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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절망연습과 성장
2. 가난과 낭만의 계절 3. 사랑은 감미롭고도 위험한 향기 4. 길모퉁이의 화업 5. 그림의 바다를 보다 6. 이른 안녕 -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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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예기치 못한 느낌에 사로잡혀 돌아왔다. 여행 때 늘 보았던 간이역 풍경에서 충동을 일으킨, 피할 수 없는 뜨거운 가슴 떄문이었다.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는 초가을의 간이역 풍경, 그 풍경 속에 신음소리가 들리고, 고통의 고함소리가 내게 보인 것이다.
'자유스럽게 자라고 싶다', '맘대로 팔을 들어 흔들고 싶다', '새와 얘기도 하고 싶다', '감기가 떨어질 날이 없고, 고막이 없어진 지도 아주 오래야!', '쉼 없이 가까스로 뻗었던 팔 다리를 모두 잘려 유혈이 낭자하니 어이하나.' 통곡에 지쳐 비틀거리는 모습이었다. 단정하게 가위질되어 꽂혀 있는 듯한 사철나무가 뱉어내는 소리 없는 절규와 내 가슴 깊이 응어리로 잠재된 펴지 못할 의식의 만남, 이 만남 - . 흥분으로 손에는 땀이 흥건한 채 새 스케치북에 화면 가득한 원을 한 권 거의 모두 그리고 말았다. 화실도 돌아와 캔버스 속 수십 개의 원형과 무언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나와 그것의 만남은 내가 의도하는 것, 표현하고 싶은 것을 회화로 매듭지을수 있게 했다. 근 열흘에 걸쳐 여섯 점의 소품 습작을 했고, 곧바로 대작으로 옮겨 겨울 그리고 이듬해 초여름에 걸쳐 그렸다. 자랄 수 있는 것이 자라지 못하거나 자라지 않는 이유와 절규가 캔버스 속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자라지 않는 나무>는 망가진 외형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던 시절의 얘기를 담아 화폭에 뿌리를 내린 나무로 바뀌었다. 나무가 절규하고 통곡하는 한, 또 내 가슴이 의식으로 퍼렇게 살아 있는 한, 나는 쉬지 않고 말없는 항거를 계속할 것이다. 누구를 기다리는 현대인처럼. --- pp.47-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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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체적 불구다. 그러나 마음까지 병들진 않았으며 뚜렷한 의지력으로 지탱해왔고, 훌륭한 작품을 위해 노력했다. 나는 내 인생이 이렇게 끝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너의 큰 사랑이 있었기에 고통을 모르고 지내왔는가 싶다.
--- p.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