌고 나른함이 찾아왔다. 담배를 꼬나문 아주머니가 방이 하나밖에 없다며 빨리 계산하라 닦달했고, 우린 열쇠고리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난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런 상황을 상상해 본 일은 있으나 맞닥뜨리긴 처음이었다.
미연은 많이 취한 듯했지만, 스스로 욕실로 걸어갔고 양치질도 샤워도 했다. 난 미연을 따라 행동했는데 그녀 옆에 누운 다음엔 기억이 뚜렷하지 않다. 무난하게 의식을 치렀다고 생각한다. 짜릿함은 길지 않았고 비바람의 한기에 시달린 몸은 곧바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작가의 말

이 글을 쓰면서 즐거웠습니다. 머릿속에 그려지는 영상이 정겨웠으니까요. 이 글을 책으로 내놓아야 할지 결정할 때는 한참을 망설여야 했습니다. 세상에 필요치 않은 걸 만들어내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요.

소설은 2020년 6월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 5년, 어딘가의 꼭대기에서 어딘가의 바닥으로 널뛰기하던 시절이었어요. 찰과상, 자상, 타박상, 교상, 열상 등, 온갖 종류의 상처에 아파하다가 한 번씩 단맛을 보았습니다. 단맛이라 해봐야 샐비어 꽃-대롱 하나 정도였을 겁니다. 그래도 그간의 동통(疼痛)을 잠시 잊게 도와주었음은 분명합니다. 단편소설 한 편, 그것도 초고를 써놓고 자만에 빠졌다가, 퇴고 과정에서 무수히 머리칼을 쥐어뜯고, 탈고를 마쳤다고 뿌듯해하다가, 아직 멀었다는 깨우침에 또 좌절하는 과정을 이어갈 수 있었으니까요. 지금도 똑같지만, 아마 영영 이 운명의 폐곡선에서 탈출하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함은 늘 안고 삽니다.

어쩌다 한 번씩 소설 쓰는 법을 잊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머리가 텅 빈 느낌에, 다음 문장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앞 단락과 뒤 단락의 연결, 호응·반전의 흐름이 떠오르지 않는 거죠. 방법은 딱 하나였습니다. 다른 사람의 소설을 읽는 거예요. 단편 한 편에 깨달음이 오기도 하지만, 대체로 한 번 책을 잡으면 끝까지 다 읽게 되더군요. 그렇다고 깨우침이 오래가는 것도 아니에요. 얼마 가지 않아 또 멍한 상태에 빠지는 일이 또 오니까요.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물어보니 글 쓰는 분들이 대충 다 비슷하더군요. 그래서 안심하게 됐습니다.

어쨌든,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소설을 더 많이 읽게 됐습니다. 잘 쓰려면 잘 쓴 소설을 많이 읽어야 하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에요. 유려한 문체의 소설, 심오한 철학을 품은 소설, 깊은 사유에 빠져들게 하는 소설 등, 훌륭한 소설은 너무 많습니다. 다 인간의 삶을 다루는 것이긴 하지만, 우리의 인생이 아무리 복잡다단하다고 해도 소설과 우리의 삶은 묘하게 거리가 있답니다. 어느 순간 내 삶의 얘기와 비슷한 듯 느껴져도 내 삶은 절대 아니에요. 공감하고 울고 웃지만 어디까지나 우린 관찰자일 뿐입니다. 소설 속으로 들어갈 순 없으니까요. 이런 소설, 저런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했어요. 이왕이면 즐거운 소설을 쓰자고요. 너무 비참한 얘기, 슬픈 얘기, 더러운 얘기는 피하겠다고 마음먹은 겁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이거예요, 그냥 아름다운 얘기. 그렇다고 마냥 미려하거나 그냥 우스꽝스럽기만 한 소설은 아니랍니다. 뭔가 부족한 사람들이 서로 마음을 나누고 행복을 찾는 얘기죠. 진흙 속에 핀 꽃이 더 아름답다고 하잖아요. 욕정에 사로잡혀 시작한 동거, 계획이 없으니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는 미래를 안고 사는 젊은 남녀의 동거 얘기죠. 절약 정신, 월세를 아끼겠다는 생각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남녀가 옥탑방에 세 듭니다. 싼 대신 옵션이 있어요, ‘전대미문의 옵션’이죠. 늙은 개를 돌봐야 하는 셋방이라니! 그럭저럭 이야기는 앞으로 갑니다. 개가 죽고 길고양이가 뛰어들고, 다문화가정의 아이, 아동 학대로 고발된 선생님, 부모의 이혼으로 떨어져 나온 자매, 실명에 다다른 아내와 사는 중년남, 카페 사업이 망해서 은둔형 외톨이가 된 바리스타에 역술인까지 등장하죠. 젊은 남녀의 사랑은 애처로워요. 그러나 끝내 행복을 찾는답니다.

사회문제를 담고 있지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아요. 이렇게 살면 어떻겠냐는, 다들(동물까지) 행복해지지 않겠냐는 소박한 주제가 들릴락 말락 흐를 거예요, 3월의 시냇물처럼요. - 임부택

축하의 말

출간을 축하하며

- 임부택의 장편소설 〈꿈꾸는 옥탑방〉

우한용 (禹漢鎔, 소설가, 서울대 명예교수)

소설 쓰기를 가르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말의 모순과 역설의 과정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배우는 사람보다 소설을 잘 쓴다는 보장이 없다. 나를 따르라고 가르치는 게 아니라 나를 밟고 넘어서라고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소설 쓰기를 이야기하기가 편하다.

소설 쓰기를 가르치는 장에서는 말 잘 듣는 ‘착한’ 학생보다는, 일을 낼 것 같은 학생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크게 마련이다. 선생을 종착점으로 삼을 게 아니라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자면 다부진 자부심도 있어야 하고 나름의 내공을 착실히 쌓아가야 한다.
그런 학생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자기식의 소설 쓰기를 고집스럽게 몰고 간다는 점이다. 가르치는 내용에 공감하더라도 자기식의 글쓰기를 고집한다. 선생이 고집이 제법 있는 경우, 당신은 가르칠 보람이 없다고 내쳐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참고 넘어가야 한다. 학생이 선생보다 소설 잘 쓰는 게 선생의 소망이기 때문이다.

〈꿈꾸는 옥탑방〉을 낸 소설가 임부택은 다소 까다롭고 매력있는 수강생이었다. 태도는 겸손하고 공부하는 자세는 진지했다. 고집도 다소 있었다. 선생의 이야기에 흔쾌히 공감하지만, 내놓는 작품은 선생과는 소재가 엇나가고 소설 기법도 달랐다. 선생은 소설이 현실을 넘어서는 ‘특이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은 현실을 치밀하게 묘사하는 데 소설의 진정한 가치가 있다는 주장을 지니고 있었다.

이번에 임부택 작가가 내놓은 소설 〈꿈꾸는 옥탑방〉은 별 볼 일 없는 흙수저들의 삶을 아무런 과장 없이 서술해 나간다. 낮은 집세가 매력인 옥탑방을 얻어 들어가는 데 조건이 하나 따른다. 전에 살던 이가 남겨 놓고 간 멍멍이 ‘독구’를 맡아 길러야 한다는 조건이 제시된다. 별다른 저항 없이 이를 수용한다. 아직은 사회적으로 터가 잡히지 않은 젊은 남녀 둘이 옥탑방에 들기 위해 독구를 맡아 기르기로 한다. 독구를 매개로 다양한 인물들의 베리에이션을 보여주면서 소설은 차분히 진행된다. 옥탑방에서 현실적인 이유로 동거하는 젊은이 두 사람이 주요 스토리를 형성하면서, 다양한 소재가 서사 가닥으로 얽혀든다. 이 소설이 잔잔한 재미로 읽히는 까닭은 현실을 바탕에 두고 전개하는 서사맥락의 힘 때문이다.

소설에 공식은 없다. 인간사에 공식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사 혹은 어떤 인간 집단의 행태를 공식으로 추상화하는 작업은 사회학의 과제다. 강의에서 소설의 결말에 대해 일종의 ‘공식’을 제안한 적이 있다. 소설의 마무리를 ‘행복한 결말’로 처리할 경우, 현실에 대한 허위 보고가 되기 쉽다. 그러니 문제가 해결되는 지점에서 결말을 마무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식이었다. 그런데 〈꿈꾸는 옥탑방〉에서는 행복한 결말로 소설이 마무리된다.

세상에는 선한 마음으로 착실한 노력 끝에 행복의 관문에 도달하는 생애도 있는 법이다. 그런 이야기를 과장 없이 진지하게 서술해 나간 작품이 탓을 들을 이유는 없다. 세속의 공식을 넘어서는 형상화의 한 측면이기 때문이다. 현실에 대한 과장 없는 이야기가 감동에 이르는 방법을 〈꿈꾸는 옥탑방〉은 착실히 보여준다.

하나 부탁할 일이 있다. 소설은 작가가 서사적 긴장력으로 소재를 통어할 때라야 정점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장르라는 점이다. 소설에서 허구적 상상력이 요구되는 이유는 이 부근에 있다. 앞으로 임부택 소설가가 시대 현실을 그리되 인간사 본원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당찬 기도를 지속해 나가길 바란다. 소설은 현실에 대한 허구적 비판을 통한 초월을 도모하는 문학이기 때문이다.

해설 일부

꿈꾸는 옥탑방, 그 꿈은 이루어진다
- 임부택의 연작 장편 〈꿈꾸는 옥탑방〉에 부쳐

이병렬(소설가ㆍ문학박사)

1. 들어가며 - 임부택이란 작가

작가 임부택을 처음 만난 것은 2023년 동리목월문예대학에서 주관한 소설창작교실에서 지도교수로 강의할 때였다. 소설 창작 기초반 수강생이었던 그는 첫 강의부터 눈에 띄었는데 강의를 진행할수록 작가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첫 번째 실습작품으로 제출한 것이 바로 〈독구〉라는 단편이었는데 이 작품은 연작 장편 〈꿈꾸는 옥탑방〉의 첫 번째 에피소드이다. 외로운 개(獨狗)이기도 하고 영어 dog와 개 구(狗)가 합쳐진 단어이기도 한 특이한 제목이었는데 그 안에는 독립된 한 편의 이야기가 잘 빚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뭔가 이야기가 더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연작으로 써 보면 어떻겠냐고 권했는데 그는 이미 그런 구상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두 번째 실습작품을 제출해야 했을 때 그는 이미 두 번째, 세 번째 에피소드를 만들어내고 있었고, 종강한 이후에도 꾸준히 일곱 편의 연작을 완성해 보내왔다. 이러저러한 평을 해 주다가 아예 하나의 이야기 - 연작 장편으로 만들어 보라고 권했다. 처음 일곱 편을 읽었을 때는 각각이 독립된 단편이라 내용 속에 서술과 묘사가 중복된 부분이 있었는데, 연작 장편으로 수정하면서는 그런 군더더기가 사라지고 한 편의 이야기 속 깔끔한 일곱 개의 에피소드로 완성되었다.

처음 작품을 보내왔을 때 에피소드의 각 단편의 제목이 〈독구〉, 〈짜장〉, 〈병호〉, 〈메텔〉, 〈희주, 미주〉, 〈대 바리스타〉 그리고 〈서 도사〉로 각 에피소드의 주요 인물을 지칭한 것이었다. 이를 연작으로 수정하며 각 에피소드의 제목 역시 연작 장편에 걸맞게 고쳐졌다. 2024년 상반기까지 일곱 편의 단편을 썼고 이를 다시 올해 상반기까지 고치고 또 고쳐 연작 장편을 만들어낸 셈이다.
따라서 2년에 걸친 연작 장편이 바로 임부택의 〈꿈꾸는 옥탑방〉인 셈이다.

2. 옥탑방 건물의 인간군상들

강좌의 합평에서 다른 수강생들에 의해 거론되었고 필자 역시 지적한 것이지만, 그의 작품 속에는 그럴듯한, 대단한 혹은 거창한 인물은 없다. 합평 시간에 밝힌 작가의 집필 의도를 빌리면 ‘보잘것없는 존재들, 상처 입은 존재들이 마음을 나눔으로써 어려움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독자들이 행복해할 소설을 쓰고 싶었다’ 했는데 이러한 의도는 첫 번째 에피소드 〈옥탑방, 동거의 시작〉부터 여실하게 드러난다.

이 건물의 도로는 북쪽으로 붙었다. 이웃한 집과의 사이, 동측 외벽에 계단참도 없이 뻗은 계단을 오르면 옥탑방이 있다. 2층의 옥상에 자리했으니 3층이다. 10.5평-계약서엔 34.56㎡-, 40평쯤의 2층 슬래브 위에 생뚱맞게 올려다 놓은 방갈로 느낌이다. 계단과 옥탑방의 사이에 빨랫줄 두 줄이 있다. 빨래를 널면 옆집의 시야를 대충 가려 준다. 남쪽으론 한 층 더 높은 다세대주택이 보이고, 그 다세대주택을 반쯤 가린 물탱크가 쇠 다릿발 위에 앉아 있다. 물탱크 밑에 개집이 있는데, 살살 내리는 눈·비쯤은 피할 수 있다. 서쪽으로는 플라스틱 의자 두 개가 정답다. 서쪽은 공터와 절개지라서 시야를 가리는 게 없다.

네 번째 에피소드에 나오는 옥탑방이 있는 ‘오복주택’ 건물 설명이다. 마치 건물 설명서를 읽는 느낌이다. 그런데 읽어가면 옥탑방 건물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바로 설명 속에 서술과 묘사가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라 할 나와 미연이 동거할 집을 찾다가 ‘오복주택’이란 다가구 주택의 옥상, 옥탑방에 세 들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옥탑방에 들게 되는 사연은 단순하다.

솔직히 그날 이후 우린 매일 같이 잤다. 이 끌림은 너무 강해서 헤어날 수 없었다. 이래선 안 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우리 몸에는 제동장치가 없었다. 대충 밤이 늦었다 싶으면 둘 중 가까운 원룸이 우리가 함께 자는 방이었는데, 이 상황에 각자가 원룸을 따로 가진다는 건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쉽게 동거에 합의했다.

이렇게 되면 청춘남녀의 그저 그런 연애담으로 빠질 수 있지만 둘이 세를 든 옥탑방은 월세가 낮은 대신 버려진 늙은 개 ‘독구’를 돌봐야 한다는 조건이기에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그저 알몸의 쾌락에 빠져 서로의 원룸을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방세라도 아끼자고 의기투합했을 뿐이다. 타인과 마주칠 일이 드문 옥탑방은 식도 안 올린 커플에게 편했다. 여름엔 에어컨 소음에 시달렸고 겨울엔 코가 얼었지만, 집세가 싸서 좋았다. 다른 사람들의 눈길에 신경 안 쓰고 돈도 아낄 수 있었다. 개는 오히려 좋았다. 몸은 귀찮았지만, 마음은 위안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종종 아래층 세입자들이 옥상에 올라올 때도 있지만 두 사람은 독구와 함께 가족으로 살아간다. 짖지도 않고 ‘아오오오오- 아우우우우-’란 기괴한 울음소리만 내는 독구를 두 사람은 잘 보살핀다. 그런데 추석 연휴, 산책 삼아 목줄을 매고 나온 날 처음으로 짖는 소리를 듣는다. 바로 공원에서 ‘독구’가 자신을 버린 주인을 만난 것이다.

“예. 이 아이는 제가 키우던 개예요. 이름은 쪼리고요. 제가 그때 무척 힘들었어요. 개를 두 마리 키우고 있었는데 한 마리밖에 데려갈 수 없었어요.” 그녀는 나와 눈을 맞추지 않았다. “얘도 많이 늙었네요. 벌써 10년도 더….”
슬픔과 회한이 전해져 왔다. 독구를 버리고 떠난 데 대한 분개나 원망 따위는 그녀의 슬픈 목소리에 묻혀 생겨나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해 겨울 독구는 새끼를 밴 고양이에게 자신의 집을 양보하고 개집 앞에서 얼어 죽는다. 이렇게 되면 독구의 집을 차지한 어미 고양이와 새기 고양이들을 통해 이야기가 이어질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우리의 개, 독구는 자기 집 앞에서 동사(凍死)했다”고 냉정하게 서술하고 있지만 주인에게 버림받은 독구, 그리고 새끼를 밴 어미 고양이에게 집을 양보한 독구… 이를 독구가 서술자가 되어 이야기를 전개하면 그럴듯한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서술자는 그런 것을 자세하게 말하지 않고 독자들의 몫으로 놓아둔 채 몇 가지 실마리를 장치해 놓는다.

어미 고양이는 길고양이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집을 나가버리고 남겨진 새끼 고양이 네 마리 중 세 마리는 매가 채간다. 이즈음 101호에 세를 든, 월남 여자 응이와 그의 아들 병호를 통해 다문화가정의 문제를 보여주려나 했는데… 애완견을 키우고 싶어 하는 응이와 우여곡절 끝에 입양한 또 다른 ‘독구’를 통해 응이의 사랑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이 이사하며 다시 남겨진 또 다른 독구 - 결국 나와 미연은 다시 독구를 돌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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