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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이름 하나 기억 하나도원에 이르는 길동백숲길에서누군가 내 몸을 다녀갔다둔황은 골목 끝에도 있다소금꽃무녀도물새알들의 꿈무량리푸른 편지낙원, 그 하루혼의 축제손금에 관한 비망록낙원 가는 길금빛 기차역봄날 한채제2부 나는 쓰러진 적 있네내 마음의 몬순천국의 계단하와이힐링 캠프느릅나무를 숨 쉬다아스피린그림 전시장에서꽃이 지면 날개만 남는다시계는 낙타 울음소리로 운다채밀꾼아침놀 속을 걷다누란행 지하철을 타고먼 누란은 포구에 있다달맞이꽃 핀 2그리운 서귀포 4내 안의 저녁 풍경제3부 스스로 별똥이 되어가난한 가을덕장일기세상에서 가장 작은 이야기간월도간장게장을 먹으며은갈치떼는 열매를 터뜨린다비눗방울 놀이 하는 부부지붕이 붉은 성당지구촌 쇼히브리 노예들의 합창면류관을 쓴 선인장남도 식당붉은 담쟁이덩굴이 있는지상에서 가장 긴 줄어머니의 바다엔 병어만 산다생존의 방식은달맞이꽃 핀 3오르락내리락제4부 작은 공난쏘공 부부경옥이수레 위의 잠벚꽃 축제가 있는 날꿈꾸는 판화난파놀이나의 유목담쟁이덩굴 집단 한 사람의 숨은 독자를 위하여시인과 청소부절두산 근방에서비둘기 모이 주는 날어떤 우리들달맞이꽃 핀 4잔디밭 이야기봄밤의 선물돌아온 첫 시집시인의 본적지해설|유성호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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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과 서정의 눈부신 결합노향림의 시는 삶의 경험을 명징한 언어의 세필로 그린 시간의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 “아직도 환히 부신 기억”(「돌아온 첫 시집」) 속에 어른거리는 “시대의 초상”과 “찬란한 생명의 무한한 시공간을 직조해”(김승희, 추천사)낸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지난 시간들의 아련한 기억의 바다에서 “섧디설운/이름 하나/기억 하나”(「동백숲길에서」)를 건져 올려 잃어버린 시간들을 복원해내고 삶의 근원적 의미를 새겨나간다. 인간 존재의 슬픔과 고독한 생의 이면에 깃들인 허무와 절망 속에서 시인은 특히 소외되고 단절된 것들, 가난하고 외로운 영혼들의 고단한 삶에 연민의 눈길을 건네며 “따듯한 입김 어린 불빛”(「가난한 가을」) 한줌 던져준다. 시는 불가능을 꿈꾸고, 시인은 낯설고 “다른 하늘을 꿈꾼다”(「시인의 본적지」). 7년에 한권꼴로 시집을 펴내는 과작임에도 시인은 시집을 낼 때마다 늘 겸손해진다는 마음을 여민다. 등단 50주년을 앞둔 연륜의 깊이만큼 원숙한 경지에 이르렀음에도 끊임없이 시의 새로움을 추구하는 시인에게는 아직 가야 할 길이 있다. “백지의 시 몇줄에 필생을 건”(「단 한 사람의 숨은 독자를 위하여」) 시인은 “시간 속에서 잊혀가고 소외된 시의 본적지”(‘시인의 말’)로 언제나 사랑의 ‘푸른 편지’를 띄워 보낸다. 풍경 속에 서린 삶의 고통과 비애를 투명한 언어로 빚어낸 이번 시집은 오래도록 우리 식은 가슴속에서 출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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