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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EPUB
eBook 빵점 같은 힘찬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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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창비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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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제1부

가난에 대하여
마음에 대하여
앵앵의 무늬
이 뜨거운 시
아침마다 생각마다 빨간 사과가 온다
밤의 철물점 이야기
호박의 단상
공항 짐 찾는 곳에서
이 반짝이는 하루
야근을 하는 옥잠화에게
그래도 푸른 하늘이 많다
나의 해골과 나의 타자
선풍기는 돌아가고
너와 나의 보리밭
얼마나 깊은 고독 속에서 무수한 흰나비가 날아오는지
흰나비를 보는 마음
뼈 항아리

제2부

깨진 심장의 시를 쓴다
내가 페시미즘이고 페미니즘일 때 세계의 비애를 다 지닌 나는
꽃이 굽이치는 자리
상상임신
횡단보도 빨간 신호등 앞에서
자유라는 말에 대하여
빵점
소나기로부터의 자유
정신 분열이고 정치 분열이고 뇌가 아픈 새는 섬망을 낳고
수선화가 있는 달력
분홍색 십자가 아래 이름 없는 주소 아래
개나리꽃의 일기
여성 작가의 방
거울의 실낙원
기다리기 때문에 기다려서 기다림이 자랐다
이 거리의 빈소
폐허에서
미완성에는 꿈이 있어서 좋다

제3부

선율은 무궁하고 사랑도 그렇다
이별이 되어 별이 되니
피고 일기
라벤더 님의 얼굴
지상권 주택
미완성 교향악
미당과 목월의 미완성 교향악
까마귀와 해바라기
해골도 나도 이인칭이 되어
두꺼비집이 떨어지는 근하신년
초음파 심장 소리
샤이닝 글로리
불면증은 묘지와 같다
불면증의 선인장 숲
봄아, 너만 믿는다
흑백의 자작나무
바니타스 아래 자유가 자란다
사랑도 바니타스, 어쩌라는 말이냐

제4부

갈대의 편지
꽃샘추위
모두의 피아노
우리 시 안에 도스토옙스키가 있으면 더 좋겠다
돌을 기르는 시간
엿장수 마음
자본주의를 탈출한 봄
양파밭에 양파 뽑으러 가다가
꽃을 준 사람
몸의 선인장 정원
가을배추 속에 노란 광채의 힘
남의 힘 속에 있는 자유는 없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행복에 대하여
땅끝 마을
시를 쓰게 되면 그대로 살게 된

해설|양경언

시인의 말

저자 소개 1

金勝熙

1952년 전라남도 광주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 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됐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국제작가프로그램 (IWP), 이탈리아 베네치아 카포스카리 대학교의 체류 작가를 지냈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 어바인 캠퍼스 등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쳤고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시집 『태양 미사』, 『왼손을 위한 협주곡』, 『미완성을 위한 연가』, 『달걀 속의 생』, 『어떻게 밖으로 나갈까』,
1952년 전라남도 광주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 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됐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국제작가프로그램 (IWP), 이탈리아 베네치아 카포스카리 대학교의 체류 작가를 지냈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 어바인 캠퍼스 등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쳤고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시집 『태양 미사』, 『왼손을 위한 협주곡』, 『미완성을 위한 연가』, 『달걀 속의 생』, 『어떻게 밖으로 나갈까』, 『냄비는 둥둥』, 『희망이 외롭다』, 『도미는 도마 위에서』 등이 있고, 소설집 『산타페로 가는 사람』과, 산문집 『33세의 팡세』, 『어쩌면 찬란한 우울의 팡세』 등을 썼다. 연구서로 『이상 시 연구』, 『현대시 텍스트 읽기』, 『코라 기호학과 한국시』, 『애도와 우울(증)의 현대시』 등이 있다. 소월시문학상, 올해의 예술상, 한국서정시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서강대학교 국문학과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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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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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72.61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3.7만자, 약 1.2만 단어, A4 약 23쪽 ?
ISBN13
9788936428808

출판사 리뷰

“고통과 아픔 속에서 누런 보리밭 속에서
나의 시는 무르익었다”
소멸하는 허무를 건너 생의 뜨거움으로


김승희는 허망을 말할 때조차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시인은 시집을 열며 “가난이 마지막 단어가 아니라서 다행”이라 말하며, “휘발되지 않”는 슬픔 속에서도 “어진 기운이 나오는 파릇한 움틀임”(「가난에 대하여」)을 포착해내는 생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의지는 “희망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밤”에도 “돌이 기억하는 희망이 있을 것”(「그래도 푸른 하늘이 많다」)이라 되뇌며 허무 너머 삶의 근원을 파고드는 통찰로 기운차게 펼쳐진다.

시인이 거듭 언급하는 자유란 “백지 한장에/파란 줄 하나 그은 수평선 같은/그런 무(無), 없음”의 상태로 “속박을 벗어나서 나아가는 것”(「빵점」)이다. 이 “빵점 같은 힘찬 자유”(「자유라는 말에 대하여」)는 “저절로 사는 자유”이며 전쟁과 폭력과 혐오로 얼룩진 세계에서 “제각기의 얼굴로 마음으로 삶으로 저절로 살아나고자 하는”(해설) 생명의 힘이다. 시인은 “하얀 수증기에 살이 익어가는 고통”과 “맥락이 끊어진 뼈의 고통”(「이 뜨거운 시」)을 감내하면서 “빛을 사랑하지만 그늘진 시간을 살아”온 존재들의 “존엄한 생의 이야기”(「야근을 하는 옥잠화에게」)를 “심장이 뜨겁게 뛰는 자유”(「남의 힘 속에 있는 자유는 없다」)의 이름으로 기록한다.

그렇게 자유라는 이름으로 역사의 세부를 어루만질 때, 시인은 함께 호흡해온 동시대 여성들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는다. ‘작가의 방’을 꾸미기 위해 놓아둘 만한 것이라고는 “별 볼 일 없는” 초라한 살림살이뿐이지만 결국 “우리는 불멸보다 일상으로 연대”(「여성 작가의 방」)한다는 깨달음에 가닿는가 하면, 똑같은 이름을 가진 수많은 여성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운명 같은 자매혼”을 느끼기도 한다. 그가 “우리에게는 이름이 있고 스토리가 있고/사랑도 꿈도 실패도 눈물도 비애도 고독도 있”(「불면증의 선인장 숲」)다는 위로를 건네며 맞잡는 손길이 더없이 소중하다.

한편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고 순환하는 생명의 질서를 깊이 사유하는 시편들은 이번 시집을 더욱 각별하게 만든다. 묘를 이장하는 현장에서 “묘혈 바닥에서 누에고치 같은 것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죽음이 곧 새로운 탄생의 자리이기도 함을 직관하며, “약속도 없이 흰나비들은 날아서 춤추고/나는 그때 아주 오래전에 죽었고 새로 살았습니다”(「얼마나 깊은 고독 속에서 무수한 흰나비가 날아오는지」)라는 고백을 통해 소멸과 생성이 하나로 맞물려 있음을 시사한다. 죽음이 단지 생명의 단절이 아니라는 인식은 “땅끝이니까 바다가 나오지”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땅끝’이 더 나아갈 수 없는 막다른 곳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점이 되는 이치와 같다. 시인에게 ‘땅끝’은 “모든 아픔의 역사가 여기에 와서 소멸되는” 안식의 공간이자 “붉은 피가 콸콸 끓고 있는”(「땅끝 마을」) 또다른 생성의 자리이다.

“불현듯 나는 내가 자유롭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그런 빵점 같은 힘찬 자유가 나는 좋다“


“빵점 같은 힘찬 자유”는 관습의 감옥을 부수고 나아가는 용기이기도 하다. 시인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행복’과 ‘불행’이라는 단어가 우리를 소외시키고 존재의 의미를 잃게 만드는 상투어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하며 “삶의 상투어를 부수는 자유를 향한 용기”를 촉구한다. 이는 규격화된 삶을 강요하는 관습적인 언어의 감옥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찾으려는 의지이며, “새로운 삶의 편린에 대한 반짝이는 열정”(「아침마다 생각마다 빨간 사과가 온다」)을 회복하려는 생명력이기도 하다. 이러한 태도는 “허망한 것이 충분해질 때 자유를 알게” 되듯 “마음껏 다 허망할 때/비약적으로 자유로워”(「바니타스 아래 자유가 자란다」)지는 해방의 순간을 꿈꾸게 한다.

김승희는 이번 시집에서 ‘자유’의 의미를 새롭게 사유하는 한편, 무모한 전쟁과 폭력에 가까운 혐오, 자본주의의 횡포와 정치적 분열로 얼룩진 오늘의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면서 “비관적이며 비참한 이 어두운”(시인의 말) 시대에 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는다. 늘 ‘지금-여기’를 사는 시인은 우리가 “끝의 끝, 끝, 진짜 끝, 마지막 끝”(「땅끝 마을」)이라고 부르는 자리에서 새로운 시작을 모색한다. “시를 쓰게 되면 그대로 살게 된다”는 경험을 토로하며 “나는 시 쓰기가 두렵다”(「시를 쓰게 되면 그대로 살게 된다」)라고 말하지만 시인은 “절망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마음에 대하여」) ‘지금-여기’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며, 그의 시는 멈추지 않고 “끝에서 끝까지 끝에서 끝으로”(「뼈 항아리」) 미래를 향하여 “늘 비포장도로로 나아”(「시를 쓰게 되면 그대로 살게 된다」)갈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서 우리는 “자유라는 말이 저절로”(「사전연명의료의향서」) 터져 나오는 해방의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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