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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1
요한 세바스찬 바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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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슈타트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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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본질
"두 단의 건반을 가진 하프시코드를 위한 하나의 아리아와 여러 변주로 된 건반 연습곡." 바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가장 유명한 실용 음악에 대한 설명이이다. 다른 작품과는 달리 한숨에 작곡된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위촉자의 가벼운 신경증 때문에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다.
많은 역사 기술에서 그렇듯이 이 음악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탄생사는 사실이기도 하고, 우연이기도 하며, 반쯤 거짓이기도 하다. 즉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드레스덴 궁정에 와 있던 러시아 공사 헤르만 폰 카이저를링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니콜라우스 포르켈이 1802년에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삶과 예술, 작품』이라는 전기에 쓴 이래, 이 이야기는 줄곧 사실로 받아 들여졌다. 그러나 이 음악은 결코 예외적인 목적으로 작곡된 것이 아니었다. 특히 궁정 하프시코드 연주자인 요한 고틀로프 골드베르크가 고용주인 카이저를링이 잠들 때 연주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바흐는 이미 1736년 경 작곡을 시작했다. 1741년에 완성되기까지 5년이 걸린 셈이다. 바흐가 재능 있는 젊은 골드베르크의 연습을 위해 작곡했다고 본다면, 당시 그의 나이가 겨우 10세에 불과했다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포르켈의 이야기는 바흐의 놀라운 면을 알리기 위한 단순한 전설 만들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놓고 보면 놀라운 일도 아니다. 작은 멜로디로 서른 개의 변주곡을 만든 이 곡은 푸가의 예술과 아름다운 멜로디로 가득하며, 고도의 기교를 요한다. 바흐가 '안나 막달레나 바흐를 위한 노트북'(1725)에서 가져온 '사라방드'의 베이스음이 변주의 반복되는 요소를 이룬다. 1번 변주에서 그 추진력을 보여주고, 섬세한 시칠리아노의 인상(3번, 7번 변주)을 쏟아내기도 한다. 이 '기초 음'의 변형은 작품의 중심축에서 첫 번째 클라이맥스에 이른다. 16번 변주의 묵직한 '서곡'은 프랑스 양식이다. 멋진 피날레로 가기에 앞서 3/8 박자의 춤곡(19번 변주)과 도메니코 스카를라티풍의 보석과 같은 테크닉(23번 변주), 서정적인 카프리치오(25번 변주), 두 개의 노래에서 따온 쿼들리벳이 나온다. 그 노래란 'Ich bin solange nicht bei dir gewest, ruck her, ruck her'(너무 오래 그대와 떨어져 있었네, 돌아오오, 돌아오오)와 'Kraut und Ruben haben mich vertrieben'(양배추와 순무가 나를 쫓아내네)이다. 전기작가 포르켈에 따르면 농담꾼 바흐의 흔적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일말의 진실이 묻어 있는 듯하다. 바흐가 '곧드베르크 변주곡'을 얼마나 진지하게 하프시코드를 위한 곡으로 생각했던지 간에, 이 곡은 이 악기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바흐의 작곡은 늘 새로운 것에 도전코자 했으며, 여러 악기를 다양하게 조합하는 것도 그 방식 중 하나였다. 베토벤조차 자신의 인본주의적인 기질을 19세기의 기술적인 토대와 결부하려 했던 반면, 바흐의 화성적이고 대위법적인 예술의 완결성은 이미 당시의 형식을 넘어선다. 바흐의 정신은 오늘날의 귀로나 각 시대의 양식을 통해서나 모두 다르게 해석된다. 바흐는 악기를 선택하는 데 유동적인 작곡가이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현악 삼중주부터 아코디언이나 오르간까지 다양한 악기로 연주된다. 모차르트의 편곡과 마찬가지로 스토코프스키의 멋진 바흐 푸가 편곡 전면에 있는 것은 그런 연주가 정당성이 있느냐 없느냐는 사실이 아닌 바흐의 아우라이다. 그런 점에서 캐나다 출신 거장 글렌 굴드는 바흐를 콘서트 피아노로 연주하는 전통을 그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23세의 마르틴 슈타트펠트는 모든 작품 중에서 가장 위대한 이 변주곡을 자신의 데뷔 음반으로 내세웠다. 다른 어떤 작품도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슈타트펠트는 17세의 나이 때부터 이 작품의 마법에 매료되었다. 1997년 처음 깨달은 이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그의 주요 관심사가 되었다. 슈타트펠트를 바흐와 떼려야 뗄 수 없게 만든 가장 최근의 예는 2002년 7월의 일이다. 그는 13회를 맞는 라이프치히 바흐 콩쿠르의 최연소 결선 진출자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대회가 재구성된 이래 최초의 독일 우승자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그는 많은 경험을 쌓은 뒤였다. 코블렌츠에서 태어난 슈타트펠트는 9세에 처음 피아노를 배웠고, 1997년 파리의 니콜라이 루빈스타인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2001년에는 볼차노의 부소니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1995년부터 프랑크푸르트에서 레프 나토체니에게 배우고 있는 그는 해마다 30∼40차례의 공연을 갖는다. 베토벤과 리스트도 연주하며, 실내악이나 리트 반주도 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결국에는 바흐로 돌아온다. 왜냐하면 슈타트펠트는 바흐와 현대 콘서트 피아노가 정말 궁합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가 나에게 바흐의 건반 음악을 연주할 악기를 고르라고 하면 당연히 피아노입니다. 풍부한 표현력으로 바흐의 정신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피아노의 소리는 아주 순수하기 때문에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내가 보기에 피아노 음악입니다. 이와 같은 높은 경지의 작품은 내면의 귀로만 들을 수 있습니다. 바흐는 직접적인 친밀함을 가진 클라비코드를 좋아했지만, 이 악기는 콘서트 홀에는 맞지 않습니다. 클라비코드는 곡을 은밀하게 만드는 악기입니다. 반면에 하프시코드는 내면의 소리를 듣는 데 장애가 됩니다." 슈타트펠트는 18세기의 연주 실제에 도달하기 위해, 21세기의 교조적인 연주 철학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철저히 반대된 입장이다. 슈타트펠트는 지금 여기서 바흐가 연주되는 의미에 대해 곱씹어 생각한다. "하프시코드는 두 단의 건반을 가지고 있어, 각각 다른 음색으로 연주할 수 있습니다. 나는 바흐가 감각적인 실험가라고 생각합니다. 옥타브를 바꾸거나 손을 교차해서 하프시코드와 같은 효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른 음전을 통해 새로운 구조를 탄생시키는 거지요. 이와 같은 새로운 소리의 발견과 경험은 감각적인 즐거움을 줍니다." 슈타트펠트의 연주는 모든 기대를 넘어서고, 종종 극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이 엄청난 음의 건축물은 전에 듣지 못한 대비감과 흥분되고 고무되는 음의 공간을 만들어 낸다. '아리아'의 시작부터 그는 멜로디를 대화로 만들며, 반복구의 데스칸트로 넘어간다. 이는 뮤직 박스와 같은 7번 변주 '지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음악적 심상을 펼쳐내는 것 외에 그는 엄청난 표현폭과 긴장감(9번 변주의 베이스를 보라)을 표출한다. 슈타트펠트는 비르투오소일 뿐만 아니라 멜링콜릭한 피아니스트로도 존경할 만하다. 1번 변주 '토카타'는 그로 하여금 피아노의 기교를 마음껏 보여주게 한다. 10번 변주('푸게타')도 마찬가지로 한껏 뽐내는 분위기이다. 이탈리아풍 변주(13번)와 프랑스풍 변주(16번)도 갈랑 양식과 귀족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26번 변주는 숨막히는 승리감이 고취된다. '아리아'로 돌아오면 바흐라는 우주가 가까운 시일 내에 슈타트펠트를 놓아주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글|귀도 피셔·번역|정준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