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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품 소나무
양장
전영우 글,사진
시사일본어사 200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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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하늘과 땅의 기교
수호신
명주 삼산리의 소나무-신목의 영험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괴산 청천면의 왕송-용트림하듯 더 힘차게, 더 강인하게
설악공의 소나무-규제와 보호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은 의연함
문경 농암면의 반송-은일과 풍류의 추억이 깃든 점경

성소
제주시 곰솔-살아있는 나무 신앙의 실천도량
운문사의 처진 소나무-겸허한 자태로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영묘함
서울 수송동의 백송-부처의 마음으로 피어올린 꽃
영양 석보면의 만지송-천수관음의 모습으로 세상을 내려다보다

신성한 나무로 태어난 역사의 증인들
부산 수영동의 곰솔-조선 수군을 지켜낸 군신목
해남 성내리의 수성송-왜구를 물리친 전승을 기념하며
장수 장수리의 의암송-논개와의 인연을 간직한 단아한 품
연풍 입석의 소나무-영남 선비들의 고갯마루 쉼터

2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가족
예천 감천면의 석송령-자기 땅이 있는 부자 소나무
속리의 정이품송-지난한 세월의 무게에 스러져가는 웅장한 기품
속리 서원리의 소나무-뒤늦은 첫날밤을 치른 정부인송
지리산 천년송-남녀의 특성이 뒤바뀐 할아버지 할머니 나무

사랑
고창 삼인리의 장사송-애틋한 사랑의 넋이 깃든 낙락장송
영월의 관음송-솔바람 소리에 묻어나는 단종의 한
장흥 관산읍의 효자송-세 효자의 정성으로 태어난 곰솔
포천 부부송-얼싸안고 있는 부부송

3 삶과 죽음의 동반자
일문의 영광
이천의 백송-여흥 민씨 가문의 영욕을 함께한 백송
예산의 백송-추사의 서늘한 기품이 깃든 백송
서울 재동의 백송-6백 년 세월의 무게를 간직한 백룡의 비늘

입향과 피난처
함양 목현리의 구송-한 가문의 시작을 지켜본 나무
문경 대하리의 소나무-황희 정승의 종택과 함께한 소나무
거창 당산리의 당송-나무와 사람이 함께 만들어낸 정겨운 인연
문경 존도리의 소나무-변함없이 넉넉한 사인송
합천 묘산면의 소나무-운무 속에 몸을 숨긴 신비로운 구룡목

음택과 양택의 화신
의령 성황리의 소나무-생기를 불러일으키는 도래솔
무주 설천면의 반송-만 개의 가지가 만들어내는 웅장한 아름다움
청도 매전면의 처진 소나무-수양버들처럼 변한 소나무
송포의 백송-4백 년째 음택을 지키고 선 당송
익산 신작리의 곰솔-풍수의 길지를 나타내는 표송

4 이무기와 반룡과 백곰
상주 화서면의 반송-이무기가 깃든 생명의 나무
백사 도립리의 반룡송-도선대사의 풍수설화로 용이 된 나무
제주 수산곰슬-눈 내리는 풍경 안에서 만나는 한 마리 백곰
선선 독동리의 반송- 녹색 들판에서 만나는 20갈래 줄기의 우아함
울진 행곡리의 처진 소나무-풍성한 수형 덕분에 살아남은 마지막 나무

5 죽어가는 생명유산
전주 삼천동의 곰솔-인간의 이기심에 죽어가는 명목
보은의 백송-인재로 사라져간 2백 년 세월의 아름다움
서천 신송리의 곰솔-막을 수 있었기에 안타까운 죽음

저자 소개

저자 : 전영우
1951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났으며, 교려대학고 임학과를 졸업하고 아이오와주립대학교에서 산림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숲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산림문화운동뿐만 아니라 저술 활동도 활발히 벌이도 있다.

'우리 숲은 한민족의 자존심'이란 글이 중학교 2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리는 등 나무와 숲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담백한 글맛이 어우러진 그의 글쓰기는 많은 사람들을 숲으로 이끄는 큰 힘이 되고 있다. 2004년에는 산림문화활동에 진력한 공로로 홍조근정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그와 소나무의 본격적인 인연은 1993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관령 자연휴양림에서 개최한 '소나무 학술토론회'를 주관하면서 맺어진 인연을 계기로 지난 10년 동안 우리 문화 속에 내재된 소나무의 상징성을 발굴하고, 정리 분석하여 한 권의 단행본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소나무』로 펴냈다.

또한 사라져가는 우리 소나무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널리 공유하고자 문화 예술인들과 함께 2004년 2월 '솔바람 모임'을 결성하여 소나무 사랑 운동을 펼치고 있다. 소나무 동호인들과 함께 소나무의 독특한 운치와 품격을 감상하는 게 이즈음 그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현재 국민대학교 산림자원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국민대학교 도서관장, 전산정보원장, 삼림과학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산림문화론』『숲과 한국문화』『나무와 숲이 있었네』『숲과 시민사회』『산』『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소나무』『숲과 문화』등이 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9월 3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1602g | 240*290*20mm
ISBN13
9788940205914

책 속으로

삼월 삼짇날, 양수가 겹친 좋은 날이다. 만물이 소생하고 강남 갔던 제비도 돌아올 때, 여느 날처럼 대웅보전의 새벽 예불은 장중했다. 만세로 옆 5백 년 묵은 늙은 소나무도 270여 비구니들의 염불 합송이 만들어내는 화음에 흡족하신 듯했다. 아침 공양에 이어 금당에서 계속된 학인 스님들의 오전 교육도 끝났다.
이제는 몇십 년째 계속해온 연례행사를 치를 순서다. 열두 말의 막걸리가 도착했다. 열두 말의 감로수도 준비되었다. 공양에 동참한 학인 스님들이 물과 막걸리를 섞었다. 마가걸리가 가득 찬 바가지를 든 스님들이 소나무 뿌리 주위로 둘러섰다. 변함없이 건강하게 절집을 지켜주십사는 염원과 함께 소나무에게 막걸리를 공양했다. 몇 년째 염원하던 소나무 막걸리 공양 참관은 이 화백의 주선으로 이루어졌다. 이 땅 제일의 비구니 양성 강원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행운은 아니다. 그래서 청정 승가의 가풍을 잇고 있는 운문사를 찾기 전에 우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목욕재개였다. 멋지게 자란 소나무들이 늘어선 운문사 진입로를 거닐면서 우리는 행복했다. 막걸리 공양이 끝난 후 나무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본다. 아무리 봐도 영묘하다. 줄기 둘레 3미터, 나무 높이 6미터 밖에 안 되는 소나무가 병목의 반열에 오른 이유를 알 것 같다. 이 소나무는 2미터 정도의 높이에서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면서 밑으로 처지기 때문에 '처진 소나무'란 이름을 얻었다. 사방으로 뻗은 가지 둘레가 30미터는 넘을 것 같다.

--- P41 운문사의 처진 소나무

마침내 불을 밝혔다. 찬란한 오색 등들이 하늘을 가득 채웠다. 등을 매단 줄 사이의 벌어진 틈으로 백송의 전신을 훑어보지만 어림도 없다. 줄기의 일부가 겨우 눈에 들어올 뿐이다. 고개를 젖히고 목을 내빼도 눈에 들어오는 것은 수관의 일부분일 따름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오색 등불로 눈이 혼미해진다.
다시 집중하여 백송을 바라본다. 오색 등의 현란한 꽃 잔치 속에서 희미하게나마 빛을 발하는 무엇이 눈에 들어온다. 아! 백송도 제 스스로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는구나. 자세히 살펴보니 송이 송이 맺힌 수꽃들이다. 송진 냄새가 코끝을 스치는 듯싶다. 백송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꽃을 피우는구나

--- P45 서울 수송사의 백송

청령포의 관음송은 단종의 짧은 삶을 보고, 슬픈 말을 들었던 소나무라고 해서 그 이름을 얻었다. 마치 정이품송과 세조 임금처럼 관음송과 단종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세조에 의해 죽임을 당한 단종을 지켜본 소나무, 세조의 법주사 행차길에 연이 걸리지 않도록 가지를 들어 올린 소나무. 묘하게 대비되는 두 소나무를 생각하면서 오늘날도 이런 이야기들이 회자되고 있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했다. 먼저 권력찬탈로 손상된 왕권을 세우고자 소나무의 가지까지 들어올리도록 만든 조선 왕실의 위세가 떠올랐다. 그리고 잘못된 권력찬탈에 의해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단종의 짧은 삶을 수백 년의 수명을 가진 소나무로 연장시킨 민초들의 염원을 생각했다.

--- P99 영월의 관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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