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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들어가는 글 1부 해적행위 1장 창작자들 2장 단순한 복제자들 3장 목록 4장 해적행위자 영화 / 음반 / 라디오 / 케이블 텔레비전 5장 해적행위 해적행위 1 / 해적행위 2 2부 재산 6장 창시자들 7장 기록자들 8장 변형가들 9장 수집가들 10장 재산 할리우드가 옳은 이유 / 애초의 발단 / 법률: 유효기간 / 법률: 효력범위 / 법률과 아키텍처: 규제대상 / 아키텍처와 법률: 실행력 / 시장: 집중 / 종합하면 3부 수수께끼 11장 키메라 12장 해악 창작자들을 억압함 / 혁신자들을 억압함 / 시민들을 타락시킴 4부 균형 13장 엘드레드 재판 14장 엘드레드 법안 결론 후기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 사례: 이전에는 당연시됐던 자유의 재구축 / 자유문화의 재구축: 한 가지 아이디어 그들이 곧 해야 할 일 1. 형식적 절차의 확대 등록과 갱신 / 저작권 표시 2. 저작권 유효기간의 단축 3. 자유이용 대 공정이용 4. 음악의 해방 5. 변호사들을 대거 해고하기 주석 감사의 말 옮긴이의 뒷글 찾아보기 |
Lawrence Less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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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저작권법이 우리의 적은 아니다. 우리의 적은 무익한 규제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던져야 할 질문은 모든 영역으로 저작권법의 규제를 확장하는 것이 실제로 유익한가 하는 점이다. 나는 상업적 복제를 규제하는 것이 유익하다는 데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비상업적 복제와 특히 비상업적 변형을 지금처럼 규제한다면 그 규제는 유익한 측면보다 해로운 측면이 더 많다는 점에 대해서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 p.2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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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학생들은 노래 파일을 복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검색엔진을 구축했다는 이유만으로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로부터 980억 달러의 피해배상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위협을 받았다. 반면 투자자들로부터 110억 달러를 사기로 빼돌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시장가치로 2천억 달러 이상의 손해를 입힌 월드컴은 단지 7억 5천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는 데 그쳤다. 그리고 지금 의회에서 추진 중인 법안이 통과되면 수술을 부주의하게 한 탓에 환자의 잘라야 할 다리를 자르지 않고 멀쩡한 다리를 자른 의사도 그 환자의 고통과 피해에 대해 기껏해야 25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게 되는 정도다. 인터넷에서 두 개의 노래를 다운로드한 데 대한 최고 벌금액이 환자의 멀쩡한 다리를 부주의하게 잘라낸 의사에게 부과되는 벌금액보다 더 큰 세계의 불합리성을 상식은 인정하는 것일까?
--- p.2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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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콘텐트의 효율적인 배포를 가능하게 한다. 이런 효율성은 인터넷의 구조가 지닌 특징이다. 그러나 콘텐트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인터넷의 이런 특징은 하나의 ‘버그(bug)’다. 콘텐트가 효율적으로 배포된다는 것은 콘텐트 배포업자들이 콘텐트의 배포를 통제하기가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이런 효율성에 대해 한 가지 분명한 대응책이 되는 것은 인터넷의 효율성을 위축시키는 것이다. 이런 식의 대응이라는 관점에서는 만약 인터넷이 ‘해적행위’를 가능하게 한다면 인터넷을 망가뜨려야 한다.
--- p.2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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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에 미국 음반산업협회는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12살짜리 소녀와 파일공유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70살 노인을 포함한 개인 261명을 고소했다. 그 희생양들이 나중에 알게 됐듯이 이런 소송에서 자신을 방어하려면 단순히 화해를 하는 것보다 항상 비용이 더 많이 든다. 그래서 예를 들어 12살짜리 소녀는 (…) 자기가 저축해서 갖고 있던 전액인 2천 달러를 지불하고 원고 쪽과 화해했다.
--- p.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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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16일 우리나라에서 개정된 저작권법이 발효된 이후 저작권을 둘러싼 기류가 심상치 않다. 1996년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저작물 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인 베른협약이 실효성을 갖게 된 이후로 출판사를 비롯한 관련 업체들에서는 저작권 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왔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저작권의 문제를 그다지 피부로 실감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지난 7월에 한 네티즌이 인터넷에 올린 사진작가의 사진 13장을 포털사이트 내의 자신의 디렉토리에 복제해 넣었다가 고소를 당했다. 법원은 그에게 130만원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8월에는 노프리라는 저작권 관리업체가 NHN과 네이버 회원 2707명을 저작권 위반혐의로 무더기 고소했다. 저작권법을 위반한 네티즌들을 잡아내 손해배상금을 챙기는 이른바 ‘넷파라치’ 산업이 성행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 정도가 되고 보니, 컴퓨터를 인터넷에 연결시키기도 겁이 난다.
이렇게 종횡무진 칼날을 휘둘러대는 저작권법에 대해 정색을 하고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사람이 이 책의 저자 로렌스 레식이다. 미국에서는 저작권 유효기간이 1976년까지는 32년에 지나지 않았으나 콘텐트 기업들의 로비에 밀려 의회가 거듭해서 그 기간을 연장하는 조치를 취함에 따라 이제 법인의 저작권은 최장 95년, 개인의 저작권은 저작자의 생애에 최장 70년을 더한 기간으로까지 늘어났다. 이렇게 긴 저작권 유효기간으로 인해 사실상 과거 1세기에 가까운 기간 동안에 만들어진 창작물들은 이제 그것들을 이용하려면 일일이 저작권자의 허가를 받아야 하거나, 허가가 여의치 않은 것들은 아예 문화적으로 사장되어버리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1998년에 의회가 저작권 유효기간을 20년 더 연장시키는 ‘소니 보노 법’을 통과시켰을 때 은퇴한 프로그래머인 에릭 엘드레드가 겁도 없이 이 법에 대항해 싸움을 걸었다. 그는 저작권 유효기간이 지난 책들을 가지고 인터넷 도서관을 만들고자 하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소니 보노 법으로 인해 그런 꿈의 실현에 방해를 받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시민적 불복종’이라는 극한의 방법을 선택해 법과 상관없이 인터넷 도서관 구축을 강행하려고 했다. 이 책의 저자인 로렌스 레식은 그를 도와 법원에 소니 보노 법에 대한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2002년 2월 대법원에서 받아들여 세간의 뜨거운 관심 속에 재판이 열렸다. 그러나 결국 레식은 재판에서 졌다. 레식은 실망과 울분 속에서 이 책을 썼다. 현재와 같은 과도한 저작권 보호는 콘텐트산업 분야에서 활동하는 거대 미디어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저작권 보호는 힘든 창작과정을 거쳐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다. 그러나 저작권 보호가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 과도하게 되면 새로운 창작을 위한 기존 창작물의 이용에 대해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창작자들의 법률비용을 증가시켜 도리어 창작활동을 질식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저작권 제도를 바꿔나갈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우선 간편한 저작권 등록제도를 도입해 창작자의 저작권에 대한 보호를 원활히 하는 동시에 누구나 쉽게 필요한 저작권 정보를 찾을 수 있게 하자고 제안한다. 또한 저작권 유효기간을 가급적 짧게 줄이자고 주장한다. 유효기간을 짧게 하여 창작 후 상업적 생명이 끝나 사장돼버린 창작물들을 새로운 창작활동에 활용되도록 되살리자는 것이다. 저작권 보호를 좀더 오래 받고 싶은 저작자들에게는 간편한 방식으로 저작권 등록을 갱신할 수 있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저작권 효력범위도 축소하여, 예를 들어 인터넷을 통한 음악파일의 공유의 경우 비상업적인 공유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자유롭게 공유를 허용하되 그로 인해 예술가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에 대해서는 적절한 수준에서 보상해주는 제도를 마련하자고 주장한다. 저작권이라는 지적재산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수긍한다. 그러나 저작권을 둘러싼 싸움이 갈수록 살벌해지는 요즘의 사회분위기 속에서 저작권 제도의 불합리성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책에서 로렌스 레식이 전개하는 주장과 제안하는 개선방안은 저작권법을 비롯한 저작권 관련 제도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후련하게 뒤집어 놓는다. 저작권에 대한 미국식 또는 국제적 기준을 절대시하는 우리 사회의 무비판적 태도에도 일침을 놓는다. 저자인 레식은 ‘크리에이티브 코먼스 라이선스’를 적용해 이 책의 영어 원문을 인터넷(http://free-culture.org)에 무료로 공개하고 있으며, 그 취지를 살려 필맥에서도 이 책의 한글 번역문을 책과 별도로 2005년 6월부터 필맥 출판사의 웹사이트(www.philmac.co.kr)에 공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